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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총론(4): 피부
사람 몸의 표면은 어디를 막론하고 모두 피부(살갗, skin)라고 하는 구조물에 의해 덮여있는데 이 피부는 단일 기관으로서는 몸에서 가장 크며 외피계통(integument system)의 대부분을 이루는 구성 요소가 되고 있다. 한편 몸 속 공간은 점막(mucous membrane)이라고 하는 여린 막에 의해 덮여있기 때문에 몸의 겉에서 몸 속으로 들어가는 경계부분 즉 코, 입, 바깥생식기관, 항문 같은 곳에서는 피부가 점막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피부는 미세구조가 다른 표피(epidermis)와 진피(dermis)의 두 층이 서로 맞물려 구성되는데 여기에 털, 땀샘, 기름샘, 손톱 같은 부속장치(appendages)가 들어있고 다른 대부분의 조직처럼 많은 신경, 혈관, 림프관이 분포되어있다. 피부 바로 밑에는 피부밑조직(subcutaneous tissue)이라고 하는 또 다른 조직층이 있어 피부와 이 피부밑조직을 합쳐서 흔히 외피(integument)라고 부른다(그림 4-1).
1. 피부의 기능
피부의 가장 큰 임무는 몸의 보호(protection) 기능이다. 건강한 피부는 방수 능력을 가진 보호막 구실을 하기 때문에 바깥의 수분이 몸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방지하게 되고 몸 속의 수분이 증발되는 것도 막게 되며 심지어는 미생물의 침범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크림 형태의 물질은 부분적으로 침투가 가능하며 미생물 방어 기능도 매우 제한된 것으로서 때로는 세균이나 곰팡이에 의해 침범되기도 한다. 피부는 비교적 질긴 성질의 조직으로 되어 있어 몸 바깥에서의 온도의 자극이나 기계적 자극으로부터의 물리적 손상을 최소한으로 줄이기도 하며 제한된 정도이기는하나 때로는 화학적인 자극에 견디어내는 일도 한다. 이러한 물리적 및 화학적 자극은 피부에 퍼져있는 감각신경을 통하여 초기에 자극을 받아들임으로써 심한 정도에 노출되기 전에 미리 방어할 수 있도록 반사기능과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피부에는 많은 감각신경의 가지와 말단수용기가 분포되어 있어 피부는 다른 어느 곳보다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감각기관(sensory organs) 구실을 한다. 피부에는 또한 많은 혈관이 분포되어 있어 이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확장시킴으로써 또는 땀샘을 통하여 수분을 내보냄으로써 몸의 온도를 조절하는 온도조절기관(thermo-regulating organs)으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동물에서는 여기에 털과 피부밑지방이 체온조절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나 사람에서는 진화에 따라 피부 표면에 나 있던 온도조절 목적의 털이 거의 퇴화하고 문명의 산물인 옷으로 조절하게 되었으므로 옷 종류에 따라 체온의 축적과 손실이 상당부분 이루어진다. 몸속의 수분이나 몸 바깥의 수분이 피부조직층을 거쳐서 직접 출입할 수는 없도록 되어 있지만 특수한 통로인 땀구멍을 통하여서는 몸 안의 수분을 적은 양에서 많은 양까지 한 번에 내보낼 수 있게 되어 있어 땀은 체온을 조절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한편 몸 전체의 수분대사에도 영형을 미치고 있으며 또한 수분이 배출될 때 땀 속에는 불필요한 각종 대사물질도 동시에 섞어 내보내기 때문에 배설기관(excretory organs)으로서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피부는 범위가 넓기 때문에 피부에 의해 몸속 기능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관으로 생각해야 된다. 피부가 어떤 원인에 의해 부분적으로 손실이 되면 보호를 받던 것에서 노출됨으로써 이 곳을 통하여 몸 안의 조직액이 증발되어 몸의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이 깨어지고 정도에 따라서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일 수가 있다. 따라서 손실된 피부가 있을 때는 그 정도에 따라 손실된 체액을 추정 보완해 주는 일은 임상의사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몸의 부위별 피부의 넓이는 몸 전체의 표면적에 대하여 비교적 일정한 비율을 나타내고 있어(김영건 1967) 이 비율에 따라 한 부위의 피부 넓이를 어림으로 얼른 산출해 낼 수 있다(그림 4-2).
