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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방송대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모닝듀
포르투나(Fortuna) 와 비르투(Virtu)
부제: - [군주론]에 대한 나의 이해의 한 조각 -
군주론 전체를 다루자면 너무나 많은 지면이 있어도 모자랄 지경이라서
내용은 대부분 생략하고 이해한 부분 중에서 한 퍼즐만을 잠깐 글로 써본다.
내게 있어서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정치철학자이기 이전에 위대한 스승이다.
역사를 바꾸어 버리는 혁명적이고 사상적인 책들이 많지만, 군주론만큼이나
정치와 역사를 뒤흔들면서 영향을 끼친 책은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군주론과 로마사 논고는 마키아벨리의 생의 커다란 열매이고 역사의 보물이다.
군주론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조금은 심적 부담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몇 번을
읽은 내 나름의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가벼운 주제들의 글이 읽기에 좋을 텐데
이런 무거운 주제의 글을 올리게 돼서 학우님들에게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든다.
군주론은 한편으로는 높이 평가받는 책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는
공격대상이기도 하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 때, 가톨릭에서는 금서로 지정 됐었다. .
-마키아벨리즘이라 일컫는 권모술수주의로 취급됨-
그가 말하는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은 어떤 이들에게는 상당히 거부감이 들게 한다.
공격의 대상이 되는 내용들을 보면, 이렇다.
[따라서, 권력을 유지하고자하는 군주는 상황의 필요에 따라서 선하지 않을 수 있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군주론 중 제 15장에서 -]
[군주 된 자는, 특히 새롭게 군주의 자리에 오른 자는, 나라를 지키는 일에 곧이곧대로
미덕을 지키기는 어려움을 명심해야 한다. 나라를 지키려면 때로는 배신도 해야 하고,
때로는 잔인해져야 한다. 인간성을 포기해야 할 때도, 신앙심조차 잠시 잊어버려야
할 때도 있다. 그러므로 군주에게는 운명과 상황이 달라지면 그에 맞게 적절히 달라지는
임기응변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면 착해져라. 하지만 필요할 때는 주저 없이 사악해져라.
군주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나라를 지키고 번영시키는 일이다. 일단 그렇게만
하면, 그렇게 하기 위해 무슨 짓을 했든 칭송 받게 되며, 위대한 군주로 추앙 받게 된다.]
[-자신의 군대에 대한 연민은 버려라.
행군의 지휘를 맡을 때는 ‘냉혹하다’와 같은 악평은 무시해도 좋다]
[-때로는 악평을 신경 쓰지 말고 악행을 실행해야 한다.
악평이 정권의 존망과 관련된 경우, 악평을 문제로 삼아선 안 된다.]
군주의 통치기술을 다룬 것인데, 군주가 국가를 통치.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권력에 대한 의지. 야심. 용기가 있어야 하며, 필요하면 불성실. 몰인정. 잔인해도
무방하고, 종교까지도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은 부분들이 서로 찬반이 엇갈리기도 하며 비난받는 내용들이다.
군주론은 또한 마피아들의 필독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인간의 본성을 정확히 꿰뚫어서 기술한 책이기 때문에 그것을 마피아들이 적용해도
통한다는 것이고, 실제로 마피아들은 군주론을 암송하다시피 한다고 한다.
종교까지도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변호(?) -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군주로써 성공하려면 먼저 좋은 법과 좋은 군대를 갖추어야 한다.”라고 전제한 다음
정치와 행정, 외교 등에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기독교적인 미덕은 잠시 잊어버리고 고대 영웅들의 비르투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고대의 영웅들은 때로는 거짓말도 하고, 잔혹한 살육도 저질렀다. 국가 간의 중요한 협상을
할 때 정직함에만 얽매여서 자국의 약점을 있는 그대로 말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살인하지 말라’는 말은 십계명에도
적혀 있는 기본적 도덕률이다. 그렇다 하여도 당장, 야심을 품고 쿠데타를 꿈꾸는 무리를 살육하지 않으면 지도자뿐
아니라 전 국민이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도 기독교적인미덕을 우선시하고 자기 영혼이 지옥에 떨어질 것만 겁내서
손을 쓰지 말아야 하는가??
