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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지애야. 밖에 누구 왔어!!"
"응? 누구??"
"그건 잘 모르겠고 예고 애던데? 운동장에서 기다린다고 했으니까 나가 봐~"
"헐.. 알았어 고마워!"
쉬는 시간, 애란이가 화장실에 간 사이 혼자 교실에서 놀고 있는데 같은 반 친구가 와서 누가 찾아왔다고 하길래 살짝 기대
했더니... 뭐야. 김태양?? 웃겨!! 지금 짱구 같이 안 봐줬다고 따지러 왔나?? 왜 학교까지 찾아오고 난리야??? 다음에 마주
치면 죽여버린다고 분명히 경고 했을텐데!? 혼자 꿍시렁거리면서 운동장에 나와 주위를 둘러보다가.. 아무리 둘러봐도 김태
양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핸드폰을 찾고 있는데, 뒤에서 소심하게 들려오는 여자 목소리.
"저기...."
"....??"
"혹시 저 기억 나세요? 예전에 까페에서.."
"아...."
예고 교복이라길래 당연히 김태양이라고 생각했던게 내 오산이였다. 정말 뜻 밖의 인물... 김태양의 동생이 날 찾아왔던 것
이다. 교복을 입고, 사과머리를 한 채 너무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조금 부끄러운 듯 내 앞에 서있는 이 여자 애. 그땐 잘 몰
랐는데 지금 보니까 소아보다 더 귀여운 것 같다. 근데 나한텐 무슨 일이지...??? 할 말이 있어서 왔다길래 화단 앞에 앉았
는데 벌써 5분째 계속 뜸만 들이고 있는 애.
"언니 있잖아요.."
"응응."
"그게..."
"응!!"
"그러니까..."
도대체 무슨 말이길래 이래????
"예쁜아 언니 오줌마려워 죽겠단 말이야. 빨리 말 해 빨리!!!"
갑자기 오줌이 마려워서 아까부터 참고 있었는데, 답답하게 계속 뜸만 들이는 김태양 동생. 결국 울 것 같은 표정으로 크게
얘기하자 놀란 듯 눈을 똥그랗게 뜨고서 나를 바라보더니, 나랑 눈이 마주치자 괜히 얼굴을 붉히는 귀여운 애. 오줌이 마려
운 건 난데, 왜 쟤 얼굴이 빨개지는지 모르겠다.
"3초 안에 얘기 안 하면 나 그냥 간다!! 일이삼!!"
정말 빠르게 삼초를 외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나와, 그와 동시에 주먹을 꽉 쥐고 크게 소리치는 김태양 동생. 근데 정
말 내가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말에 당장 화장실로 뛰어갈 준비를 하고 있던 난 그대로 제자리에 우뚝- 멈춰 서버렸다.
"우리 오빠랑 만나지 마세요!!!!!"
"헐...."
"부탁이에요. 우리 오빠랑 만나지 마세요."
부탁...?? 갑자기 너무 진지하게 부탁이라고 하는 말에 다시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우린 그냥 친군데?"
"언니는 그렇게 생각할지 몰라도 우리 오빤 아니에요. 그러니까.. 제발 우리 오빠랑 친하게 지내지 말아요."
"저기............ 너 혹시 김태양 좋아해????"
"김태양은 제 친 오빠거든요!!!!!"
"아 왜 화를 내 뻘쭘하게. 근데 너 쪼꼬만게 목소리 대따 크다!! 우와."
"저 키 작다는 말 제일 싫어하거든요??? 아무튼!! 만나지 말라면 만나지 마요."
"왜?? 너 왜 나한테 명령해?? 착한 줄 알았는데 당돌하네!!"
당돌하다는 내 말에 피식하며 썩소를 날리는 김태양 동생. 이제 점점 무서워지려고 해...
"언니 우리 오빠랑 뽀뽀했어요?"
"헐.."
"그럼... 키스도 했어요??"
"헐!!!"
"시발.. 김태양 미친놈."
"너 정체가 뭐야??"
"김태양 동생."
"아니.. 갑자기 찾아와서 왜 만나지 말라는 건데?? 이유를 알아야 내가 들어주지."
"....."