피부의 넓이는 어른이 1.6 m2(조규상, 1955) 가량 되며 어린이(10세 기준)의 경우는 대략 1.0 m2(홍창의, 1973) 가량 된다. 피부의 두께는 평균 0.85-1.2 mm 가량이며 젊은 남자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샅부위의 피부가 0.5 mm로 가장 얇고 등의 피부가 2.3 mm로 가장 두꺼우며 손바닥과 발바닥은 각각 1.3 mm 및 2.0 mm이다(이윤호, 1982).
2. 피부의 구조
피부는 얕은 층인 표피(epidermis)와 표피 밑의 보다 깊은 층인 진피(dermis)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진피의 밑에는 피부밑조직(subcutaneous tissue)이라고 불리우는 별도의 결합조직층이 있다(그림 4-1, 그림 4-7). 표피와 진피 사이는 기저막(basement membrane)에 의하여 명확하게 구분이 되나 진피와 피부밑조직 사이는 다 같은 결합조직이어서 경계없이 바로 이어지고 있어 구분이 불명확하지만 진피에는 섬유다발이 많고 피부밑조직에는 지방조직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표피
표피(epidermis)는 상피조직(epithelial tissue)으로 구성되어 있는 피부의 가장 바깥쪽의 층으로서 상피 종류 중에서도 중층편평상피(stratified squamous epithelium)라고 하는 납작한 세포의 집단으로 되어 있는데 표피의 바닥은 진피의 유두(젖꼭지) 모양에 맞도록 높낮이가 다양한데 비하여 밖으로 노출된 면은 비교적 평탄하다. 표피는 모두 다섯 층으로 구성되는데 층 사이의 구별은 현미경으로만 가능하다. 표피의 층은 바닥쪽에서부터 기저층(basal layer), 가시층(spinous layer), 과립층(granular layer), 투명층(clear layer) 및 각질층(horny layer)으로 되어 있으며 세포의 모양은 바닥쪽으로 갈수록 높이가 높아지며 각질화는 되어 있지 않고 바깥쪽으로 갈수록 납작해지고 각질화가 되어 있다. 표피는 바닥쪽에서 계속 새 세포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위로 밀려 올라가면서 각질화된 죽은 세포는 차츰 떨어져 나간다.
진피
진피(dermis)는 결합조직(connective tissue)으로 되어 있는 부분으로서 아교섬유(collagenous fibers)와 일부 탄력섬유(elastic fibers)로 구성되어 있어 질기면서도 탄력성을 나타낸다. 진피의 결합조직은 매우 촘촘히 짜여져 치밀결합조직(dense connective tissue)이라고 분류되고 있으며 이 결합조직의 섬유다발로 짜여진 그물 속에 혈관, 림프관, 신경이 들어 있고 피부의 털, 땀샘도 이 진피 속에 묻혀 있다. 현미경으로 보면 진피는 다시 유두층(papillary layer)과 그물층(reticular layer)의 두 층으로 나누어진다. 표피에서 바로 이어지는 유두층은 가는 아교섬유로 되어 있으며 표면이 위로 젖꼭지처럼 볼록볼록 솟아있어 유두(papilla)라고 하고 여기에 표피가 반대되는 모양으로 꽉 물려 있다. 이 유두층에 감각신경의 종말과 모세혈관 및 림프관이 와 있다. 유두층 밑에 있는 것이 그물층인데 굵은 아교섬유 다발이 촘촘하게 짜여져 있는 층이다. 아교섬유의 짜임새는 부위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여러 방향으로 얽혀 있고 이 사이사이에 탄력섬유가 있어 피부의 질긴 성질과 함께 원래 형태로 되돌아가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사바늘 같이 가는 바늘로 찔렀다가 빼더라도 가는 틈새만 나지 구멍이 뚫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몸 전체로 보았을 때는 피부의 아교섬유 다발이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줄지어 배열되어있어 피부를 정해진 방향으로 당김으로써 늘 긴장시키게 된다(참고: 피부의 줄무늬).
피부밑조직
진피의 밑에 있는 또 하나의 다른 결합조직층을 피부밑조직(subcutaneous tissue)이라고 한다. 이 피부밑조직은 위에 있는 피부를 보다 더 깊은 곳에 있는 깊은근막(deep fascia)에 연결시켜주는 일을 한다. 깊은근막도 조직학적으로는 결합조직에 의해 구성된 것으로서 흔히 근육이나 뼈의 표면에 있기 때문에 부위에 따라 근육바깥막(epimysium) 또는 골막(periosteum)이라고 불리어지며 그런 뜻에서 이들보다 얕게 위치하는 피부밑조직을 가리켜 얕은근막(superficial fascia)이라고도 한다.
