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 2012년 5월 12일 토요일
* 어디서: 순천 조은 프라자
* 출발시간: 오전 08:30
* 어디로: 장흥 일림산, 사자산, 제암산 철쭉 산행
* 준비물: 스틱, 물, 수건, 개인 도시락, 간식등 ...
소재지 : 전남 장흥군 장흥읍 금산리, 보성군 웅치면 대산리 ◈ 제암산(帝岩山 807m)은 호남정맥의 한 줄기로 서남해를 품어 안은 산으로 장흥군과 보성군의 경계를 품어 안은 산으로 장흥군과 보성군의 경계를 이루면서 완만한 능선과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루어 다양한 등산로, 소나무와 철쭉 그리고 다양한 산야초가 자생하고 있어 등산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제암산 정상인 제암(帝岩)바위는 장흥군 장동면 하산리 산 172-2번지로 이곳에서 바로 보면 장흥군과 보성군 일원이 발아래 굽어보이고 동으로 팔영산, 남으로 다도해, 천관산, 부용산, 서쪽으로 두륜산과 월출산, 북으로 모후산, 무등산 등 호남일원의 크고 작은산을 다 조망할 수 있다. 더불어 곰재에서 시작되는 호남정맥 중심 줄기를 이루고 있는 제암산은 정상 바위가 임금 제(帝) 자와 비슷하다 하여 '제암산'이라 불리고 있다.
제암산의 볼거리는 뭐니뭐니해도 정남진의 따뜻한 훈풍에 힘입어 4월 하순부터 5월 중순까지 피어오르는 화려한 진분홍빛 자생 철쭉이다. 사자산 하단부에서 시작되는 자생의 철쭉은 사자산 등성이와 곰재산, 제암산 정상을 지나 장동면 큰 산에 이르기 까지 총 6km길이에 폭이 많게는 200m에서 적게는 50m에 이르고 있다.
그중에서 사자산~간재3거리~곰재산~곰재를 잇는 능선이 제암산의 가장 유명한 남도제일의 철쭉군락지 이다. 철쭉 길 6만여 평의 너른 땅에 소나무 몇그루를 빼고는 잡목하나 없는 철쭉밭은 말할때면 눈이 부실정도로 꽃송이의 물결이 펼쳐지고 등산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때를 맞춰 지역 꽃 축제로 승화 시키기 위하여 제암산악회와 장흥문화동호인회 공동으로 제암철쭉제가 개최된다. 제암철쭉제는 전국 철쭉제 중에서 맨 처음 시작되는 시발지로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제암산 산행 코스는 다양하다. 가장 인기 높은 코스는 장흥읍 신기마을 주차장을 기점으로 한 원점회귀형 코스와 보성군 웅치면 제암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한 바퀴 돌아내려오는 원점회귀형 코스, 그리고 장동면 감나무재에서 출발해 작은산~큰산~제암산 정상~곰재산~사자산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종주코스가 있다.
종주코스는 장동면 감나무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잡목 숲에 가려 한동안 답답하게 느껴지다가 작은산(689m)직전의 망바위에 닿으면서 사방이 시원스럽게 펼쳐지며 제암산 정상과 주변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작은산부터 시루봉까지는 철쭉군락으로, 곰재산 일원이 잘 다듬어 놓은 철쭉밭이라면 이곳은 자연미 넘치는 철쭉밭이다.
시루봉과 불망비(95년 10월 1일 호남정맥을 종주하던 중 이곳에서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은 산악인 권중웅씨)를 지나면서 암릉이 이어지고 다시 제암산의 웅장한 산세가 다가온다. 우뚝 솟구친 정상은 과연 ‘임금바위’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모습이고, 그 양옆의 능선도 힘차게 뻗어내린다.
제암산 정상은 다가설수록 더욱 높고 힘차게 솟구치고 주변에는 기묘한 형상의 바위가 심심찮게 나타나 지루함을 덜어준다. 정상은 제암단이라 하여 예부터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다. 이곳에서는 보성과 장흥뿐만 아니라 고흥, 강진, 영암, 멀리 광주 무등산까지도 바라보며 가히 호남정맥의 전망대라고 할 수 있다.
정상에서 남쪽방향으로 돌탑봉과 형제바위를 지나면서 뚝 떨어져 곰재로 이어진다. 곰재 안부에서 오른쪽은 제암산 공설묘지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산길이 잘 나 있다. 곰재산을 지나면서 철쭉능선이 시작된다. 철쭉 군란지는 능선날등을 중심으로 양쪽 사면에 넓고 길게 형성돼 있다. 예전에는 잡목이 우거져 온몸이 긁히는 등 애를 먹었으나 몇해 전부터 매년 잡목 제거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철쭉나무만 군락을 이루고 있고 나무 사이로 등산로가 잘 나 있다.