또 시작이다. 여태까지 잘도 떠들어대다가 이유를 묻자 갑자기 또 입 닫고 인상만 찌푸리고 있는 애. 이미 처음 이미지랑은
많이 다른 김태양의 동생. 후아후아- 이러다 괜히 한대 맞는 거 아니야??? 혼자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지 수도 없이 인상
을 찌푸리다가 드디어 입을 연다. 처음처럼 다시 조용한 말투로.
"우리 오빠가 되게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언니가... 그 사람을 많이 닮았어요."
"내가??"
"네. 그 사람이 우리 오빠 첫사랑이였는데..... 죽었어요."
"...뭐라고??"
"죽었다구요. 근데 언니가 우리 오빠 첫사랑이랑 너무 많이 닮아서.. 오빠가 지금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착각할 정도로... 그렇게 많이 닮았어?"
"처음에 제가 언니 보고 울었던 거 기억나죠? 그 정도로 많이 닮았어요."
그래서 그랬구나.. 김태양도, 김태양 동생도... 그래서 날 처음 봤을 때 둘 다 그런 표정을 지었었구나....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텅 비어버린 눈동자로 날 봤던게, 다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 내가 그 여자랑 많이 닮아서...
"언니.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응."
"우리 오빠 사람 맘 흔들어 놓는 거 되게 잘 하는데... 조심해요. 갑자기 훅 넘어갈 테니까."
"야, 내 남자친구가 얼마나 멋있는데!! 김태양이랑은 쨉도 안 돼. 내가 겨우 그런 놈한테 넘어갈 거 같애???"
"겨우 그런 놈이라뇨!!! 쫌 병신 같아서 그렇지 우리 오빠가 얼마나 멋있는데!!!"
"와... 얘 봐라?? 멋있긴 개뿔."
"좋아한다고 하면 금방 넘어갈 거면서??"
"안 넘어갔거든?? 다른 애들은 어땠는지 몰라도 난 다른 여자들이랑 달라!!"
"훗.. 그래도 사랑한다고 하면 바로 넘어갈 걸? 진짜 훅간다니까."
저건 무슨 자신감이야??? 오빠를 저렇게 믿는 동생도 있나????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 얼굴 가까이 지 얼굴을 들이
대고 저렇게 말한 뒤 돌아서는 김태양 동생. 근데 이게 왜 은근슬쩍 자꾸 반말이지??? 키도 땅딸만한게 얼굴도 귀엽게 생겨
가지고, 말 좀 섞었다고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날 대하는 태도가 아주 여유로워진 애. 좀 있으면 맞먹을 분위기다.
"아!! 내 말 꼭 명심해요. 우리 오빠 위험한 사람이니까 절대 가까이 하면 안 되요!!"
"백 번을 찔러봐라 내가 넘어가나."
"아 진짜!! 나 지금 되게 진지하거든요??? 둘이 눈 맞으면 절대 안 돼!! 그러니까 나중에 피눈물 흘리기 싫으면 꼭 내 말대
로 해요!!! 우리 오빠가 자꾸 귀찮게 찾아오면 그냥 꺼지라고 발로 차버려. 아님 침이라도 뱉어!!"
"왜 그렇게까지 해야 돼???"
"그건..."
"....."
"난 우리 오빠 아픈 거 싫으니까..."
우리 오빠가 아픈 거 싫으니까?? 얘도 나랑 조금 비슷한 과인 것 같다. 금방 욱했다가 또 금방 질질 짜는 걸 보면... 오빠
가 아픈 게 싫다고 말 하면서 금방 울 것처럼 눈시울이 붉어진 애. 그나저나 제주도에서는 아류 놈이 아로하 또 상처 받는
거 보기 싫다고 형 걱정 해주더니, 이번엔 김태양 동생이 찾아와서 이런 부탁까지 하고... 부럽다!! 나도 동생이 있었으면,
내 동생도 이만큼 내 걱정 해줬을까?? 어릴 때부터 주변에 오빠들 밖에 없어서 동생이 참 많이 갖고 싶었었는데.
"야....."
"왜요."
"너 내 동생 할래???"
"네???"
"내 동생 하면 내가 매일 새콤달콤 사줄께."
"...."