피부밑조직은 같은 결합조직이기는 해도 진피나 깊은근막과는 달리 촘촘히 짜여져 있지 않고 섬유조직이 느슨하게 짜여져 있는 성긴결합조직(loose connective tissue)에 속하며 섬유다발이 이루어 놓은 그물 사이에 지방세포(fat cells)가 많이 끼어 있어 이 결합조직을 흔히 피부밑지방조직(subcutaneous adipose tissue)이라고도 부른다. 이처럼 느슨한 짜임새 때문에 피부를 두 손가락으로 집어 움직였을 때 피부와 깊은근막 사이에서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해주며 평상시에 피부밑조직의 지방층은 실제로 피부 밑에서 몸의 단열층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피부밑조직에 지방이 축적되는 정도는 기본적으로는 남녀성차, 나이, 기후, 영양상태 등에 따라 다르며 몸에서는 부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 지방층의 침착 정도에 따라 몸의 바깥 모양이 결정된다. 피부밑지방의 축적은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고루 많이 침착되고 남녀 모두 중년이 되면 피부밑지방이 많아진다. 기후가 추운 북쪽 나라 사람들에게서 지방 침착이 많은 편이며, 영양섭취가 지나치면 지방의 축적이 늘어 비대해진다. 몸에서는 아랫배, 볼기 등에 많이 침착되며 팔다리와 샅에도 많은 편이고 손등, 눈꺼풀, 음경, 음낭, 항문 주위는 매우 적은 곳이고 귓바퀴에는 피부밑지방이 전혀 없다.
3. 피부의 줄무늬
피부 표면인 표피(epidermis)의 겉은 얼른 보기에는 매끈한것 같아도 확대경으로 자세히 관찰하면 두드러져 올라온 부분도 있고 고랑이 지어져 있는 곳도 있으며 이들에 의해 불규칙한 어떤 모양을 이루기도 하여 이 모든 것을 합쳐 피부의 줄무늬(skin lines)라고 한다. 줄무늬 중에서도 비교적 잘 알려진 것으로는 긴장선(tension lines), 굽힘선(flexure lines), 피부능선(papillary ridges) 및 분할선(cleavage lines) 등이 있다. 이 중에는 굽힘선처럼 육안으로도 쉽게 보이는 줄무늬가 있는가 하면 긴장선(tension lines)이나 피부능선처럼 확대경으로 자세히 관찰하여야 보이는 미세한 줄무늬도 있다. 피부 줄무늬 중에서 긴장선, 굽힘선, 피부능선 같은 것은 자연상태에서 늘 존재하고 있는 것이고 분할선 같은 것은 보통 때는 없던 것이지만 피부에 어떤 조작을 가하여 변화를 주었을 때는 비로소 보이게 된다.
긴장선
두꺼운 피부를 가진 손바닥이나 발바닥을 제외한 온몸의 피부 표피에는 확대경을 통하여서만이 관찰되는 피부의 얕은 고랑(furrows, sulci, creases)이 많이 있는데 이 고랑을 긴장선(tension lines, skin creases)이라고 한다(그림 4-3). 이 긴장선은 고랑과 고랑이 마주 닿게되면서 그 사이사이에 상대적으로 두드러져 나온 세모꼴, 마름모꼴 또는 다각형의 표피 구역을 이루게 되는데 이 긴장선은 피부를 여러 각도에서 당기면서 긴장을 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으며 실제로 피부를 당겼을 때 어느 정도 당겨지도록 허용되는 것이나 당겨졌던 피부가 다시 원 상태로 되돌아 오는 것은 모두 이 긴장선의 역할이라고 알려졌으며 때로는 피부에 가해지는 압력을 여러 곳으로 균등하게 퍼지게 하는 일도 한다. 이 긴장선은 표피 밑의 진피유두의 모양과는 특별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굽힘선
굽힘선(flexure lines)은 피부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오직 하나의 줄무늬 종류로서 일정한 길이를 가지고 있으면서 주위의 피부면보다 내려앉아 있는 일종의 굵은 피부고랑이다. 굽힘선은 관절이 굽혀지는 곳 가까이의 피부에 생기기 때문에 굽힘선이라고 하며 펴짐(extension) 상태로 있을 때도 분명히 보이지만 굽힘(flexion) 상태가 되면 더욱 뚜렷하게 깊어져 보인다. 굽힘선은 손바닥과 발바닥에 특히 잘 발달되어 있는데 흔히 손금이라고 불리우는 손바닥의 굵은 줄무늬와 손가락 마디 사이에 가로로 나 있는 줄무늬가 전형적인 굽힘선이다(그림 4-4). 굽힘선은 피부의 진피 부분이 진피 밑에 있는 골막(periosteum) 같은 깊은근막(deep fascia)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며 일생동안 변하지 않는다. 이 굽힘선은 엄밀한 의미로는 고랑 양쪽에 있는 주름의 높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영양상태가 좋은 아기의 팔다리 마디에서는 굽힘선이 더욱 잘룩하게 보인다. 얼굴의 피부에서도 얼굴 근육이 늘 일정한 방향으로 수축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 피부의 탄력성이 적어지면 관절부위가 아니라도 깊은 골이 생겨 굽힘선의 하나인 흔히 말하는 ‘얼굴의 주름살’이 나타나게 된다.
