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처음 이별도 아닌... 이미 다섯번째 내딛는 발걸음에도 애정어린 배웅이 있다.
양주 산북초등학교 입구로 들어가 불곡산 중턱에 이르면 이런 산장이 하나 나타난다.
그곳의 친구덕에 이미 단골이 되어버린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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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산에서 직접 내고향 창신동 골짜기까지 차를 몰고 온 형님이 나와 또 다른 형님을 태우고 불곡산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형제와도 같은 친구를 만나 네 남자의 애틋하지도 절절하지도 않은 회포를 푼다.
물줄기는 크나 작으나 여전히 흐르고 있고 그 질의 차이는 결코 존재하지 않듯이 만남에는 동일한 소중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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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오래된 수레가 정지하듯...
세월의 흐름에 우리의 사랑이.. 그 정겨움이 조금 무디어 질뿐~~
그러나 사랑, 그 우정은 변하지 않음을 믿기에 그 믿음을 아끼고 즐기며 사랑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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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우리의 진실은 거짓일때가 있다. 우리의 위선이 때로는 진실이듯....
어두움을 찾았고 홀로 있기를 즐기던 때, 그리움은 친구였고 만남은 두려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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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아름다움! 그 본능을 위해 밖으로 나서면 어느 순간 추위를 피해 우리는 안을 갈망하는 방황의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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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재워 줄 것 같지 않은 산장이 이 밤도 함께 지새울 사람이 없음을 깨우치며 스쳐가니 아이러니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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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누군가의 손에서 소중하게 연주되었을 저 첼로는 어떤 이유로 저 구석에 우두커니 자리잡게 되었는지...
그 역시 찬란했던 시절을 그리워 하는건지 아니면 평안에 도취되어 불평없는 쉼을 얻은건지
혹은 영구적 가치로 스스로의 영광스러운 존재감에 빠진 건 아닌지...
벽에 걸린 낡은 사진들 조차도 말이 없고 이들의 정체성에 내가 근접한듯 편안함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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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일이 생명 연장의 도구만은 아님을 알기까지 우리는 소중하고도 숱한 만남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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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시간과 수많은 얘기들.. 그것을 함께 추억할 만한 사람들이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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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시간은 흘러 아쉬운 이 밤이 내게 찾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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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하!^^ 불곡산장 이로군요^^ 저 있는 곳에서 가깝답니다^^ 다른 말론 귀곡 산장이라고도요!^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