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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아티에의 행복을 찾아 떠났던 ( https://cafe.daum.net/Europa/1AT/29907 ) 이 이야기에서 이어집니다.
행복은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제 빅 픽쳐가 없어졌으므로 음슴체…를 쓰려다가, 내용이 길어서 그냥 씁니다.
오늘도 순번 붙여 설명하겠습니다.
연대기 용이 아니므로 돈 치트는 소소하게 치면서 했습니다!
1. 이 시대 기준 딸 뻘인 꽃띠 신부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푸아티에 공 기욤 3세를 신년으로 예토전생시켰습니다. 안됐지만 그런 행복한 기억은 존재하지 않아… 그래도 죽는 것보단 낫지. 자식이 없었단 것만 빼면 플레이 자체는 꽤 순조로웠기 때문에 다시 돌려보고…
2. 그런데 예토전생하자마자 아키텐 왕국을 부활시키겠다고 민란이 터졌네요. 아키텐 좋지. 뛰어난 전략가 / 고무시키는 지휘관 / 중앙 공격수에 추함. 독단적, 오만함, 근면함, 신뢰, 공정, 용감, 사교적, 야망… 을 달고 있는 20세 젊은 청년이 민란 주동자입니다.
이야, 능력치 아깝다.
그러나 이 아키텐 부활 반란은 푸아티에 공(=아키텐 공령에선 보르도를 갖고 있음)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고, 지금 아키텐 공을 겸한 툴루즈 공을 대상으로 한 반란도 아니므로, 프랑스 국왕이 해결할 일이지… 뤼지냥이 직할령도 아니니까 기욤 3세는 여기서 빠집니다.
3. 비록 카롤링거 가문의 폐주를 끝까지 지지했지만 중세 유럽은 동양의 관료제가 아니므로 기욤의 커리어에는 아무 지장이 없네요. 카페 가문의 신왕도 한때 내가 때려치웠던 재상직을 다시 주겠다고 하고요.
그런데 내가 지금 재상을 하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라……
임원으로 스카웃하겠다는 제의를 거절하기로 합니다. 고향에서 계속 자영업을 할래요. 선녀가 아니 아내가 아이 셋만 낳아주면 그때는 꼭 갈게.
4. 이건 조금 이해가 안 되는데, 손윗처남인 노르망디 공이 이제야 내게 동맹하자고 찾아왔네요.
잉? 우리 원래 동맹 아니었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니 긴가민가하네.
갑자기 동맹을 청하다니 뭐 군사 빌려달라 할 일 있나 싶었지만 내가 동맹을 맺어주지 않으면 아델라가 굳이 여기까지 와서 사는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동맹 맺기로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공작이라지만 국방부장관이 20대 어린 청년이어서 프랑스 괜찮은가… 차관 이하가 죽어나가는 시스템인가…
5. 크루세이더 킹즈 2 하면서 플레이어가 가장 기뻐하는 이벤트창이 아닐까 싶습니다. 드디어 아이가!!
6. 점성술 따위 믿지 않지만 예비 부모가 플라시보 효과라도 느끼나 보네요. 좋은 게 좋은 거지. 행복하게 새 가족을 기다리는 것 같아 지켜보는 사람도 마음이 흐뭇합니다. 아마 애 삼촌이 될 노르망디 공도 축하해주지 않았을까 싶고요. 딩크족도 아닌데 너무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으니까…
7. 아니, 이리보고 저리봐도 아빠 닮았구만 이게 무슨 헛소리야?!
장남 이벨즈가 태어났습니다. 태어나자마자 푸아티에 공령과 부르봉 공령, 아키텐 공령 일부 보르도를 먹은 푸아티에 공령의 후계자이며 노르망디 공의 조카예요. 왕족만 아닐 뿐이지 다이아 수저로 태어났는데… 그런데 멍청한 교단이 내 장자를 사생아로 만들어버리고……
어쩔 수 없이 정통 서자로 만들어줬습니다. 아내와 아들의 명예를 위해 성찬식에 참석했던 놈들을 다 대서양에 던져버린다는 선택지는 왜 없는지 모르겠네요.