피부능선
피부능선은 손바닥과 발바닥 및 손가락과 발가락의 바닥면쪽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피부 줄무늬로서 위로 두드러져 올라와 있기 때문에 피부능선(papillary ridges, friction ridges)이라고 부른다. 이 피부능선은 피부고랑을 사이에 두고 좁은 간격으로 여러 개가 평행을 이루며 휘어져 지나가기 때문에 특이한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피부능선은 표피와 진피 사이를 강하게 얽어매고 있는 진피유두(dermal papillae)의 배열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 피부능선 위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땀구멍(aperture of sweat duct)이 열려있다. 피부능선은 손바닥과 발바닥에서 손에 쥐거나 발바닥에 닿게되는 물체와의 마찰을 더 높여 미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인데 피부능선 무늬의 모양과 숫자가 개인마다 다 다르고 태생 초기에 한번 만들어지면 일생 동안 그것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지문(finger prints) 또는 족문(foot prints)이라고 하여 개인의 식별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그림 4-5).
분할선
피부는 표피뿐만 아니라 진피도 늘 긴장 속에 있게 되는데 그 긴장도와 방향은 부위마다 다르다. 이것은 진피를 이루고 있는 아교섬유가 당기고 있는 힘에 의해서 생기는 긴장인데 섬유다발이 피부 바깥에서 보았을 때 대개의 경우 서로 평행을 이루고 있으며 이 섬유다발의 달리는 방향이 몸에서는 부위에 따라 비교적 일정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피부에 힘이 주어졌을 때 당겨지는 방향이 어떤 특정한 방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방향은 피부 표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서 피부가 절개되었을 때 비로소 당기는 방향이 나타나는 것으로서 조사 결과 밝혀진 당겨지는 방향을 피부 표면에 줄무늬로 나타낸 것이 분할선(lines of cleavage, Langer's lines)이다. 분할선은 Langer(1861)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팔 다리에서는 세로로 되어 있고 목이나 몸통에서는 가로로 되어 있다고 하나(그림 4-6) 이 분할선이 Kraissl(1951)이 주장하는 또 하나의 다른 분할선(Kraissl's line)과는 부분적으로 상치된다.
외과적으로 이 분할선과 평행으로 피부를 절개하게 되면 아교섬유의 가로로의 절단을 최소화하게 되므로 상처의 흔적(반흔)이 비교적 작게되면서 낫게되나 분할선에 직각이 되도록 가로질러 절개를 하면 아교섬유의 다발들이 많이 파괴되어 상처가 아물 때 새로운 섬유의 재생이 많아져 흔적은 커진다.
4. 피부의 부속장치
피부에는 손톱과 발톱(nails), 털(hairs), 기름샘(sebaceous glands), 땀샘(sweat glands) 등의 부속장치(appendages)가 있는데(그림 4-7) 손톱과 발톱은 피부조직이 변화하여 이루어진 단단한 구조물이고 털도 피부조직이 변하여 생긴 것이지만 연한 구조물이며 기름샘과 땀샘은 분비물을 만들어 몸 밖으로 내보내는 분비샘이다.
