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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아로하.... 나도 놀아줘. 아로하... 아로하 아로하......"
아까 그 전화통화 이후로 삐졌는지, 내가 놀러왔는데도 나에겐 눈길 한 번 안 주는 나쁜 놈.. 가서 니가 좋아하는 아민이랑
놀으라나 뭐라나... 똥강아지가 나만 보면 흥흥 거리는 것도 다 아로하의 이런 성격을 빼닮은 것 같다. 남가자 진짜 쪼잔하
게!! 무슨 잠이 그렇게 많은지 볼 때마다 거의 자고 있는 똥강아지를 침대 위에 눕혀놓고 그 옆에 팔베개를 하고 누워서 계
속 그 얼굴을 들여다보며, 잘자라고 배도 토닥여 주고 머리도 쓸어넘겨주며 볼에 뽀뽀해주고 이마에 뽀뽀해주고. 계속 짜증
나는 짓만 골라서 하고 있는 아로하. 난 바닥에 앉아서 침대 위로 얼굴을 내밀고 나한테도 관심 좀 가져달라며 계속 앵앵댔
지만, 계속 묵묵부답이다.
"쳇... 딸이랑 아주 사랑에 빠지셨어."
"쪽-"
"아오. 벌써 몇 번째야!!! 그만 하지???"
"너 아직 안 갔냐??"
"하.... 재수없어."
"뭐라고?"
"뭐!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늙은 놈이 귀는 밝아요.."
"야!!!!!!"
악!!!! 깜짝이야... 뒤에 한 말은 다 작게 떠들었는데도 귀가 어찌나 밝은지 하나도 안 놓치고 다 듣는 아로하. 짜증난다..
맘 놓고 욕도 못 하고!!!! 내가 니 누나였으면 넌 벌써 나한테 죽었어!!!! 태연하게 '왜' 라고 말하는 나를 아주 죽일 듯이
노려보는 놈. 그러거나 말거나, 난 침대 위로 올라가서 아로하를 옆으로 밀어버리고 똥강아지 옆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배
위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누워서 아로하를 바라보며 '삐돌이' 라고 했더니 또 흥분해서 날뛰는 놈.
"남자가 소심해가지고... 흥!! 나 잘래. 이따 11시 53분에 깨워."
"자긴 어딜 자!!!!"
아까 피자 먹으면서 샐러드랑 콜라를 너무 많이 먹었더니 아직도 배가 안 꺼져서 임산부처럼 배만 톡- 빵빵하게 튀어나와있
는 나. 엄청 깜찍하다.. 배부르니까 졸리고, 졸리니까 이제 점점 팔 다리에 힘이 풀려가기 시작하는데 옆에서 코 고는 똥강
아지까지. 몸이 순식간에 나른해져서 배를 몇 번 쓰다듬고 옆으로 돌아누워서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왜 자냐며 날 마구 흔
드는 아로하.
"야 꼴통!! 자지마!!"
"..."
"야. 야아!! 오빠 삐졌는데 안 풀어줄 거야???"
"뭐래... 나 졸려."
"난 너 삐지면 맨날 풀어주는데, 넌 왜 안 풀어줘?? 아아... 지애야아!"
얘 왜 이래?? 흐느적흐느적 내 팔을 잡고 흔들다가 갑자기 애교 섞인 말투로 내 이름을 부르면서 내 팔을 들고 옆구리에 얼
굴을 묻는 아로하. 안그래도 배불러 죽겠는데 돌덩이 같은 얼굴이 위에서 누르니까 진짜 토할 것 같다. 게다가 지금 교복도
꽉 껴서 숨쉬기도 힘든데 미친 토나와!!!! 말 하기는 귀찮고, 무거워 죽겠고.. 한 팔로 놈의 머리를 밀어냈지만 역부족이라
머리털을 잡고 뜯기 시작했다.
"아악!!"
"비켜.. 나한테 기대지마."
"꼴통!! 너 진짜 이럴 거야???"
"응. 졸려 저리 가."
왜 놀아달라고 할 땐 안 놀아주고 이제와서 뒷북이야.
"후우... 좋다고 매달릴 땐 언제고 이제 필요없다 이거지...?? 약혼식도 했으니까 이제 니 남자라 이거지...??
단물 다 빼먹고 이제 지겨우니까 꺼지라 이거지...?? 하아.... 나 혼자만 좋아하는 것 같애...."
침대에서 일어나 똥강아지를 안아들고 방을 나갈 때까지 혼자 신세한탄 하듯 계속 저렇게 꿍시렁 거렸던 아로하. 밖으로 나
가는 아로하를 한 번 쳐다보고 피식- 웃으면서 눈을 감았는데, 막 잠이 들려고 할 때쯤.. 갑자기 내 양팔 사이로 머리통 하
나가 다시 우뚝 솟아 눈을 뜨면, 똥강아지는 어따 버려두고 혼자 와서 내 품안으로 파고드는 아로하. 얼떨결에 안아주는 꼴
이 되어버렸다. 처음에는 얼굴 있는 데까지 쑥- 올라와서 입술에 쪽 뽀뽀하더니, 다시 기어내려가서 바로 가슴 아래 명치있
는 곳에 얼굴을 파묻고는 내 허리를 꽈악 끌어안는 아로하.
"잘자 공주님..."
의기소침해서 힘이 하나도 없는 목소리로 내게 잘자라고 말하는 아로하. 자는 척 대답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한참 후, 또
혼잣말로 계속 떠들기 시작한다.
"나도 사랑받고 싶다..."
"...."
"후우... 나도 아직 앤데. 어른인척 하는 거 엄청 힘들다."
"...."
"나도 가끔은 막 어리광부리고 싶은데, 우리 꼴통은 받아주지도 않고... 아 힘들어."
"풉."
정말인가?? 나랑 나이차이가 많이 날 뿐이지, 정말 전에 하실장 언니가 말했던 것처럼 보통 평범한 26살이였으면 아로하도
지금 그냥 취업준비생이거나 아직 학생일지 모르는 꿈 많고 하고 싶은 거 많은 남자 중 한명일 뿐인데, 어떤 기업에 큰 아
들로 태어나서 남들보다 어깨에 짐도 빨리 얹었고, 한참 어리고 철 없는 여자친구 어루고 달래주느라 정작 자신은 정말 어
른인척 밖에 못했으니... 갑자기 아로하가 불쌍해 보인다. 그리고 자기 맘도 몰라주는 나 안고 하소연 하는게 너무 귀여워
서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풉 웃어버렸더니, 갑자기 고개를 번쩍 쳐들고서 눈을 똥그랗게 뜬 채 나를 바라보는 아로하.
"자는 거 아니였어????"
"다 들으라고 한 소리 아니였어??"
머리카락을 만져주며 웃으면서 얘기하면, 괜히 창피한지 다시 고개를 숙이는 아로하.
"내 남자친구 짱 귀엽다."
"...."
