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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칭찬은 고래로 하여금 억지로라도 춤을 추게 만들지만, 격려는 고래에게 그 선택권을 준다. 고래가 춤을 추고 싶다면 출 것이고, 날고 싶으면 날 것이다. 또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안 해도 상관없다. 이런 면에서 칭찬은 상대를 위축시키지만, 격려는 힘이 나게 만든다. 격려는 자신의 삶을 살도록 한다는 면에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이제 고래를 바다로 보내자〉에서
긍정은 강요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자신의 역경을 딛고 일어날 의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긍정주의는 어떤가? 상대방의 상황과 처지, 처한 입장과 의지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긍정을 강요한다. 이런 긍정주의는 오히려 많은 이들의 마음에 있는 부정(걱정과 염려, 분노와 불안, 불쾌감)을 부각시키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회피하게 만든다. 그래서 자신이 담담히 겪어야 하는 현실과 부정적인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효과가 배가 되는 긍정 사용법〉에서
괜찮다는 말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상대방이 실수하거나 실패했다는 사실을 내가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을 포함한다. 즉, “괜찮아” 앞에는 ‘네가 지금 실수하고 실패했지만’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잘하고 있는 사람, 성공한 사람에게는 “최고야”, “잘하고 있어”라고 말하지 “괜찮아”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또한 괜찮다는 말은 상대방을 질책하거나 비난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때로는 상대가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질책과 쓴소리를 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이때도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서만 말해야 한다. 정확하게 상대방의 어떤 행동이 문제인지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상대방의 행동이 아니라 존재 자체나 인격을 비난하는 실수를 한다.
-〈잔소리 대신 ‘괜찮다’고 말하자〉에서
살아가면서 의도치 않아도 기억에 오래 남는 사건이 있는가 하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사건이 있다. 그 이유는 해당 정보를 편안하게 힘들이지 않고 처리했느냐, 아니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서 처리했느냐에 달려 있다. 더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소비하기에 처음에는 정신적 피로감을 느낄 수 있지만, 우리의 정신력은 몸의 근육과 비슷해서 사용할수록 더 힘이 생긴다.
-〈일방적인 배움을 멈추자〉에서
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착함을 강조할까? 이유는 분명하다. 착해야, 즉 타인에게 친절하고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해야 키우기가, 가르치기가 쉽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통제하기가 편하다. 자신들이 편하자고 아이들에게 언제나 착하라고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 착한 것은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착하게만 살아서는 안 되는 이유〉에서
두려움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피 전략을 사용한다.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빠지는 등 신체가 싸우거나 도망갈 수 있는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싸우지 않고 주로 도망가는, 즉 회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두렵게 하는 대상이 작은 강아지라면 싸우겠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대상은 우리가 싸워서는 안 되거나 싸울 수 없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다고 해서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과 몸싸움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도망가 봐야 소용없다〉에서
정신분석에 따르면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란 자신의 유아기적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애쓰는 사람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기꺼이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유아기적 욕구로는 세상을 자신의 뜻대로 통제하고자 하는 마음을 들 수 있다. 지금 말하는 과거나 미래, 그리고 타인에 대한 통제감도 일종의 유아기적 욕구인 셈이다.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현실감을 가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건강한 삶이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서
우리는 자신을 어린 아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는 과정에서 변하지 않고 있는 내면의 어린 모습을 알고 있다. 반면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는 어린 모습이 아닌 어른의 모습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어른인 상대가 아직 어리고 여린 자신을 보듬어 주기를 기대한다. 놀라운 사실은 상대도 같은 기대를 가진다는 것이다. 자기를 어린 모습으로 인식하고, 당신을 어른의 모습으로 인식한다.
결국 사랑이란 어린이 두 명이 만나서 서로에게 어른 역할을 하라고 요구하고 떼쓰는 꼴이다.