곰재산에서 사자산쪽으로 향하노라면 마치 간재에 닿는다. 간재에서 오른쪽 산길(서쪽)로 내려서면 장흥읍 신기마을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임도와 만난다. 임도 중간중간 계곡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나있다. 간재에서 계속 능선길을 따르면 사자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장흥 제암산 주차장 기점코스는, 곰재 ~ 정상 ~ 형제바위 ~ 주차장 코스가 적당하다. 물론 간재 또는 사자산까지 잡으려면 형제바위 능선을 거쳐 정상에 오른 다음 곰재 ~ 간재로 내려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웅치면 제암산자연휴양림 원점회귀형 코스는 계곡을 타고 곰재를 거쳐 정상에 오른 다음 능선을 타고 관리사무소로 내려오는 코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곰재에서 오른쪽(북쪽)방향은 제암산, 왼쪽(남쪽) 방향은 곰재산 ~ 사자산 방향이다.
◐ 주차장 → 곰재 → 돌탑봉 → 정상(3.1km, 1시간 30분 소요) ◐ 주차장 → 간재 → 철쭉군락지 → 곰재 → 돌탑봉 → 정상(5.8km, 2시간 40분 소요) ◐ 주차장 → 형제바위 → 돌탑봉 → 정상(2.4km, 1시간 20분 소요) ◐ 감나무재 → 작은봉 → 제암산정상 → 곰재 → 간재 → 사자산 → 페러글라이당장 → 안양면 기산리 미륵사(11.7km, 7시간 소요) ◐ 보성 제암산휴양림 주차장 → 곰재 → 정상(2.0km, 1시간 20분 소요)
소재지 : 전남 장흥군 안양면 기산리, 보성군 웅치면 대산리 ◈ 사자산(獅子山 666m)은 제암산(807m), 억불산(518m)과 함께 장흥의 삼산(三山)으로 불리고 있으며, 장흥읍을 굽어보고 있는 장흥의 진산이다. 특히 호남정맥 다음 구간으로 넘겨지는 큰 맥의 꼭지점처럼 마지막 힘 있게 높이 솟아 있다. 정상 서쪽의 두봉(560m)이 사자의 머리, 사자 두봉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능성이 사자의 허리, 정상 남릉이 사자의 꼬리로 사자가 하늘을 우러르는 사자앙천형((獅子仰天型)의 산으로 사자가 도약하는 형상이다.
장흥읍을 지키는 스피크스와도 같은 모습의 사자산은 일제 때 장흥에 살던 일본인들은 일본의 후지 산(富士山)과 닮았다 하여 ‘장흥 후지산’이라 부르며 감탄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장흥읍에서 우뚝 솟구쳐 올라 한라산 산록의 초원지대를 연상케 하는 사자산은 봄이면 파릇한 기운이 스며들면서 진홍빛 철쭉과 함께 아름다운 생명의 신비함을 느끼게 하고, 여름이면 산등성이가 짙푸른 푸른 초원으로 덮이면서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가, 가을이면 산등성이에 억새밭으로 이어지면서 억세꽃이 날리면서 오히려 더욱 찬란한 빛을 띤다.
그리고 겨울철 흰 눈이 등성이에 쌓이면 황야를 쓸쓸하게 걸어가는 한 마리 사자 같은 인상을 주는 등 철따라 다양하고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산이다. 사자두봉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부드러움과 강렬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등성이를 따라 걷노라면 휘파람을 불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부드럽고 분위기 넘치는 능선이 이어진다.
남쪽 사면을 타고 거칠게 형성된 기암절벽 군과 설악산의 어느 암등처럼 힘차게 뻗어 내린 남릉도 있어 강과 약이 한데 어우러진 산이다. 봄철이면 계절풍이 알맞게 불어와 주능선 중앙부 남쪽 사면은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는 천혜적인 조건으로 패러글라이더들에게 인기 높은 활공장이기도 한다.
사자산은 안양면 기산리 미륵 등에서 사자두봉~정상을 거쳐 곰재산 사이의 안부인 간재에서 제암산 임도를 타고 신기마을 주차장으로 내려서거나 역으로 산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정상에서 동릉을 타고 월계저수지로 내려설 수도 있으나 잘 알려지지 않은 코스다. 그리고 두봉에서 주릉을 타고 정상을 향하다 왼쪽 제암산 임도로 내려서는 산길도 나있다.
장흥흡에서 18번 국도를 타고 안양면 소재지 쪽으로 향하다 기산리 초입 고개인 미륵등(장흥미화사 입구)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축사가 나타난다. 이어 전나무 숲을 벗어난 다음 표고 재배 사를 지나면 하늘은 찌를 듯 우뚝 솟구친 사자두봉 정상이 한눈에 든다. 이후 임도는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으로 가면 곰재산 서쪽 사면의 임도로 이어지고 오른쪽 길을 좇으면 비동리 동촌마을로 내려선다. 여기서 곧장 사자두봉 방향의 초원으로 오른다. 초원지대는 93년에 일어난 산불로 큰 나무들이 모두 불타 버리면서 형성된 곳이다. 초원을 가로지르며 오르다보면 키를 넘는 억새숲(여름에는 초원)에 이어 너털지대에 닿는다.