"근데 로하야... 나 지금 배불러서 토할 것 같애. 자꾸 얼굴로 누르지 말고 엄마손 해줘."
허리에 둘러져 있는 놈의 팔을 푸르고 몸을 돌려 똑바로 누우면, 슬금슬금 위로 올라와서 자신의 팔로 머리를 받치고 내 옆
에 누워 한손으로 배를 잘 쓰다듬어주는 아로하. 아직도 얼굴이 살짝 빨간 것이, 맘 같아선 볼따구를 앙- 깨물어주고 싶다.
가만히 시체처럼 누워서 내 배를 살살 쓰다듬어주고 있는 아로하의 옆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꽤 진지한 말투로 내게 말하
는 아로하.
"근데 꼴통. 도대체 얼마나 먹은 거야?? 배가 너무 많이 나왔어. 배에 바가지 얹어놓은 것 같애."
"바가지???"
"응... 대박인데?? 뭐 먹었어??"
"피자 네 조각이랑, 샐러드 다섯 접시랑, 콜라 네 잔."
"너 혼자 그걸 다 먹었어??"
"응... 아민이가 내 배보고 이티 같다고 하더라."
사실 아까 더 먹으려던 걸 만두 오빠가 말리는 바람에 더 먹지 못했다. 나를 아주 경이롭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아로하.
"너.. 교복이 아주 터질 것 같애."
"응!! 가슴이 쪼여."
"배가 더 쪼이는데.... 속에 티 입었지? 벗어. 답답해 보인다."
"벗겨줘~"
"어??"
"나 지금 너무 배불러서 손가락이 흐물흐물 힘이 하나도 없어."
"...."
"빨리이!! 나 이러다 진짜 침대에 토할지도 몰라."
벌써 먹은지 두 시간 반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소화가 안 된 내 배. 원래 인스턴트 음식들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금방 배가
꺼지는데 오늘은 오래 간다. 신기하다.. 여전히 시체처럼 누워서 교복 블라우스를 벗겨달라는 내 말에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천천히 일어나서 내 옆에 앉는 아로하. 묘한 얼굴로 미간을 한 번 좁히고 젤 위에 단추부터 두 번째 단추까진 아무
탈 없이 무난하게 잘 풀러주다가, 세 번째 단추를 손에 댈 때부터는 갑자기 손을 덜덜- 떨기 시작하는 놈. 꼴깍 침을 삼키
는 놈의 목젖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꼴통..."
"응???"
"아직도 손가락이 오징어같애?"
"응. 흐물흐물 오징어."
"후우.. 그냥 답답해도 좀만 참아!"
갑자기 손을 떼고 내 옆에 벌러덩 누워버리는 아로하.
"으윽- 토... 우웩!!"
나한테 아예 등을 돌리고 누웠던 아로하가... 내가 토하는 시늉을 하자 빛의 속도로 벌떡 일어나서 거리를 두고 앉더니, 멀
쩡하게 웃고 있는 날 보고 노려보기 시작해. 헤헤헤- 웃으면서 옆으로 가 앵기면, 어이없단 표정으로 날 한 번 바라보고 곧
피식 웃으면서 같이 안아주는 아로하.
"오빠."
"왜?"
"나랑 있으면 막 떨려??"
"...."
"응??"
"아니..."
"거짓말.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데??"
"내 심장은 원래 콩닥콩닥 뛰어."
"바보!!"
내가 듣고싶은 말은 그게 아니란 말이지. 아까 지 혼자 좋아하네 어쩌네 하면서 꿍시렁 거리더니, 이제 억울해서 자기 마음
꽁꽁 숨겨두려고 하나??? 오늘은 뽀뽀도 한 번 밖에 안 해주고.... 흥!! 속상해서 안고있던 손을 푸르고 돌아서 앉으면, 다
시 내 배를 끌어안고 뒤로 쭈욱- 당기면서 아주 꽈악 안아주고, 내 오른쪽 어깨에 얼굴을 묻는 아로하.
"안 떨린다는 거 거짓말이야. 지금도 막 떨려. 미칠 것 같애."
"놔... 필요 없어."
"정말??"
"응..."
"오빤 지애 필요한데."
"그래도 난 너 필요 없어..."
"그래도 오빤 우리 지애 필요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내가 필요다하고 말 하는 아로하 때문에 살짝 고개를 돌려 바라보면.. 입술을 포개고 천천히 내 입술을
탐하는 아로하. 매일 하는 키슨데도 오늘따라 가슴이 벅차고, 설레이고, 자꾸만 두근두근 떨려오지만, 프로답게 정신을 차
리고 열중하고 있으면 어느샌가 배에서부터 슬금슬금 위로 조금씩 올라오는 아로하의 손.... 하악!! 내 이 인간을 진짜!!!
바로 밀치면서 뭐 하는 짓이냐고 막 따지려다가 일단 그냥 참아보기로 했다.
후아후아... 설마 변태처럼 내 가슴을 만진다거나....... 하진 안겠지!! 그럼 진짜 실망이야.... 실망.... 헉!! 이건 뭐야.
뭐지???? 쪼끔쪼끔씩 올라오던 손이 내 가슴이 아닌 어깨로...... 헐. 내 어깨를 잡고 천천히 날 돌려 앉히는 아로하. 근데
나 왜 이렇게 실망스럽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야 홍지애. 혼자 김칫국 엄청 마셨구나 너. 창피하다. 진짜
괜히 꼴통이 아니다 너.
갑자기 난 여자로써 사랑받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어이없는 생각에 키스하다 말고 그냥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하긴.. 나이
도 내가 한참 어린데 내가 여자로 보이기나 하겠어??? 다른 남자들은 키스하다가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실수로 가슴도 만지
고 한다는데, 아로하는 어떻게 된 게 실수는 커녕 매너가 너무 좋아서 탈이다. 근데 그게 이렇게 화가 날 줄이야... 갑자기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 무슨 어린 애들 소꿉장난 하는 것도 아니고!! 2살짜리 애까지 있는 마당에 불구도 아닐텐
데, 젠장!! 내가 여자로써 그렇게 매력이 없나????
"왜 그래...??"
갑자기 우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여버리는 나 때문에 걱정되는 말투로 묻는 아로하. 내 양쪽 어깨에 손을 올리고 고개
를 숙여서 조심스럽게 내 얼굴을 들여다 보면.. 난 그 시선을 외면해버리고 조용히 침대 위에 누웠다. 등을 돌리고 누워서
아주 의기소침한 말투로.
"오빠....."
"응 지애야. 어디 아파??"
"아니..."
"근데 갑자기 왜 그래? 오빠가 뭐 잘못했어??"
니가 뭐 잘못했냐고...??? 아, 나 갑자기 진짜 화나!!!
"멍청이. 넌 그렇게 착해빠져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러냐??"
"어???"
"마음에 안 들어!! 난 나쁜 남자가 좋단 말이야!!!"
