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옛날에 백설공주가 살았거든.
근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는데에~~ 노래가 잘 안나와.
귀신이 나타났거든.
귀신은이쁜 토끼는 안 잡아 먹어.
귀신이 이히히~~했는데 아빠하고 맛있는것 사먹으로 갔어.
이야기 끄읕~
동화 두토막.
옛날에 옛날에 귀신이 살았거든.
머리가 안좋아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약을 먹으래.
응을 하고 나면 안아프대.
그래서 귀신이 이히히~~했거든.
재미있지?
이야기 끄읕~~
* 커밍아웃
날 짜 2001년 2월 13일 화요일
승현이는 유난히 여자를 좋아했습니다.
어릴땐.
립스틱도 바르고.
영어책에 나오는 예쁜 하늘색 원피스를 보고는 한동안 그걸 사달라 조르고.
--그래서 내가 못입는 원피스 하나 입혀줬더니 넘 크다고 작은걸 사달라 하두만요.
그리고 아빠가 뭘 묻거나.. 뭘 달라고 하면..
"넌 남자라서 안돼"
그래서 왜 남자는 안돼냐 하면 "남자는 안이뻐서 안돼"
이런식이었지요.
티비에도 여자 가수가 나오면 이쁘다고 달려가서 안아주고..
그리고 여동생을 꼭 낳아 달라던 녀석이..
어느날 갑자기 남자가 좋다고.. 남자만 좋다고 하더군요.
남자가 이쁘다고..
그러다 어제의 충격적인 발언.
"난 커서 남택경이랑 결혼할꺼야"
**남택경-승현이보다 한살 많은 남자아이.
그래서 결혼은 여자랑 하는 거야 했더니
"싫어 난 남자가 좋아! 남자랑 결혼할꺼야!"
@.@
* 말귀를 못알아 듣니!!!!!
날 짜 2001년 2월 17일 토요일
승현인 가끔씩 약국에 전화를 겁니다.
자기가 필요한것 있을때 주로..
어제도 약국에 전화가 왔습니다.
그림있는 예쁜 줄넘기 사오라구..
근데 그 전화를 걸기까지의 곡절이 있었습니다.
어제 집에가서 할머니에게 얘기를 들었지요.
감기끼가 있고 몸이 안좋아서 심통이 나있던 승현이가
자기가 다니는 민족체육관(태권도도장)에서 갖고 놀던 줄넘기가 필요했나봅니다.
그래서 어김없이 약국에다가 전화를 걸었는데..
갑자기 전화기에다 대고 냅다 소릴 버럭버럭 지르더랍니다.
"이다미 바꾸라니깐!!"
"이다미 몰라??"
"왜 말귀를 못알아 듣니!!!!"
"에이 참내!!!"
..
할머니방 전화기 번호 몇개가 잘 안눌러지는 꼬물..
그래서 왜 그 있잖습니까..
"지금 거신 번호는..." 글구 영어로 "꼬부랑꼬부랑...."
할머니가 어디다 소릴지르나 해서 들어보았더니..
"꼬부랑꼬부랑.."이 나오고 있더랍니다...
* 승현이는 사춘기.
날 짜 2001년 2월 22일 목요일
승현이는 벌시로 사춘기인가 봅니다.
어제 할머니방에 자로 드러갔던 승현이가 문을 벌컥 열고 뛰쳐나오더군요.
"땀이 많이 나서 너무 꿉꿉해. 옷 갈아 입어야 겠어!"
이러면서 지 옷이 있는 내방으로 뛰어가더군요.
내가 따라 가서 입혀줄려니깐
"엄마는 따라 오지마 내가 골라 입을 꺼야"
이러더군요.
근데 이녀석이 멋 부린다고 가끔씩 알록달록한 여름옷을 꺼내 입을때도 있고
또 옷장을 열어 온갖 옷을 다 꺼내어 방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을때도 있는 지라..