대답도 안 하고 그냥 쌩 가버리는 김태양 동생. 아... 나 지금 무시 당한 거야?? 이미 수업 종 친지는 오래고, 이제와서 교
실로 돌아가봤자 선생님한테 혼날게 뻔한데. 에잇! 어차피 이게 마지막 수업이니까 그냥 집에나 가자. 난 애란이에게 내 가
방 잘 부탁한다고 문자를 보내놓고 화장실에 들렸다가 그대로 교문을 통과했다.
근데 그냥 집으로 가기엔 너무 아쉽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와플이 너무 먹고 싶어서 혼자 시내에 나가 와플 두 개를 사서 양
손에 들고 먹으며 돌아다니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리는 곤란한 상황. 한손에 두 개를 같이 들 생각은 못 하고, 그저
빨리 먹고 전화를 받아야겠단 생각에 한손에 들린 와플을 와구작와구작 빠른 속도로 먹고 있을 때.
"돼지야!!!!!!"
뒤에서 들리는 김태양 목소리에 한 번 흠칫하고, 손에 핸드폰을 든 채 날 향해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는 김태양의 모습
에 놀라 냅다 뛰기 시작했다. 그럼 지금 나한테 전화한 것도 김태양인가??? 이런 제길!!! 잡히면 안 돼.
"으악. 따라오지마!!"
"멈춰 돼지!! 왜 도망가???"
"저리가!! 아아악..."
"잡았다!!"
젠장.... 젠장!!!! 그냥 뛰어도 모자를 판에 와플까지 들고 뛰니까 더 속도가 안나서 5초만에 금방 잡혀버린 나. 내 어깨에
탁- 손을 올리더니, 내가 움찔거리는 틈을 타 '잡았다' 하며 뒤에서 내 허리를 덥썩 안아버리는 김태양.
"이...거 놔!!"
"왜 도망갔어?? 언젠 나 보면 죽여버린다며!"
"마음이 바꼈어."
"우와!! 벌써 내가 좋아진 거야???"
"웩... 아니거든??? 그냥 무시하기로 한 거야!!"
"왜???"
"니 동생이 나보고 너랑 만나지 말래."
"...어??"
"나중에 피토하기 싫으면 너랑 만나지 말래. 내가... 죽은 니 첫사랑이랑 닮아서 니가 착각하는 거라고."
죽은 첫사랑 얘기에 내 허리에 두르고 있던 팔을 푸르는 김태양. 아니.. 푸른게 아니라 힘이 빠져서 저절로 풀어졌다고 해
야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천천히 돌아서 김태양을 바라보면, 그새 눈물이 가득 고여서 흔들리는 눈빛으로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애. 또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지금은... 날 보고 있는 걸까, 자신의 첫사랑을 보고 있는 걸까...??
"햇살이가 그래...??"
"햇살이??? 너 동생 이름이 햇살이야????"
"응.."
엄머. 웬일이니.... 햇살이??? 그 아이랑 꽤 잘 어울리는 이름이지만, 오빠 이름은 태양이고 동생 이름은 햇살이라니. 김태
양네 부모님도 참 특이하시구나!! 해를 많이 좋아하시나봐?? 갑자기 웃음이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고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김태양을 향해 말했다.
"난 니가 좋아했던 첫사랑도 아니고, 남자친구도 있고... 그러니까 우리 이제 바이바이해!! 안녕!!"
나만 보면 그 사람이 생각나겠지? 그렇다고 내가 그 사람의 대타가 되줄 순 없으니까.. 안녕이라고 말 하고 돌아서는 내 손
을 급하게 잡는 김태양. 덕분에 와플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잠시 바닥에 나뒹구는 와플을 바라보고 있으면.. 억지로 눈물을
참고 있는 슬픈 목소리로 내게 말하는데, 그 목소리가 너무 아프게 들려와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나.
"상관 없어!! 니가 그 사람이 아니라도 상관 없고, 남자친구가 있어도 상관 없어."
"...."
"다른 사람을 사랑해도 상관 없고, 니가 그 사람이 아니면.... 난 더 좋아."
그 사람이 아니면 더 좋다고?? 자신의 첫사랑을 말하는 건가...??
"돼지야..."
