ㅇ 4월 한달간 본 영화
1. 태양의 눈물
- 부르스 윌리스가 영웅으로 나오는 헐리웃 영화다.
원래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했었다.
특수부대(열심히 멋있는척 폼을 잡는..)가 나오고,
위기에 처한 누군가를 멋지게 구출을 하고..
다시 모두들 위기에 처하게되면...
또 다시 멋지게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에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이런류의 영화를..
게다가 이 영화는 부르스 윌리스, 모니카 벨루치등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며,
감독은 '트레이닝 데이'의 바로 그 감독이다.(안톤 후쿠아감독)
그런데 이 영화는 일단 시기적으로 별로 적절하지 못한거 같다.
하필이면... 미국이 열심히 이라크를 침공하고 있을때...
영화에서 배경은 나이리지라의 내전 상황에서 위험할거라 예상되는 자국 여의사를 구출하기 위해
현지에 파견되는 한 팀의 특수부대를 그리고 있다.
물론 부르스는 팀장이다.
그 중 한 요원은 '타국의 전쟁에 개입할 수없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근데 말뿐이다.
학살하는 현장을 목격하고는, 그들을 몰살시키는가 하면,
반군인지 정규군인지 활실치 않은 그들의 군대를 전투기로 폭격하여 몰살시키기도 한다.
물론 멋있게 그려진다.
그런데 실제로 군인은 그렇지 않다.
맡은 임무에만 충실할 뿐이다.
미국의 군대만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작은 상황(전투씬등)들은 사실적이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전혀 개연성이 없었다.
2. YMCA 야구단
- 송강호를 시종일관 볼수있었음에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이 감독은 왜 그렇게 야구를 좋아하는지... 참...
지난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도 그렇고..
하고픈 이야기는 야구랑 관계가 없는데, 계속해서 야구이야기를 한다.
어쨌든 송강호는 좋은 배우이다.
3. 퍼니게임
- 지난해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를 너무 감명깊게 본 나머지,
일부러 그의 전작인 이 영화를 구해 보았다.
영화를 반이상 보고 있었을 무렵,
이미 본 영화라는 사실을 알았다.
예전에는 한마디 대사만 들어도 어떤 영화인지 기억해내곤 했었는데,
왜 이렇게 된건지... 참...
-_-;;
재미있는 놀이라...
기괴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감독이다.
피아니스트에 비한다면 비교적 범작인 영화다.
조금 독특하긴 하지만...
그다지 특별하진 않다.
4. 시카고
- 뮤지컬 입장료의 1/10만으로 멋진 뮤지컬을 즐길수있었다는 평이 많은 영화였다.
사실 지루한 경향이 없지 않았다.
지나친 다이어트로 볼륨이 전혀 없는 수수깡같은 몸매가 되어버린 르네 질레거
그녀는 제리 맥과이어의 그 통통하고 착한 이미지가 가장 매력적이었다.
임신초기여서 그런지...
풍만하다 못해 엄청난 등빨을 자랑하는 거구가 되어버린 캐서린 제타 존스.
앤트랩먼트의 그 뇌쇄적 매력은 다 어디간건지...
멋진 노래와 탭댄스를 선보인 리처드 기어는 어린 아가씨들에 둘러싸여 열심히 춤을 추기에는
너무 늙어버린 모습이었다.
하여튼 여러 배우들의 멋진 춤과 음악은 충분한 볼거리였다.
5. 본 아이덴티티
- 극장에서 놓쳐버린걸 너무도 후회한 영화였다.
일부러 고급 DVD방을 찾았다.
멧 데이먼의 새로운 모습을 볼수있었다.
항상 첩보원들의 세계는 흥미진진하고, 궁금하다.
영화에서 초특급 첩보원이지만, 기억을 상실해버린 캐릭터로 등장하는 멧 데이먼은..
몇몇 액션씬에서 등장하는 범상치 않는 무술실력은 엄청난 사전준비가 있었으리라는 짐작을 하게했다.
그리고 첩보원들끼리의 무시무시한 격투(터미네이터 2에서 두 로봇이 싸울때처럼..)장면은
꽤 멋있었고, 하드고어적이었다.
시체를 건물밑으로 던지면서, 떨어지는 시체를 방패삼아 같이 떨어지며,
밑의 적을 사살하는 장면은 정말 황당무게했지만...