방문을 열고 들어 갈려 했더니 아 글씨 문을 잠궈논거 아니겠어요.
"승현아 너 머해 빨리 문 안열어~"--째지는 엄마 목소리
"안돼! 못열어!"-째지는 아들 목소리..
이렇게 실갱이 하다가 결국 이녀석이 옷을 다입고 나타났는데..
물어 봤지요.. 왜 문을 걸어 잠궜냐고..
그녀석 말.
"엄마느은~~ 옷갈아 입을 때는 챙피하니깐 문 잠그는거지!"
* 일곱살짜리 형아 낳아주세요.
날 짜 2001년 3월 9일 금요일
승현이는 별루 동생 타령이 없습니다.
지혼자 사랑받고 싶어 그런지..
괜히 지아빠가 애하나 더 낳고 싶어서 승현이에게
"승현아 너 동생 좋지? 여동생이 좋아? 남동생이 더 좋아?"--유도심문
그러면
예전에 여동생이었는데
요즘은 남동생이었지요.
근데 지가 다니는 태권도 도장(태권도 보담은 거의 놀이방)에는
형제끼리 다니는 애들이 많아요.
지 또래 애들은 거의 누나 아님 형이 있지요.
그러다 보니 억울하게 한대 맞아도
일러줄 형아도 없고 그래서 많이 억울했나 보죠..
며칠전 퇴근했더니
진지하게
"엄마"
"왜?"
"일곱살짜리 형아 좀 낳아주세요~~"
@_@
* 원초적 대화.
날 짜 2001년 3월 15일 목요일
승현 엄마 화장실에 들어간다.
승현 따라 들어 올려구 한다.
[엄마]승현아 따라 들어오면 안돼~~ 밖에서 기다려.
[승현]시러~드러갈래~
[엄마]아이구~ 그럼 들어와서 고기 서있어.
엄마 볼일 본다.
승현 고개 갸웃.
[승현]엄마는 근데 왜 엉덩이로 쉬해?
@.@
[엄마]아냐. 엄마 엉덩이로 쉬하는 거 아냐.
[승현]그래? 그럼 엄마도 *추로 쉬해?
[엄마]응 엄마도 *추로 쉬하는 거야.
[승현]근데 왜 앉아서 해? 그리고 *추는 어딨어?
[엄마]응 엄마 *추는 짧아서 앉아서 해야 되는 거야.
[승현]그래? 근데 왜 엄마는 짧아?
[엄마]응. 하나님이 그렇게 만들어 주셨어.
[승현]왜?
[엄마]응 여자는 애기를 낳아야 하니깐 짧게 만들어 주신거야.
잠시 생각하는 승현.
[승현]응 이제 아라써~~~
* 이 나는 약??
날 짜 2001년 5월 12일 토요일
승현이 이가 하나 둘 충치가 생기기 시작한지 어언 여섯달.
양치질도 열심히 시킬려고 했지만..
퇴근하면 거의 반은 잠들어 있어 시킬수 없고 (할머니가 관리를 미처 못해서..)
사탕 쵸코렛은 거의 못먹게 하는데 엄마 몰래 먹는것까지 막을 수 없고
드뎌 이하나가 절반 가까이묵어들어갔습니다.
애 이는 한번 절단나기 시작하니깐 금방 팍팍 부쩍 망가져 가더라구요.
그래서 치과에 데려 갈려고 몇번을 시도했지만
안갈려고 발버둥치는 애를 얌전히 입벌리고 앉아있게 만들순 없었지요.
병원에서도 승현이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었는지...자신없다고 소아 전문치과를 권했습니다.
(치과병원이 아파트 상가에 있는데 같은 상가의 체능원에 다니는 승현이가
잘 다니다가도 한번씩 가기 싫다고 할머니 바지 붙들고 상가가 떠나가라
떼쓰는게 거의 온 상가에 소문 나 있지요)
그래서 인터넷을 뒤적여 드뎌 한 병원을 찾아냈죠.