8. 프랑스 국왕도 왕비를 꼭 닮은 삼돌이를 얻었다고 교황 모시고 세례식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파리 공작이던 왕을 지금 저 자리에 앉혀준 건 툴루즈-아키텐 대공인데, 봉신들 서열 1위고 왕을 갈아치운 살아있는 권력인데… 그런데 푸아티에 대공에게 왕자 대부가 되어달라 부탁했네? 견제라도 하나…
9. 아무튼 지금 왕의 치세가 순조롭게 이어질 것 같으니 왕이 나를 좋게 보는 김에, 둘째로 태어난 맏딸 푸엘을 태자와 약혼시키기로 합니다. 갓 태어난 아기임에도 푸아티에 공녀이니 왕이 바로 받아들였네요. 딸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다음 푸아티에 대공이 될 아들의 미래를 위해 각각 미래의 왕비 자리와 외척 자리를 예약해주기로 합니다.
10. 일순이에 이어 이순이도 태어나고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꿈 같은 나날을 보내던 도중 앙주 공령과 베리 공령을 가졌던 앙주 대공이 사망합니다. 그래서 큰딸은 앙주 공작이 되고 둘째딸은 베리 공작이 됐네요. 둘 다 정치적 이유상으로 차기 푸아티에 대공과의 혼담을 받아들이겠다 했는데, 모니터 뒤의 플레이어는 되도록 명문가를 유지해주는 플레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둘째딸 베리 공작을 며느리로 고릅니다.
물론 베리가 푸아티에 공령과 바로 맞닿아있다는 것도 있고, 차차기 푸아티에 공은 상속으로 평화롭게 공작위 하나를 더 얻을 수 있을 것 같네요.
11. 왕이 갑자기 승하하셔서 예비사위 움베르가 열 살 나이로 프랑스 왕이 되었습니다.
선왕을 왕으로 만들어준 살아있는 권력 툴루즈-아키텐 대공 대신 내가 섭정을 맡게 됐는데… 재상이라 그런가, 미래 왕비의 부친이라 그런가.
12. 그리고 왕이 돌아가시고 2년 뒤에 왕대비도 암살당하십니다. 예비사위 움베르와 그 동생들은 졸지에 천애고아가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권신 컨셉에 치중하는 플레이라, 어린 왕을 잘 보살펴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위도 자식이라는데 굳이 사위를 해칠 필요가 뭐 있겠어요.
13. 정말 많은 아이들이 태어났습니다. 처음에 자식 없어서 게임오버 당했던 게 희미할 만큼 일남이-일순이-이순이-이남이-삼남이-삼순이-사순이까지 합쳐서 7남매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순이는 안타깝게도 선천적인 둔재입니다. 모친이 술고래 특성을 달고 있으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아주 세심한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14. 엄마를 닮은 외모에다 아주 야성적으로 자란 우리 예비사위는 16세 성년이 되자마자 장인인 나를 위해 가스코뉴 공작령을 얻어주겠다며 전투를 벌입니다.
가스코뉴 공작령 명분은 내가 따냈는데, 좀 뜸을 들이고 있는 사이 예비사위가 고맙게도 먼저 군사를 일으켜주네요.
이렇게 훌륭한 사위인데 일순이가 아홉살이라 아직 어려 결혼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는 게 좀 미안해지고.
푸아티에 공작을 위한 전쟁인데 푸아티에 공작이 빠지면 말이 안 되겠기에 참전합니다.
15. 가스코뉴 공을 겸직한 후, 암에 걸린 주인공은 몸도 쇠약해집니다. 아직 더 일할 수 있는 나이인데……
죽기 전에 푸아티에의 상속을 남성우선 선거제로 바꿔둡니다. 아들들에게 백작위를 하나씩 나눠줘도 괜찮지만, 하필이면 상속으로 받아갈 수 있는 땅에 보르도가 걸려서… 아키텐의 패권을 위해 보르도는 정말 중요하므로 미안하지만 이남이와 삼남이는 백수를 예약시킵니다.