사자두봉을 사자의 머리라 치면 너덜지대는 사자의 왼쪽 눈에 해당하는 곳이다. 여기서부터는 사면을 타고 오른쪽으로 틀면서 오르면 작은 사자산 서쪽의 안부로 이어지는 산길이다. 낙석이 심한 구간이나 조심해야 한다. 장흥시내가 한눈에 드는 망바위(望石)를 지나 가파른 산길을 타고 사자두봉 정상에만 오르면 이후 능선은 곧고 완만하게 뻗어나가기 때문에 길을 찾느라 애쓸 필요가 없어진다.
사자두봉에 서면 북쪽으로 곰재산을 거쳐 웅장한 기세로 치솟은 제암산 정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장흥 벌을 내려다보는 맛도 일품이다. 장흥의 산 사진 동호인들에게 저녁노을 촬영의 명소로 꼽히는 두봉에서 해질녘 노을에 반짝이며 강진으로 흘러내리는 탐진강을 바라보면 누구든 시심이 절로 난다.
사자두봉에서 40여분 거리에 솟아 있는 정상에 오르면 사자산은 더욱 인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남름은 사자의 꼬리처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간재로 이어지는 능선 사면은 그야말로 기름진 사자의 엉덩이를 보는 듯하다. 북으로 제암산으로 뻗은 능선뿐만 아니라 동쪽 삼비산, 일림산을 향해 뻗은 호남정맥도 웅장하기 그지없다. 식수는 산행 전 준비해야 한다.
또한, 제암산을 종주하는 산악인들은 제암산과 한 줄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장동면 감나무 재에서 제암산 정상을 거쳐 사자산까지 포함해서(약6시간 소요) 종주코스로 잡는다.
◐ 신기마을 주차장 → 간재삼거리 → 사자산정상 → 패러글라이더 활공장 → 사자산 두봉 → 안양면 기산리 미륵등(5.0km, 2시간 40분소요) ◐ 안양면 기산리 미륵등 → 사자두봉 → 사자산 패러 임도 → 장흥 제암산 주차장(5.5km, 2시간 30분소요)
소재지 : 전남 보성 웅치면 대산리, 회천면 봉강리, 장흥군 안양면 학송리 일림산(日林山 664.2m)은 제암산(807m)과 사자산(666m)을 지나 한풀 꺾이면서 남해바다로 빠져들 듯하던 호남정맥이 다시 힘을 모아 산줄기를 뭍으로 돌려 북진하는 지점에 솟은 산이다. 사자산에서 일림산쪽을 바라보면 능선이 뚝 떨어지면서 이제 맥이 바닷물에 잠기는 듯하지만, 한 순간 불룩 솟구쳐 호남정맥을 광양 백운산까지 이끄는데 큰 몫을 하는 산이 일림산인 것이다.
일림산은 해발고도가 높지 않지만 해안으로 바로 솟구쳐 장벽처럼 기운차기 그지없다. 그런 가운데 정상부의 산세는 산중고원과도 같아 부드러운 산악미의 전형을 보여준다. 철쭉꽃이 만발하는 곳이 바로 이곳으로, 철쭉꽃이 지고난 다음에는 초원으로, 그후에는 누런 억새밭이 대신하는 등, 끊임없이 변신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일림산 등산 코스는 대개 한치 고갯마루에서 능선을 따라 아미봉(418m)을 거쳐 정상까지 간 다음 한치로 되돌아오거나(약 4시간 소요), 또는 정상과 아미봉 사이의 안부에서 남동쪽 사면 길을 따라 일림사와 녹차재배지를 거쳐 회령으로 내려서는 코스를 따른다.
제암산자연휴양림에서 사자산에 올라섰다가 호남정맥을 따라 일림산 정상으로 올라서는 코스도 있으나, 산행길이 길고 굴곡이 심해 초보자나 노약자에게는 마땅치 않다. 노약자들에게는 일림산 북쪽 용추폭포 골짜기를 따라 8부 능선까지 이어지는 임도를 따르다 보성강 발원지를 거쳐 정상으로 올라서는 코스가 적합하다(왕복 3시간 소요).
가장 보편적인 코스는 한치 기점 코스다. 회천면과 웅치면의 경계인 한치에 올라서면 고갯마루에 일림산쪽으로 방책이 설치돼 있다. 따라서 산행은 낙석방지용 방책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웅치면쪽 방책이 끝나는 지점에서 사면길을 따르면 곧 능선 등날에 올라선다. 능선을 따라 40여 분 가면 아미봉 정상에 닿는다.