"어???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난 쫌... 거친 남자가 좋다구."
"헐.."
아마 어이가 없겠지. 본인이 쫌만 서운하게 해도 금방 토라지고, 쫌만 무섭게 하면 금방 쫄아서 작아지고, 계속 그러면 죽
인다고 같이 덤벼서 미친 듯이 까불어대는 애가 뜬금없이 나쁜 남자가 좋다니. 게다가 거친 남자가 좋다니.. 아마 날 또라
이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미 여자로써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난, 황당한 듯 어이없어하는 아로하를 앞에
두고 계속 미친 소리만 해대고 있다.
"아로하. 너 밤일 잘 해???"
아예 손까지 치켜 세우고 손가락으로 떡하니 가리키며 당당하게 물었다. 너무 뻔뻔하고 노골적인 내 질문에 적잖게 당황한
듯 입을 쩍 벌리고 날 바라보는 아로하. 알 거 다 아는 사람이 왜 저래???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응. 잘 해???"
"갑자기... 왜 이래??"
"그냥. 미래의 내 남편이 잘 하나 못 하나 궁금해서!"
진심으로 궁금해. 보통, 여자든 남자든 내숭떨면서 못하는 사람보단 차라리 잘 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니까. 처음엔 나를 그
렇게 황당하게 쳐다보더니 갑자기 웃으면서 내 위로 비스듬히 눕는 아로하. 한쪽 팔꿈치로 몸을 지탱하고 누워서 또 한손으
론 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묘하게 씨익 웃더니 내 눈을 지그시 바라보곤.
"그럼 넌...??"
"뭐???"
"꼴통은 밤일 잘 해??"
"헐... 변태."
"왜?? 나도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또 내가 실수한 거야??"
"아...니!! 뭐 그런 건 아니고!!"
점점 흔들리는 내 페이스. 이런 얘기 계속 해봤자 나한테 좋을게 없으므로 최대한 태연한 척 일어서려고 했지만, 내 어깨를
손가락 하나로 아주 가볍게 밀어눕히는 아로하. 점점 눈빛이 야릇하게 바뀌고 내 머리카락을 만지던 손으로 이제 입술을 어
루만지며.
"근데... 남자가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거야?"
머엉...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이럴까봐서 내가 빨리 자리를 뜨려고 했던 건데... 젠장. 이런 질문엔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이 없다. 왜냐면..... 난 경험이 없으니까. 하지만 또 그렇게 말하긴 자존심이 상하잖아!? 얜 똥강아지 엄마 말고
도 많이 해봤을 텐데. 아, 억울해!!!! 시집 가기 전에 바람 한 번 펴???
내가 속으로 이딴 쓰레기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도 계속 내 입술을 만지작거리면서 수 없이 뽀뽀 하고, 가볍게 키스
도 하면서 이상한 눈빛을 보내는 아로하. 짜증나서 인상을 팍 쓰고 쳐다보면, 나보다 더 황당한 소릴 해대는 놈.
"너 하고 싶지?"
"뭐..???"
"궁금하지? 어떤 느낌인지."
"....나도 알거든???"
"정말?? 근데 왜 하나도 모르는 얼굴이지???"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 나참 어이가 없어서!!!!"
대체 뭘 보고 눈치 챘는지 모르겠지만, 정곡을 찔려 제대로 뜨끔했던 나. 오바스럽게 놈을 밀치고 일어나 성킁성큼 문을 향
해 걸어가면, 어디가냐고 소리치는 놈에게 집에 간다고 더 크게 버럭- 소리지르고 방문을 통과하자마자 미친듯이 뛰어 집까
지 한달음에 달려왔다.
그리고 며칠 후.. 요즘 날씨도 점점 쌀쌀해지고 가을여자로 변신이나 할까 해서 애란이와 같이 미용실에 와있는 나. 중학교
때 이후로 한 번도 짧은 머리는 해본 적이 없는데, 오늘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몇 년 만에 처음으로 긴 머릴 포기하고 싹뚝
잘라버린 나. 거의 허리까지 내려오던 긴 머리카락이 이제는 어깨 위에서 찰랑거리고, 앞머리도 조금 다듬어서 눈썹을 살짝
덮는 길이. 전체적으로 동그랗게 말려들어간 굵은 웨이브까지... 완전 쩐다. 귀여움의 극치!!
"야... 원래 남들은 머리 짜르면 더 어려 보이는데, 넌 왜 더 들어보이냐....."
"죽을래??? 귀엽기만 하고만!!"
"송이버섯같애."
"짜증나!!! 한효주 머리야!!"
"꺄악!!!! 지애야!!!!!!! 너 머리!!!!!"
미용실을 나와서 애란이와 내 머리가지고 티격태격하고 있는데, 멀리서 우릴 보고 달려 온 소아가 짧아진 내 머릴 보고 꺅
꺅 거리며 오두방정을 떨더니, 또 한 번 내 가슴에 잔인한 비수를 꽂는다.
"짱 귀여워!!!! 버섯돌이 같애!!!!"
"하앙. 나 머리 다시 붙이러 갈 거야!!!!"
"오- 노노!!! 지금 얼마나 귀여운데!!"
"버섯돌이 같다며!!"
"그거 칭찬이야. 난 아무한테나 버섯돌이 같다고 안 해!!"
또 저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나를 위로하려고 하는 소아다. 젠장.. 착한 내가 그냥 넘어가줘야지 어쩌겠어. 다들 내 미
모를 시기해서 저러는 것일 텐데. 이렇게 예쁜 버섯 봤어?? 한바탕 내 마음을 쑤셔놓고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간
소아. 근데 내 머리가 정말 그렇게 버섯같나??? 길을 걷다 쇼윈도에 비춰 본 내 모습... 상큼하기만 하다.
"애란. 근데 너 왜 요즘 개류랑 안 놀아??"
"몰라!! 걔 괜히 삐져서 나랑은 말도 안 해."
"왜???"
"몰라 완전 웃겨!! 갑자기 지가 빵으로 보이냐고 막 혼자 흥분해서 따지더니 편의점에서 빵 하나 사주고 쌩 가버리더라??
사줄 거면 우유랑 같이 사주던가, 나 목말라 뒤지라고 빵만 사주고 갔어. 나쁜 놈.."
"진짜?? 썩었다."
"그치?? 내가 그런 놈이랑 지금 왜 사귀고 있는지 몰라."
"그러니까. 당장 헤어져!"
"싫어."
"왜??"
"그래도 개류가 돈이 많아서 맛있는 건 많이 사주거든."
"근데 애란아???"
"응!!"
"저거 개류 아니야????"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 그러니까 우리가 있는 곳에서 대충 235미터쯤 떨어진 곳에 다른 여자와 팔짱을 끼고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개류 놈. 뭐가 그렇게 좋은지 연신 기분 좋게 웃어대며 방방 뜬 얼굴로 개류 놈의 팔에 팔짱을 끼는 여자와,
그 손을 뿌리치며 살짝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개류. 저건 도대체 무슨 상황일까?? 바람피는 남자의 표정 치곤 썩 좋지
가 않단 말이지.