손톱/발톱
손톱(nails)과 발톱(nails)은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마디의 등쪽면에 있는 각질화된 매끈매끈한 판 모양의 구조물로서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보호하는 일을 한다. 이 각질판의 근위쪽 끝은 손톱뿌리/발톱뿌리(nail root)라고 하며 표면에 노출된 판 부분은 손톱몸통/발톱몸통(nail body)이라고 한다. 손톱이나 발톱에 의해 덮여져있는 피부의 면은 손톱바닥/발톱바닥(nail bed)인데 이 곳은 진피의 유두가 높기 때문에 깊은 고랑 속에 들어 있는 많은 모세혈관 때문에 생체에서는 투명한 손톱/발톱을 통하여 분홍색으로 비쳐보인다. 그러나 손톱/발톱뿌리쪽의 바닥은 유두의 높이가 낮고 손톱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흰색을 나타내 이것을 손톱반달/발톱반달(lunula)이라고 한다. 손톱바닥/발톱바닥 중에서도 손톱뿌리/발톱뿌리에 가까운 곳은 특히 두껍고 세포분열이 왕성한 곳인데 이 곳은 손톱 또는발톱을 만들어내는 곳으로 알려져 이 곳을 손톱기질/발톱기질(nail matrix)이라고 한다(그림 4-8). 손톱바닥/발톱바닥의 나머지 부분은 기질에서 이루어진 손톱이나 발톱이 자라나가면서 얹히는 면을 제공하게 된다.
손톱기질/발톱기질이 염증 또는 외상으로 파괴되면 손톱/발톱의 재생은 안 되나 나머지 손톱이 다 짤려져나가도 이 기질이 남아있게 되면 손톱/발톱은 다시 자라나게 된다.
손톱이나 발톱의 몸통 판 가장자리 중에서 원위쪽부분은 바깥을 향하여 자라나가는 부분이라서 자유모서리로 되어 있지만 나머지는 피부에 의하여 덮여 있어 이 덮고 있는 피부를 손톱성곽/발톱성곽(nail folds)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손톱뿌리/발톱뿌리 쪽을 덮고 있는 피부는 위손톱허물/위발톱허물(eponychium)이라고 하며 손톱과 발톱의 원위쪽(자유모서리쪽) 아랫면과 그 밑에 있는 피부 사이에 이어지는 부분은 아래손톱허물/아래발톱허물(hyponychium)이라고 한다(그림 4-9).
손톱과 발톱은 각각 손가락과 발가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손가락, 발가락 끝을 단단하게 지탱함으로써 미세한 도구를 다룰 수 있도록 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문명을 이룩하게 하는데 기여를 하고 있다. 손톱은 발톱에 비하여 더 빨리 자라고 손톱은 겨울보다 여름에 4 배나 더 빨리 자라며 손가락 중에서는 가운데 손가락의 손톱이 가장 빠르게, 새끼손가락의 손톱은 가장 느리게 자란다. 손톱은 평균 1 주일에 0.5 mm 가량 자란다.
손톱의 모양, 색갈 및 매끈한 정도 등은 몸 안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므로 현재의 질병상태나 과거의 질병 경과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어서 의사에게는 환자를 진찰할 때 소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소가 된다.
털
털(hairs)은 표피가 변하여 만들어진 일종의 피부 변형물로서 몸에서는 손바닥, 손가락의 양 옆, 손가락 끝마디의 등쪽면, 발바닥, 발의 양 옆, 발가락의 양 옆, 입술, 음경귀두, 음핵, 대음순의 속면과 소음순을 제외하고는 온몸 어디에나 다 나 있지만 몇몇 군데 털이 밀집되어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얼른 보기에는 거의 털이 없는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털은 길이, 두께 및 색갈에 있어서 몸부위와 인종에 따른 차이가 많이 나며 개인차도 크다.
