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처럼(?)
손님 예약도 없겠다..
아침에 출근을 하자마자 내가 한 것은
전도용 복장으로 갈아입고 바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그렇게 9시 54분 3호선 오금행을 타고 시작된 지하철 전도
감란산 메시지(마 24:7~14)
원래 계획은 3호선에서는 조용히 갔다가
문산으로 향하는 경의선에서부터 전도를 시작하려 했지만
열차에 앉아 스마트폰에 혼을 빼앗긴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
오늘이 아니면 죽을 때까지 다시는 못 볼 것이라고 생각하니
내가 만난 하나님.. 다시 오실 주님.. 을 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슬프고 아프다 내 마음속이 아프고 내 마음이 답답하여 잠잠할 수 없으니
이는 나의 심령이 나팔 소리와 전쟁의 경보를 들음이로다"(렘 4:19)
그렇게 곧바로 시작된 지하철 전도는
장장 4시간 동안 지하철을 돌아다니면서 복음을 전했고
좀처럼 앉아보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걸어 다니느라 다리는 아팠지만
오랜만에 장시간 전도의 영에 붙들려 있었다는 것에 가슴이 뿌듯했다
지하철로 들어가라
열차가 출발하기 위해 문이 닫히는 순간
안에 있는 사람들은 듣기 싫어도 네가 하는 말을 듣게 된다
...
6개월만 네 몸을 빌리자
그러면 목발 없이 똑바로 걷게 해 주겠다
지하철 전도 초기 때
이렇게 6개월만 하면 목발 없이 걸을 수 있다는 믿음에
하루에 3~4시간씩 한 손에는 목발 한 손에는 성경책을 들고
지하철을 돌아다니면서 전도를 하던 그때 생각이 오늘따라 얼마나 나던지...
그러한 첫사랑을 지금껏 잊지 않고
하루의 시작을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이 시간은
찬송가 191장의 고백대로
내가 주의 큰 복을 받는 참된 비결이라고 단연코 말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내가 전하는 말을 듣고도
끝내 돌이키지 않는 완악한 사람을 볼 때면
십자가의 도를 믿는 것도 아무나 믿는 것이 아니라는 것 때문이다
요근래 계속해서
전도하는 나와 마주치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시는데
그분의 심령은 얼마나 완악한지
내가 전도지를 주려고 하면 매번 신경질적으로 손을 뿌리친다
보기에는 옷도 잘 입으시고 교양 있어 보이는데
어찌 그리도 십자가 앞에서는 철천지원수같이 행동하는지 말이다
내가 돈을 달라 했나.. 그에게 손해를 보게 했나..
단지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의 십자가 복음이 싫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철천지원수같이 대하는 그분을 볼 때마다
이 땅에서는 비록 잘 살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의 종국을 생각하면
"엄히 때리고 외식하는 자가 받는 벌에 처하리니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리라"(마 24:51)
그분도 분명 불쌍히 여겨야 할 영혼이었다
그저 안타까운 심정으로 그렇게 듣고도 믿어지지 않는 십자가 복음을
나는 주님 오실 날이 가까이 옴이 느껴져 신랑 되시는
주님을 맞이할 신부 단장하는 믿음까지 지녔으니 이것이야말로 복 중의 복 아니겠는가!
그렇게 장시간 지하철에서 전도하면서
오늘도 참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중 압권은
얼마 전 나를 폭행한 사람의 정체를 알았다는 것이다
... 2019년 2월 5일 일기 참조
그는 지하철 안에서 물건을 파는 행상인이었는데
그날 그토록 나를 폭행까지 했던 이유는
자기가 그 칸에서 물건을 팔아야 하는데 나 때문에 못 팔았다는 분풀이였다
그런 이유를 알자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주먹까지 쓰는 그의 성향은 곧 그 사람의 인품이었기에
맞서봤자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에 그가 주로 있는 장소만 알아놓고 그를 피했다
큰 덩치에 맞지 않게 사람들 앞에서
굽신대며 자기가 파는 물건을 선전하는 그를 보면서
내 앞에서는 그렇게 당당했던 사람이
사람들 앞에서는 비굴하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굽신대는 모습에
얼마나 그 영혼이 가련하던지...
한 가지 꾀가 떠올랐다
마음 같아서는 열차에서 물건을 판다고
단속원에게 신고해서 벌금이라도 물게 하고 싶었지만
그보다 더 통쾌하게 복수할 방법이 말씀으로 떠오른 것이다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롬 12:20)
오늘은 내가 현금이 없어 의로운 복수(?)를 못 했지만
그가 주로 있는 곳을 알아냈으니
조만간 그가 있는 곳에 다시 가서 그가 파는 물건을 왕창 사면서
한 마디 해주려고 한다
당신에게 맞은 곳이 아직도 욱신거린다고..
하지만 그래도 나는 당신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이럴 수 있는 것은 내 안에 예수님이 있기 때문이라고..
마지막이 가까울수록 서로 사랑하며 사십시오
그것만이 구원을 지킬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내가 지하철에서 전하는 주된 메시지요
예수님께서 이 시대에 주신 새 계명을 지키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