"..."
"지애야..."
"!!!"
한 번도 알려주지 않았던 내 이름을 갑자기 부르는 김태양 때문에 놀라서 바라보면, 살짝 시선을 내려 내 왼쪽 가슴깨에 달
려 있는 명찰을 바라보는 김태양. 아...... 명찰. 명찰이 있었지 참...
"아무 것도 안 바랄 테니까, 그냥 내 옆에 있어주면 안 돼? 정말 아무 것도 안 바랄 테니까... 제발 나 피하지만 마."
날 품에 안으면서 제발 피하지만 말라고 말하는 김태양에게 난 도대체 뭐라고 말 해야 하지?? 눈빛이 너무 간절해서, 날 안
고 있는 놈의 손이 미세하게 떨려와서.... 정말 어떻게 해야 될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냥 친한 친구로 지낼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그럴 수 있을까? 김태양이 아프지 않을까? 어떤게 서로를 위하는 건지 정말 하나도 모르겠다. 더구나 김태
양은 소아가 좋아하는 앤데....
"사랑하는 거 말이야... 그게 그렇게 아픈 거야?"
왜 내가 아는 사람들은 다 사랑 때문에 상처 받고,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걸까...??
"응.. 많이 아프고, 가끔은 죽을만큼 많이 힘들어."
"근데 왜 해??"
"너무 아파서 죽을만큼 힘들어도, 그 눈물조차 아름답다고 착각하게 만드는게 사랑이니까."
잔인해.... 난 절대로 힘든 사랑같은 거 하지 않을 거야. 절대로... 난 남들이 다 부러워할만큼 예쁜 사랑만 할 거야. 아파
서, 힘들어서 흘리는 눈물까지 아름답다고 착각하는 사랑 따위 개나줘버려!! 난 그정도로 멍청하지 않아. 아프면 아픈거고,
좋으면 좋은거지 착각은 무슨. 개똥이나... 그건 몹쓸 사랑이 만들어 낸 어리석은 환상일 뿐인데. 김태양 바보.
"여보세요..."
김태양과 헤어지고 혼자 길을 걷던 중 아민이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그런데 헤어지기 직전 '안녕' 이라고 말 하는데, '다음
에 또 만나자..' 하며 긴장 된 눈으로 날 바라보던 김태양 때문에 머리가 아파 죽겠다!!!!! 아, 도대체 그 첫사랑이라는 사
람 어떻게 생겼길래!! 세상에 나처럼 예쁜 여자가 또 있다는게 말이 돼????
-홍아. 목소리가 왜 그래?? 왜 그렇게 힘이 없어??
"아민아..... 엉엉. 나 무서워!!! 세상에 나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또 있대. 아니다. 엉엉. 죽었다 그 사람은..."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야..... 나 배고파. 빨리 집에가서 밥 먹을래."
-홍아.
"응???"
-위에 봐봐!!
"위에..?"
갑자기 위를 보라는 아민이 때문에 제자리에 서서 천천히 고개를 뒤로 젖히고 하늘을 올려다 보는 나.
"우와... 아민아. 구름이 하트 모양이야."
-정말??
"응!! 그 옆에 개미 모양도 있고, 사자 모양도 있어. 신기하지?? 지금 개미랑 사자랑 싸운다????"
-근데 왜 난 안 보이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면 보일 거야. 뿅!! 지금 하늘에 나랑 똑같이 생긴 구름도 있다."
-그럼 그건 내가 가져도 돼??
"응!! 보이면 가져."
이건 비밀인데.... 난 사실 초능력자다. 어릴 때 유치원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배고프면 길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며 내가 먹고싶은 것들을 상상하곤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들이 다 음식들로 바껴서 손으로
따먹는 시늉을 하며 와구와구 먹어댔었지. 그런데 정말 슬픈 건, 어릴 땐 같이 먹어주던 아류가 지금은 나보고 미쳤다며 내
동심의 세계를 전혀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난 아민이가 있으니까 괜찮.... 어?????
"아민아."
-응?
"아류 말이 맞나봐. 내가 진짜 미쳤나봐!! 니가 보여. 지금 날 보고 웃고 있어."
-이제 손도 흔들지??
"응....."