털은 태생기때 이미 발생된다. 그 때의 털을 일차털(primary hairs)이라고 하는데 흔히 배냇솜털(lanugo)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며 매우 가늘고 보드라운 털로서 온몸에 덮여 있다가 출생하면서 몇달 사이에 다 빠지고 역시 가는 솜털(vellus)인 이차털(secondary hairs)로 바뀐다. 이 이차털 중 일부 특정한 부분의 것은 자라면서 굵은 마지막털(terminal hairs)로 바뀌는데 머리털(hairs of the head, capilli), 눈썹(eyebrows, supercilia) 및 속눈썹(cilia, eyelashes)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나머지 마지막털은 굵어진 곳을 제외하고는 온몸에 그대로 남아 있다가 사춘기가 되면서 호르몬의 작용으로 몇몇 군데의 이차털도 굵은 마지막털로 마저 바뀌는데 대표적인 것이 겨드랑털(axillary hairs, hirci), 불두덩에 나는 음모(거웃)(pubic hairs, pubes), 외이도에 나는 귀털(hairs of the external acoustic meatus, tragi), 콧속에 나는 코털(vibrissae) 그리고 남성의 경우 입 주위에 나는 수염(beard, barba)이다. 이차털이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곳은 볼과 턱끝이다(황건, 1991).
털은 표피가 진피 속으로 함몰되어 들어간 털주머니(hair follicles)에서 자라나 피부 바깥으로 솟아오른 것으로 피부 속에 묻혀 있는 털의 부분은 이를 털뿌리(root of the hair)라고 하고 바깥으로 노출된 부분은 털줄기(shaft of the hair)라고 한다(그림 4-9). 털뿌리의 가장 아래는 둥글게 부풀어 있어 털망울(hair bulbs)이라고 하며 그 망울의 밑바닥은 패어져 있어 혈관이 많은 결합조직인 털유두(hair papillae) 위에 얹혀 있게 된다. 털의 단면을 보면 바깥은 털피질(hair cortex), 속은 털수질(hair medulla)로 되어 있는데 일차털과 이차털에는 털수질이 없다. 털은 전체적으로 비스듬한 각도를 이루며 서 있고 진피 속의 털뿌리 옆에 놓여 있는 작은 평활근의 띠인 털세움근(arrector pili muscle)이 털주머니의 결합조직막 바깥에 와서 닿고 있는데(그림 4-7) 이 근육은 교감신경이라고 하는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고 있어 이 신경의 자극으로 근육이 수축되면 털이 꼿꼿하게 세워지게 되고 피부 표면은 도두라져 올라 일시적으로 소위 닭살이라는 모양을 나타내게 된다. 털세움근의 수축은 털 주위에 달려있는 기름샘에 압박을 주어 약간의 분비물도 나오게 한다.
피부 바깥으로 나와 있는 털은 부위에 따라 털 전체가 모두 특정한 같은 방향으로 누워 있어 이것을 털흐름(hair streams)이라고 하며(그림 4-10) 특히 머리털의 경우는 모든 털이 털소용돌이(속칭 가마, hair vortices)를 중심으로 일정 방향으로 털흐름을 나타내도록 배열되어 있다.
털은 1 주일에 1.5 mm - 2.0 mm 가량 자라며 일단 자란 것은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그 자리에 남아 있다. 전체 털 중 약 80%는 성장하고 있는 것이고 약 15%는 쉬는 상태에 있고 나머지는 떨어져 나간다. 털줄기의 피질에 기포가 생기고 멜라닌 색소의 형성이 안되면 털은 회색 또는 흰색으로 바뀐다.
기름샘과 땀샘
기름샘(sebaceous glands)은 털에 부속되는 분비샘으로서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한 온 몸의 털이 있는 곳에 분포한다(그림 4-7, 그림 4-9). 기름샘은 진피 속에서 털뿌리가 비스듬히 누워 있는 아래쪽에 주로 위치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분비물인 피부기름(sebum)은 하루에 약 1-2 gm 가량 되며 털을 따라 밖으로 나와 털의 부드러움을 유지시켜주고 피부 표면에 기름기를 주어 방수 역할도 하는 한편 기름 속에 포함되어 있는 지방산 때문에 약간의 방부제 구실도 한다.