이처럼, “필요할 때는 주저 없이 사악해져라”는 마키아벨리의 메시지는, "도덕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고 하는
니힐리즘(허무주의. 무. 도덕적 부정)의 뜻으로 말한 게 아니며, 더 큰 역사적 의의와 도덕을 위해서는 세세한 부분에서
악덕(필요악)을 행할 필요도 있다는 뜻이었다. 그것이 마키아벨리가 꿰뚫어 본 정치의 본질이었다.
그러나 그런 악평과 공격에도 불고하고 군주론은 당시 분열과 외국의 간섭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 상태에 빠진 이탈리아를
강력한 군주에 의하여 통일되기를 원하고 번영하기를 원했던 저자의 애국심의 발로라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며, 근대 정치학을
개척한 획기적 문헌으로 높이 평가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저술할 당시 상황은, 북부는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지배권을 주장하다가 13세기 이후 베네치아, 밀라노, 제노아 등 여러 도시들이 할거하는 상황이 되었고, 중부는 로마 교황청의 세력이 앞서는
가운데 피렌체, 시에나 등이 분립했으며, 남부는 비잔티움, 노르만, 이슬람 등에게 계속 정복되던 끝에 나폴리 왕국의 지배하에
있었다. 이처럼 잘게 갈라진 이탈리아는 서로 대립하고 전쟁을 벌이는 일이 끊이지 않았으며, 정치체제도 군주국, 공화국, 신정
정치체제 등 다양하여 “하나의 정부와 하나의 체제를 갖춘 강력한 통일 이탈리아”를 바라는 목소리가 나올 만도 했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1513년, 마키아벨리는 대사로 외교업무를 수행하며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만난 군주들 중에서 체사레 보르자와 교황
율리우스 2세를 모델로 하여 이상적인 군주 상을 논하며 군주론을 써서 피렌체의 권력자 로렌조 메디치에게 헌정한다.
*체사레 보르자에 대해서는 시오노 나나미가 쓴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이라는 책이 많은 참고가 되었다.
- 내가 읽은 책은 [한길사 출판: 시오노 나나미/르네상스 저작집3, 오정환 옮김]이다. 중세시대에 대한 시오노 나나미의
풍부하고 깊은 역사적 지식이 그녀 특유의 문체로 표현되어 있다. - 다 알다시피 그녀는 ‘로마인의 이야기’의 저자이고 로마에
대한 이해가 깊다.*
읽으면서 메모한 것 중 몇 가지들이다.
[-‘인간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행하지 않고, 마땅히 행해야 할 것을 행해야한다고 고집하는 군주는 권력을 유지하기보다는 잃기가 십상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나 선하게 행동 할 것을 고집하는 사람이 선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면, 그의 몰락은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권력을 유지하고자하는 군주는 상황의 필요에 따라서 선하지 않을 수 있는 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군주론 제 15장중에서-]
[-위대하고 고상한 정신을 통하지 않고, 물질적 대가를 주고 얻은 우정은 소유될 수 없으며, 정작 필요할 때 사용될 수 없습니다-]
[-인간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자보다 사랑을 베푸는 자를 해칠 때에 덜 주저합니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일종의 감사의 관계에 의해서 유지되는데, 인간은 악하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을 취할 기회가 생기면 언제나 그 감사의 상호관계를 팽개쳐버리기 때문
입니다. 그러나 두려움은 항상 효과적인 처벌에 대한 공포로써 유지되며, 실패하는 경우가 결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현명한 군주는 자신을 두려운 존재로 만들되, 비록 사랑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미움을 받는 일은 피하도록 해야 합니다. 미움을 받지 않으면서도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군주론 제17장중에서 -]
군주론의 한 줄 한 줄이 모두 의미 있고 값어치가 느껴져서 이렇게 몇 줄만을 요약하여 말한다는 게 사실은 군주론의 이미지를
떨어뜨릴까봐서 저어된다. 나는, 이러한 내용들을 마키아벨리즘이라고 몰아 부치는 견해에 대해서 현실적인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해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군주론에 담긴 내용들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롭고 정확한 통찰력
으로 분열되고 위기에 처한 이탈리아를 구하고자 하는 충정 하나로 쓰여졌다는 강한 인상과 경외심과 감동까지 느끼게 되었다.
또 한 가지 읽으면서 강하게 다가오는 마키아벨리의 중요한 언급이 있다.
바로 포르투나(Fortuna, 운명)와 비르투(Virtu,역량)이다.
