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에도 까이는 한국의 빈 공항 중에 하나인 울진공항.
완공을 앞두고 수요전무로 개항을 몇년씩이나 미뤄오다,
결국 얼마전 비행훈련원이라는 희한한 형태로 문을 열었습니다.
비행훈련원이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 수지타산을 맞추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전국에 있는 국도와 고속도로를 활용한 비상활주로 중에 울진군에 죽변비상활주로가 있더군요.
지난 2008년에 10여년만에 공군의 비상 이착륙훈련이 이뤄진 이외에 평시에는 유휴시설인데,
이곳을 지나던 국도마저 신설도로로 대체되어 자동차도 이곳으로 달릴 일이 없다더군요.
그럼 기존의 비상용 주기장을 조금 확장하고 관제탑 정도만 세워주면 훌륭한 공항이 되었을텐데
왜 토지를 사들이고 산을 깎고 흙을 쌓아올려 천억이 넘는 예산을 들여 울진공항을 만든건가요?
현 울진공항의 1800미터급보다 훨씬 긴 활주로에다, 유도로가 없는건 울진공항도 마찬가지니.
어짜피 하루 1-2회 정도의 50인승급 여객기 취항을 목표로 했다면, 수천억대 예산을 쓰기보다는
죽변 비상활주로를 개량해서 울진공항으로 이용했다면 적은 비용으로 단시일내 개항이 가능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하루 1-2회 이착륙이라면 부근 주민들에게 양해 구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몇년전 고속도로에 있던 비상활주로들이 폐지된 것을 보면,
공군에서 죽변비상활주로가 꼭 필요해서 민항기 취항을 거절한 것은 아닐것 같습니다.
어쩌면 울진공항 건설 결정 당시 정치권 실세였던 그분이 자기 지역구 근처로 당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첫댓글 당장 떠오르는 개연성 있는 사유는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죽변 지역의 반발이나 토지 수용 문제, 하나는 예산을 늘리기 위한 (예. 중요한 건 지역에 떨어지는 돈이죠) 신규시설 고집. 덧붙여 울진 지역구 자체는 (김중권씨가 실세 할 때도) 다른 몇몇 군과 함께 묶인 데라 면단위로 이해를 따질 정도는 아닙니다.
비상활주로와 달리 정식 비행장이 되려면 지금의 울진비행장과 같이 착륙대를 갖추어야 하는데, 항공법상 요구되는 300m 폭의 확보가 의외로 어려웠을 수 있습니다. 단 지형만 놓고 보면 현 비행장 입지보다 죽변 쪽이 나은 듯 싶더군요.
한국의 신공항 중에 김포공항 대체 후보로 올랐다가 인천신공항때문에 망한 청주신공항 정도 빼고는 경제성을 따져서 지은게 몇개나 될까요. (인천 대신 청주공항을 키웠다면 밀양이니 가덕도니 하는 소리도 쏙 들어갔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인구밀집지의 중앙에 위치하면서 호남지방 접근성도 괜찮은 청주공항의 입지는 나쁘지 않습니다)
비행기를 타는게 목적이 아니라 돈들여 공항을 짓는 것 자체가 목적이니 굳이 기존시설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건설할 필요는 없었지 않을까 합니다.
결국은 항공기취항이라는 염불보다는, 건설비라는 잿밥 때문이라는 거네요. 국민 세금을 저리 헛되이 낭비해도 전혀 뒤탈이 없는 이 시스템 참 문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