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렇게 40대의 성인이 된 여러분들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어 무엇보다도 반갑고 또한 행복합니다. 내가 교사로서 무얼 크게 이룩한 것은 없지만 오늘 이러한 자리에 설 수 있는 것은 순전히 교사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교사로서의 무한한 보람과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돌이켜보니 벌써 30여 년의 세월이 참으로 빨리 그리고 아득하게 흘러갔습니다.
나는 그 동안 40여 년 지켜온 교단을 정년으로 떠났는데 그때 앳된 소년, 소녀였던 여러분들은 어느덧 불혹이 되어 30년 전의 내 모습과 같아졌고 이제 이 사회를 이끌어 가는 건강한 청장년이 되었습니다.
정말 반갑고 고맙습니다.
30년 전의 나를 선생님이라고 잊지 않고 이런 뜻깊은 자리에 초대해 주시고 환대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이 학교에 다닐 때는 우리 나라가 막 경제 후진국에서 벗어나 중진국권으로 진입하려고 온 국민이 새마을 운동의 깃발 아래 몸부림치던 때였습니다.
아마 이 중에는 점심을 거르기도 하고 매일 넉넉지 않은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가난을 겪기도 하고 또 수업료의 부담 때문에 상급 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아픔을, 입술을 깨물며 참아낸 졸업생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30년 동안 우리 나라는 비약적인 발전으로 이제 글로벌 시대의 국제 무대에서 선진 제국과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 자리 모인 여러분들이 각계 각층에서 산업 역군으로 열심히 일한 덕분인지도 모릅니다.
여러분, 오랜만에 와서 둘러보니 여러분의 모습뿐만 아니라 학교 건물도 또 동네의 모습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모하여 참으로 상전 벽해란 말을 실감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런 변화 속에서도 오직 하나 변하지 않는 것,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순성초등학교에 다니면서 6년 동안 쌓아 온, 여러분 서로의 우정과 의리일 것입니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41회 졸업생 여러분들의 그 두터운 우정과 빛나는 의리를 보았습니다.
여러분, 부디 오늘의 이 활기차고 화기애애한 우정을 오래 오래 간직하고 동창끼리 서로 서로 아끼면서,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가기를 당부합니다.
그리고 오늘 이토록 훌륭한 여러분을 키워준 모교 순성초등학교를 잊지 마십시오. 모교는 고향보다도 더 진한 그리움과 사랑이 배어 있는 곳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이제 어였한 선배로서 모교를 돌아보며 자식 같은 후배들을 아끼는 위치에 여러분은 와 있습니다. 여러분, 부디 순성초등학교에서 6년 동안 갈고 닦은 선량한 인간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사회의 조류에 적응해 나가십시오.
앞으로도 살다보면 어려운 일을 많이 겪을 수 있습니다. 부디 동창끼리 서로 도와 슬기롭게 극복하는 여러분이 되십시오.
이것이 불혹에 접어든 여러분들이 이 나라, 이 지역사회와 모교를 위해 보여 주어야 할, 어른으로서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41회 졸업생 여러분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오늘을 계기로 이 모임이 더욱 확대대고 융성해지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아울러 이 뜻 깊은 만남의 자리를 거듭 거듭 축하하고 감사하며, 이 사회 각처에서 맡은 바 책무를 다하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여, 여러분의 빛나는 모교와 더불어 무궁한 영광과 발전이 있기를 기원하며 축사로 가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