-빨리 와 홍아!! 같이 피자 먹자~
하악. 이런!!! 그럼 위를 보라고 했던게 하늘을 보란 뜻이 아니였군!! 지금 피자헛 창가쪽에 앉아서 나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는 아민이. 아무래도 처음부터 내가 지나가는 걸 보고 전화 한 듯... 안 그래도 지금 배가 무지 고팠던 난 허겁지
겁 전활를 끊고 피자헛 건물까지 냅다 뛰었다. 내가 테이블 앞에 도착하니, 콜라를 마시고 있다가 자신의 옆자리 의자를 빼
주면서 앉으라고 하는 아민이와 그 맞은편에 앉아 내게 인사를 건네는 만식이 오빠. 얼굴은 진짜 대박 잘 생겼는데, 이름이
에라다. 만식이.... 참 정감가는 이름이지.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만...두 오빠!!"
만식이 오빠는 밖에서 자기 이름 부르는 걸 싫어한다. 창피하다나 뭐라나... 실수로 이름을 말할 뻔 해서 급하게 바꾼다고
바꿨는데 고작 만두라니. 이건 초등학교 때 날 무릎에 앉혀놓고 놀아주던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닌데. 멍청이!!
"우와.. 홍아. 만식이 별명이 만두인 거 어떻게 알았어??"
"엥?? 진짜 그게 별명이야???"
"응!!"
역시 난 천재...
"약혼식은 잘 했어?"
"네."
"그럼 이제 지애가 우리 형수님이네?"
"네."
"로하 형이 뭐 해준 거 없어??"
이미 입안에 음식이 가득 차서 터질 것 같은 볼에 피자 한조각을 더 들고 마구 쑤셔넣고 있는데, 자꾸만 말을 거는 만두 오
빠 때문에 입을 오물거리면서 대충대충 건성으로 대답하다가, 아로하가 뭐 해준 거 없냐길래 대답대신 왼쪽 손을 쭉 앞으로
내밀었더니 내 반지를 보고 감탄하면서 부럽다고 말 하는 만두오빠.
부러우면 오빠도 장가가라고 말 하고 싶었지만 길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기에, 대충 눈웃음만 치면서 입을 오물거리
고 있으면, 천천히 먹으라며 냅킨으로 내 입가를 닦아주고 콜라도 마시라며 빨대까지 내 입에 대주는 아민이. 츄르릅- 콜라
를 반이나 비워버리고 남은 음식물을 목구멍으로 다 넘긴 뒤 비로소 난 진정한 웃음을 되찾았다. 역시 난 배가 불러야 미소
도 예쁘다. 배고플 땐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근데 홍아. 너 가방은 어딨어?"
"학교에."
"왜 안가지고 왔어?"
"땡땡이!! 아민아.. 로하한테 이르면 안 돼?"
"글쎄. 생각 좀 해보고!!"
"아앙!! 왜??? 내가 뽀뽀해줄께."
오늘따라 튕기는 아민이 때문에 앙탈을 부리며 볼에 살짝 뽀뽀해줬더니, 피식 웃으면서.
"홍아."
"왜?"
"우리 이제 뽀뽀하면 안 돼."
"왜??"
"원래 형수님이랑 도련님은 뽀뽀하는 거 아니야~ 이제 약혼식도 했으니까 우린 하면 안 돼."
"그런게 어딨어!! 18년 동안 해온 걸 어떻게 끊어!?"
"그래도~"
"그럼 이제 나 뽀뽀 안 해줄 거야?"
"응. 대신 형한테 더 많이 해주라고 할께!"
"그럼 아민아...."
"응??"
"너도 아류처럼 맨날 나 못살게 굴 거야??"
"아니!! 내가 왜??"
"그럼 뽀뽀만 안 하는 거야??"
"응."
믿을 수 없어..... 원래 아류도 맨날 안아주고 뽀뽀 해주고 그랬는데, 뽀뽀를 끊는 동시에 나한테 쌀쌀맞게 대했단 말이야.
근데 이제 아민이도....??? 갑자기 아로하가 밉다. 그놈의 결혼이 뭐라고 원래 내가 친했던 사람들이랑 다 멀어져야 되지??