"저 둘이 무슨 사이일까...??"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어?? 애란아!! 오애란이!!!"
갑자기 무시무시한 얼굴로 개류놈을 노려보고 홱 돌아서서 반대방향으로 걷는 애란이. 왐마.. 방금 전까진 먹을거만 아니면
당장이라도 헤어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더니, 막상 개류 놈이 다른 여자랑 있는 거 보니까 열 받나??? 그래도
꼴에 남자친구라고 지금 화나는 거야??? 큭... 귀엽다 오애란.
"어!! 쟤네 클럽 간다!!!!!"
"뭐??"
"따라가자 재밌겠다!!!"
따라갈까 말까. 따라갈까 말까. 눈썹을 심하게 꼼틀거리며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 애란일 막무가내로 질질- 끌고 가자, 갑자
기 이런 모습으로 가면 안 된다며 아무도 못 알아보게 변장을 해야 된다고 나보다 더 무지막지한 힘으로 날 다시 반대로 끌
고 가는 애란이. 왠 가발집에 들어와서는 어리둥절해서 쳐다보고 있는 내게 이것저것 씌워보더니 보이쉬한 와인색 커트머리
가발과 그냥 평범한 레이어드 컷의 단발머리 가발 하나를 골라서 나보고 계산하라는 애. 얼떨결에 계산까지 다 하고 나왔더
니 이번엔 또 화장품 가게다.
"야.. 지금 뭐하는 거야?"
"지애야. 이게 바로 스모키 메이크업이란다. 들어는 봤니??"
"내가 바보냐???? 근데 지금 이걸 왜 하냐고!! 나 화장 찐하게 하는 거 싫은데."
"가만히 있어봐. 몰래 염탐하러 가는데 들키면 재미없잖아."
아....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군??? 어쨌든, 화장품 가게에서 풀 메이크업을 하는 창피한 짓을 하고 나와서 근처 건물 화장실
에 들어가 가발을 쓰고 나온 우리. 원래 머리하고 놀려고 나왔던 거기에 굳이 옷까지 갈아입을 필요는 없었고, 거울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한마디로 대박. 말 그대로 완벽했다.
손가인 맞먹을 정도로 찐한 눈 화장을 하고 난생 처음 껴보는 회색 렌즈를 꼈더니 그 자체로도 완전 딴 사람 같은 난데, 머
리까지 짧으니 정말 몰라볼 정도였다. 게다가 유난히 하얀 피부에 와인색 머리카락이 꽤나 잘 어울렸다. 순진한 버섯돌이에
서 왕 도도한 신비주의 컨셉으로 바껴있는 나. 그리고 반대로 원래 무지 털털하고 도도하게 생겼던 애란인 순정만화에나 나
올법한 청순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변신해 우리 둘이 같이 서있는게 영 그림도 맞지 않고 어쩐지 너무 안 어울려 창피하기까
지 하지만, 우리끼리는 너무 맘에 들어 씨익- 웃곤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19.
"야... 없어. 안 보여. 이것들 룸에 들어간 거 아니야???"
"그럼 다른 일행도 있다는 소리네."
"왜?? 둘만 갔을 수도 있지!!"
"둘이 왜!!!! 너 지금 나 열받게 하려고 작정했냐???"
"이야이야. 얘 흥분하는 것 봐!! 너 개류 좋아하는구나!!!!!"
"닥쳐!! 웃기지도 않아 진짜!!!"
아니면 아닌거지 왜 소린 지르고 난리야??? 얘 진짜 개류 좋아하는 거 아니야??? 계속 놀리고 싶었지만 한 번 더 놀렸다간
왠지 한대 맞을 것 같아서 조용히 입다물고 혼자 킥킥대고 있는 나. 아류 놈은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룸을 다 뒤질수도
없는 노릇이고.. 똥씹은 얼굴로 다리를 꼬꼬 앉아서 병나발을 불고 있는 애란이에게.
"애란아. 너 지금 니 이미지랑 하는 짓 완전 안 어울리는 거 알지? 인상 좀 펴."
"니가 좀 펴줄래??"
"아니다. 계속 그러고 있으렴..."
"....."
"....."
"근데 애란아. 나 진짜 궁금한 거 있는데!!"
"어."
"무서워 애란아... 어말고 응이라고 해주면 안 돼???"
"어."
"....나 화장실 좀."
류가 보이지 않자 완전히 저기압으로 변해버린 애란일 혼자 감당할 자신이 없어져 잠시 화장실로 도망가는 나. 놀랍다. 여
태껏 단 한 번도 애란이의 저런 모습 본 적 없는데, 남자친구가 바람 피는 장면을 목격하면 방방 뛰면서 울분을 토하던 애
가 고작 떨떠름한 표정으로 팔짱끼고 있던 걸 보고 저렇게 기분이 다운 될 수 있나??? 차라리 방방 뛰는게 낫지!!! 무서워
죽겠어...
유치하게 옆머리에 리본 삔까지 꽂아주고 핑크빛 아주 사랑스러운 모습을 하고서 오만상을 쓰며 허공을 노려보고 있는 애란
이. 반대로 난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것처럼 독하게 메이크업을 하고선 불쌍한 표정으로 화장실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데, 갑자기 만취한 아낙네 하나가 입을 가리고 급하게 내쪽으로 달려오더니 '우웩!!!!' 하며 속을 다 비워내기 시작했고...
엄청난 양의 분비물이 쏟아져 나오는 걸 바로 앞에서 똑똑히 목격하며 벌떡 자리에서 튕겨일어난 나.
"으아악!!!!"
하마터면 그 더러운 걸로 세례를 받을 뻔 했던 난 기겁하며 통로를 달려나오기 시작했다. 근데 이 와중에도 방금 무심결에
그냥 지나쳤던 여자가 누군지 기억해낸 내 비상한 버리에 감탄하며, 급하게 테이블까지 뛰어와 숨을 헉헉거리고 있으니 왜
그러냐는 듯 황당한 표정으로 날 올려다보는 애란이.
"하악하악. 찾았어!!!"
"뭘?"
"아까 개류랑 팔짱끼고 있던 여자! 지금 똥싸러 화장실 갔으니까 금방 나올 거야!!"
"...똥????"
"응!! 아마 술똥 싸러 갔을 껄?? 암튼, 방금 나랑 화장실 앞에서 마주쳤으니까 나오면 우리 미행하자!!"
오랜만에 활짝 웃어주는 애란이다. 이런... 무서운 년. 남자에 눈이 멀었어!! 개류를 좋아하는게 분명해. 다만 아직은 지도
인정하기 싫을 뿐이야. 으하하하!!! 오늘 하루 불쌍한 친구를 위해 이 한 몸 받치리.
