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2년 9월 14일 TBC 동양방송을 시작으로 1981년 6월 4일까지 MBC와 KBS2 TV에서 절찬리에 방영되던 '월튼네 사람들'(The Waltons)에 출연했던 미국 여배우 샨 바버라 앨런이 지난 31일(현지시간)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피플 닷컴이 전했다. 22분 분량으로 아홉 시즌에 걸쳐 210회 방영된 이 드라마에서 고인의 배역은 떠오르지 않아도 얼굴이 낯익다 싶은 이들이 있을 것이다.
온라인 부고에 따르면 고인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 힐에서 치매를 앓다 눈을 감았다. "그녀는 인생의 마지막 해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보냈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지난 35년 동안 그랬던 것보다 (딸인) 에밀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유족으로는 딸 에밀리 폰세카와 두 자매 한나 데이비와 멕 포크라스, 조카딸 마일스 본드, 전 남편 피터 겔블룸, "어느 누가 꿈꿀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웃음을 안긴" 손자 알로 폰세카를 남겼다.
자매인 포크라스는 페이스북에 사망 사실을 공유하며 “우리 대단한 자매이자 여배우 샨 바버라 앨런이 오늘 숙환 끝에 평화롭게 운명했다. 그 상실이 힘겹다”고 안타까워했다.
'월튼네 사람들'은 얼 햄너가 어렸을 적인 1933년 성탄 전야에 겪은 일을 쓴 '크리스마스 이브'란 소설을 1970년 CBS 방송이 성탄 특집극으로 방영해 큰 인기를 끌자 주간 드라마로 만든 것이었다. 대공황 시기 부모와 조부모, 여섯 형제자매 열 식구 울타리에서 자라며 작가의 꿈을 키우는 존 보이 월튼을 화자로 서술해나간 드라마였다. 낯익은 이름 제리 골드스미스가 평일 드라마 제작 책임을 맡았고, 햄너에게 직접 내레이션을 맡겼다. 1933년부터 1946년까지를 그렸고, 나중에 스페셜 판은 1969년까지로 확장됐다.
'월튼네 사람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드라마가 '초원의 집'(Little House on the Prairie)이다. 두 드라마 모두 미국 가족 드라마의 대표작으로, 가정과 공동체의 가치를 강조했다. '초원의 집'은 1974년부터 1983년까지 방영됐으며, 미네소타주 월넛 그로브의 19세기 후반 개척 시대를 그린 반면, '월튼네 사람들'은 버지니아주 블루리지 산맥 자락에서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 시기를 이겨내는 사람들 얘기를 그렸다.
인의 다른 TV 드라마 출연작으로는 '두 얼굴의 사나이'(The Incredible Hulk), '하와이 파이브 오', '형사 콜롬보', '록포드 파일스'와 '딜론 보안관'(Gunsmoke) 등 쟁쟁한 드라마들이다. 영화 출연작은 '황야의 2인조'(Billy Two Hats 1974), 'Love American Style', '스크림, 프레티 페기'(1973), '린드버그 2세의 실종'(The Lindbergh Kidnapping Case 1976) 등이다.
고인은 1946년 7월 12일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태어나 고교 졸업후 패서디나 연극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연극 '아주 보통의 하루'(Our Town 1976) 무대에 섰는데 그녀가 가장 좋아한 배역 가운데 하나인 에밀리 웹을 연기했는데 나중에 딸 이름을 따라 지을 정도였다.
고인은 '저택의 비밀'(You’ll Like My Mother 1972)로 첫 번째 골든글로브 후보 지명의 영예를 누렸다. TV 시리즈 '바레타'(Baretta 1978)의 각본을 집필한 첫 여성 작가였으며, 1990년 정치에 전념하기 위해 연기를 그만 뒀다고 부고는 전했다.
부고는 “당시 남편 피터, 딸 에밀리와 함께 재키 골드버그의 1993년 로스앤젤레스 시의원 후보 캠프에 자원했다. 샨은 세자르 차베스와 유나이티드 팜 워커스 조합의 열렬한 지지자였으며 평생을 피켓 라인을 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인의 딸은 모친을 기리고 싶은 이들은 벌링턴에 있는 집단 호스피스 시설 AuthoraCare나 압제와 싸우는 현지 단체들에 기부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