남녀 관계는 정말 이렇게 복잡미묘한 것인가.... 애기 때 내 똥 기저귀 갈아준 건 아로하 뿐만이 아닌데!! 싫어.. 아민이까
지 나한테 등돌리면 나 진짜 슬플 것 같애. 재미없는 한 사람만 갖느니, 차라리 그 한 사람을 포기하고 다 갖고 말겠어!!
[아로하 바빠?? 나 할 말 있어.]
문자를 보냈더니 바로 전화하는 성격 급한 아로하.
-꼴통. 할 얘기가 뭐야?
"니 동생들이 내가 너랑 결혼한다고 다 나한테 등을 돌리려고 해."
-그게 무슨 소리야??
"아민이가 이제 뽀뽀 안 해준데."
-원래 안 하는게 정상이야.
"우린 원래 하는게 정상이였어. 왜 이래!!"
-아... 그건 걔가 널 잘못 키워서 그래. 원래 안 하는게 정상이야.
"아니야."
-꼴통
"왜."
-오빠가 좋아 아민이가 좋아.
"아민이."
-그럼 너 아민이랑 살아.
뚝- 그냥 끊어진 전화. 아....... 이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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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제 씻고 [인제 씻는다는;;;] 집보러 나가봐야겠어요. ㅋㅋ
여러분 댓글 많이 달아주세요.......♡ ㅋㅋㅋ
첫댓글 지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
지애 ㅋㅋ 귀엽죠? ㅋㅋㅋㅋ
지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
재밌어요 ~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ㅋㅋㅋ 오늘도 역시 재미있어요 ㅋㅋㅋ 담편두 업쪽부탁해요~
ㅋㅋㅋ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업쪽드릴께용 ㅋㅋㅋ
지애랑로하왜이렇게귀엽니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하가 지애 때문에 많이 피곤하겠죠? ㅋㅋㅋㅋ둘이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ㅋㅋㅋ
ㅋㅋㅋㅋㅋ 로하 화났다 ㅋㅋㅋㅋ 지애야 얼른 풀어줘야지 ㅋㅋㅋㅋ 아민이..... 너의 진심이 뭐야ㅠㅠ? 나한테 오면 안돼?ㅋㅋㅋ
네 로하도 가끔 삐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민이의 진심 ㅠㅠ 우우우. 뭘까요 ㅋㅋㅋㅋ
꺄 ㅎㅎ 로하 너무 기여운데용?ㅎㅎㅎ 지애 애기같아용ㅎㅎ 담편두 기대할게요^^ㅎㅎ 업쪽부탁드려요>___<ㅎ
ㅋㅋㅋㅋㅋ 로하 귀엽죠? ㅋㅋㅋ 지애 넘 애기같아서 로하가 많이 힘들거라는 ㅠ ㅋㅋㅋ 넵넵 업쪽 드릴께용 감사합니다~~
아하하 이건///아니래 크으르르 넘 웃긴거예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애도 로하가 저렇게 말할줄은 몰랐던 거죠 ㅋㅋㅋㅋㅋ
아 로하귀엽당ㅠㅠㅠㅠㅠㅠ지ㅎ애야ㅎ왜그래!!!!!!!!!!!좀 ㅗ로하랑 잘살아라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애 역시 ㅋㅋㅋㅋㅋ 철이 없어서 ㅋㅋㅋㅋㅋ 지애 빨리 철들라고 기도해주세요 ㅋㅋㅋㅋ
컥~~ 로하 넘 놀려먹었네용~! ㅋㅋㅋㅋ
ㅋㅋㅋㅋ 그래서 로하 삐졌다는 ㅋㅋㅋㅋ 근데 늦게까지 안주무시고 뭐하세요 ㅋㅋ
아어쩜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하대박귀여워 ㅋㅋ
ㅋㅋㅋㅋㅋ 로하가 점점 귀여워지죠? ㅋㅋㅋㅋㅋ 로하도 은근 잘 삐져요 ㅋㅋㅋㅋ
이상한감이...그 첫사랑이 루희엄마일것같다는 건 제 느낌일 뿐일까요?
그 첫사랑이라면 채서린을 말하는 건가요? ㅋㅋ
잘봣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