*-운명 (포르투나): 실제로, 포르투나는 운명의 여신 이름이다.
영어의 행운(fortune)이라는 단어는 포르투나(fortuna)가 어원이다.
로마신화의 포르투나 여신은 한손에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돌리고 있는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녀가 두 눈을 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운명은 사람들에게 랜덤으로 작용한다는 상징이 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포르투나는 절대자적인
신이 아니며, 사람의 사정을 봐줘가면서 운명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게 아니라는 거다. 그것이 때로는 사람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비극의 공격이 될 수도 있고 행운을 가져다 줄 수도 있는 것이다. **
[저는 운명의 여신을 험난한 강에 비유합니다. ~중략~운명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운명은 자신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아무런 역량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그 위력을 떨치며, 자신을 제지하기 위한 아무런 제방이나 둑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곳을 덮칩니다. ~중략~ 하지만, 저는 신중한 것보다는 과감한 것이 더 좋다고 분명히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운명은 여성이고, 만약, 당신이 그 여성을 손아귀에 넣고 싶어 한다면, 그녀를 거칠게 다루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냉정하고 계산적인 사람보다는 과단성 있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매력을 느낀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운명은 여성이므로 그녀는 항상 청년들에게 이끌립니다. 왜냐하면 청년들은 덜 신중하고, 보다 공격적이며,
그녀를 더욱 대담하게 다루고 제어하기 때문입니다.-군주론25장중에서-]
[-불가피하게 수행하는 전쟁은 정의로운 전쟁이며, 무력에 호소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을 때, 무력 또한 신성한 것입니다‘-군주론 제 26장중에서-]
[-용맹(Virtu)은 광포한 공격에 대항하여 무기를 들 것이다. 전투는 짧을 것이니,
이탈리아인의 가슴에 조상들의 용맹이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 -페트라르카-
-군주론 제 26장 마지막에 쓴 인용 시구-]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이 비르투(Virtu, 역량)에 많은 비중을 실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상적인 군주 상을 논하는 내용들은 모두 군주 자신이 갖추어야 할 역량인 것이다. 포르투나가 어떻게 변덕스럽게
작용할지 모르지만, 군주 자신이 비르투를 갖추고 있으면 그 포르투나의 역량에 대항하여 이길 수 있는 거니까!!!
비르투를 ‘용맹’이라고 해설을 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군주론을 읽을 때는, 비르투적인 관점을 가지고 읽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깊이 있고 예리한 통찰력을 동원하여 학문적이고 체계적이며 실질적으로 제시한다. 아니, 강력히 권한다.
그가 권하는 이러한 비르투는 인간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에서 비롯된 것들이기 때문에 삶의 모토로 삼을만한
또 하나의 모범답안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가 군주론에서 보여준 정치사상이나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르네상스 말기 이탈리아의 사상가이며 피렌체 공화정부의 서기관으로 재직 중, 외교ㆍ군사면에서 활약, 동시에 정치ㆍ군사ㆍ
문학ㆍ역사 등 각 방면에 이르는 많은 저작을 남긴 사람, 니콜로 마키아벨리! 피렌체에 있는 그의 묘비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어떤 묘비명도 이 위대한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다.”-개인적으로 이 묘비명이 참 맘에 들어서 묘비명 펌 글에 나는 이 문구를
추가해서 [좋은예쁜글] 코너에 올렸다.
이런 뛰어난 인물이 역사상에 있었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포르투나적인 일이 될 수 있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개개인의 비르투이며, 자신의 비르투는 스스로 결정하고 만들어갈 문제라고 생각한다. 군주론의 내용 하나하나도 내게
비중 있게 다가왔지만 포르투나와 비르투라는 의미심장한 단어를 내 생각체계의 중심에 둘 수 있게 되었다는 자체가
내게는 행운이다. - 2011년 10월 31일 모닝듀 -
아래의 그림은 두 눈을 가리고 있는 포르투나 여신이다
(타데우스 쿤츠) **
첫댓글소비자, 대설, 동지, 성탄의 12월*^^**^^* 만복 축원과 함께*^^*더욱 건강 다복하시길 축원하며*^^**^^*<> 고창 고창 고창*^^*고맙습니다반갑습니다*^^*만사형통의 축원과 함께"고창" <고수고창공음대산무장부안상하성내성송신림심원아산해리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