재미있었다.
여자배우의 미모가 다소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재미있는 영화였다.
두시간내내 긴장이 완화되지 않는...
6. 카우보이 비밥(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
- 아주 오랫동안 보고싶었던 시리즈인데, 이번에 극장판 장편 에니메이션부터 보게되었다.
영화는 기대처럼 재미있었다.
뭐랄까.. 스타일이 살아있는 멋진 애니였다.
그림체도 멋지고, 주인공도 멋있고, 이야기도 재미있고, 적의 스타일도 괜찮고...
얼마전에 본 메트로폴리스보다 훨씬 더 좋았다.
아...
TV시리즈 전부다 보고싶다.
7. 질투는 나의 힘
- 홍상수감독 조감독 출신의 박찬옥감독의 작품이다.
질투가 나의 원동력이라..
어느 시에서 차용된 제목이라는데..
영화를 나름대로는 재미있게 보았는데, 96년도 홍상수를 처음 발견했을때의
전율같은건 느낄수가 없었다.
스타일은 흡사한데, 이야기하고자하는 바는 조금 다른듯하다.
일상속에서 삶의 행태를 통해 스며든 유머는 조금 비슷한듯...
지극히 개인적인 상상인데,
박해일이 문성근의 집에 동거를 시작하며 영화는 끝나버리는데,
문성근 어린 딸의 생뚱한 표정에서 박해일의 어떤 의도를 읽을수가 있었다.
물론 혼자만의 생각이고, 추측일 뿐이지만,
'여전히 문성근에 대한 애증(!)이 강렬하고, 그 질투썩인 증오 혹은 분노가 삭여질
계기가 없었기에, 함께 살면서 복수의 칼을 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극중에서 배종옥의 천연덕스러운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박해일은 조승우와 함께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젊고 유능한 배우인거 같다.
일상(日常)은 참으로 스산하다...
8. 코어
- 이상하게 별로 땡기지 않는 영화였는데, 친구랑 극장가를 어슬렁거리다가 할수없이 들어가보았다.
정말 정말(X2) 황당무게하고, 엉뚱하지만, 재미있었다. -_-;;
중간중간에 맛갈스런 유머들이 삽입되어있어 영화보는 재미를 더하고있었다.
캐릭터들이 제법 자기 색깔을 유지하고 있었던것도 나쁘지 않았던거 같구.
러닝타임이 제법 길었음에도 지루하지 않게 잘 보았다.
헐리웃 대형 재난영화답게, 현란한 특수효과와 대규모 인력 및 장비가 투입되는 장면이 여럿나온다.
(별로 어설프지 않아, 그럭저럭 보아줄만하다.)
그런데, 위기상황에서 꼭 '핵'이 사용된다. 어떤 식으로든...
(자기네 핵은 무슨 응급처치약처럼 사용되고, 남의 핵은 대량살상무기이고,
핵이 없는 나라가 핵을 개발할려는 시늉만해도, 무력(!)으로 제압하는 현실은...)
그리고 지구의 위기는 항상 미국이 지켜낸다라는 설정은.. 다소...(당연하다는 듯...)
9. 바닐라 스카이
- 디 아더스의 감독(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감독)이 대뷔작으로 연출한 '오픈 유어 아이즈'의 리메이크작이다.
탐 크루즈가 이 영화를 보고, 한눈에 반해서, 제작자로서 그를 고용하여, 제작한 영화가
'디 아더스'이고, 이 영화는 헤어진 전 아내를 주연으로 캐스팅한바 있다.
게다가 오픈 유어 아이즈를 그냥 보내지 못해 스스로를 주연으로 낙점시키고,
연인인 '페넬로페 크루즈'를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했고...
(페넬로페 크루즈는 원작에도 주연으로 출연한다.)
그리고 '제리 맥과이어'의 감독(카메론 크로감독)을 연출자로 선택했다.
탐 크루즈가 끗발은 끗발인 모양이다.
하고싶은데로 할수가 있으니...
조금 부럽기도 하구...
근데, 그의 눈이 비교적 날카로운것같다.
디 아더스의 성공을 보면...
영화는 원작을 철저히 답습한다.
그냥 오픈 유어 아이즈를 봤으면...
안 봐도 괜찮은 영화다.
지금 생각하니 '메트릭스'와 다소 비슷한 배경을 지니고 있는것 같기도하고...