(이 이후 이남이는 부르고뉴 여공작과 일반결혼, 삼남이는 크로아티아의 여왕과 모계결혼을 합니다. 그래도 내가 공작 대접과 왕 대접은 받게 해줬다)
16. 잘 살다 갔구만 왜 또 저주하니…
원래 56세로 죽으면 후계자가 30 전후의 청년이곤 한데 이런 사정으로, 대내외에 후계자 소개를 마치고 1년이 되지 않아 첫 주인공은 사망합니다. 10세 때부터 돌봤던 사위 움베르 국왕은 18세. 아비도 어미도 잃은 어린 왕이 이제 성년이 되어 자기 도움 없이도 잘 클 수 있을 것 같은 때에 떠난 것 같아 왠지 좀 짠했습니다.
이벨즈가 아직 어리지만 곧 성년이 될 테고 공위를 노릴 탐욕스러운 삼촌도 없으니 순조로운 플레이가 될 것 같았는데…
17. 그런데 불과 두 달도 안 돼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니 이팔청춘은 아니라지만 한창 젊은데 안 돼… 저 어린 7남매를 두고……
7남매는 9월에 아빠를 잃더니 10월에는 엄마를 잃게 되었네요.
18. ……………
잘 컸네…… 엄마 유전자는 어디 갔나 싶을 만큼 제 아버지 그대로 닮았네……
이벨즈는 책략가 특성을 가진 뛰어난 전략가에 (근데 얘가 뭘 했다고? 방구석 전문가인가) 시니컬하고 근면하고 순결하고 용감하고 오만하고 야심 만만한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 외교력 10 무력 22 관리력 11 음모력 14 학력 9 전투기술 33… 넘치도록 훌륭한 2세 가주네요. 기쁘다. 잘 컸다.
이 라노벨 주인공 같은 캐릭터는 뭐지?
19. 그래서 자체적 밸런스 조정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18세 신랑과 16세 신부라 잘 살 거 같았는데………
20. 새신부가 바람난 상대는 24세 볼로뉴 백작인데 나보다 잘난 놈하고 바람이 났으면 속 끓고 말지만 나보다 못난 놈하고 바람이 나면 곱절로 더 빡이 친다더니 그 말이 맞는 거 같습니다.
모니터 뒤의 플레이어는 대체 이벨즈가 왜 차였는지 이해 불가… 저 라노벨 주인공 같은 설정 아니 스펙으로 어쩌다가…
그러나 군주에 대한 반역이고 뭐고 하나는 나와 동등한 공작이라 내가 처벌할 수 없었고 하나는 플랑드르 공작 밑에 있는 놈이라 역시 내가 어쩌지 못하고…
그래서 교황의 허가를 얻어 이혼했습니다. 팝콘을 뜯는 입장에서는 간통을 한 저 둘보다 푸아티에 공이 더 개쪽을 당했을 거 같은 느낌적 느낌이 있습니다. 고자 취급 당했을 듯……
21. 사랑과 전쟁의 상처는 뒤로 하고 매제하고나 잘 지내보기로 합니다. 이벨즈의 청으로 교황이 움베르를 파문에서 거둬주자 움베르가 6년 단기간 이벨즈를 좋아해주게 됩니다. 너무 짧잖아?
비록 자기 결혼은 망했지만 그것과 상관 없이 국혼에서는 혼주가 돼서 여동생을 왕에게 인도해주지 않았을까 예상해봅니다. 아빠가 없으니 오빠가 했겠지. 동생들이 다 어려서 얘 아니면 할 사람은 삼촌인 노르망디 공 밖에 없는데 음음.
그리고 일순이는 참 건장하게 자랐습니다. 솔직히 양심적으로 왕비가 될 만한 능력치는 아니지만 푸아티에 공녀라는 게 더 중요하지요.