처음 간 날 검진만 하는데도 울고 불고 난리가 났죠.
전화걸때 애가 좀 심하게 운다니깐 그런 애 전문이라고 델고 오랬는데...
정작 보고선 얘는 도저히 안되겠다. 마취해야 겠다고 하더라구요.
마음이 착잡하고 불안하고..그러나 애 이는 계속 썩어들어가고.
결국 예약을 했죠.
디데이!
5시간을 굶겨서 (물도 안먹이고) 데리고 갔는데--할머니랑 지 아빠가 데려갔죠.
근처 가니깐 벌써 눈치채고 안간다고 떼쓰기 시작하더랍니다.
통사정 하다 윽박지르다. 번쩍 안고 들어갔는데..
계속 울고 불고 난리지기고..아빠가 잠시 진료실 들어간사이 할머니에게 우리
빨리 도망가자며 손목을 잡아 끌어..사람들은 재미있어 구경하고..
그 와중에 드뎌 진정제를 먹였지요.
약이 굉장히 쓴데 너는 약 잘 먹지 않느냐..이 약만 마시면 그냥 집에 간다.
승현이치료는 약만 먹으면 되는 거다. 약 먹고 난뒤엔 아빠 이 치료하는 동안
잠시만 기다렸다 가자..요렇게 거짓말~~
그리하여
꼬박꼬박 할머니 등에 엎혀 잠든 사이 소기가스를 마시게 하며 치료는 시작되고
신경치료에 심한것 하나는 덮어씌우고 5개는 떼우고..
치료는 끝났는데 애는 잠든상태로 집에 왔지요.
5시에 마취했는데 11시가 되어도 안일어나 걱정되어 깨우니..
일어나긴 했는데..이녀석이 제대로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이리비틀 저리비틀
혀는 꼬여서 꼬부라진 소리로 "어~~왜애 이래애~~~"
지도 힘든지 짜증 부리고..
그래서 너 약먹어서 이 다 나았지? 거울 한번봐..욜케 거울을 보여줬더니..
반짝이는 스텐레스 비슷한 걸로 뒤집어 씌운 어금니를 본 녀석..
마음에 들었나 보더라구요.
"약만 먹었는데 예쁜 이가 났네"
*난 니가 잠든사이에 일어난 일을 알고 있다* 승현 엄마
*노란띠한테 까불래?
날 짜 2001년 5월 22일 화요일
승현이가 태권도장에 다닌지 8개월쯤 되어가나 봅니다.
가기 싫어 엉엉울고 은정님처럼 애도 많이 먹었지만..이제 달력보고 토욜이면 안가는
날인줄 알고 일욜이면 엄마 아빠 집에 있는 날인줄 알고 월욜이면 아침부터 준비할
정도로 컸지요.
체능원에서 젤 어리고 늦게 들어가고 해서 친구가 없어
온종일..말한마디 안하고 있다가 온다는 소릴 들을때면 참으로 기가 차고..
맘이 아팠지요.
아무하고도 안놀고 가만 앉아 있다 온다고..
할머니가 애가 넘 안되어 한소리하면 선생님은 다 변하게 되어있다고 하더니..
어느새 이녀석이누굴 때리고 들어오질 않나..
노래를 시키면 숨기만 하던 녀석이 노래 불러라면 잘도 불러제끼고..
첨보는 사람 엉덩이 슬쩍 찌르며 장난도 걸어보고
많이 바뀌더라구요.
근데 며칠전 태권도 심사가 있었나봐요.
한발로 서있기도 잘 못하던 녀석이 발차기 앞지르기 이런것도 곧잘 하더니
--안시켜도 집에서 혼자..
어떻게 어떻게 노란띠를 하나 얻어 왔더라구요.
그래서 포리부틴시럽에 해열제 항생제 처방바다 왔지요.
근데 열이 끓고 올리고 하는 녀석이..