현실과 가상현실을 완벽하게 헷갈리는 상황은...
나름대로 진지하게 봐야할 영화인듯...
10. 살인의 추억
- 왜 이 영화가 그토록 기다려진건지 정확한 이유는 알수없지만...
작년 연말부터 극장가에서 수없이 눈에 밟힌 송강호와 김상경이 어설프게 서있는
사진이 박혀있는 엽서들이 강하게 끌렸었다.
엇비슷한 분위기의 'H'는 전혀 끌리지 않았는데, 이 영화는 왜그렇게 보고 싶던지...
결국 새벽 3시에 극장을 찾았다.
주말이었지만, 새벽 3시에 극장을 찾은 사람은 나 뿐이 아니었고, 빈자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영화는 80년 중반부터 90년도까지 일어난 대한민국 최초의 부녀자 연쇄강간살인사건이란 실화를 다루고있었다.
중요한것은 10번이란 일어난 연쇄살인사건이 아직도 범인 잡히지 않은채 남아있는 미제사건이란 점이다.
주인공들은 형사이고, 살인사건을 다루고있는데, 범인이 잡히지 않은 사건이라..
과연 이 영화가 재미있을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고 극장을 찾았었다.
며칠 전의 기자시사 이후의 언론은 그야말로 난리였다.
극찬도 그런 극찬을 찾기 힘들만큼 (아마도 우리나라 모든 평론가 및 영화전문 기자들이 차승재씨에게
떡값을 엄청 받지 않았을까 하는 오해가 생길만큼...)
극찬 일색이었다.
당연 궁금했고, 영화를 봤다.
과연... 그 칭찬이 무색하지 않을만큼 훌륭한 영화였다.
'공동경비구역 JSA'이후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이렇게 완벽히 겸비한 영화는 처음이다.
어느 기자의 멘트였는데, 적극 찬성한다.
봉준호라는 걸출한 감독과 송강호라는 우리시대 최고의 배우가 만들어낸 정말 멋진 영화였다.
친구랑 셋이서 새벽 3시에 극장을 찾았었고, 우린 모두 피곤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하자 눈이 또렷해졌고, 정신은 맑아졌다.
경기도 화성의 황금빛 추수직전의 가을 들녁이 먼저 큰 화면을 가득 메웠다.
지평선이 보일듯한 시원한 모습이었고, 이윽고 계속하여 등장하는 채석공장이라든가...
철길, 경찰서, 호숫가등 한장면 한장면 하나하나 정성을 기울이지 않은 장면이 없었고,
어설픈 연기가 없었다.
주인공인 두 형사는 그다지 멋있지도, 뛰어난 능력이 있는것도 아니었다.
단지 잔혹무도한 범인을 잡고싶다는 일념은 그 누구보다 강했고,
한명 한명씩 희생자가 늘어갈수록 그들은 패닉상태가 되어갔다.
다른 멧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화가 끝나갈 무렵...
김상경과 송강호가 느끼는 그 분노와 슬픔, 범인을 잡지못했다는 자괴감등이..
스크린넘어 내 가슴속까지 파고들어...
아주 깊은 울림을 전해주었다.
너무 너무 범인을 잡고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데서 오는 분함.
그 분함에 치를 떨며, 안타까워하는 느낌이 내게도 전이되어,
내 눈에도 눈물이 고일정도였다.
너무 너무 멋진 영화였다.
헐리웃은 여러 형사물들처럼 현란한 액션이 등장하진 않지만...
그 보다 훨씬 멋진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극중 송강호의 애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피로에 찌든 송강호를 강변으로 불려내더니..
말없이 링거병을 맞혀주는 모습과
군화발로 날아차기를 일삼던 후배 형사가 대못에 찔려 파상풍으로 다리를 절단해야하는 상황에서...
수술 동의서을 잡고, 볼펜을 잡은 손을 떨면서... 보이던 송강호의 애절한 눈빛과
"으이구..씨발놈아~~~"
이 한마디는...
참....
11.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
- 원령공주를 6년전에 대학 영화동아리에서 조그만 강당을 빌려, 일본애니메이션 영화제를 열때 보았다.
당시 컨디션이 안 좋았는지. 영화 시작 10분만에 잠이 들고 말았는데, 분한 마음 6년간 간직하면서
다시보길 기다렸는데,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고야 말았다.
