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품 제작 노트 2편입니다.
말씀드린대로 정진 바라밀이 약한데다가 집중력은 더 약해서 딴 길로 새는 것이 일쑤입니다.
그래서 이걸로 끝일 수도 있겠습니다 ㅡ,.ㅡ..
그래도 혹시라도 관심 있으실 분들을 위해 몇몇 수행 차제들은 정리하여 공유하겠습니당..
우선 제작노트 2편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2. 비품의 구성
2.1 나로빠 육성취법의 별법
나로빠 육성취법은 하나의 과보를 이루는 여섯 가지 수행법이 병렬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본래 여덟 가지였지만 두 가지가 유실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이 유실된 기법을 통해 달마대사께서 중국으로 넘어오셨다는 전썰이있습니다.
(그런데 타임라인을 보면 원류가 되는 기법이었겠거니 합니다.)
공식적으로는 여섯가지 수행법 중 하나만 성취해도 된다고 하지만, 보통은 졸화라는 일종의 에너지 수행을 통해 먼저 중맥을 열고 이 중맥으로부터 범혈 위의 극락 정토로 이동하는 전식이라는 수행을 순차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이 전식까지의 수행을 성취한 후에는 수행력을 다시 중생에게로 되돌리는 구체적인 별법을 행합니다.
별법이 모든 전승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배운 전승에는 있었습니다.
아마 어떤 형태로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수행력이라고 하는, 중생이 인지 못하는 힘(빛)을 중생이 인지할 수 있도록 낮추어 쓰는 것입니다.
적절치 않지만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초선에 들 정도의 삼매력을 가진 어떤 이가 자비심을 일으키려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아마도 그는 선정력을 기반으로, 배운 교학에 따라 어떤 자비심이라 이름 할만한 상태를 형성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초선에 이르는 삼매력이 무엇인지 모르는 일반 대중이라도 그 자비심을 일으킨 수행자의 자비심으로 인한 어떤 도움을 받거나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감화가 된다던지, 아니면 수행자가 스스로 일으킨 자비심으로 선한 행동을 하게 되어 구체적인 도움을 받는다던지요.
이렇듯 정의하기 어려운 수행력이라는 것을 구체적인 개념, 상태 등으로 치환하여서(낮추어서) 중생이 인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인데요.
이것이 별법에서는 서원으로 이어집니다.
서원은 대체로 구체적이고 그것을 실현하는 힘은 수행성취로부터 오는 힘이니까요.
그리고 구체적인 서원을 구체적으로 드러나도록 하는 여러 구체적인 기법들이 앞서 말씀드린 별법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법 중에 비품를 활용하는 기법이
사실 없습니다.
없다기 보다는 어딘가에는 있을텐데..제가 배운 쪽에서는 없었습니당. ㅡ,.ㅡ…………….
그런데 처음에 이야기했듯이 수행력이 없으니 뭐라도 만들어서 제가 세운 서원을 새기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입니다.
그래서 가끔이지만 수행도 하고..호흡 집중도 하고..그냥 저냥 하면서 하는 것입니다.
2.2 서원과 비품
설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개인적인 서원을 키워드와 대응되는 비품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서원_비품종류”비품명” 입니다.
공란은 아직 만들지 못한 것들입니다.
(불교적이지 않은 키워드들도 있습니다.)
#1 아미타불_””
#2 지혜와 올바름_ 사인검 “”
#3 재물과 풍요_””
#4 복덕과 길상함_ 팔찌 ””
#5 A 광명_ 반지 “”
#6 B 광명_ 반지 “”
#7 정혜쌍수_삼고저 “”
#8 가피 및 극락일여_목걸이 “”
#9 위신력 및 육신통_ 팔찌 “”
#10 가피와 위신력_””
#11 가피와 위신력과 정혜쌍수_””
앞 뒤 문장이 없어서 뭔 뜻인지 모르시겠지만 크게 중요하진 않습니다.
키워드는 거창하지만, 실제로는 아주 작고 사적인 것들입니다.
대체로 현실의 공효와 수행, 죽음 뒤의 왕생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겠다는 마음 하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을 새겨 놓은 것입니다.
어떤 분이 사홍서원은 무서우니까 사심서원이라도 만드셨다고 하시길래 저도 사심으로 만들어보았던 것이 인연이 되었습니다.
살다가 못 지킬 것 같으면 수정하고 변경해왔습니다.
실제로 체험해보고 못 지킬 것 같을 때도 수정하고 변경해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2.3 비품의 구성요소
처음부터 원리나 원칙을 가지고 만든 것은 아닙니다.
만들면서 생각나는대로 계속 업데이트, 수정 변경해왔습니다.
때로는 신(身),구(口),의(意)라는 개념을 쓰고,
때로는 천(天),지(地),인(人) 삼합의 개념을 쓰고,
때로는 전통적인 기법과 절차를 따르고,
때로는 그냥 마음 내키는대로 만듭니다.
비품 제작에 있어 제게 신(身),구(口),의(意)는 다음과 같습니다.
신(身)은 형(形)과 상(象)입니다. 형(形)은 거칠게 말하자면 비품의 종류와 생김새입니다.
반지와 반지 모양 이런 것들입니다.
상(象)은 이 형(形)이 어떤 기능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저에게 보통 상(象)이라 함은 서원의 작동입니다.
