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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농아인협회는 5일 오후 2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AI 기술 접목을 통한 수어통역센터의 기능적 역할 변화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울농아인협회
【에이블뉴스 백민 기자】 최근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어통역에 대한 AI 기술 접목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어통역센터는 AI와 수어통역사의 수어통역 역할과 업무를 분담하고 센터는 단순히 통역서비스를 넘어 농인에 대한 지역복지관적 기능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어통역센터는 단순한 통역서비스를 넘어 농인의 권익 증진과 권리 보장, 사회적 통합을 위한 중요한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하며, 수어통역사는 사회복지 서비스 측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는 것.
서울농아인협회는 5일 오후 2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AI 기술 접목을 통한 수어통역센터의 기능적 역할 변화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5일 오후 2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 ‘AI 기술 접목을 통한 수어통역센터의 기능적 역할 변화 모색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구혜영 교수. ⓒ서울농아인협회
AI는 보편적 수어통역, 수어통역사는 맞춤형 수어통역으로 업무 분담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구혜영 교수는 “농인 및 중증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통역 및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어통역센터는 2024년 기준 195개소 설치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지자체 수어통역센터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통역사 1명당 평균 100여 명의 농인을 지원해야 하며 이로 인해 업무 강도가 매우 높아 이직률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달에 수천 건의 통역 요청이 접수되지만, 제한된 인력으로 인해 모든 요청을 소화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장기적인 치료나 반복적인 상황에서 고정통역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으나 형평성 문제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이를 충족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현실에 많은 농인이 불편함 속에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혜영 교수는 “최근 수어통역에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수어통역이라는 부분이 사람을 통하지 않고 이뤄지면서 다른 추가적인 기능을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AI 기술과 수어통역센터가 협업해서 수어통역사의 업무 과중을 줄어들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만 수어통역사가 해야 할 일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여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것이 아닐까 우려할 수 있다. 하지만 AI는 보편적이고 의사결정을 그렇게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통역 역할을 하고, 수어통역하는 섬세하고 개인 맞춤형에 해당하는 통역을 집중적으로 하는 역할을 해 AI를 통해 통역업무가 분담되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수어통역사의 서비스는 단순히 수어통역이 아니라 사회복지 서비스와 관련된 학문적인 정보를 포함해 앞으로 더욱 사회복지 서비스 측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이 강화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이제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복지 업무라는 것이다. 수어통역사는 사회복지서비스, 문화서비스, 주거서비스, 요양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어통역센터의 수어통역 의뢰 과정. ⓒ서울농아인협회
수어통역센터, 단순 통역서비스 넘어 농인에 대한 지역복지관적 기능 담당해야
구혜영 교수는 “특히 수어통역센터가 그동안 농인의 삶을 지원하는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단순히 농인의 삶 지원을 넘어서 정책적인 것과 기술적인 것, 그리고 서비스 기술을 만드는 기업과 관계까지 관여하는 등 단순한 통역서비스를 넘어 농인의 권익 증진과 권리 보장, 사회적 통합을 위한 중요한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정부는 AI 번역기술을 효과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초기 비용을 지원하고, 센터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사용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AI 기술 활용을 장려하고 수어 번역서비스 제공을 법적으로 명문화해 서비스가 지속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표정과 몸짓 같은 비수지 신호의 번역과 지역 방언까지 포함하는 더 정교한 AI 시스템 개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한 전문분야별 수어통역사 수요증가에 따라 표준지침을 개발하고 품질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외에도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AI 수어 통역 서비스 기술의 역할과 농인의 의사소통 권리에 대한 사회적 권리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5일 오후 2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 ‘AI 기술 접목을 통한 수어통역센터의 기능적 역할 변화 모색 토론회’에서 토론하는 KLcube 김종화 대표이사. ⓒ서울농아인협회
수어통역센터와 AI 접목 : 모바일 기반의 3자 영상 수어통역서비스
KLcube 김종화 대표이사는 “AI 기술은 머신 러닝, 딥러닝, 생성형 AI 등 굉장히 많이 발전해 왔지만 수어 번역기술은 수어가 표준화가 안 돼 있고 국어를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언어 수도 부족하며 비수지에 대한 어려움도 있는 등 수어통역기술은 구조적 한계가 있다. 저희가 수어 데이터를 만들고 있음에도 절대적으로 데이터가 부족해 국어를 수어아바타로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에서도, 우리나라도 AI 기반 수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기본 안내나 정보를 제공하는 등 단방향 소통이나 농인과 수어통역사의 3자 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뿐 실제 AI를 기반으로 한 양방향 소통 수어통역서비스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특히 기존 서비스에서 가장 큰 문제는 비수지 부분이다. 수어는 손동작인 수지 외에 표정, 몸동작과 같은 비수지가 있는데 농인이 수어를 해도 AI가 비수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AI 아바타가 수어통역을 하는데 눈썹이나 입 등을 움직이지 않아 품질이 떨어지는 이슈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종화 대표이사는 수어통역센터와 AI 접목에 대한 부분으로 모바일 기반의 3자 영상 수어통역서비스 전환으로 구조개선을 제시했다. 그는 “수어통역센터의 수어의뢰는 상황 파악, 접수, 통역사 배정, 현장 통역을 제공하는데 수어통역사를 배정받아 보건소, 병원, 주민센터 등을 가도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내가 필요한 때를 놓치기 쉽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어통역센터 3자 통화에 대한 부분을 테스트 중이다. 기본적인 안내, 모바일의 시설 안내 및 예약은 수어 아바타가 처리하고 실제 상담과 관련된 부분은 3자 통화라던가 수어봇을 통해 서비스를 하게 되면 수어 통역사 분들은 좀 더 많은 상담과 품질 높은 상담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5일 오후 2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 ‘AI 기술 접목을 통한 수어통역센터의 기능적 역할 변화 모색 토론회’에서 토론하는 서울특별시 복지실 장애인자립지원과 조은령 과장. ⓒ서울농아인협회
서울시, “서울시청 민원실 AI 키오스크 시범운영 추진 등 노력”
서울특별시 복지실 장애인자립지원과 조은령 과장은 “오늘 발전방향으로 제시해주신 방안에서 서울시에서 현재진행 중이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을 말씀드리겠다”며 “서울시의 웹 접근성 향상에 대해 지적을 해주셨는데 고민은 많이 하고 있다. 일단은 복지포털이라고 복지정보를 안내하는 서비스부터 수어영상 안내를 탑재하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Lcube와도 협업해 서울시청 민원실에 AI가 가능한 수어 키오스크를 시범운영하도록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시를 포함해 전국에 5개밖에 없는 수어교육원에서 지속적으로 수어통역사를 배출·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공무원 중에서도 긴급하게 간단한 수어라도 해서 청각장애인이 방문했을 때 응대하거나 민원대응이 가능하도록 서울시 인재개발원에 교육과정을 신설할 예정”이라며 “여러분들이 보기에 미진하겠지만 청각장애인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청각장애인과 농인이 서울이 낯설지 않고 익숙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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