"목소리 가다듬고. 흠흠!! 자체변조 해야 하는 거 알지??"
"응. 크흠..!!"
"표정관리도 쫌 하고!! 너 개류 앞에서도 아까처럼 그렇게 인상쓰고 있음 바로 걸린다???"
"알았엉."
"오 그런 말투 좋아!! 애교 작살."
"히히."
"적당히 해."
적당히 하라는 말에 급 표정을 굳히는 애란이다. 후아.... 이래서 잘 할 수 있을까???? 어쨌거나, 똥녀가 나올 때까지 화장
실 입구만 바라보고 있다가 똥녀가 나오는 동시에 벌떡 일어난 우리. 티 안나게 그녀의 뒤를 밟으니 역시나 룸 안으로 들어
가는 똥녀. 난 역시 천재였다. 그나저나 이제 몇 번 룸인진 알아냈는데 도대체 여길 어떻게 들어갈까 문 앞에 서서 한참 고
민하다가 아주 비장한 얼굴로.
"애란. 언니 믿지??"
"믿어!!"
"그럼 잠깐 떨어져 있어봐."
잠깐 애란이를 떨어트려 놓고 무작정 문을 벌컥 열어제낀 나. 그리고 그 순간 한꺼번에 쏟아지는 수십개의 시선에 당황해서
문 앞에 그대로 굳어버린 나. 헉... 내가 아는 얼굴이 개류 놈과 똥녀가 전부가 아니였다. 만식이 오빠와 아민이는 여기 왜
있는 거지???? 뜻 밖의 인물들을 보고 더 당황해서 문 앞에 계속 서 있으면, 친절하게 먼저 말 걸어주시는 이름 모를 사람.
"무슨 볼일이라도..."
"아.. 죄송합니다! 제가 방을 착각해서."
염탐이고 뭐고 그냥 때려치는게 낫겠다 싶어서 급하게 문을 닫고 나오려는데, 문이 닫히기 직전에.
"잠시만요!!!"
"네...??"
"혹시 일행있으면 저희랑 같이 놀래요??? 보시다시피 여자가 없어서."
그러고 보니까 똥녀 빼고는 다 남자네..?? 여자가 없다는 친절남의 말에 살짝 티 안나게 인상을 찌푸리는 뚱녀. 오예- 일이
생각보다 술술 잘 풀리는구만!? 나는 아주 잠시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가 곧 웃으면서 친구를 데리고 오겠다며 문을 닫았고,
그 벽에 5분 동안 서서 애란이와 실실 쪼개고 있다가 룸 안으로 들어왔다. 몇 살이냐고 묻길래 꼭 짠 것처럼 동시에 21살이
라고 대답한 우리. 야류 놈이랑 뚱녀 빼곤 다 23살이라고 하는 걸 보니,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아류 친구들인가 보다.
"근데 왠 케익이에요?"
"아~ 오늘 이놈 생일이거든요."
"아... 축하드려요.."
테이블 위에 초와 함께 처참하게 뭉개져 있는 케익을 보고 별 생각 없이 물었다가 오늘이 아민이 생일이란 말에 완전히 벙
찐 나. 하마터면 아까처럼 또 멍때릴 뻔 했는데 얼른 정신 차리고 어색하게 웃으며 생일 축하한다고 하자, 그냥 별말 없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떡거리며 감사의 표시를 하는 아민이. 아무도 못 알아보는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한데..... 어떡해. 아류
생일은 까먹어도 아로하랑 아민인 생일이 가까워서 한 번도 잊어본 적 없는데 이번엔 왜 까먹었지?? 아직 생일 축하단다는
말도 못해줬는데.... 갑자기 미안해 죽겠다.
아 그나저나 저 똥녀는 아까부터 날 왜 저렇게 노려보는 거야???? 아류 놈 옆에 딱 붙어 앉아서 계속 날 노려보고 있는 애.
왜 저래?? 지금 니 옆에 앉아서 곁눈질로 널 노려보고 있는 애란인 안 보이니??? 조심하렴. 허튼짓 했다간 머리털 다 뜯길
지도 모른다!!! 난 괜히 날 노려보는 똥녀를 같이 한 번 노려봐주고 앞에 놓인 얼음물을 들이키며 슬쩍 옆을 바라봤다.
아까부터 계속 수시로 핸드폰만 들여다 보며 별로 좋지 않은 표정으로 술만 마시고 있는 아민이. 생일인데 좋아보이긴 커녕
너무 우울해 보여서 괜히 걱정되는 나. 술도 벌써 꽤 많이 먹은 것 같은데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멀쩡한 걸 보니 엄청 잘 마
시나 보다. 아무튼, 룸에 들어온지도 벌써 50분이 넘어가고 이제 서로 말도 트며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갈 때.. 갑자기 왕
게임을 하자고 난리인 똥녀. 난 싫다고 했지만 나랑 아민이 빼곤 다들 하자는 분위기여서 결국 숫자가 써진 담배 하나를 고
르고 있는 나. 제발 내가 왕이길 바랬지만 하늘은 날 버렸다.
"누가 왕이야???"
"나. 그럼 이제 시작한다. 1번이 5번 무릎에 앉아서 3분동안 찐하게 키스."
헐.... 만식이 오빠. 오빠 원래 이런 사람이였어요??? 왕이 되더니 한치의 망설임 없이 재밌는 얼굴로 저딴 걸 시키는 만식
이 오빠. 조금 실망이다. 그나저나 어쩔거냐고!!!!! 왜 1번이 나야???? 시발시발. 어떤 놈인지 5번이라고 떠들기만 해봐!!!
바로 죽!!!!
"1번 누구야?"
헐..... 맙소사. 염탐이고 나발이고 때려치자 했을 때 바로 때려쳤어야 했는데. 보니까 아류랑 똥녀랑 이상한 것도 없구만
게임 시작하기 전에 그냥 박차고 나갔어야 했는데!! 정말 표정 하나 안 바뀌고 여유롭게 1번이 누구냐고 묻는 아민이 때문
에 망연자실한 나. 여태 아민이랑 뽀뽀는 수 백번을 넘게 해봤어도 키스는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이건 뭐...
이제 우린 형수와 도련님이 될 사이라 뽀뽀도 하면 안 된다며 선을 긋던 아민이랑 키스를 하게 생겼으니 머리 속은 복잡해
지고, 그렇다고 내가 여기서 갑자기 정체를 밝히면 그것도 상황이 웃길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되지 하다가 일단 무조건 못
한다고 해야겠다 결심하고 내가 1번이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너야??"