이때쯤 모니터 뒤의 플레이어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우선 이벨즈는 돌아가신 엄마가 노르망디 공녀였으니 노르망디 공령에 대한 명분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을 조카라고 예뻐했더니 제 삼촌에게 칼을 꽂는 후레자식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아서리.
크킹 세계에선 지극히 당연한 일이긴 한데 과몰입 설정상 뭔가 이벨즈 태어났을 때에도 부모님 다 돌아가신 뒤에도 삼촌이 많이 보살펴줬을 것 같고… 사촌이면 몰라도 삼촌을 치고 싶진 않은 심리적 거부감이…
그런데 이 고민이 지금 제 일이 되어버리고.
선대가 너무 열심히 확장해놔서, 이벨즈의 동생들이 모두 제 아버지가 일궈놓은 것에 대한 명분이 있는데…
불가침이 필요해서 딸을 왕비로 만들어놨더니… 다음 왕은 푸아티에 가문을 상대로 푸아티에 공위에 대한 주장을 아니 어깃장을 놓을 수 있게 되네?
동생들을 다 수도사로 만들어버려야 하나,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어 동생들과 너무너무 떨어지고 싶지 않은 소년가장 컨셉을 잡을까, 고민을 하다가…
22. 플레이어가 고민을 하건 말건 프랑스에는 내전이 터집니다.
또 다시 왕위를 내놓으라는 전쟁이네요.
반란 주동자는 플랑드르 여공작, 가담자는 남편인 아키텐-툴루즈 대공, 이벨즈의 전 처형 앙주 여공작, 전처 베리 여공작.
국왕파는 푸아티에+부르봉+가스코뉴와 그 외 지역에 걸친 푸아티에 대공 이벨즈와 부르고뉴 여공작(이남이와 약혼시킴. 예비 제수씨), 이벨즈 외가인 노르망디 공작, 그리고 피카르디 공작. 여기서 언급 안 한 곳은 국왕령입니다. 지도로 보면 거의 50:50?
물론 플레이어가 권신에 만족하는 컨셉을 잡지 않더라도 이벨즈가 돕지 않으면 푸엘이 폐비되어 공작부인으로 전락할 테고 그럼 얘를 왕비로 만든 이유가 날아가버리니 이벨즈는 국왕을 지켜야 했습니다.
23. 그렇지만 베리는 이벨즈가 가져야지요. 원래 상속으로 얻을 거였으니 애초 내 거임(???)
베리의 선량한 영민들도 나약한 지금 주인보다는 힘 센 이벨즈가 주인이 되는 걸 더 좋아할 거라 믿습니다.
이 이후 내전이 반란수괴인 플랑드르 여공작의 전사로 끝이 나게 됩니다. 시간이 흐른 뒤 툴루즈-아키텐 대공은 노르망디 공녀와 재혼. 툴루즈 가문과 푸아티에 가문은 아키텐 지분 문제로 서로 사이 안 좋은데 노르망디 가문을 통해 사촌 인척으로 묶입니다.
물론 크루세이더 킹즈의 세계에서는 그게 우호적으로 작용하진 않지요. 결혼식장에서 서로 사촌이라고 웃기는 했겠지…
24. 얘는 삼순이랑 약혼한 이벨즈 사촌동생 새 노르망디 공인데……
나이도 어린 애가 매독과 의료사고로 벌써 중태에 빠졌습니다.
일순이는 프랑스 왕비가 됐고, 이순이는 레온 왕비로 약혼시켜뒀어서(*그러나 이후 이벨즈의 평민 지휘관과 사통해 아이를 갖자 레온 국왕에게 파혼당함), 삼순이는 노르망디 공작부인 자리를 예약시켜뒀는데 바로 과부가 되게 생겼네요.