땀샘(sweat glands)은 몸의 거의 모든 부분에 다 분포되어 있는 분비샘이다. 우리 몸에는 두 가지 종류의 땀샘이 있는데 하나는 샘분비땀샘(sudoriferous glands, eccrine glands)이고 다른 하나는 부분분비땀샘(odoriferous glands, apocrine glands)이다. 샘분비땀샘은 글자 그대로 맑은 분비물을 만들어내는 샘분비(merocrine) 형식의 샘(gland)에서 땀이 분비되는 것이기 때문에 샘분비땀샘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평상시에 흘리는 땀은 모두 이 샘에서 나오는 것이다. 땀샘에서 땀을 만들어 내는 곳인 종말부분(terminal portion)은 진피의 바닥 또는 그보다 더 밑에 똘똘 말린 형태로 위치하고 있으며(그림 4-7, 그림 4-9) 깊고 꼬불꼬불한 땀샘관(sweat ducts)이 진피와 표피의 세포층을 뚫고 올라와 피부 표면의 피부능선 위에 땀구멍(apertures of sweat ducts)이 되어 열리고 있어(그림 4-7) 이곳을 통하여 나온 땀이 피부 표면에 맺힌다. 땀샘은 입술의 붉은부분 주위, 손톱기질과 발톱기질, 음경귀두와 음핵을 제외한 온 몸에 다 분포되어 있으며 특히 손바닥 및 발바닥에 많이 분포되어있다(황건, 1991). 땀은 수분의 배설과 증발에 따라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섞여 있는 염분 때문에 많은 땀의 분비는 체액과 전해질의 균형을 깨뜨릴 수도 있다. 땀에 섞여 있는 젖산 때문에 일부 세균에 대하여는 저항하는 힘도 약간 있다. 또 하나의 땀샘 종류인 부분분비땀샘은 분비되는 형식이 분비물을 간직하고 있는 세포의 일부가 떨어져 나오는 부분분비(apocrine) 형식이며 실제로 분비되는 것은 땀이라기 보다는 약간 기름끼가 있는 알칼리성의 짙은 분비물로서 몸에서는 겨드랑, 항문 주위, 여성의 바깥생식기관, 젖꼭지와 젖무리 및 눈꺼풀과 외이도에 주로 분포되어 있고 여기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산화되면 특이한 냄새를 풍기는 일종의 변형된 특수 땀샘이다. 이 종류의 땀샘 중에서도 겨드랑의 땀샘은 냄새를 나게하는 대표적인 분비샘이며 외이도의 땀샘은 귀지샘(ceruminous glands)으로 변형되어 귀지(cerumen)를 분비한다.
5. 피부의 혈관과 신경
피부에는 많은 혈관과 신경이 분포되어 있다. 혈관은 신진대사가 왕성한 조직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일을 하는 한편 체온을 조절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하며 신경은 감각의 수용기관으로서 작용하는 한편 자율신경의 작용으로 혈관 수축 운동에 관여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체온조절 역할도 한다.
혈관 및 림프관
피부의 동맥은 얕은근막을 뚫고 올라온 동맥이 피부의 가장 아래층인 진피와 피부밑조직 사이에서 동맥얼기(arterial plexuses)를 이루면서 시작된다. 여기서 두 종류의 가는 혈관이 갈라지는데 하나는 아래로 내려가 털망울이나 땀샘에 분포되는 혈관이고 또 하나는 위로 올라가 진피의 유두층에서 모세혈관이 되어 분포하는 혈관이다.
근육이나 간 같은 곳에서 대사과정을 거치면서 생긴 몸 속의 열은 혈액을 따라 피부로 옮겨지고 피부의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액량이 늘고 따라서 피부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열이 피부 바깥으로 발산되는 형식으로 열을 내보내게 되기 때문에 피부를 도는 혈액량이 줄게되면 피부로 발산되는 열도 적어진다. 따라서 겨드랑에서 측정하는 체온은 발산되고 있는 피부의 온도이고 입속이나 항문 속에서 측정하는 속 장기의 온도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게 된다.
정맥모세혈관(venous capillaries)은 유두층 밑에서 여러 개가 합쳐지면서 정맥얼기(venous plexuses)를 이루고 이들이 점차 합쳐지면서 피부밑조직에서 좀 더 굵은 정맥이 되어 거두어져 나간다. 림프관(lympatic ducts)은 피부에서 끝이 막힌 림프모세관(lymphatic capillaries)으로 시작되어 유두층과 그물층의 모세혈관에서 넘친 조직액을 받아 순환을 시작하는데 피부에는 많은 림프모세혈관이 그물처럼 퍼져있다.
신경
피부에 와 있는 신경은 바깥에서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감각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온도조절기관으로서의 기능 등 두 가지 큰 일을 맡고 있다.