아미봉에 이르기까지 답답하던 조망은 내려서면서 터진다. 산사면의 차밭과 함께 쇠잔등처럼 부드러운 정상부도 눈에 들어온다. 능선 왼쪽은 전형적인 바닷가 마을인 반면 오른쪽은 강원도 산골 같아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미봉 정상을 지나 봉우리를 하나 더 넘어 안부로 내려서면 왼쪽으로 산길이 보인다.
'차밭 가는 길' 이란 팻말이 붙어 있는 이 길을 따르면 일림사와 녹차재배지를 거쳐 회령으로 내려선다. 갈림지점을 지나 잡목숲 구간을 벗어나면 초원능선에 이어 정상 오름길이 시작된다. 장딴지가 뻐근할 정도로 가파른 길이지만, 능선을 천상화원처럼 수놓은 철쭉꽃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올라선다.
봉화대 흔적이 남아 있는 정상에 서면 사자산~제암산 능선뿐 아니라 웅장한 월출산 산세도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사자산까지 산행을 이을 계획이면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휘었다 서쪽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을 따른다.
소재지 : 전남 보성 웅치면 대산리, 회천면 봉강리, 장흥군 안양면 학송리 ◈ 삼비산(三妃山 667.5m)은 제암산과 사자산을 거친 이루 해안선과 평행을 이루며 뻗어나가던 호남정맥이 방향을 뭍으로 트는 지점에 솟은 산이다. 보성군이 국립지리원 지형도 표기에 따라 일림산 표석을 정상에 세워 놓고, 지난해부터 일림산 철쭉제를 열고 있는 삼비산은 해발 600m대의 야트막한 높이지만 호남정맥의 기운을 다시 일으킨 만큼 힘찬 산세를 자랑한다.
삼비산은 장흥 지역 산악인들 외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2001년 철쭉제가 열린 이후 일림산이란 이름으로 명성이 높어지고 있다. 산중 고원처럼 매년 5월 초면 천상화원으로 변하곤 한다. 보성군은 철쭉제 기간 중 철쭉산행을 비롯, 녹차밭 체험, 서편제 보성소리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열고, 철도청 또한 철쭉제 기간에 맞춰 전라선 - 경전선 특별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상제의 황비 셋이 모여 놀았다 하여 삼비산, 황비가 내려왔다 하여 천비산, 일년 내내 마르지 않는 샘물에서 황비가 놀았다 하여 샘비산 혹은 천비산, 안개가 늘 자욱하다 하여 현무산 등 여러 산명으로 불리는 삼비산 정상에 일림산 정상석이 세워진 것은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가 정확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장흥과 보성 양쪽 군민 모두 추측하고 있다.
국립지리원 발행 1:25,000 지형도에는 장흥군민이 삼비산이라 일컫는 봉이 일림산으로, 1:50,000 지형도에는 삼비산 북동쪽에 솟은 626.8m봉이 일림산으로 표기돼 있어 혼선을 빗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해 5월 보성군이 '일림산 해발 664.8m'라 적힌 거대한 빗돌과 철쭉제단을 삼비산 정상에 올려 놓음으로서 양쪽 군민 간에 논란이 커지고 말았다.
장흥 산악인들은 <장흥군지>나 <안양면지>에 삼비산 남쪽 기슭 마을들이 예로부터 삼비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으로 일컫고 있다는 점을 들어 산명을 삼비산이라 주장하고 있다. 삼비산 표고는 664.2m에서 2000년 발행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에 667.5m로 바뀌어 표기돼 있다.
삼비산 등산로는 용추폭포 기점 코스가 가장 잘 알려져 있고, 등산로도 잘 정비되어 있다. 한치에서 시작하는 능선 종주코스와 보성쪽 일림사 기점, 봉서동 기점 코스 등이 있으나 이용객은 많지 않다. 장흥군 안양면 학송리 장수 마을이나 수락리 수락 마을, 혹은 수문리 용곡 해안도로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산행 시간이 길고 산길이 잘 나 있지만, 자연미가 넘치고 남해를 바라보며 산행하고, 하산 뒤 바다 정취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용추폭포~정상~보성강 발원지~용추폭포 코스 웅치면 소재지에서 약 3km 거리에 있는 용추폭포는 삼비산 일원의 철쭉 군락지가 알려지기 전에도 여름철이면 수많은 피서객들이 찾아들던 계곡 명소로, 보성군은 철쭉제를 준비하면서 폭포 입구 위아래에 대형 주차장과 소형 주차장을 만들어 놓았다. 위쪽 소형 주차장을 지나면 곧 임도로 들어선다(일림산 임도 4.5km, 계곡길 3.2km).
여기서 오른계곡으로 내려서자마자 물줄기는 두 갈래로 나뉜다. 용추폭포는 왼쪽 골짜기 초입에 있는 와폭으로, 길게 뻗은 암반을 타고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게 인상적이다. 임도는 용추폭포 계곡가로 이어지고, 산길은 오른쪽 골짜기를 따라 나 있다. 오른쪽 골짜기는 가파르지만 고즈넉한 편백나무숲 길로 한동안 이어지다가 물줄기를 건너면서 산죽밭으로 들어선다.