내 손에 들려있는 담배를 보더니 먼저 너냐고 묻고, 내가 놀라서 고갤 돌려 바라보면 피식 웃으면서 바로 내 입술을 덮치는
아민이.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원래 왕이 시키는대로면 내가 아민이 무릎 위에 앉아서 키스하는 건데!!! 얜 왜 지
가 내 입술을 덮치고 난리야???? 근데 어떡해.... 눈 깜짝할 새에 내 입안으로 들어오는 아민이의 혀 때문에 완전히 굳어버
린 나. 담배피는 건 못 봤는데 우리가 오기 전에 담배도 피웠었는지, 술맛이랑 섞여서 알싸한게 아로하랑 할 때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아,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이걸 어째. 이걸 어째!!! 갑자기 아까 화장실 간다고 자리를 비웠던 친절한 놈이 몹시 원망
스러웠다. 원래는 나랑 아민이 사이에 앉아있었는데, 화장실 간다고 나갔다 오면서 다른 곳에 자리 잡고 앉아 아민이랑 바
로 옆자리가 되는 바람에 내가 피할 시간도 없이 당한 것이다.
"야... 너 괜찮아???"
키스가 끝나고 정확히 3초 동안 멍때리고 있다가 얼빠진 얼굴로 자리를 박차고 나온 나와, 그런 나를 뒤따라 와서 괜찮냐고
묻는 애란이. 애써 태연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 있지만 솔직히... 충격이 너무 크다!!!! 기분이 나쁘고 그런게 아
니라, 정말 말 그대로 충격이 너무 커.
"으아앙. 나 어떡해!!! 아로하가 알면 나 죽이려고 할지도 몰라!!!"
"걱정하지마. 너네 서방님한텐 내가 평생 비밀로 해줄께!! 근데... 너네 진짜 찐하게 하긴 하더라."
"으... 흐아아!! 이건 진짜 말도 안 돼!!! 근데... 훌쩍. 아민이 키스 엄청 잘 해."
"그래????"
"엉... 흐윽. 대박이야. 으어엉!!"
"그럼 그냥 웃고 넘겨."
"...그럴까??"
찔끔 흘러나온 눈물을.. 화장이 번질새라 얼른 조심스럽게 닦아내고, 코를 훌쩍거리면서 상큼한 밤 공기를 마시며 바보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 나. 그런데 언젠가 세상에 나처럼 단순한 애는 없을거라며 한심한 듯 바라보던 아류 놈의 얼굴이
갑자기 떠오르면서, 도대체 똥녀와는 어떤 사인가 또 궁금해지기 시작했는데.
"야!!! 너 거기 서!!!!!!"
어느새 따라나와서는 삿대질을 하며 우리쪽으로 무섭게 다가오는 똥녀.
"쟨 뭐야...??"
"몰라..."
어쩐지 똥녀의 손이 애란이보단 나를 가리키고 있는 것 같아서.. 지금 잡아먹을 듯이 인상쓰고 있는 저 얼굴이 나를 위협하
고 있는 것 같아서.. 애란이 등 뒤로 숨어 고개만 빼꼼히 내밀고 똥녀를 바라보고 있으면, 바고 코앞까지 와서 쉬지도 않고
날 향해 계속 미친듯이 쏘아대는 애.
"너 이 미친년아. 누가 우리 민이 오빠랑 키스하래!! 키스까지 했으면 골탕 좀 먹이게 끝까지 앉아있을 것이지
누가 내빼래!!!!"
"엥??"
"니가 방금 키스한 남자 내가 2년동안 짝사랑 한 남자란 말이야!!!!!!"
뭐야!!! 그럼 똥녀가 좋아하는게 아류가 아니고 아민이였어??? 근데 왜 얘는 아류한테 팔짱을 끼고 난리야???? 그것만 아니
였음 우리가 염탐한다고 나이트까지 따라들어 갈 필욘 없었는데!!!!
"야!!!! 너 지금 장난해?? 애란아 헤치워!!!"
여전히 애란이 등 뒤에 서서 똥녀를 헤치우라고 말하면.. 가소롭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며 소매를 걷어 올리는 똥녀. 그러나
거기에 뒤질 애란이가 아니였다. 룸에서 보여주었던 청순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바로 벗어던지고 원래의 애란이로 돌아와 인
상 한 번 팍 써주면 그것만으로도 기선제압이 가능하지만, 옵션으로 손을 번쩍 치켜 올려 때리는 시늉까지 해 바로 깨갱 하
는 똥녀와 여유롭게 꺼지라고 말하는 우리 오애란이. 내 친구지만 절대 만만히 볼 애는 아니다. 절대로..
지금 바로 물러서지 않으면 정말로 머리통이 날아갈 것 같으니까 분한 듯 씩씩대며 돌아서는 똥녀. 애란이에게 잘했다며 옆
구리 한 번 찔러주고 시계를 들여다보니 아직 12시 4분 전....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아민이에게
전화를 걸었고, 평소처럼 밝게 전화 받는 아민이.
-홍아! 이 시간에 웬일이야?
"오빠아...."
-응??? 왜 갑자기 오빠라고 해??
아로하네 부모님 앞에서만 가끔 오빠라고 부르고 다른 때엔 절대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 내가 오빠라고 하니, 오히려 나보다
더 어색해 하는 아민이다.
"민아아...."
-응. 왜 그래??
"미안해..."
-뭐가???
"오늘 생일인데 너무 늦게 전화해서... 그래도 생일 축하해!!"
원래는 12시 땡하면 내가 제일 먼저 생일 축하한다고 말해줬는데, 올해는 반대로 생일 다 끝나기 직전에 전화해서 생일축하
한다고 말하고 있는 나. 이잉. 꼭 자식 생일 까먹은 것처럼 너무너무 미안하고 슬프다. 그런데..
-나 오늘 생일 아니야 홍아.
"응???"
-오늘 내 생일 아닌데!! 바보.
"멍청이!! 오늘 생일 맞잖아!! 왜 거짓말 해??"
-악... 들켰네?
뭐야.. 착해빠져가지고, 내가 미안해하니까 지 생일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해버리는 아민이. 저렇게 바로 인정해버릴 거면서
거짓말은 뭐하러 해?? 너무 착해서 거짓말도 잘 못하면서!! 아... 우리 아민이 누가 데리고 갈지 참 복도 많다.
"아민아!! 내일 뭐해??"
-아무 것도 안 해.
"학교 안 가???"
-응~ 수업 없는 날이야. 왜??
"그럼 늦잠자고 나랑 놀자!!"
-그래! 홍이는 몇시에 끝나??
"3시!! 데리러 올 거야???"
-응. 데리러 갈께~
"아싸!! 그럼 내일 봐 아민!!"
-응!! 내일 봐 홍!!
.
.
.
"야 홍지애."
"왜."
"나랑 놀자."
"싫어."
"왜!!"
"애란이랑 뽀뽀해. 그럼 놀아줄께."
"뭐???"
"너 미쳤냐???"
"아니!! 너네 초딩같애."
다음날... 수업이 모두 끝나고 가방을 챙기고 있는데, 갑자기 우리 반에 와서는 애란이가 아닌 나한테 놀자고 말하는 아류.