피부의 감각
피부에서 감각을 느끼는 것은 몸 바깥의 환경 변화를 몸이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한 기능으로서 여러 종류의 자극 즉 접촉(touch), 압력(pressure), 진동(vibration), 온도(temperature), 가려움(itching), 아픔(pain) 등의 감각을 받아들이는데 이러한 감각은 피부의 자유신경종말(free nerve endings)이나 신경종말소체(terminal corpuscles)에서 받아들여 이 종말에 이어지는 신경섬유가 자극을 감각중추로 전달하여 감각을 느끼게 된다(그림 4-12).
자유신경종말은 별도의 수용장치가 없이 감각신경의 끝이 와 있는 곳으로서 피부의 표피와 진피의 결합조직 속, 털주머니, 털유두에 분포되어 있고 여기에서는 주로 아픔, 압력, 온도, 가려움 및 털의 촉각을 받아들인다. 신경종말소체에 속하는 것으로는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촉각소체(tactile corpuscles of Meissner), 층판소체(large lamellated corpuscles of Vater-Pacini, Pacinian corpuscles) 및 루피니소체(Ruffini corpuscles)가 그것이다. 이들은 모두 특유한 수용장치인 종말소체를 가지고 있는데 촉각소체는 진피의 유두층에, 층판소체는 진피 특히 손바닥과 발바닥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루피니소체는 표피의 바닥층에 위치하고 있는 상피성촉각세포(Merkel's cell)와 여기에 이어진 특수수용기인 촉각원반(tactile meniscus, Merkel's tactile disc)을 말한다.
온도조절
피부에는 원심성 자율신경인 교감신경(sympathetic nerve)의 섬유가 소동맥(arterioles), 털세움근(arrector pilli), 땀샘(sweat glands) 등에 분포되어 있는데 이 신경의 자극으로 소동맥이 수축되면 혈액의 흐름이 적어지고 따라서 온도의 방출을 막게 되고 땀샘에 대하여는 자극에 의해 땀을 분비하도록 함으로써 체온의 조절을 돕고 있다. 털세움근의 수축은 털을 일으켜 세워 추위를 느낄 때 또는 공포감을 느끼게 될 때 털이 세워지는 현상을 일으킨다.
6. 피부의 색
피부의 색갈은 두 가지 요인에 의하여 결정된다. 하나는 피부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소인 멜라닌에 의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피부에 분포되어 있는 혈관 및 혈액이 나타내는 색갈이다.
갈색의 멜라닌(melanin) 색소는 표피의 가장 아래층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데 색소가 침착된 정도에 따라 색갈이 달라진다. 겨드랑, 바깥생식기관, 항문의 주위 등은 원래 색소가 많이 침착되어 있어 다른 부위에 비하여 더 검게 나타나지만 다른 일반 피부 부위도 강한 햇볕에 오래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색소가 증가하여 피부가 검게 된다. 황색인종의 초생아에서는 엉덩이 부분에 멜라닌모세포(melanoblasts)의 일시적인 활동으로 파란색의 몽고반점(mongolian spot)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피부에는 멜라닌 색소 외에도 노란색을 띠게하는 캐로틴(carotene)에 의하여 얼굴이나 손바닥, 발바닥의 색갈이 더 진해지기도 한다.
피부의 혈관 특히 진피에 있는 혈관과 그 속에 흐르는 혈액의 산소 함유량에 따라 피부의 빛갈은 많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산소가 많이 포함된 건강한 피부는 연한 분홍색을 띠며 산소가 모자라는 상황에서는 창백한 빛을 띤다. 또한 혈관이 확장되어 있는 정도에 따라서도 달라지는데 감정이 흥분된 상태 또는 약물에 의해 혈관이 확장되면 피부 특히 얼굴의 피부는 붉은 색을 띠게 된다.
피부는 몸 속의 상황 특히 자율신경계통의 현상을 밖으로 나타내주는 일종의 모니터 역할을 하는데 약물에 의한 것이든 정신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든 자율신경의 작용으로 혈관이 확장하여 붉어지거나 수축하여 창백해지는 것으로 몸 속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짐작할 수가 있으며 여기에 덧붙여 때로는 신경작용의 결과로 오는 식은땀의 흐름이나 털이 곤두서는 현상을 보고 그 사람의 정신적인 상태를 추정할 수도 있다. 산소의 부족이나 특수 약물의 작용 결과로 피부에 나타나는 현상이나 몸 속의 어떤 병적 상태의 반증으로 피부에 가려움, 노란 색소, 반점 등이 나타날 수가 있어 임상의사들이 진단을 내리는데 피부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되는 장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