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을 살리고, 농촌을 살리기 위해 소농들이 뭉쳤다.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포동리에 위치한 공동체농업지원센터(대표 윤종상)가 바로 그곳이다. 공동체농업지원센터에서는 소농인 마을주민들이 주축이 돼 공동체를 형성, 각자 친환경으로 생산한 안전한 먹거리를 ‘농산물꾸러미’에 함께 담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농산물꾸러미를 전국 최초로 시도한 공동체농업지원센터는 얼굴 있는 생산자와 마음을 알아주는 소비자 간의 믿음을 만들어가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꾸러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이들은 지역순환농법을 실천하며 환경을 살리고, 더욱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을공동체 살리기 위한 소농들의 협업
공동체농업지원센터는 횡성군 포동리의 주민들이 주축이 돼 지난 2009년 설립됐다. 우리의 옛 농촌문화인 지역공동체문화를 다시 만들기 위한 작은 움직임으로 시작된 것이었다. 공동체농업지원센터는 마을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며 ‘농산물꾸러미’사업을 설계했다. 현재 전국에 널리 전파된 꾸러미사업의 시초가 공동체농업지원센터인 것.
이들은 꾸러미에 두부와 유정란을 기본 물품으로 콩나물, 제철 채소나 과일, 쌀과 잡곡 등을 담아 꾸러미를 공급하고 있다. 2인 가족에 적당한 ‘신선꾸러미’와 쌀과 제철 잡곡 까지 포함된 ‘기본꾸러미’ 등 두 가지 꾸러미 종류를 만들어 소비자가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농산물꾸러미사업은 다양한 제철 친환경농산물을 매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특히 수확하고 바로 공급하기 때문에 신선함은 물론 농장에서 식탁까지 편리하게 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또한 마을의 소농들에게도 꾸러미 사업은 환영 받았다. 제철 농산물이 꾸러미로 만들어져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공급되면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순환농법으로 생산한 두부와 유정란
공동체농업지원센터는 농산물꾸러미 상품 중에서도 기본품목인 ‘손두부’와 ‘유정란’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손두부는 지역에서 생산한 콩과 간수만을 이용해 횡성의 여성농민들이 전통방식으로 매일 아침 생산하고 있다.
유정란 생산은 더욱 특별하다. GMO 수입옥수수사료에서 벗어나 지역순환농법으로 자급사료를 만들어 먹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농업지원센터의 유정란은 두부를 만들고 나온 비지와 쌀겨, 깻묵 등 친환경 가공 부산물과 직접 사육한 유충을 먹여 키운 닭이 낳은 신선한 유정란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1천마리의 암탉과 1백마리의 수탉이 자유롭게 다니며 낳은 방사유정란으로 맛이 더욱 고소하다.
윤종상 대표는 “두부와 계란이 기본품목이 된 이유는 우리 식탁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식재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순환농법을 위해 선택한 것이기도 했다”며 “지역과 사람, 닭 모두에게 이로운 순환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공동체농업지원센터는 지력상승을 위해 두과작목인 콩을 재배하고 그 콩으로 두부를 만들며, 두부를 만들고 나온 비지로 닭의 사료를 만들고, 닭의 분비물은 다시 농사를 짓는데 거름으로 사용하는 등 지역의 물질순환을 통해 순환농업을 이어가고 있다.
“농촌마을의 경제모델 만들고파”
공동체농업지원센터는 두부, 유정란 생산, 농산물꾸러미사업 등을 통해 여성농민, 농촌마을 어르신 일자
리창출과 함께 소농들의 안정적인 판로와 수익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공동체농업지원센터는 앞으로도 농촌마을에 맞는 경제모델을 만들어 농촌사회에 활기를 불어 넣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윤 대표는 “두레나 품앗이 등 옛날에는 공동체에 속하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로 농업노동을 함께해왔는데 현재는 공동체가 사라졌다”면서 “그러나 농업을 살리고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혼자보다는 소농들의 협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체적인 농촌마을의 경제모델 창출이 공동체농업지원센터의 목표”라며 “농촌에 경제모델을 만들어 농촌의 마을주민들이 안정적으로, 또 신나게 농사지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