-〈그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에서
끊임없이 의지하고 기댈 사람을 찾는 성향을 의존성 성격Dependent Personality이라고 한다. 이들은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인생의 큰 결정은 물론이거니와 식사 메뉴를 고르는 일상의 사소한 결정까지 누군가가 대신해 주기를 바란다. 자기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어렸을 적에는 부모에게, 학교에서는 친구에게, 그다음은 연인이나 배우자, 자식에게 의지하는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상대방은 완전히 소진된다. 그래서 결국 떠난다. 그러면 이별을 슬퍼하기보다는 자신의 또 다른 구원자, 즉 자신이 마음껏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 나선다. 마치 흡혈귀가 피를 빨아먹을 사람을 찾아 나서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관계 맺기를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서도 강한 사람이 되자〉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HM1-WDf53eg
출판사 서평
우리 안에는 때때로 모순적인 마음이 있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지!” “긍정적으로 살면 모든 게 다 잘 풀릴 거야.” “말 잘 들어야 착한 아이지.” 많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한 번쯤은 듣거나, 말하거나,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참 이상하다. 가끔은 이런 말이 좋게 들리는데, 가끔은 삐뚤어진다. 미디어나 책을 통해 접하는 심리학에서는 사람의 마음에 대해 ‘모범 답안’ 대신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때가 많다. 그대로 따라 하면 마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심리학 이론이 우리 마음의 문제를 얼마나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의 생김새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듯, 호소하는 마음의 문제가 같더라도 처한 상황과 관계에 따라 해결책은 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도와 다르게 역효과를 불러올 때가 있다. 이것이 바로 심리학이 가지는 ‘역설’이다.
이 문제는 복잡한 마음의 현상을 어떻게 하면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저자는 이를 위한 표현 방식으로 ‘역설’을 꼽았다. 역설은 그 자체로 모순적이지만 복잡한 현상을 잘 드러내 준다. 철학과 종교, 속담과 격언 중에도 역설의 표현이 많다. 언뜻 보면 말이 되지 않는 듯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통찰을 준다. 관계와 인생의 꼬인 매듭을 푸는 일도 마찬가지다.
“나는 네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역설을 불러오는 9가지 심리
이 책은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던 심리학의 본질부터 실제로는 오해하고 있던 심리학까지 총 9가지의 심리학의 역설을 소개한다.
첫 번째로 칭찬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다음에는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주게 되는 칭찬의 역설이 있다. 만약 상대방이 더 잘하기를 기대한다면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칭찬해야 한다.
두 번째는 긍정적이면 잘될 거라고 믿는 긍정의 역설이다. 긍정을 강조하면 부정이 부각되는데, 대조 효과와 상호작용 때문이다. 만약 긍정을 전달하고 싶다면 충분한 공감과 자발적인 선택, 지속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잘되라는 마음으로 한 잔소리에 역효과가 나는 비판의 역설이다. 상대방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잔소리 대신 “괜찮다”고 말하자. 이 말은 실수나 실패했음을 알지만, 질책하거나 비난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네 번째는 공부를 해도 성적이 떨어지는 배움의 역설이다. 배울수록 더 많이 알게 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메타인지의 활용 여부이다. 메타인지를 계발하려면 배움의 이유와 목적을 알고 일방적인 가르침을 멈추어야 한다.
다섯 번째는 착할수록 악인이 되기도 쉽다는 착함의 역설이다. 착할수록 악인이 되기 쉽다는 역설에 빠지지 않으려면 전체 흐름을 알고 사람을 대상화하지 말아야 한다.
여섯 번째로 두려운 것으로부터 도망칠수록 더 두려워지는 두려움의 역설이 있다. 도망만 치면 적응도, 극복할 방법도 찾을 수 없고 계속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나 포기하지만 않으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
일곱 번째는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할수록 무기력해지는 통제의 역설이다. 지난 일을 자책하고 비난하거나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그 상황을 통제할 수는 없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현재의 나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여덟 번째는 사랑한 만큼 증오하게 되는 사랑의 역설이다. 서로가 서로의 구원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사랑이 끝나고 분노가 시작된다. 사랑의 역설에 빠지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마음을 나누는 소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는 외로움의 역설이다. 외로움은 인간의 숙명이다. 그래서 정확하게 소통하는 관계, 감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도 남는 외로움은 고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책은 심리학의 여러 이론과 실험을 근거로 하여 복잡하고 다양한 마음의 현상을 역설로 풀어냈다. 심리학의 역설을 이해하면 복잡한 마음과 관계가 보다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삶과 관계를 전보다 행복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