후일담을 말하자면, 그렇지만 삼순이가 성년이 될 즈음에 노르망디 공이 일시적으로 회복하고, 여의치 않으면 애 회수할 생각으로 잠시동안이나마 공작부인 대우 받으며 살라고 삼순이를 보내줬는데…… 삼순이가 불과 22세에 병으로 더 먼저 죽었습니다. 노르망디 공은 약 한 달 뒤 25세로 세상을 떠나고… 씁쓸했습니다.
이걸 조각글로 썼으면 외가와 척을 지고 싶진 않지만 삼순이를 생과부길로 보낼 수 없었던 이벨즈가 어디 용한 점술사라도 찾았는데 어차피 삼순이가 노르망디 공보다 먼저 죽을 테니 안심하고 결혼시키라는 소리 듣는 걸 쓸 수 있었을 텐데…
이후 노르망디는 사촌누이가 물려받았는데 일반혼이라 단절이 예약됩니다. 그리고 그 사촌누이가 위에서 말했던 툴루즈-아키텐 대공비… 이미 플랑드르 공령을 자기 아들에게 물려주는 데에 성공한 툴루즈-아키텐 대공은 또 다시 상속으로 차남에게 노르망디 공위를 물려줄 수 있게 됩니다.
어차피 노르망디 가문이 다스리지 못할 노르망디라면 그냥 내가 먹을까……
25.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집니다.
왕이 갓 태어난 왕자의 대부를 이벨즈에게 부탁했네요.
어 알겠…… 그런데 왕자의 얼굴이 왕과 일순이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조합인데? 뭐지??
그래서 보니 얘는 서자입니다. 그것도 왕이 자기 제수씨를 건드려서 임신시키고, 그렇게 태어난 아들에게 왕자라고 정통성을 부여하며 일순이가 낳은 원자도 받지 못한 교황 주관 세례식을 열어줬습니다. 원자는 그냥 주교가 세례해줬는데.
그러고 그 서자의 대부……를 왕비의 친오빠인 푸아티에 대공으로 지정하고……
…
……
………
이거 왕이 푸아티에 가문 엿먹인 거 같은데??
결국 이벨즈는 아니 플레이어는 빡쳐서 재상직을 사임해버립니다.
푸아티에 가문 없이 이놈의 조정이 잘 돌아가나 한번 보자.
이때 이벨즈는 오토 1세의 딸 게르베르가 공주와 재혼했는데(세 살 연상) 공주가 이미 암환자였기 때문에 적당히 아내가 아프다는 식으로 핑계 대고 돌아갔을 거 같네요. 못 믿을 남편과 궁정에 홀로 남겨질 일순이가 가엾지만 이미 원자와 공주를 낳고 셋째까지 임신 중인 왕비를 누가 건들지는 못했을 테고……
26. 낙향해서 살겠다니까 카톡방에 초대하는 국왕……
마음 같아선 나가라고 하고 싶은데, 일순이와 조카들을 위해서 참습니다.
왕이 빚 지고 거지꼴로 사는 건 괜찮지만 돈 없는 왕비는 너무나 참담하기 때문에 돈도 좀 보내주고…
27. '왕 움베르가 그의 영역의 부를 신뢰의 증표로 나와 나누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내가 그를 더욱 신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다'
저기, 이보세요? 그 돈 내가 보내줬거든요???
내 여동생과 조카들 굶기지는 말라고 돈 부쳐줬더니 자기가 돈을 이만큼 번다며 용돈 쓰라고 돈을 보내준 탓에 도로 거지꼴이 되는 국왕……
얘를 어쩌니……
여전히 카톡방을 나가고 싶지만, 일순이를 위해서 또 참습니다.
28. 갑자기 왕이 넷째 출산을 앞둔 일순이를 두고 시해당했습니다.
솔직히 일순이가 나이스보트라도 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일순이는 착한 애였습니다. 그럼 마누라 뺏긴 복수로 왕제가 스샥해버렸나 싶었는데 역시 아니었어요.
노르망디 공은 병석에 드러누웠고, 전처가 전사한 원한도 있는 툴루즈 공도 아니었는데.
