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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1시반퇴근소취)
드디어 올해 독서량 100권 독파 !
6월부터 읽은 책 중 추천하고 싶은 책만 가져왔어.
근데 막상 나열해보니까 소설이 대부분이더라 ^^;ㅎㅎㅎ
책 순서는 추천 강도와 무관해
사진 아래 글 구성은
제목 / 작가와 역자 (초판 발행연도)
출판사 / 총 쪽수
첫 문장
완독 후 적은 간단한 메모
메모는 독서 직후 나만 보려고 적은 거라 개인적이고 충동적인 생각(+오타, 비문)이 가득함.
스포가 될 만한 부분은 최대한 삭제하려고 노력했는데, 그래도 약간의 스포는 남아있을 수 있으니 양해 부탁할게 !
좀비썰록 / 김성희,전건우,정명섭,조영주,차무진 (2019)
시공사 / 304p
비 오니까 무서운 얘기해달라고? 그럴까?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 작품들에 좀비물을 접목시킨 새로운 소설.
작품 하나하나 읽는 것이 아까워 발을 동동 구르면서 보았다.
관동행: GAMA TO GWANDONG /김성희 : 관동별곡이란 작품은 그 얼마나 이름만으로 악명이 높은가. 강호애 병이 깊퍼 듁님의 누었더니.. 국어 교과서에 색색의 볼펜으로 한 가득 필기를 한 작품은 아마 '정철'의 글이 거의 유일할 것이다. 한문장 한문장 내용을 곱씹기보다는 해석에 초점을 둘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이었는데, 이 글은 내가 함께 좀비세계에 떨어진 것 마냥 집중해서 읽었다. 사실 관동별곡과는 완전 다른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 책 전체를 계속 읽어봐야겠다! 결심하게 해준 첫 번째 작품이다.
만복사의 그 청년은 누구일까? / 정명섭 : 사실 만복사 저포기라는 작품이 퍽 재미있는 글은 아니다. 처음 읽을 때 원문으로 접해서 그런가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고민했던 기억만 남아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엄청난 전환을 겪으며 앞의 내용을 다시 한번 곱씹을 수 있게 도와준다.
사랑손님과 어머니 그리고 죽은 아버지 / 전건우 : 원 작품에서 옥희 어머니의 머뭇머뭇 전통적인 여성상이 안쓰러웠는데 아주 유쾌하고 (말 그대로) 죽여주는 사람이 되어 속이 시원했다. 옥희와 옥희 어머니가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운수 좋은 날 / 조영주 : 좀비물을 이렇게 풀어낼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 좀비가 채식주의자라면 어떻게 될까. 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글이라는데 역시나 새로운 관점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법이다.
피소나기 / 차무진 : 서글퍼지는 작품이었다. <소나기>를 처음 읽었을 때의 뭉클함이 다시 살아났다. 여름 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글 소나기. 좀비물로 오마주 되었지만 그 특유의 분위기는 전혀 죽지 않았다.
해가 지는 곳으로 / 최진영 (2017)
민음사 / 208p
당신은 한국을 아는가? 한국은 아직 그곳에 있는가?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다.
몰입감에 눈물이 차오르면서도 너무 심장이 벅차올라 중간중간 책장을 덮을 수 밖에 없는 소설. 어쩜 이렇게 매 문장이 주옥같은지, 작가님의 다음 글이 기다려진다.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를 얼마나 끌어당길 수 있는가. 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의 첫 장을 넘김과 동시에 재난 속으로 들어왔고 주인공들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해야했다.
바이러스로 인해 찾아온 재난에서 비롯된 이야기지만, 실은 바이러스에 관한 정보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바이러스의 이름은 무엇인지, 어떤 증상이 일어나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전혀 말해주지 않는다.
이곳엔 오직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세상의 끝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는 사람들만이.
스노볼 드라이브 / 조예은 (2021)
민음사 / 236p
녹지 않는 눈이 내린 지 7년째 되는 해였다.
어느날 재앙처럼 찾아온 녹지 않는 눈과 각자 다른 방식으로 외로운 두 아이의 이야기. 서로가 서로의 위로가 되어준다. 아마 이 사태가 아니었다면 둘은 더 빨리 좋은 사이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함께인 모루와 이월이 보고 싶어졌다.
모든 게 다 엉망이 된 세상 속에서 둘 만은 행복하길.
이 소설이 만약 넷플릭스 드라마였다면 나는 시즌 2를 내놓으라고 여기저기 댓글을 달고 있지 않을까.
페스트 / 알베르 카뮈 / 김화영 옮김(2011)
민음사 / 508p
이 연대기가 주제로 다루는 기이한 사건들은 194x년 오랑에서 발생했다.
첫 장을 넘기기 전, 서문처럼 적어두었던 쪽지 내용을 먼저 옮긴다. "예전부터 읽고 싶어하던 책이었는데, 코로나시대가 시작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자 왜인지 읽기 싫어졌다. 내 청개구리와도 같은 성격때문이다. 이제 코로나가 지겨워지며 인기가 조금 시들해진 듯 하니 나는 읽기 시작한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수도 없이 죽어나가는데 어떻게 이렇게 담담하게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지. 병의 희생자 숫자에 반응을 나타내는 이가 어떻게 하나도 없을 수 있는지. 병에 관한 모든 뉴스에 그렇게도 깊은 관심을 보이던 사람들이 왜 아무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게 되었는지. 병과 관련된 인쇄물들이 왜 이때다 싶어 대량으로 쏟아져나오는지 등등..