몇 년 동안 한 번도 먼저 놀자고 말한 적 없는 아류 놈이 지금 애란이랑 사이가 안 좋다고 날 이용해먹으려고 하길래 단번
에 거절했더니 자존심이 상한 표정이다. 흥!! 웃기지도 않아. 일부러 애란이 질투하게 만들려고 나 이용하는 거 누가 모를
줄 알고???
둘이 화해하란 의미에서 뽀뽀하면 놀아준다고 했더니 과민반응을 보이는 두 사람. 초딩 같다는 내 말에 또 한마디씩 할 기
세길래 잽싸게 아류 놈의 손 하나를 번쩍 들어서 대신 애란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난 가방을 메고 슝- 나와 학교 근처
놀이터에 있다는 아민이한테 가기 위해 가방끈을 부여잡고 냅다 달렸다. 교문을 향해 내리막길을 마구 뛰어 내려가고 있는
데, 우리 학교 교문에 기대서서 뛰고있는 날 보며 이상한 주문을 외우고 있는 김태양.
"넘어진다. 넘어진다. 넘어진다. 넘.... 어이쿠!!"
"으악!!!"
젠장. 어이없게 다 내려와서 앞으로 자빠진 나. 뭐라고 꿍얼대고 있나 한눈팔다가 그만 돌뿌리에 걸려 넘어졌다. 마치 내가
넘어지길 바랬던 사람처럼 '어이쿠' 하며 웃고 있는 빌어먹을 김태양. 실실 쪼개면서 다가와 내 옆구리를 잡고 일으켜 세워
주더니.
"나 없었음 어쩔 뻔했어??"
"너 없었음 안 넘어졌거든!!!!"
"아웅. 그래요??"
씩씩대며 노려보는 내가 귀엽다는 듯이 웃으면서 내 한쪽 볼을 살짝 꼬집는 놈. 진짜 맘에 안 들어!!!
"우리 학교엔 왜 왔어!?"
"우리 돼지 보러~"
"봤으면 이제 가!!"
"나 꺼져??"
"엉."
"돼지 짱 착한데??"
흥!!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그냥 고개를 돌려버린 나. 까진 무릎이 너무 쓰라려서 아파죽겠지만, 최대한 아프지 않은척 씩
씩하게 앞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한발짝 뒤에서 날 따라오며 돼지야 돼지야 아주 노래를 부르는 김태양.
"돼지야~"
"...."
"돼지야~ 돼지야 돼지야~~"
"..."
"내가 업어줄까??"
업어준다는 말에 우뚝- 멈춰서 천천히 돌아보면, 씨익 웃으면서 내 앞으로 오는 김태양.
"무릎 아프지?? 내가 업어줄께."
"....아니야. 난 이정도로 끄떡 없어!!"
한참만에 내가 한 대답이였다. 원래 지금 내 앞에 김태양이 아닌 아로하나 아민이가 있었으면, 아프다고 징징대면서 앙탈을
부리고 있었겠지만 왠지 얘 앞에선 약해지기 싫단 말이지?? 가끔씩은 애란이한테도 업어달라고 할 정도로 업히는 것도 엄청
좋아하는데 애써 뿌리치며 다시 돌아서서 빠르게 걷기 시작하는 나.
"너 자꾸 따라오지마!!"
"놀아줘 돼지야."
"안 돼. 나 오늘 약속있어."
"누구랑??"
"말하면 너가 알아??? 흥."
"그 약속 취소하고 나랑 놀면 안 돼??"
"안 돼. 오늘 생일 기념으로 내가 놀아주는 거란 말이야."
"아.... 나도 쫌 있으면 생일인데!!!"
헐..... 내 주변 사람들은 왜 이렇게 생일이 한꺼번에 다 몰려있어??? 힘들다.
"나 돈 없어."
"와!!! 그렇게 큰 집에 살면서 돈이 없대 이 거짓말쟁이!!! 그리고 나 선물 사달란 말 안 했거든???"
"아... 그럼 나한테 뭘 원해??"
"생일날 나랑 놀아줘!!"
"그거면 돼??"
"응!! 약속했다?? 약속 한 거야!! 생일날 무슨 일이 있어도 나랑 꼭 놀아줘야 돼!!"
"그러지 뭐...."
지 생일날 놀아준다는 말에 오늘은 그냥 간다며 기분 좋게 웃으면서 손을 번쩍번쩍 흔들고 먼저 사라진 김태양. 난 제자리
에 서서 멀어지는 김태양의 뒤통수를 잠시 바라보다가 아민이가 있을 놀이터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안 그래
도 오늘 종례가 늦게 끝나서 약속 시간에 늦었는데, 김태양 때문에 더 늦어서 허겁지겁 뛰어왔더니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
는 아민이. 그 착한 성격에 내가 좀 늦었다고 먼저 갔을리는 없고.. 혹시 어디 숨어있나 해서 이곳저곳 찾다가 마지막으로
본 이상한 원통 안에 아기처럼 몸을 굽히고 앉아서 빠삐코 두개를 품에 안고 잠들어있는 아민이.
"아민아아."
"...."
이름을 불러도 대답없는 아민이. 우우... 어제 늦게까지 놀았나??? 생각보다 깊이 잠들었나 보다. 햇빛을 피하기 위해 꽤나
깊숙히 들어가서 잠들어 있길래, 나도 원통 안으로 낑낑대며 들어가 아민이 옆에 기대고 앉아서 빠삐코 하나 몰래 뜯어먹고
있는데, 아로하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쭈쭈바를 입에 물고 핸드폰만 그냥 귀에 대고 있으면, 살짝 우울한 목소리로 나를 부
르는 아로하.
-꼴통...
"응. 왜??"
-학교 끝났어?
"응. 아까 끝났는데!?"
-근데 왜 요즘 전화 안 해..?
"너가 하니까."
-그럼 내가 안 하면 먼저 할 거야??
"음... 아니!!"
-왜??
"너가 해 그냥."
대답없는 아로하와 무심하게 쭈쭈바만 빨고 있는 나.
-회사엔 왜 놀러 안 와?
"한동안 너무 자주 간 거 같아서 이제 안 가려고."
-놀러와.. 보고싶어.
"일하는데 방해 되서 싫어."
-방해 안 돼!
"그래?? 근데 나 오늘 약속있어서 안 돼."
또 대답없는 아로하. 흐흐흐... 역시 인터넷엔 천재들이 많다!! 며칠 전 아로하네 집에서 밤일이 어쩌고 하며 떠들어대다가
그대로 뛰쳐나온 날. 혼자 방에서 컴퓨터를 하며 인터넷을 뒤졌더니 요즘은 남자들도 나쁜 여잘 좋아한다고 하더라. 가끔씩
은 남자를 안달나게 만들어야 여자가 더 사랑받는다길래 자주 하던 전화도 안하고, 요즘 자주 놀러가던 회사에도 안 놀러가
고, 만나자고 하면 맨날 약속있단 핑계로 피한지 정확히 딱 4일만에 우울한 목소리로 날 찾는다.