지도를 자세히 보면 툴루즈 공은 툴루즈를 버리고 아쟁으로 천도했습니다. 우마이야에게 툴루즈가 넘어갔어요. 한가롭게 국왕 시해나 계획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팝콘 튀기며 보는 사람들은 이벨즈를 잠정적인 국왕시해자로 볼 거 같고…
갑자기 재상직 사임하고서 틀어박힌 것도 있고, 매제보다야 어린 조카가 왕이면 푸아티에 공이 실질적인 호국경이 되니까… 왕비가 왕을 증오해 오누이가 함께 프랑스를 먹으려 작당하고 왕을 시해했다며 시놉시스 짜기 딱 좋은 상황이 나와버리……
이게 연대기용 플레이가 아니었던 게 좀 아쉽네요. 조각글 짜기 딱 좋은데.
29. 조카님이 SOS를 칩니다. 조카님을 위해서 다시 재상직에 복귀하기로 합니다. 섭정은 선왕의 왕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점마가 일순이를 보헤미아의 태자비로 시집보내버립니다. 미리 죽여놓을걸.
그리고 가운데의 -16%를 찍는 저 전쟁은 카롤링거 가문 폐주의 아들인지 동생인지가 권토중래하려고 프랑스 왕위를 요구하는 전쟁을 건 건데……
정말 안됐지만 어린 조카와 유복자 임신 중인 일순이를 위해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30. 이벨즈는 재혼에 성공했습니다. 독일 왕국에 대한 명분과 이태리 왕국에 대한 명분을 골고루 줄 수 있는 여자라 결혼했는데… 서로 잘 살면 됐지요. 건장하고 야망 있고 공정하고 오만하고 사교적이고 먹을 걸 좋아합니다. 살이야 찔 수도 있죠.
다섯 살 터울의 아들 둘과 함께 행복합니다.
31. 개념없는 이남이가, 백수로 살 걸 부르고뉴 여공작과 결혼시켜 부르고뉴 공 대접 받으며 살게 해줬더니 이벨즈의 큰아들을 죽이려 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교황이…
십자군을 선포합니다.
아키텐 왕국령의 절반은 이벨즈가 갖고 있고 넘어간 건 겨우 툴루즈 공령과 프로방스 뿐인데 그 절반짜리 왕국을 되찾기 위해 전 유럽이 달려드는 십자군을 선포합니다.
이런 가성비 떨어지는 짓을.
그렇지만 지금 막지 않으면 다음에 알거지가 될 타자는 푸아티에 가문이겠지요.
32. 이게 어떻게 된 일인고 하니……
투르 여백작으로 강등된 전 베리 여공작, 그러니까 이벨즈의 전처가……
이벨즈의 첩보관을 죽였습니다. 63세까지 잘 써먹고 있었는데.
그래서 체포 후 사형시켰더니…… 교수척장분지형이……… 야 그건 좀 심했잖아………
아들 셋이 있었지만 장남과 차남은 사생아이기 때문에 유일하게 적자로 태어난 삼남이 투르 백작이 됩니다.
……애들 어린데 애 부모를 죽이는 플레이는 지양하는 편인데, 그동안 몇 번 봐줬다가 죽인 거긴 하지만 조금 더 참을 걸 그랬나……
33. 교황에게 욕심 많은 십자군이라는 비난을 들어가며, 툴루즈를 제가 먹기 위해 푸아티에의 전력을 쏟아부은 결과 경사스럽게도 공헌도 1위로 십자군 왕국 아키텐의 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푸아티에 가문을 아키텐의 왕으로 만드는 데에 성공했네요. (으쓱으쓱)
그래서 자동으로 프랑스와 분리되었습니다.
난 권신 플레이를 하려 했는데?!
34. 이벨즈가 브레이스흐 여왕의 초청을 받아 대관식에 참석하러 떠난 사이, 왕비 게르베르가가 세상을 떠납니다.
여기 또 가족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슬픈 푸아티에 사람이……
어린 아들들은 엄마 없이 남겨졌습니다.
