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3차까지 달렸더니 몹시나 많은 잠이 필요하다.
오전 내내 운기조식 하면서 몸을 쉬어주고...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만 한다.
점심으론 짜빠게티를 두개 삶아서 먹고 말리랑 노닥노닥 세월 좋~다!
풀리오 종아리 마사지기를 충전시켜 놓고 양다리에 돌려주니 이것도 감동!
그러고보니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이리저리 쫒기듯 사는 게 미덕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더 게을러지고 더 편안해지는 게 필요하다.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있고 편하고 좋은사람 만나는 시절이 바로 지금이고 이걸 골든에이지라고 한단다.
그렇게 늘어지고 게으르게 반나절과 절반을 더 보내고 3시가 다 되어갈 무렵, 밖을 내다보니 해가 살짝 기울기 시작하며 전주천 서쪽 산책로엔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기온이 기상청 데이터로 24℃대를 가리키고 있지만 직접 햇빛만 받지 않는다면 운동하기엔 나쁘지 않은 조건일 것 같아 주섬주섬 챙겨입고 전주천으로 내려가본다.
창밖으로 내다봤던대로 좌안산책로엔 80%이상 그늘이 됐다.
세월교에는 초등학생 예닐곱이 물속에 뛰어들어 첨벙거리며 놀고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도 좋아보인다.
자정능력이란게 바로 이런 것 아닐까?
디지털기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작금의 어린이들 속에서도 저런 70년대의 감성이 남아 있다니...
다른 한편으로 보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신세대 청년들 속에서 마라톤 열풍이 불어 대회마다 만원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뭐든 자기가 좋아서 해야 그게 바로 좋은 일이고 놀이이고...
지난번들과 마찬가지로 가장 편안한 페이스를 찾아 거기에 맞춰 달리는데 촛점을 두고 상류 방향으로 올라가 다가교를 지난 뒤 오르막 데크길에서 한동안 쉬며 주변을 둘러본다.
전주 어느곳에서나 그 웅장한 자태를 보이며 우뚝선 봉우리 고덕산이 여기서도 단연 돋보이고 수천년을 흘러왔을 전주천도 수풀에 덮혀 그 모양새가 달라졌지만 적절히 많은 수량으로 위풍당당 잘 흘러가고 있다.
내려가는 길엔 자연스럽게 속도가 붙어가기 시작하고 10Km를 채우기 위해 출발점을 지나 이편한세상 합수점 너머까지 돌아본다.
운동을 마치고 냇물건너 가리내로 신호등에서 기다리던 중 유모차를 끌고 옆에 있는 부자, 아름다운 모습일 줄 알았더니 아기가 공갈젖꼭지를 뱉어내며 울어댄다.
안아달라고 하는 표현인지 배가 고프거나 몸이 아파서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아기 아빠는 일단 말이 없이 혼이 나간 사람처럼 멍~
내가 어릴때 딱 저런 모습이었다는데 그 당시에 얼마나 미웠을까!
아마도 반납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했을텐데...
하지만 떼쓰고 울고 그것도 다 시기가 있으니 걱정들 마셔.
지랄총량의 법칙이라고 그 뒤 누군가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나 보어의 양자역학 보다 뛰어난 세상에 대한 해석을 내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