이어 산죽밭을 빠져나가면 뜻밖의 분지형의 골짜기가 펼쳐진다. 봄부터 가을까지 야생화가 만발해 있는 분지로 들어서면 산길은 물줄기와 멀어지면서 편백나무숲으로 들어선다. 이어 숲을 빠져나가면 또다시 습지로 들어섰다가 물줄기를 건너자마자 임도로 올라선다. 임도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50m쯤 가면 골치 길목이 보인다.
여기서 산사면으로 100m쯤 올라서면 골치 고갯마루에 이른다. 임도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따르노라면 곧 임도가 두 가닥으로 갈라진다. 왼쪽 임도는 용추폭포 주차장으로 곧장 이어지고, 오른쪽 임도는 삼비산 능선과 평행선을 이루며 이어지다가 보성강 발원지 갈림목과 626.8m봉 북서릉 갈림목을 지나 다시 왼쪽 임도와 합쳐진다. 따라서 임도를 따라 삼비산 정상으로 오르려면 오른쪽(위쪽) 임도를 따르도록 한다.
임도를 따르다보면 갈림목 직전과 이후 능선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만나는데, 두 길 모두 골치산(614m)으로 이어진다. 임도를 따르다보면 골치산 직등로를 만나게 되지만, 이보다는 이전 갈림목에서 능선에 올라선 다음 능선길을 따르는게 더 빨리 골치산에 오를 수 있다. 골치에서 골치산까지는 급경사 오르막길의 연속으로 30분 정도 걸린다. 골치를 지나면서 산길 양쪽에는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로프가 설치돼 있다.
고갯마루에서 서쪽 561.7m봉 정상에 이르는 능선 구간은 철쭉 군락지로 길이 잘 닦여 있지만, 이후 사자산 정상까지는 산길이 수시로 휘어지고 등날을 벗어나 간간히 헷갈린다. 오르내리막이 심해 체력소모가 많은 능선구간으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골치산 정상(용추폭 3km, 일림산 0.6km)에 서면 비로소 삼비산에서 일림산으로 이어지는 고원 같은 산릉이 한눈에 들어온다.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는 철쭉으로 화려하게 빛나고, 여름에는 초원, 그리고 가을에는 억새로 반짝이는 멋진 능선이다. 봉우릭 겹을 이루며 사자산으로 이어졌다가 곰재산을 거쳐 불쑥 솟구친 제암산도 매우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골치산에서 능선을 따라 안부로 내려섰다가 짤막한 오르막을 올라서면 정상 바로 아래 삼거리에 이른다(일림산 0.3km, 봉서동 3.7km, 한치재 4.9km).
삼거리에서 설치된 로프에는 부모 따라 철쭉제에 참가했던 자녀들이 '엄마 사랑해요' 등 가족 사랑을 표현한 글이 적힌 리본이 여럿 매달려 있다. 부드러운 사면길을 300m즘 오르면 삼비산 정상. 펑퍼짐한 정상에 서면 영암, 강진, 장흥과 보성 뿐 아니라 영암, 강진, 고흥 등 전남 내륙의 산봉과 남해바다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보성강 발원지를 거쳐 용추폭포 주차장으로 내려가려면 정상에서 동쪽 능선길을 따른다. 남서쪽 능선길은 회룡봉과 무냉기재를 거쳐 학송리 장수 마을로 이어진다. 동쪽 능선길은 곧 두 갈래로 갈라져 오른쪽 길은 주봉산과 상제봉을 거쳐 수락리 수락 마을이나 수문리 바닷가로 이어진다.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들어서 철쭉군락을 뚫고 억새가 하늘거리는 모습에 평온함을 느끼며 10분쯤 가면 보성강 발원지 사거리에 이른다(봉서동 2.6km, 한치재 4.4km, 보성강 발원지 0.3km). 여기서 오른쪽 길은 보성군 회천면 봉강리 봉서동, 왼쪽 길은 보성강 발원지를 거쳐 용추폭포 순환임도로 이어진다.
보성강 발원지 사거리에서 능선을 따라 10분쯤 더 가면 1:50,000 지형도에 일림산이라 표기돼 있는 626.8m봉 정상이다. 여기서 왼쪽 북서릉을 따라도 용추폭포 임도로 내려서는 길을 만난다. 곧장 뻗은 길은 호남정맥 능선으로 아미봉 (413m)을 거쳐 한치 고갯마루로 이어지는데, 일림산과 아미봉 사이 안부에서 오른쪽 길을 따르면 일림사를 거쳐 대한다업 보성다원으로 내려선다. 호남정맥을 타려면 아미봉에서 한치로 이어지는 뚜렷한 능선을 버리고 북릉을 따라야 한다.