그리고 이 작동이라 함은
01) 실제로 그런 일이 세계에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나에게 일어나도록 작동함과
02) 그랬으면 하는 마음이 나에게 일어나도록 작동함 두 가지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극락과 관련된 비품인 반지를 볼 때,
착용하고 망자에게 염불해주면 그가 극락에 왕생할 것 같다고 느껴지면 전자이고,
그가 극락에 왕생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일어나면 후자입니다.
그런 즉 상(象)은 서원으로서 이미 정해져 있으니 비품 제작에 있어 신(身)이란 서원에 알 맞는 형(形)을 고르는 작업일 뿐입니다.
먼저 종류를 고르고 그 종류에 걸맞는 외형을 구성합니다.
걸맞는 외형이란 재질과 크기, 모양, 구조 등을 포괄합니다.
다음으로는 구(口)입니다. 구(口)는 보통 입으로 말하는 것, 진언을 이야기하는데요.
저는 진언의 소리어를 새기거나, 형상을 소리와 같이 만들거나, 비품와 연동되는 어떤 다라니나 진언을 짝 지어둡니다.
또는 그냥 이름을 정해줍니다.
의(意)는 01) 비품의 의미와 02) 비품를 제작하는 마음가짐 두 가지입니다.
비품의 의미는 비품이 뜻하는 바를 형상으로 구현하는 것입니다. 말로는 표현이 조금 어려울텐데요.
비품의 뜻을 그대로 형상으로 구현하거나 상징적으로 구현하는 것인데 추후에 예시를 들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후자의 마음가짐이란 당연히 바른 마음을 가지고 제작해야겠죠. 하지만 대부분 삿된 마음이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빨리 갖고 싶다던지 뭐 그런거죠.
그래서 개광 점안 또는 삼매 주입 등의 나름의 리츄얼을 갖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삼매 주입이란 기본적으로 육성취법 별법의 기법을 따릅니다만, 사실은 그냥 그러한 마음을 일으키고 그러한 마음이 비품에 전달된다 생각하는 것 정도입니다.
개광점안은 각 잡고 할 때는 의례, 의궤에 따라 시기를 맞추고 여러 법구와 공양물을 갖추고 진행합니다.
의례로는 주로 일본 진언 종의 사도가행 중 십팔도가행이나 호마를 행합니다.
비품이 불법에 따른 도구가 아니라면 때로는 그에 맞는 리츄얼을 먼저 할 때도 있습니다. ㅡ,..ㅡ….
그리고 다시 불교적 의례를 진행합니다. (부처님 밑으로 헤처모이게 하는 것이죵.)
귀차니즘이 발동되면 간단한 개광점안법과 기도만 할 때도 있습니다.
더 많이 귀차니즘이 발동되면 광명진언 원툴로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진행합니다.
여기서 마음이 진정된다 함은
그것을 봤을 때 그러한 마음이 드는지, 그러한 마음이 들지 않아도 그러할 것 같다고 믿음이 가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맞춤불교1의 영가천도 기법의 정신을 따른다는 마음가짐(?)….)
(그런데 저의 주술뇌는 상시 작동 중이라 까탈스러울 때가 있어 가지고 진정이 잘 안됩니다.
그러는 바람에 언젠가 한번은 인천대공원에서 엄청 큰 천막을 빌려가지고 호마한답시고 불 지르고 그런 적도 있었습니다.
그 호마법도 국내에 있는 것들로는 성이 안 차가지고 일본어 잘하는 대학 동기들을 거의 반 강제로 교토에 데려가서 가서 사정 사정해서 통역 시켜가지고 배워왔었습니다. 번역도 시키고…
주변 사람들이 참 착합니다. 해달라고 하니 그걸 또 해주고…
아무튼 요즘에는 그냥 그렇게 되려니 마음만 먹어도 진정이 되어가지고 예전처럼 유난 떨진 않습니다.
언젠가는 그냥 화엄의 화자만 떠올려도..)
추후에, 혹시라도 관심 있으시거나 심심하신? 분들을 위해 간략한 십팔도가행법이나 약식 호마 등도 공유하겠습니다.
자 그럼, (다음 편이 있다면) 정혜쌍수의 삼고저 “무량수불금강심주” 제작노트부터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름이 거창하지만 사실은 그냥 삼고저입니다..
그럼 이만, 좋은 밤 되세요~
첫댓글 법구라는 걸 그냥 만드는 게 아니군요.
무협으로 치면, 내공심법 같은게 있네요.
다음글. 기대됩니다~
근데 법구라고 하니까 너무 거창해보이네요.
비품으로 수정하겠습니다.
글을 읽고 수행법이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대단한 집념으로 수행을 하신 것을 뵙자오니
그 정신세계가 얼마나 깊어졌을까..멋지실거라고 미루어 짐작 됩니다.
세상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 정신의 깊이를 추구하는 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살아가는 자^^ (대부분 이 부류죠)
화엄에 오면 멋진 분들이 포진하고 계셔서 저 또한 힘을 얻고 갑니다.
아!! 법구(法具)군요.. 우몽 요즘 거의 취팅이라 ㅎ.. 뭐라 뭐라 댓글을 달다가 홀라당 날라갔는데 ..결론은 아사하 님을 통해서 우몽 스스로를 또 살펴봅니다.. 고맙습니다.. 꾸벅 ..화엄 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