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공항은 확장한 듯 새로웠지만, 그리 크진 않았다. 승객도 그다지 붐비지 않았다.
입국절차는 간단했다. 폴란드 국적기를 타고 입국했서일까 입국서류를 만들지 않고 짐검사도 거의 없었다. 우리나라에 들어가는 만큼이나 마음 편해서 좋았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유심칩 카드를 갈아 끼웠다.
공항 렌트카가 몰려있는 곳에서 EUROPCAR로부터 피아트 자동차 자동 5인승을 빌렸다. 보증금액을 걸고 매달 일정금액을 내는 것으로 하고 키를 받았다.
렌트한 차를 점검한 뒤 구글 네비게이션으로 주소를 찍어 출발했다. 구글이 안내를 잘해주어 숙소까지 운전해서 찾아가는 어려움이 없었다. 이 나라 사람들의 운전 습관은 서울 거리를 달리는 것을 방불캐 했다. 씽씽 달리고 틈만 나면 뒤에서 쏜살같이 달려오고 파고들며 또 차선 바꿔 앞서 나갔다. 그런 차들이 종종 있었다. 오토바이 행태도 우리와 닮아 있었다. 차선을 타고가다 길이 막히면 우리처럼 차와 차 사이로 달렸다.
렌트한 집에 갔다. 거실에 소파가 있는 원룸인데, 보증금 별도에 월세 55만원이었다.
조용한 주택가의 아파트 단지 안에 있었고 바로 옆에 슈퍼마켓이 있어 편리하게 느껴졌다. 집에 들어가 보니 이불부터 소파, 부엌, 침대방, 화장실, 욕조 등 없는 것이 없었다. 그냥 와서 살면 될 정도로 구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TV는 나오나, 채널이 많지 않았고, 인터넷은 안 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익숙치 않은 오븐, 불판 레인지, 세탁기를 잘 사용하지 못해 당황했고, 또 하나 전원 플러그를 꼽는 자리에 튀어나온 것이 있어 우리나라의 전기밭솥을 이용하지 못했다. 멀티탭이 있어야 함을 알았다.
렌트한 집은 지하에 주차공간이 있었고, 다만 집 문 열쇠는 전통적인 방식의 열쇠 꾸러미인데 큼직했다. 다만 아파트 출입문은 전자 코드번호를 입력하는 현대적인 방식이었다.
폴란드에서 주차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공용주차장이나 쇼핑몰과 마트 앞 주차장 사용은 괜찮지만, 절대 남의 주차공간, 사용 권한 없는 곳에 차를 세우면 안 된다. 폴란드 사람은 이런 점에 매우 단호하다.
집안 조명은 간접조명이어서 은은했다. 폴란드 사람이 어둡게 사는 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또다시 확인했다. 유리에도 사생활 보호 때문인지 어둡게 사려는 목적인지 블라인드가 다 갖춰져 있었다. 내리면 집과 밖이 완벽히 차단되는 장점이 있었다. 바깥에 나는 소리마저 차단해주어 좋았다.
아내와 바로 옆 슈퍼마켓에 가서 물과 쌀, 상추, 과일 등을 샀다. 된장, 고추장은 국내서 가져왔고 밑반찬이 조금 준비된 덕에 바르샤바에 오자마자 집에서처럼 저녁밥을 해먹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