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은 백두대간의 분수령을 끼고 있다. 가히 강의 고향이라고 할만한 태백이다.
백두대간 금대봉(1,418m) 기슭의 검룡소(儉龍沼)는 한반도의 젖줄인 한강의 발원지이다.
태백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황지(黃池)는 영남 땅을 적시며 흐르는 낙동강의 발원 연못으로 유명하다.
이웃 삼수령 정상 휴식터에 있는 삼수정 앞 상징탑에서 삼수령의 글을 아래에 옮긴다.
"하늘이 열리고 우주가 재편된 아득한 옛날
옥황상제의 명(命)으로 빗물 한가족이 대지(大地)로 내려와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굳게 약속을 하고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이 빗물 한가족은 한반도의 등마루인 이곳 삼수령(三水嶺)으로 내려오면서
아빠는 낙동강으로
엄마는 한강으로
아들은 오십천강으로 헤어지는 운명이 되었다.
한반도 그 어느 곳에 내려도 행복했으리라
이곳에서 헤어져 바다에 가서나 만날 수밖에 없는
빗물 가족의 기구한 운명을
이곳 삼수령만이 전해주고 있다."
한강이 발원하는 검룡소 입구 표석이다.
이 물은 북쪽으로 흘러 임계까지 정선에서 아우라지가 되어 조양강이 된다.
강은 영월로 넘어가면 동강이란 이름이 붙고 영월읍내에서 서강과 합류해 남한강이 된다.
단양 충주 여주 양평을 지나 드디어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한다.
그래서 두 개의 물이 합쳐진다고 해서 두물머리가 된 것이다.
팔당댐을 지나 덕소 구리 서울을 관통하는 총 514km 1300리의 한강이다.
이곳 검룡소에서 분출한 물이 강화 앞바다까지 가는 데 30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검룡소에는 두 개의 탐방안내소가 있다.
생태환경을 설명하는 봉사자와 문화해설을 하는 문화관광해설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 곳에서 탐방객의 인적사항을 기록하고 신비한 1.3km의 숲 길로 들어선다.
그 입구부터가 천연의 자원이 신비스럽게 전개된다.
정부는 검룡소 일대를 명승지로 지정하여 환경을 보호하고 있다.
검룡소 입구부터 시작되는 심산의 숲길에 빠지게 된다.
옛 생각을 하고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 혼자 걸어 그 산의 품숙으로 들어간다.
나무로 만든 검박한 다리를 만난다. 바로 세심교(洗心橋)이다.
검룡소의 일주문인 셈이다.
세심교 이쪽은 속세이다. 저쪽은 신비한 용, 바로 검룡(儉龍)의 세계다.
다리를 건느면서 지금까지 안고 있던 근심 걱정을 다 내려놓으라고 한다.
맑은 시내물에 말끔히 씻고 다리를 건너 정(淨)한 마음으로 검룡의 세상을 만나라고 한다.
검룡의 세계에 들어섰다.
검룡이 사는 세상답다. 길 좌위에는 신비의 야생화와 나무가 도열하고 있다.
먼저 길 양쪽에 이깔나무 빼곡한 운치가 넘치는 산길이다.
검룡소에서 흐르는 물의 방향으로 왼쪽으로는 참나무 숲을 이루고
오른쪽으로 30~40년 전후로 식재한 것으로 보이는 낙엽송(이깔나무)으로 숲을 이룬다.
숲 속에는 식용 또 약용으로 이용하는 얼러지가 홍자색으로 앙증맞게 꽃을 피우며
어떤 새인지 보이지는 않지만 산새의 울음소리가 들려 인적 드문 계곡의 정적을 깨기도 한다.
검룡소의 안내판이다. 검룡소는 한강의 발원지로 창죽동 금대봉골에 위치해 있다.
안내판 왼쪽에 용트림을 하고 있는 신비한 용,검룡(儉龍)의 그림이 돋보인다.
전설에 의하면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한강 상류를 향해 거슬러 오르다가
검룡소에 이르러 살고 있었다. 근처에서 풀을 뜯던 소들이 물을 먹으러 오면 소를 잡아 먹었다.
그래서 동네 주민들이 이 소를 메워버렸다. 이무기는 결국 용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검룡소는 1980년대에 복구되었다.
처음에는 금태봉 자락에 있다고 해서 금용소(金龍沼)라고 했다.
점차 마을주민 사이에서 억양상 ‘금’의 발음이 ‘검’으로 읽혀갔다.
그래서 아예 금(金)자 대신 ‘검(儉)’자로 변경키로 했다.
민족의 시조인 단군 왕검(王儉)의 ‘검(儉)’을 인용해 검용소(儉龍沼)로 변경한 것이다.
지명의 변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어법상 ‘용’(龍)을 ‘룡’으로 표기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비로소
현재의 상용단어인 검룡소(儉龍沼)를 완성하게 됐다.
태백의 광명정기 예솟아(여기서 솟아) 민족의 젓줄 한강을 발원하다.
이 비문처럼 한강의 발원지임으로 밝혀내는데는 태백 향토인들의 노력이 컸다고 한다.
김강산 전 태백문화원장이 1984년 어느날 창죽천 금대봉 기슭에서 석회암반을 뚫고
끈임없이 분출하는 물줄기를 목격한다.
김 소장은 그 날 우연히 5만분의 1 지도를 통해 당시까지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오대산 우통수와 창죽천의 물이 합수되는 정선군 나전리를 기준으로 강물길이를 도상실측했다.
뜻밖에도 우통수가 약 53㎞, 창죽천이 약 85㎞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창죽천이 우통수 보다 32㎞나 긴 하천으로,
금대봉 기슭에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한강발원지라는 계산이었다.
안창죽 금대봉 기슭에서는 작은 샘물이 다섯 곳이상 발견됐지만 모두 창죽천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땅 속으로 스며들어 그 흔적을 알 수 없었다.
이는 태백지역 지질 특성상 석회 암반의 지하공동으로 유입되어 물구덩이로 솟아나기 때문이다.
물줄기가 가뭄시기에도 변함없이 솟아나는 최상류 지점이 바로 오늘날의 ‘검룡소’로 지정된 것이다.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 기슭 검룡소와 그 일대 계곡은 특이하고
아름다운 지형 지질학적 경관을 이루고 희귀한 동식물상이 있다.
검룡소와 관련된 전설이 담겨 있는 역사 문화 경승지이다.
검룡소는 석회암반을 뚫고 하루 2천 톤 가량의 지하수가 솟아나오는 냉천(冷泉)으로
사계절 9℃ 정도의 수온을 유지하고, 20m 이상 계단상 폭포를 이루고 있다.
오랜 세월 흐른 물줄기로 인해 깊이 1~1.5m, 폭 1~2m의 암반이 푹 파여서
그곳으로 물이 흐르는데 용트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검룡소는 둘레 20여m라고 한다. 그러나 그 깊이는 알수 없다.
석회암반을 뚫고 지하수가 하루 2-3천톤가량 솟아난다.
이 곳 물의 온도는 늘 9도를 유지하고 있다.
물이 솟아나는 구멍에 큰 돌이 놓여 있다.
큰 태풍 때 돌이 굴러와 용출구를 막고 앉았다고 전한다.
물 속에는 동전이 곳곳에 보인다.
환경보전을 위해 동전을 던지지 말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탐방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동전을 던진다.
검룡소에서 '복'이 쏟아질 것을 갈구하면서 말이다.
이 곳이 좋은 ‘기(氣)’를 잘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속설은 전한다.
나이 지긋한 노인도 늦둥이 하나 점지하려면 흠뻑 기를 받아 가시라는 농담도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