현재 우리 모습과 많은 부분들이 겹쳐보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신에 의탁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장면, 페스트가 가고 나면 이걸 해야지 저걸해야지 하며 고민하는 장면은 우리 사회를 휩쓸었던 뉴스와 내가 입버릇 처럼 하는 말과도 닮아있다.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었던 1부에서와 다르게 뒤로 갈 수록 점점 도시를 '우리'로 보고 있다. 전염병 앞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무력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또 이겨낼 것이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그때까지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
비행운 / 김애란 (2012)
문학과 지성사 / 351p
선배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2년 만이었다.
표지처럼 눅눅한 기운이 책 전체에 퍼져있다. 벅찬 감정때문이 아니라 영 찝찝해지는 마음때문에 이야기를 이어 볼 수 없어 책장을 덮고, 열고, 또 덮었다. 飛行雲이 아니라 非幸運이라더니. 딱 맞는 표현이다.
끝없이 막막해지는 주인공들 사이에서 나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동경하던 세계와 현재의 능력은 너무 다르니 말이다.
밤의 여행자들 / 윤고은 (2013)
민음사 / 252p
북상하는 것. 고기압, 벚꽃, 누군가의 부음. 남하하는 것. 황사. 파업. 쓰레기.
처음 경험해보는 종류의 재난 소설이다. 우리는 불안정적인 것을 안전한 곳에서 만날 때 어떠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주인공 요나는 그 점을 노린 재난 여행사의 직원 중 한 명이다. 그의 삶은 '고요나'라는 이름과 달리 이미 재난이었다.
이야기는 예측하지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묘하게 현실적이라 더 섬뜩해진다.
사실은 이 책을 읽고 있는 나 조차 집이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비극을 활자로 맞이하며 즐기고 있는 셈이다.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 김종길 옮김 (2005)
민음사 / 572p
1801년 ㅡ 집주인을 찾아갔다가 막 돌아오는 길이다.
무슨 이런 매운 맛 고전이 다 있단 말인가 !집착과 복수가 팽배한 로맨스 소설이라니. 소설 전개 내내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눅눅하고 위태로운 느낌이 이어진다.
다른 창작물이나 번역으로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다. 200년 전의 사람들은 왜 이 소설에 미치지 않았을까.
고전 로맨스의 매력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밝은 밤 / 최은영 (2021)
문학동네 / 344p
나는 희령을 여름 냄새로 기억한다.
아주 긴 역사가 340쪽 정도의 짧은 소설에 모두 담가져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오묘하다. 증조모와 증조부의 첫 만남부터 증조모와 새미 아주머니의 만남. 할머니와 희재의 우정과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만남. 어머니의 탄생과 ----의 죽음... 이 외에도 수많은 만남과 이별이 존재하니 그야말로 이 책은 몇 백 년 동안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이 짧은 글에 담기지 못할 고유한 인생이 각자 존재할 것이고 나는 그중 아주 작은 일부분만 엿보았을 뿐이다.
나의 삶, 나의 어머니의 삶과 나의 외할머니의 삶. 그리고 그 어머니의 삶도 짧은 이야기 몇 가지로 전해내려오다, 점점 잊히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언젠가는 그들의 삶을 기록하고 싶어졌다.
가난의 문법 / 소준철 (2020)
푸른숲 / 304p
한국사회에서 가난의 모습은 늘 변해왔다.
'어린아이 욕하지 마라. 우리가 이미 지나왔던 길이다. 노인 욕하지 마라. 우리가 앞으로 갈 길이다.'와 엇비슷한 말을 어디에선가 들어본 것 같다. 우리는 죽지 않으면 계속 늙어간다. 늙어간다는 것은 삶의 경험이 풍부해짐과 동시에 가진 힘을 서서히 잃어가는 과정이다.
지금 노인을 대우하는 사회의 시선을 보면 앞으로 내가 겪게 될 일들을 미리 짐작해볼 수 있다. 노인들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지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젊었을 때에 비하여 매우 부족하다. 젊은 시절 많은 부를 축적해두었거나 자식들에게 어떻게든 기댈 수 있는 사람은 적고, 누군가는 혜택의 모서리에서 근근이 살아간다.
이 책은 그러한 노인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또 왜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지도 한 인물의 하루를 통하여 깨닫게 해준다. 우리는 함께 살아갈 방법, 또는 미래의 내가 나의 자식의 미래가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하여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쇼코의 미소 / 최은영 (2016)
문학동네 / 296p
나는 차가운 모래 속에 두 손을 넣고 검게 빛나는 바다를 바라본다.
7번의 이별. 체력소모가 심하다. 나는 거의 매 작품 책장을 덮고 엉엉 울었다.
쇼코의 미소 : 쇼코야. 소유야. 인생은 생각대로 풀리는 법이 없고 우리는 운명이란 단단한 벽 앞에 늘 무너지고 말거야. 그럼에도 우리가 계속 살아갈 수 있는 건 우리가 우리이기 때문이야. 세상이 아무리 모질어도 우리는 우리를 포기하지 말자. 서로 사랑한다고 매달리자.
씬짜오 씬짜오 : 나도 모르게 멀어진 인연들이 있다. 그건 이따금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 가끔 너무 사랑해서 그 사람이 무너지는 모습을 외면할 때가 있다.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텐데 나는 그걸 몰랐고 그 사람은 그것마저 사랑했다.
먼 곳에서 온 노래 : 사람이 떠나면 자꾸만 과거를 훑게 된다. 그 속에서 끊임 없이 나의 잘못을 찾아내고 후회하며 이제는 전하지 못할 사과를 멀리서 전한다.
미카엘라 : 가끔 , 아니 사실은 자주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심지어 모진 말로 일부러 상처를 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날 사랑했을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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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들 좋은 밤 좋은 독서되길 !
너무 고마워 리뷰 너무 담백하게 잘썼다 ㅎㅎㅎ 다 보고싶어 헉헉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2.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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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 추천 받아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