35. 이 검은 물방울은 이순이의 딸입니다.
이순이는 원래 레온 왕비가 될 거였는데, 이벨즈의 평민 지휘관과 사고를 쳐서 아이를 가졌습니다.
이벨즈(저)는 그것도 모르고 내 고마운 장군이 노총각 신세로 지내니 참한 처자와 결혼시켜줬는데……
로사가 태어난 뒤에 난 모르는 애라 발뺌하지 않고 바로 자기 자식임을 인정했지만, 39세가 17세를 건드린데다 덕분에 왕비가 되지 못했으니 그 죄를 물어 투옥했습니다.
바로 목을 치려다가 그래도 내 조카가 태어나자마자 아빠를 잃는 건 마음이 좀 그래서 가택연금으로 바꿨는데, 그 가택연금을 살면서 꿋꿋하게 자기 딸을 돌보고 키우길래 딸이 12세가 되던 해에 석방해줬지요.
그 뒤로 그 딸이 18세가 되었는데, 어쩐지 일순이 장남인 프랑스 왕이 20세가 되도록 홀로 있길래 프랑스 왕비로 시집보내줬습니다.
36. 그런데 왜 너도 혼자니…?
프랑스 왕국의 클레임을 줄 귀한 공주님 아니 일순이의 고명딸이 아직 홀로 있네요.
이벨즈의 장남 알리아스와 동갑내기이고, 잘 어울릴 것 같으니 혼사를 추진……
어? 싫다고? 자기는 아키텐 신부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여동생은 아키텐으로 못 주겠다고……?
37. 돈 들어갈 곳 많지? 삼촌이 용돈 좀 줄게…… 자그마치 775두캇……
돈도 필요 없으니 그냥 꺼져달라고……?
그런데 얘는 또 어쩌다 파문당했니……
38. 어쩔 수 없다. 조카야, 아니 새아가야. 외가로 오렴. 미래의 아키텐 왕비 자리를 줄게. 돈 많은 아키텐 와서 살자.
39. 이렇게 제 권신 플레이는 이번에도 망했습니다. 어쩌다보니 또 왕이 되어버렸네…?
이제 어떻게 할까요?
1번. 아키텐 왕위를 스스로 파괴한 후, 프랑스 왕국 밑으로 들어가 프랑스 왕을 프랑키아 제국 황제로 올려준 후 다시 아키텐 왕국을 생성한다.
2번. 그냥 이대로 아키텐 국왕 플레이를 하면서 아들 세대에 최대한 독일 왕국 혹은 이탈리아 왕국을 먹어보고 손자 세대가 이어받을 프랑스 왕국 명분으로 프랑스를 병합해 제국 플레이 하자.
(투표를 달아놓으면 그림들이 다 깨집니다. 댓글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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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림이…… 왜 이렇게 쭉쭉 커지지……??
2번이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는 날로 먹는 인생을 원합니다…! 하지만 서사는 고생해야 재밌지……
권신이면 1번 ㄷㄷㄷ
매제는 죽고 동생은 딴 데로 시집가 남은 조카들을 삼촌이 돌보는 감동 스토리군요…
권신 플레이라면 당연히 1번...이긴 한데 스토리텔링 신경 쓰시면 2번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근데 제국 플레이는 은근히 질려서... 결론적으로 저는 1번 추천드립니다.
이번에는 글을 안 쓰고 막나가는 플레이를 하려고 합니다. 이벨즈의 라노벨 주인공 속성이 좀 많이 아깝지만!
크킹을 하고 싶어지는 글이네요. 왕자의 난...왕자의 난을 하자... 1번은 컨셉이 지켜지지만 흐름을 막는 느낌입니다! 권신은 왕이 될 수 없을 때 권신인 법! 아키텐 회군을 시작해야!
크킹2는 언제나 통장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손 덥석. 어린 왕을 두고 친삼촌과 외삼촌이 알력싸움하는 서사도 재밌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