보성강 발원지 사거리에서 북서쪽 사면으로 내려서면 곧 물줄기를 만나고, 이어 오른쪽 사면으로 틀다보면 보성강 발원지 샘에 이른다. 해발 540m 지점에서 솟아오르는 차고 맑은 샘물은 웅치면 들녘을 거쳐 장흥과 보성을 가로지른 다음 보성호와 주암호를 거쳐 곡성 압록에 이르기까지 300리를 흐른다.
샘을 지나면 산죽과 숲 분위기가 그윽한 계곡길을 따르다가 임도로 내려선다. 용추폭포로 가려면 오른쪽 방향으로 임도를 따른다. 오른쪽으로 5분쯤 가면 626.8봉 북서릉과 이어지는 산길 갈림목을 만난다. 여기서 용추폭포까지는 약 1.5km 거리다. 용추폭포 원점회귀 코스는 3시간 정도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식수는 임도 직전의 물줄기와 보성강 발원지샘 등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장수마을~삼비산~수락리 코스 장흥군 학송리 장수 마을과 수락리 수락 마을은 삼비산을 주산으로 삼고 있는 마을들이다. 바닷가와 멀리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넓은 농지가 형성돼 있어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마을을 기점으로 하는 산행은 자연미 넘치는 삼비산의 모습과 바다의 정취를 함께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점은 삼비산~회룡봉 능선자락이 마을까지 드리워진 장수 마을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수 마을 마을회관 오른쪽 길을 따라들면 유자나무밭을 지나 능선으로 올라선다. 가시덤불이 우거진 능선길을 따르노라면 키 작은 소나무가 무성한 임도가 간간이 나타난다. 능선 동쪽 신촌저수지에서 올라온 임도로, 저수지 일원의 계곡을 수련원으로 개발하려고 뚫었으나, 계획이 무산되면서 버려져 겨우 길 흔적만 남아 있다.
잡목과 소나무가 뒤섞인 능선을 따르다 이도가 사라지는 해발 400m를 넘어 무냉기재를 지난 이후로는 오히려 산길도 좋아지고 조망도 나아진다. 동으로 상제봉~봉화산 너머 율포 앞바다와 고흥 일원이, 서로는 사자산과 천관산 일대가 바라보인다. 철쭉나무로 빽빽이 들어찬 능선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정상부가 상봉으로 이루어진 회룡봉 정상에 이른다.
여기서 삼비산 정상까지는 1km도 채 안 되는 데다 완경사여서 쉽게 올라 설 수 있다. 정상에서 수락리나 용곡리로 내려서려면 남동쪽 능선길을 따르다 첫번째 삼거리(봉서동 3.7km, 한치 4.9km, 일림산 0.3km)에서 오른쪽 봉서동 방향 능선을 따른다. 잠시 후 올라서는 봉우리가 주봉산 정상으로 능선 양쪽이 벼랑을 이루고 있어,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주봉산을 내려서면서 산길은 잡목이 무성해진다. 주봉산 정상에서 15분쯤 능선길을 따르면 상제봉 직전 안부에 다다른다. 여기서 상제봉 정상에 올라서면 투구봉(360m)을 거쳐 수락 마을이나 장수 마을 부근의 무지개교로 내려설 수 있으나, 산길이 험한 편이다. 상제봉 정상을 오른쪽에 두고 사면길을 따르다보면 산길은 능선 등날을 넘어선 다음 사면을 치고 내려서다 다시 왼쪽으로 휘면서 물줄기를 만난다.
흙과 바위가 뒤섞인 지형이어서 건조기에는 식수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조금 더 내려가 축대 흔적이 남아 있는 지점에서 길 오른쪽 물줄기를 건너면 수락 마을 주민들이 샘재라 부르는 사철 마르지 않는 샘이 있다. 이곳에서 수락 마을로 내려가려면 물줄기 좌우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야 하고, 봉수대가 보존되고 있는 봉화산 정상을 거쳐 수문리 용곡 바닷가로 내려서려면 다시 능선 등날로 올라선다.
삼비산에서 샘재까지는 약 1시간, 샘재에서 수락 마을까지는 30분, 샘재에서 봉화산을 거쳐 용곡 바닷가까지는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용곡으로 향하다 힘들면 전일치에서 서쪽 수락리로 내려서도록 한다. 농경지를 지난 다음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1km 정도 걸으면 노선버스가 수시로 다니는 수문리 용곡 해안까지 갈 수 있다.