역시 대학 조그만 강당과 현대 시네플렉스는 수준이 달랐다.
졸며 깨며, 어설프게 본 6년전에는 사건 전후를 전혀 모르겠더니,
진지하게 제대로 보니...
아주 재미있었다.
멧돼지가 왜 흥분했고, 주인공이 왜 저주에 걸렸으며,
저주를 풀기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며...
원령공주는 왜 늑대랑 다니며..
그 둘의 사이는 또 어떻구..
아줌마인지 늙은 아가씨인지 하엿튼 멋있는 그 여자는 왜 총질을 해야했으며...
산신들과의 대립은 또 왜 생기게 된건지..
(지금까지 보아오던 따뜻한 감성의 동화같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활에 맞아 머리가 댕강댕강 떨어지는 장면도 예사로 나온다.)
참...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었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하는 원인도 있는듯...
하야오가 하고픈 말은 대(大) 자연과 인간의 공존인거 같다.
함께 하는것.
우리가 존재하고 있듯. 그들도(자연) 존재하여야하는...
12. 이웃의 토토로
- 이 영화는 두번째 보는건지 세번째 보는 건지 헷갈린다.
어쨌든 이 영화도 5 ~ 6년전에 보고 첨 보는것 같다.
참 따뜻하고, 재미난 영화이다.
개인적으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최고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뭐라할지언정...
또 봐도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열린다.
ㅇ 추천작
1.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정지영 감독)
- 최근에는 젋고 유능한 신인감독들이 많이 회자되는데, 약간 나이가 있지만,
훌륭한 감독도 충분히 있다.
정지영감독의 필모그라피는 다양한 편이지만, 난 '헐키의 생애'와 '블랙잭'을 재미있게 보았다.
어깨에 힘이 만땅으로 들어간 최민수를 그렇게 극중으로 몰입시키기도 쉽지 않을듯...
초등학교 다닐때 근처 개봉관과 재개봉관 혹은 소극장들의 모든 뒷문을 알고었었고,
월장을 하거나, 화장실 문을 넘어 들어가기도 일수였다.
영화가 끝나고 관중들이 우루루 나오는 틈을 타서, 극장안으로 뛰어들어가기도 했으며,
물론 극장관계자에게 잡혀셔, 벌을 서기도 했다.
이 영화는 바로 내 이야기인거 같다.
영화도 재미있다.
블랙잭은 아무 생각없이 보기에 괜찮다.
스릴러장르인데, 최민수와 강수연이... 의외로 좋은 연기를 펼친다.
특히 강수연의 '팜므파탈'의 모습은 단연 좋았다.
관객이 철저히 외면한 영화로도 유명하다.
2. 내사랑 컬리수
- 나름대로 오래된 영화인데, 그 따뜻했던 분위기가 기억이나 추천한다.
컬리수라는 귀여운 여자애도 넘넘 예쁘고...
그 가족들이 모여앉아 보기에 참 좋은 영화인듯...
존 휴즈감독의 영화이다.
ㅇ 추신
- 지난 주말에는 지방에서 놓쳐버린 '그녀에게'와 '지구를 지켜라'를 보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
두 영화다 서울까지 올라가서 봐야할만한 가치가 있었기에,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볼링 포 콜럼바인'까지 볼려고 했었는데, 아쉽게도 기회를 놓쳐버렸다.
언제나 시간과 기회는 부족하다.
서울 사람들은 전시 / 공연문화에 관한 한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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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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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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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질투는 나의 힘.. 이건 기형도의 시 제목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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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는 영화는 못보구 그 옛날 소설로 읽었었는데 무척 재미있었슴다. 안정효였던가...아닌가...? 암튼, 너무 오래전이라 가물가물하지만, 대략의 줄거리는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소설로 읽은거라 영화로는 안볼랍니다. ㅋㅋ
아..빵님때문에 보고 싶은 영화들이 엄청나게 늘어버렸다..ㅡㅜ 시간두 없는데 아따 모르겠다 ~
마인드 스페이스전은 어떤 전시회인가요?
아, 그거 설치 미술 전 인데요.. 정말 좋았거든요... 마음의 여유가 되면 관람 후기를 올리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벌써 시간이 지나버렸네요. 뭐 별로 흥미없어 할 수도 있구요..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 다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