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빨리의 세상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2011/11/4 독서 : 로마 15,14-21 또는 로마 12,3-13
복음 : 루카 16,1-8 또는 요한 10,11-16 그때에 1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집사를 두었는데, 이 집사가 자기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2 그를 불러 말하였다. ‘자네 소문이 들리는데 무슨 소린가? 집사 일을 청산하게. 자네는 더 이상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 3 그러자 집사는 속으로 말하였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4 옳지, 이렇게 하자.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5 그래서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첫 사람에게 물었다. ‘내 주인에게 얼마를 빚졌소?’ 6 그가 ‘기름 백 항아리요.’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으시오. 그리고 얼른 앉아 쉰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7 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얼마를 빚졌소?’ 하고 물었다. 그가 ‘밀 백 섬이오.’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아 여든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8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 우리는 열심히 살아갑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는 시간에 어시장은 벌써 물건 흥정이 한창이고 새벽부터 지하철은 만원이며 재래시장의 500원, 1000원 깎기 흥정은 삶의 활기를 느끼게 합니다. 빨리빨리가 우리 일상의 구호가 된 지는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인생 일장춘몽이라는데 왜들 이렇게 열심히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좀 더 편안하게 살기 위함일까요? 하지만 오늘날 영혼은 점점 더 야위어 가는 것 같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가장 먼저 줄어드는 것은 기도시간이고 주일미사 참여도 늘 허겁지겁 정신이 없습니다. 휴가철엔 성당에 빈자리가 많아지지요. 그리고 연휴가 끼인 주일 다음에는 고백소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섭니다. ‘죄는 단 한마디, 주일미사 빠졌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주 외롭습니다. 일장춘몽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준다는데도 천당 보내 달라고 뇌물 쓰는 사람 하나 없고 성당 봉사직 한자리하겠다고 인사 다니는 사람도 없습니다. 당신을 따르는 그리스도 당원은 백 배, 천 배의 상급을 주겠다는데도 극성스런 당원이 갈수록 줄어듭니다. 그 당수가 무일푼의 백 없는 분이기 때문일까요? 엉터리 같지만 그 공약은 한번 믿어볼 만한데 말입니다. 하루 일과 중 기도시간이 가장 우선이면 참 좋겠습니다. 예수님을 닮고자 깨어 있는 사람이 많으면 행복하겠습니다. ‘빛의 자녀들인 너희가 세상의 자녀들보다 더 영리하구나.’라고 주님께서 칭찬하시면 더 큰 기쁨이 없겠습니다. - 정태연 수녀(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 -
출처: 라면식탁에 평화를... 원문보기 글쓴이: 이안드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