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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계 최대 의료기관인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산하 의료ㆍ교육기관에 종사하는 임직원 512명이 20일 합동세례를 받았다.
이 세례식에 주목하는 이유는 영세자 숫자도 숫자려니와 의료ㆍ교육을 비롯한 가톨릭 사회사업의 근본 취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기 때문이다. 교회가 여러 가지 사회사업을 벌이는 까닭은 그러한 활동을 통해 복음을 전파하는 데 있다. 민간기업처럼 이익을 추구하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사회사업기관들이 이러한 설립 정신을 구현하기가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게 현실이다. 의료ㆍ교육사업만 하더라도 경쟁력 확보와 복음정신 구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사회복지사업도 정체성이 흔들리면 일반 자선사업과 다를 게 없는 상황이다.
이런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종사자들 정신 자세다. 종사자들이 신앙으로 무장하면 하느님 사업을 한다는 마음이 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저절로 주인의식이 생길 것이다. 또 신앙으로 의기투합하면 어떠한 난관에 부닥쳐도 설립 정신을 지켜낼 수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피선 직후 "우리(교회)가 그리스도를 증언하지 않으면 박애주의자들의 민간기구와 다를 게 없다"며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함께 걷고, 건설하고, 증언하라"고 말했다. 전임 교황도 "가톨릭 신앙으로 먹고 살면서도 신앙의 샘에는 겨우 물방울 몇 개 남아 있는 이른바 직업적 가톨릭 신자들이 많은데, 우리는 이를 바꾸기 위해 힘써야 한다"(「세상의 빛」 )고 말했다. 교회기관 종사자들이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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