◐ 장수마을→화룡봉→삼비산→주봉산→샘재→수락마을(약 5시간)
한치~일림산~삼비산~사자산~제암산 초원산행 바람에 출렁이는 풀밭에 양과 소가 뛰노는 목가적인 풍경. 초원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이미지다. 그림엽서의 단골메뉴이기도 한 넓은 초원은 멋진 자연경관을 이야기할 때 결코 빠질 수 없다. 실제로 드넓은 풀밭은 시원스럽고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여행지로 인기를 끈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초원을 볼 수 있는 곳은 한정되어 있다. 특히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광활한 초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굳이 비슷한 장소를 찾으라면 영동고속도로 옆의 대관령목장 정도를 꼽을 수 있다. 목초를 기르기 위해 인공으로 조성된 이 초원은 이국적인 풍광을 접할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광활한 대관령 목초지와 달리 우리의 자연 초원은 규모가 작다. 대부분 고지대인 산 정상이나 고갯마루의 날등을 따라 좁게, 혹은 길게 형성되어 있다. 한국의 초원은 사계절 덕분에 푸름을 유지하는 기간 또한 제한적이다. 봄꽃이 질 무렵 돋아나기 시작한 풀들은 여름을 거쳐 성숙되고 초가을에 이르러 절정을 맞는다. 이후 기온이 떨어지며 단풍과 함께 황금빛으로 변해 황혼에 도달한다.
초원은 언제가 가장 멋질까? 갓 싹을 돋운 초봄의 풀밭은 꽃과 신록의 화려함에 묻혀 눈에 띄기 어렵다. 그렇다고 무럭무럭 자라기 시작하는 한여름은 푹푹 찌는 더위가 복병이다. 초원의 낭만과 여유를 누리기 좋은 시기는 역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이 제격이다.
초원산행을 위해 전남 장흥과 보성의 경계를 이룬 일림산~삼비산~사자산 능선을 찾았다. 이곳은 봄에는 철쭉과 꽃밭을 이루고 가을이면 황금빛 억새꽃이 물결치는 산줄기다. 또한 한여름에는 햇살에 농익은 푸른 초원이 수더분한 모습으로 자라고 있다. 아기자기한 산줄기 위에 펼쳐진 풀밭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산을 올랐다.
9월에 시기를 맞춘 산행지라해도 취재팀의 답사는 한 달 앞서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다보니 한여름 뙤약볕을 피할 수 없는데, 산행지가 초원일 경우 보통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다. 솔직히 8월 초 그늘 한 점 없는 여름 초원은 악몽 그 자체다. 뜨겁게 달궈진 풀밭에서 솟아오르는 습한 열기와 무풍의 능선길은 정말로 참기 어렵다.
당초에 호남정맥 구간인 한치~일림산~삼비산~사자산~제암산~감나무재로 이어지는 1박2일 코스를 답사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장흥에 도착하면서부터 이 계획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임을 직감했다. 이날 한낮의 기온은 34도를 넘어섰다. 찌는 듯한 더위에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한치에서 일림산으로 오르는 능선길은 등산로가 제대로 나기 전에 이용하던 코스로, 특히 호남정맥 종주객들이 자주 다니며 길을 다졌다. 사실 이 고개는 호남정맥에는 약간 벗어나 있지만, 고개 서쪽 200m 아래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많은 이들이 산행들머리로 이용하고 있다. 한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짐을 꺼내들었다.
물과 식량을 가득 넣은 배낭은 묵직하게 어깨를 눌렀다. 오랜만에 큰 짐을 지는 산행이라 부담스러웠지만, 듬직한 동료들과 함께하니 두려울 것이 없었다. 숲으로 접어들어 짙은 그늘을 밟고 천천히 능선길을 따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능선에 나무가 많아 땡볕만은 피할 수 있었다는 점. 게다가 정말 드물게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불고 있어 위안이 됐다.
한치에서 30분쯤 산을 오르니 호남정맥과 만나는 아미봉(418m) 정상에 올랐다. 특별한 것도 없는 평범한 숲속의 봉우리. 하지만 흩날리는 표지리본들을 보니 정맥 갈림길임이 확실했다. 아미봉을 지나 능선을 타고 나아가니 슬슬 조망이 터지기 시작한다. 왼쪽 산자락에는 보성의 명물 차밭이 자리하고 있고, 그 뒤로는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북쪽 보성군 웅치면 일대는 깊은 산골이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멋진 풍광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아미봉을 내려섰다가 봉우리를 하나 넘어서면 왼쪽으로 일림사를 거쳐 대한다업 보성다원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보인다. 이 삼거리를 지나 계속해 잡목이 우거진 완만한 산길을 오른다. 둔덕처럼 완만해 보이는 일림산(626.8m)이지만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제법 가파르다. 선선해진 바람을 안고 천천히 발길을 옮긴다.
일림산(626.8m) 정상은 넓은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는 고산 평원이다. 작은 삼각점 외에는 특별한 안내판이 없고 주변은 광활한 초지가 펼쳐져 있었다. 일림산에서 삼비산으로 이어지는 산자락은 봄이면 철쭉으로 한바탕 꽃 잔치가 벌어진다. 전국에서 이만한 규모의 철쭉밭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광활한 크기를 자랑한다.
더위와 무거운 짐 때문인지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일림산 정상에 섰을 때 안타깝게도 삼비산에 붉은 노을이 걸려 있었다. 목적지가 코앞인데도 한달음에 갈 수 없는 처지였다. 철쭉 군락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잠시 내려선 뒤 안부에서 식수를 구하기 위해 남쪽 사면으로 내려섰다. 샘터까지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라고 했는데, 수풀과 가시덤불이 우거져 상황이 좋지 않았다.