먹을꺼 밝히는것도 빼 닮았는지.
그날 오후
"냉장고 안에 구름떡 주세요. 배고프단 말예요"
할말을 잃었지요.
끝내 한조각 먹더니 또 토했지요.
아파보니깐 배도 고프고 좋을것 없다 생각했는지.
그냥 새벽에 한 이틀 열나고 아프다고 꽥꽥 소리지를뿐
낮에는 잘놀고 오뎅사달라 해서 분식점 가서 오뎅사먹고 별꺼 별꺼 다먹고..
새벽에 열나고 앙앙대면 그날 당장 입원 시켜야 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거의 다 나은듯 하네요.
의사말은 좋아지다 심해질수도 있다해서 일체 외출을 안시키고...
그랬더니 또 의사한테가서는 체능원 빨리 가고 싶다고 말했나 봐요.
태어나서 사소한 감기 몇번 빼곤 아파본 적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 아파보니 진짜 지금껏 안 아파준것도 큰 효도다 싶네요.
수월하게 넘어가는데도 애 아프니깐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요즘 뇌수막염 유행이랍니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겠죠?
* 이유식에대해 할말많은 별난 엄마
날 짜 2001년 6월 29일 금요일
애 키워본지 오래^^되어 잘 기억은 안나지만 떠덤발거리며 기억을 떠올리면
참 할말 많군요.
저야 아시는 사람 아시겠지만 승현이 할머니랑 같이 살아
((--부연 설명하자면 승현이할머닌 좀... 옛날 애 아빠 키운얘기들어도..
과자도 초등학교 졸업할때까지 집에서 만들어 먹이고..빵도 만들어 먹이고..
그래서 하교길에 군것질도 불량식품이라고 안했다더만요..))
그런 분이니 오죽하겠습니까..옛날 애아빠 해서 먹였던 이유식 그대로를 승현이한테
만들어먹이라고 하시니..
ㅠ.ㅠ
참고로 이유식뿐 아니라 전 기저귀도 당근 면기저귀..
애 외출시에도 면기저귀 넣어 다녔죠..
좀 커서 면기저귀로 커버안될때야 겨우 종이기저귀.
그래서 승현인 기저귀 발진이 한번도 없었죠..
거버는 두세병 먹었나..이유식 파는것도 두세 깡통..그이후
쥬스는 갈아서 먹였고..
죽은 온갖야채-당근,양배추,감자,양파,호박 같은거 아주잘게 다지고..
홍합,문어,이런거 사다가 다지고..쌀가루 빻아온거랑 죽을 쏘죠..
탈까봐 옆에서 젓고 있는데..한여름에 에어콘도 선풍기도 없이...
한 30분 불옆에서 그러고 있었죠..땀띠란거 처음 나봤습니다.
잘못해서 팔에 죽이 튀면..엄청 쓰리죠.
승현할머닌 또 음식 그때그때 (특히나 애기꺼)안하는거 용서 없죠..그러니 아래 평화님 말처럼 야채 다져 재료 냉동실 넣어놓고..그런거 어림반푼어치죠~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 칼도 잘 못써니..다지는데도 한 30분 걸린듯.
승현이는 우유를 빨리 뗐어요..우유를 컵에 마신게 한 6개월째 정도..
우유병은 이가 빨리나서..한 7-8개월 정도 졸업한거 같네요.
밥도 돌전에 시작었고..
하지만 그렇게 별나게 키운다고 뭐든 잘 먹는게 아니더라구요.
게다가 할머니가 요즘도 애 먹여주니
(애 잘먹이고 싶은 욕심에 ...할머니가 직접 퍼서 입가득 채워주셔여..)
숟가락질 잘 못하지..김치 잘 안먹지..(생선,고기,계란,김 이런거 주로 먹이시거든요..)
이유식 별나게 할필요 없다고 봐요.
진짜 물에 말아서 김치한쪽이랑 먹는거 그런거 할줄 알면 다된거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