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새싹 215
타냐 에쉬 저자(글) · 이기숙 번역
씨드북 · 2024년 03월 29일
족제비? 너구리? 비버? 모두 땡!
아주 특별한 말썽꾸러기 바베테와의 비밀스러운 한집살이
보리스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오랫동안 부모님을 졸라 왔습니다. 그러나 재택근무로 늘 바쁘고 정신없는 엄마, 청결과 질서를 매우 중시하는 아빠가 이를 허락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웃집 누나 리네테가 1년 동안 바베테를 돌봐달라고 부탁하자 아주 잠시 망설일 뿐, 보리스는 기꺼이 바베테를 맡아 주기로 합니다. 물론 모종의 거래도 있었지만요.
바베테는 어디에도 없는 특이한 동물입니다. 온몸이 노란 털로 뒤덮여 있고, 두 발로 걸으며, 말을 할 수 있고, 족제비 또는 너구리 등과도 어렴풋이 닮았습니다. 또 과자를 좋아하고, TV 시청을 즐기며…… 무엇보다 ‘공포’를 좋아합니다! 어두운 분위기, 해골, 괴물 등 으스스한 것이라면 모두 좋아하지요. 보리스는 침대 밑에 감춰 둔 이 독특한 동물을 부모님에게 들키지 않으려 신경을 곤두세울 뿐 아니라 ‘오싹한 것’을 그리워하는 바베테의 뚜렷한 취향도 맞춰 주려 고군분투합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바베테는 집 안을 으스스하게 꾸미려다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보리스의 속을 뒤집기도 합니다. 수습하는 일은 보리스의 몫이니까요!
비밀도 잠시, 집에서 신나게 오싹 파티를 벌이던 둘은 부모님에게 그 장면을 들키고 맙니다. 보리스는 그동안 부모님을 속였다는 사실에 크게 혼나고, ‘이상하게 생긴 데다 말까지 하는 동물’ 바베테는 영락없이 동물 보호소로 보내질 위기에 처합니다. 기어이 부모님은 보리스 몰래 바베테를 동물 보호소에 보내 버리고 말지요. 보리스는 그동안 이 모든 소동을 지켜봐 온 이웃 예테, 용감한 절친 예스코와 함께 바베테를 구하러 모험에 나섭니다.
자기 정체성을 탐구하는 바베테, 가족과 있어도 외로운 보리스의 만남
『바베테, 넌 누구니?』에는 소수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녹아 있습니다. 보리스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소속감에 대한 바베테의 갈망입니다. 바베테는 자신이 누구인지 늘 궁금해합니다. 바베테는 스스로가 책이나 TV에 나온 동물들과 다르고, 사람과는 더더욱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거울에 자기 모습이 비칠 때마다 낯선 듯 뚫어지게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이라는 생각에 소외감을 느낍니다. 이런 바베테에게 가슴 깊이 공감해 주는 사람은 보리스의 할아버지입니다.
“주변에 나 같은 사람이 없고 혼자라는 게 어떤 기분인지 내가 알지. 1970년대 말에 이 나라에 왔을 때 나도 아주 비슷한 기분이었단다.”
이민자인 보리스의 할아버지는 검은 피부색 때문에 편견과 차별 속에 살아왔습니다. 그럼에도 곁을 지켜 주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도움 덕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려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건의 연속에, 웃을 수만은 없는 현대 가정에 대한 풍자도 담겨 있습니다. 눈 맞추며 대화할 틈 없이 바쁜 엄마는 프로그래머로, 일에 심취할 때면 모든 문장을 엉망진창으로 말합니다. 아빠는 정신없는 엄마 대신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데 아주 깔끔한 성격인 데다 자신이 세운 기준에 매우 엄격합니다. 가족이 옆에 있어도 외로워하던 보리스는 말썽꾸러기 바베테에게서 위안을 얻습니다. 비록 손은 많이 가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고, 못된 친구에게 통쾌한 복수도 해 주는 바베테. 보리스는 바베테와 헤어지지 않을 꽤 괜찮은 방법을 찾게 됩니다. 놀랍게도, 아빠의 아이디어로요.
『바베테, 넌 누구니?』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소가 풍부하게 담겨 있습니다. 환상적이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그려 내는 일상, 흥미진진한 줄거리와 추가 설명이 필요 없는 만국 공통의 유머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그림 곳곳에서 사부작사부작 엉뚱한 짓을 벌이는 바베테를 찾는 것도 이 책의 놓칠 수 없는 재미 요소 중 하나!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도 즐겁고 뭉클한 이야기 『바베테, 넌 누구니?』를 펼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친구 바베테와 만나 보세요.
줄거리
보리스는 이웃 리네테 누나의 부탁으로 반려동물 바베테를 맡아 주기로 합니다. 하지만 집에서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지 않는 부모님 때문에 비밀스럽게 돌봐야 했지요. 바베테가 오싹한 방을 그리워하며 풀 죽어 있자, 보리스는 손재주 좋은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나뭇가지로 해골을 만들어 줍니다. 이 비밀은 오래 가지 않아 결국 부모님에게 들키고, 부모님은 바베테를 동물 보호소로 데려갑니다. 보리스는 바베테를 구출하기 위해 친구들과 보호소로 출동하고, 바베테의 거취를 고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