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널뛰기로 왔다갔다 하는 통에 여름도 같다가 겨울도 같다가 비도 올 것처럼 흐리다가 하여간 종 잡을 수가 없다.
해찬과 하가지구 미가옥에서 점심 먹고 돌아오는 길에 당구장 들러 3시간을 연속으로 매치.
대대에서 3쿠션을 친지 불과 며칠만에 11점에서 15점으로 강제 승급이 됐고 어제도 2승 오늘도 2승을 보탰다.
들어간 비용은 불과 2천원.
우와 껌이다!
나름 소질이 있나본데
그러고 난 뒤 집에 돌아와 시간을 재어보니 저녁에 서부시장 가기 전까지 적당히 여유가 있다.
서둘러 헬스장으로 내려가고
새로 들여온 큼지막한 기계에 올라가 10Km를 채우고 내려왔다. [51:40]
벤치에 앉아 신발끈을 풀고 있는데 아까부터 주변에서 운동하던 영감님이 슬그머니 곁에 와서 앉더니 말을 건낸다.
'아이고 이런 또 문제가 생겼나 보네!'
잔뜩 긴장을 하면서 무슨 말을 듣더라도 놀라거나 흥분하지 않으려 마음을 잡고 있는데...
의외로 부정적인 맨트가 하나도 없다.
얼마나 다행인지!
오늘 얼마나 뛰셨어?
아이고 선수라 역시 다르네!
그러면서 예전에 경기장 양회장 시절까지 소환해서 얘기를 풀어내는데...
그러니까 지금 곁에 있는 이 칠십대 영감님은 이십여년 전부터 나를 알고 있었고 오늘도 내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얘기.
어디서 누군가가 좋은 쪽이든 아니든 지켜보고 있을 수도 있다는 걸 각성하게 된다.
그러저런 이야기를 들어가며 자리에 머물다보니 시간이 훌쩍 흘러가버려 약속시간을 지키기가 빠듯하게 되었다.
서둘어 샤워하고 택시 불러서 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