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에 친구들과 마신 술에 두통이 계속된다.
비엔날레전시관에 들러 해찬솔의 양동통맥 축제에 가기로 한 것도
못 가겠다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토요일 오전에 바보는 프로그램이 잇다고 출근한다.
두통을 없애려면 우너시의 숲으로 가야겠다.
바보에게 화순응로 마중을 나가겠다고 허풍을 치고
배낭에 맥주 하나 넣어 2수원지로 올라간다.
이틀 사이에 사과꽃은 바닥 위에 꽃잎응ㅇㄹ 수 놓고 윤판나물은 보이지 않는다.
만연산 들러 화순까지 12시에 가려면 걸음이 바쁘다.
계곡으로 들어가지 않고 풀길을 따라 오르니 맛이 덜하다.
용추폭포에도 들어가지 않고 데크에서만 보고 바로 계단을 올라간다.
삼거리에서 너와나목장 쪽으로 부지런히 걷는다.
식당 앞 주차장과 도로엔 차가 가득이다.
만연산쪽으로 걷는 이는 나 뿐이다.
무돌길을 두고 만연산으로 오른다.
너른 평상에 한 사나이가 음악을 듣고 있다.
정상 데크엔 직장동료들인지 먹거리르르 가득 펴고 점심 중이다.
흐릿한 무등과 수만리를 내려다 보고 돌아 나온다.
조금 내려와 바위로 들어가 맥주를 마신다.
조금 일찍 끝날 듯하다고 바보가 전화했다. 읍까지 내려가기 바빠 큱재로 올라오라한다.
작은만연산 포기하고 곡개에서 참샘쪽으로 길을 잡아 내려간다.
꽃많은 큰재에 다 오는데 바보가 이제사 출발한다고 한다.
진즉 말했으면 산길을 줄이지 않았을 거라고 짜증을 낸다.
이끼 가득한 만연폭포에 들러오며 화순만연에 아이들 데리고 올랐던 때를 생각한다.
전남에서 비교적 큰 학교의 아이들을 만나 정이 많이 들었었는데.
내가 맡은 마지막 학급이어서 더 정이 들었는지 모른다.
연락을 해 오던 아이들도 이젠 뜸해졌다. 당연하다.
금호타이어 앞 사거리에서 전화를 하자 읍내를 헤매고 있는 중이라 한다.
오남매 앞을 걷고 있는데 바보의 차가 멈춘다.
주변을 둘러보다가 오남매에 들어가 또 멍게비빔밥을 먹는다.
소주를 먹을까 말까 하다가 참는다.
농협하나로 마트에 들러 장을 본다.
앞으로는 화순에 더 많이 들를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