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고등학교 1 학년때 쯤인가 ?
아버님 께서 근무 하시는 학교가
서산군 음암면 신장리 . 동암 국민 학교 였다 .
거기에서 읍내
서령 고등학교 까지는 걸어서 장장 20 여리길 .
자전거가 아직 없었기에 당분간은 걸어서 그 긴 거리를 통학했다 .
어느 여름날
더위에 지친 몸을 이끌고 ,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니 .
우리집 마당에서 ,
학교 선생님들 , 저마다 , 이쑤시개를 들고 계시다가 ,
" 아 ... 수용이 오는구나 . 오늘 공부는 잘했는감 ? "
모두가 얼굴이 불콰 한게 , 분명 , 술 한잔씩 하신 모양이다 .
" 엄마 .... 다녀 왔습니다 "
" 그려 , 더운데 댕겨 오느라고 수고 했구나 . 어서 씻고 밥 먹자 "
대청 마루에는 아직도 몇몇 선생님들 무언가
뚝배기를 맛있게 열심히 드시고 계신다 .
" 자 ... 수용이도 , 여기 한그릇 먹어보거라 "
어머니 께서 차려 주시는 그 음식을 맛나게 먹는데
아무래도 언젠가 먹어봤던 그런 느낌의 맛 인데 , 일단은 맛 있다 .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 엄마 ... 지금 먹은 고기가 뭔 고기래유 ?
" ㅎㅎㅎ .... 아직도 네가 먹은게 뭔 고긴줄 모르겠니 ?
" 우리집에 뭔가 없어진거 모르겠니 ? "
" 글쎄요 ? "
그러면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데 .... 거려봤더니 .... 아이고 ....
글쎄 , 우리집 에서 예쁘게 키우던
삐삐 라는 이름의 검정 강아지가 보이질 않는다 .
삐삐 라는 이름도 , 어머니 께서 지어 주셨고
반짝 이는 검은 털이 멋졌는데 ...
" 엄마 ... 우리 삐삐 어디 갔슈 ? "
" 글쎄 ... 워디 갔을까 ? "
" 네 뱃속에 물어 보거라 ... ㅎㅎㅎ "
결국 ,
복날 이라고 , 우리집 삐삐는
국민 학교 , 소사 아저씨가 처리를 하고
어머니는 요리를 하시고
선생님들 , 나 , 모두들 맛나게 먹었던 것이다 .
쩝쩝 , 입맛을 다시며 바라보는 삐삐의 빈 개장이 허전하다 .
우리들 그때에는 집집 마다 , 개 한두마리는 키우고 있었다 .
노랑개 , 검정개 , 노랑개가 맛있다는 둥 , 검정개가 맛있다는 둥
어서 빨리 크거라 ... 볼때마다 군침을 흘리며 다녔고 .
닭들은 닭장에서 덩달아 커가고 있었을테지 .
수용이는
집에서는 닭띠 .
밖에서는 58 년 개띠다 .
60 여 평생 ,
그 무수한 복날을 용케도 잘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다 .
오늘은 말복날 .
냉장고에
닭, 돼지고기 , 오리 고기가 준비되어있는데
무얼 해 먹을까 ?
마누라 주문은 , 빨강 닭 도리탕 인데
아무래도 마누라 주문을 들어줘야겠다 .
더워도 너무 더운 날들이 계속 되고 있네요 .
그래도 세월 지나면 시원해 질테니
모든 분들 , 건강 잘 챙기시며
될수 있으면 ,
개고기는 피하고
닭이나 , 오리 , 돼지고기 쪽으로 드셔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