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적인 도덕훈련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사물을 대하면 비록 책을 읽지 않더라도 능히 덕이 있는 군자가 될 수 있다.[定心應物(정심응물) 雖不讀書(수불독서) 可以爲有德君子(가이위유덕군자).]”(명심보감).
그런데 우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만사를 대하려고 한다면, 무엇보다 필요한 공부는 ‘마음을 갈고 닦는 일(마음의 수양)’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인은 민첩하고 진취적인 기상을 지닌 국민이다. 세계의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 두드러진 장점을 지닌 국민이다. 그러나 한 가지가 부족하여 선진 국민의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데, 곧 마음의 수양과 기초훈련이 부족한 점이다. 여기서 마음의 수양과 훈련이라 함은 고난도의 훈련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기초생활에 필요한 단순한 마음수양과 훈련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정직한 언행, 교통질서 지키기, 줄 서서 기다리기, 담배꽁초 버리지 않기, 휴지는 휴지통에 버리기 등과 같은 기초적인 훈련이다.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생활에는 공중도덕이 대단히 중요하다. 국민의 도덕심은 결국 나라의 품격을 결정하고 나아가 나라의 장래를 좌우한다. 그런 공중도덕 지키기는 하루아침에 습득되어지는 것이 아니며, 어린 시절부터 가정에서, 유치원·학교에서, 교회 등에서 온 몸과 마음으로 익혀가게 된다. 서양이나 일본 같은 선진사회에서는 가정교육이나 유치원 교육에서부터 정직한 언행, 기본질서 지키기를 습관이 되도록 반복적으로 일깨워 준다. 그러나 우리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충효(忠孝)니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니 하며 어렵고 추상적인 윤리를 강조하며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기초를 가르치는 일을 소홀히 한다. 그 결과 고등교육을 받은 후에도 기초예절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게 되고, 결국은 무엇보다 나라 안에는 온통 거짓말과 위선들이 넘쳐나게 되었다.
지금 대한민국의 장래에 치명적인 위해를 끼치는 부정선거 문제를 보자. 이것은 국민들이 정직하지 못한데서 야기되어서 정직하지 못한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나라가 파멸의 구렁텅이로 질질 끌려가고 있는 중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정직 등 기초적인 도덕훈련을 쌓아 몸에 베이게 하면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세상만사를 대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성품까지 달라진다. 굳이 많은 독서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달라진 성품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고 나아가 그 나라의 운명을 바꾼다.
2024. 8.26. 素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