딱 어제까지만 해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아무렇지 않아 보였는데, 며칠 동안 먼저 연락할 때까지 연락도 안하고 계속 무심하
게 행동하니까 드디어 안달이 나신 듯!!! 거의 맨날 보다가 갑자기 4일동안 안 보니까 나도 보고싶어서 죽을 지경이였지만,
딱 오늘까지만 참아야겠다. 아로하는 아직 내가 머리 자른 것도 모르니까 내일 회사로 깜짝 방문해서 놀래켜줘야지!!
-그럼 내일은 뭐해..??
"나 내일도 약속 있는데!?"
-....지애야. 오빠한테 뭐 화난 거 있어?
"아니 없는데!?"
-근데 갑자기 왜 그래?
"내가 뭘??"
-아니야.. 약속 있다면서 재밌게 놀아. 끊을게.
작은 한숨 소리를 마지막으로 끊어진 전화. 핸드폰을 치마 주머니에 찔러 놓고 아민이 어깨에 기대서 신나게 쭈쭈바를 녹이
고 있는 나. 조금만 기다려 아로하!! 내가 내일 가서 그동안 못한 뽀뽀 다 해줄께!! 근데 얜 언제 일어나?? 빨리 안 일어나
면 빠삐코 내가 다 먹어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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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편 보시는 분들은 혹시 16 ~ 17편 다 보셨나 한 번씩 확인해주세요.
저번에 업댓 할 때 둘이 한 번에 안 올리고 시간 텀이 있어서.. 어쩌면 16편을 놓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요. ㅋㅋ
아... 지애 은근 응큼하죠?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전 이제 비축분 없어서 큰일났어요. 맨날 잠만 자서 ㅠㅠㅠ 요즘 왜 이렇게 하는 일도 없이 피곤한지.
잠이 아주 쏟아져서.... ㄷㄷ 아무튼 재밌게 봐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 ♡
첫댓글 배에 바가지 얹어놓은 것 같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지애 아민이랑 키스한거에요???;;;;; 아민이가 지애 좋아하는 건 아니겠죠... ㅠㅠㅠ
넵 게임때문에 얼떨결에 아민이랑 키스했어요 ㅠㅠ 벌써부터 분륜인가요... 그것도 장차 도련님이 될 사람이랑 ㅋㅋㅋㅋ 제가 뭐 먹으면 배에 바가지 얹어 놓은 것처럼 배가 나온답니다 ㅠㅠ 정망 임산부들처럼 -_-;;;;;
재밌어요 올라오길 기다리고있었답니다 ~
으아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 쭈욱 지켜봐주세요 ~~
바가지....... 거기서 빵 터졌다능ㅋㅋㅋㅋ 아..근데 아민이 정말 착하네요..ㅜㅜ 지애는 그냥 로하 가지구 아민이라도 넘겨줬음 ...하는디..ㅜㅜ 에휴.......상상일뿐이라능..ㅋㅋ 마지막에 로하 전화가 뭔가 좀 걸리는데;;;; 막 놀러갔는데 무슨일 생기거나 그러진 않겟죠?ㅎㅎ 담편 완전 기대할게요>__<ㅎ 업뎃쪽지 주세용+ㅁ+
ㅋㅋㅋㅋ 바가지 ㅋㅋㅋㅋ 아민이 정말 착하죠?? 완전 천사같다는 ㅠㅠ 항상 다정하고 너무 친절한 모습 ㅠㅠ ㅋㅋㅋ 음음, 오늘 노는 건 어차피 아민이랑 노는거라... ㅋㅋㅋ 그래도 다음편 기대해주세용~~ 업쪽 드릴께요 ㅋㅋㅋ
ㅋㅋㅋㅋ 바가지 ㅋㅋㅋㅋ 아민이 정말 착하죠?? 완전 천사같다는 ㅠㅠ 항상 다정하고 너무 친절한 모습 ㅠㅠ ㅋㅋㅋ 음음, 오늘 노는 건 어차피 아민이랑 노는거라... ㅋㅋㅋ 그래도 다음편 기대해주세용~~ 업쪽 드릴께요 ㅋㅋㅋ
지애랑 아민이 귀엽네요 ㅋㅋㅋ 담편두 기대할께요~
ㅋㅋㅋㅋ 지애가 아민이랑도 꽤 잘 어울리죠? ㅋㅋㅋ 담편도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당 ㅋㅋ
다음편도 기대기대할게요 ㅋㅋㅋ
넵 감사합니다 ㅋㅋㅋ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재밌다
ㅋㅋㅋ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ㅠ
담편도 빨리 해 주세요 아 푹 빠졌어... ㅎㅎ
넵 최대한 빨리 들고 오겠습니당 ㅠ 잼께 봐주수셔서 감사해요 ㅋㅋㅋ
로하왜이렇게귀엽냐??ㅋㅋㅋㅋㅋㅋㅋㅋ아민이도귀여웠음
형제가 둘 다 귀엽죠? ㅋㅋㅋㅋㅋ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지금밀당하는거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로하불쌍해 ㅠ ㅜ
그쵸 ㅋㅋㅋㅋㅋ 내심 혼자 조마조마하고 있다는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로하 지애야 오빠한테뭐 화난거 있어? ㅋㅋㅋㅋ 잉 기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하의 소심한 한마디 ㅋㅋㅋㅋㅋ 나이 먹어도 귀여운 로하 ㅠㅠ 감사합니다 ㅋㅋㅋ
지애 짱 좋아흐흐흐흐
지애 ㅋㅋㅋㅋ 넘 귀엽죠? ㅋㅋㅋㅋ 우리 지애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ㅠ ㅋㅋㅋ
아민이가 호옥시 지애 좋아하는거 아녜욧...??? ㅋㅋㅋ 나쁜여자~ 지애야 그러다 로하가 바람펴서 울지말구 얼른 돌아와 넌 이미 충분히 도발적인 면이 다분하단다 호호호호홓
도발지애 ㅋㅋㅋㅋㅋㅋ 이러다 진짜 아로하 바람나면 지애 완전 펑펑 울며 바닥을 기어다닐듯 ㅋㅋㅋㅋㅋ
잉..지애 짱귀여워ㅠㅠㅠ로하야 힘내렴!!!작가님 빨리오셍ㅇ요!!완전 재밋어요ㅜㅜ
ㅋㅋㅋㅋ 철없는 우리 지애 귀엽게 봐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ㅠ 근데 로하가 힘들어서 문제죠... ㅋㅋㅋㅋㅋ 우우 재밌게 봐주셔서 넘 감사해요~~ ㅋㅋㅋ
지애도 귀엽지만 로하도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
둘이 너무 잘 어울리죠? ㅋㅋㅋ 둘 다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당 ㅋㅋㅋ
지애도 귀엽지만 로하도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