온몸이 가시에 찔리고 긁혀 상처가 났다. 하지만 깊은 산중에서 물을 구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조난 상황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식수는 포기할 수 없었다. 잠시면 다녀올 수 있을 것으로 알고 반바지 차림으로 앞장섰는데 짙은 가시덤불에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는 뒷사람을 위해 덤불을 쳐내고 길을 뚫어가며 쉬지 않고 전진했다.
고갯마루에서 15분 거리에서 흐르는 물이 고인 작은 웅덩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지만, 차가운 계류에 몸을 씻겠다던 꿈은 접어야 했다. 완전히 어둠이 내렸고 장소도 협소했기 때문이다. 간신히 식수만 담고 자리를 떴다. 다시 주능선으로 돌아와 발길을 재촉했다. 목표인 삼비산 정상까지는 불과 15분이면 닿을 거리.
장흥과 보성의 경계를 이룬 삼비산(667.5m)은 성제봉, 화룡봉, 골치산 등 주변 봉우리들이 호위하는 듯한 산세가 특징이다. 삼비산 이름 역시 이러한 산세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또한 이 산은 황비가 내려왔다 하여 천비산(天妃山), 일년 내내 마르지 않는 샘물에서 황비가 놀았다 하여 샘비산, 혹은 천비산(泉妃山), 안개가 늘 자욱하다 하여 현무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이곳은 현재 표지석이 없다. 몇 해 전 보성군이 '일림산' 표석을 정상에 세우고 철쭉제를 열었는데, 지금은 장흥군민의 반발로 철거된 상태. 장흥 산악인들은 <장흥군지>나 <안양면지>에 산 남쪽 마을들이 예로부터 이곳을 삼비산이라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며, 보성군의 조치는 분명 잘못된 것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비산 정상에 일림산 정상석이 세워진 것은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가 정확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1:25,000 지형도에는 장흥군민이 삼비산이라 일컫는 664.2m봉을 일림산으로, 1:50,000 지형도에는 삼비산 북동쪽에 솟은 626.8m봉이 일림산으로 표기돼 있다. 잘못된 지명을 정확히 바로잡는 일도 국가기관의 중요한 책임이라는 장흥 산악인들의 지적에 공감에 간다.
삼비산 밤하늘에 달이 떠올랐다. 고요한 밤하늘을 보고 있는데, 마침 율포해수욕장에서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높은 산에 올라 바다를 물들이는 불꽃을 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지만 삼비산 산바람은 추위를 느낄 정도로 서늘했다. 땀 흘려 산을 오른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밤이었다.
오랜만에 시원한 밤을 보냈다. 다음날 일출 직전부터 서둘렀지만 출발할 때쯤 이미 해가 중천에 떠버렸다. 또다시 뜨거운 하루가 시작됐다. 오늘 가야할 길은 어제의 두 배가 넘는 거리. 삼비산을 내려가 골치산을 오를 때쯤 이미 머리가 지끈거렸다. 잔인한 더위는 어김없이 우리를 괴롭혔다.
긴 내리막길을 통과해 골치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제 식수를 보충해야할 때가 됐다. 남쪽 이승골 방향의 수풀을 헤치고 다시 5분쯤 내려서니 넓은 습지가 펼쳐진다. 어제 밤 고생에 비하면 너무도 편안한 길이다. 조그마한 물줄기를 찾아 수통을 채우고 마음껏 머리에 물을 퍼부어 열을 식혔다.
식수는 충분히 준비했지만 멤버들의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다. 일단 사자산까지 간 뒤 하산코스를 잡기로 했다. 능선 곳곳에 드러난 초원지대는 시원스런 조망을 제공했다. 파란 하늘에 멋진 뭉게구름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우리에겐 그런 낭만을 즐길 만한 여유가 허락되지 않았다. 그저 수도승처럼 습하고 뜨거운 공기를 뚫고 끊임없이 걷는 고행이 계속됐다.
정상 직전의 가파른 바위지대를 거쳐 사자산(666m)에 올랐다. 사방으로 트인 시원한 전망이 일품이다. 잠시 불어오는 바람에 온몸을 맡기고 한여름 태양에 맞서 초원을 즐겼다. 서쪽에 보이는 긴 능선 너머로 보이는 장흥시가지가 신기루처럼 어른거린다. 북쪽의 제암산(807m)은 사자산과의 고도차가 100m에 불과하지만 오늘 같은 날씨에는 너무도 높게 보였다. 정말 아득했다.
햇볕 아래에 놓여있던 고도계 손목시계의 온도가 37.5도를 가리켰다. 곰재산을 거쳐 제암산을 오르려던 계획은 포기해야 했다. 이런 악조건의 산행은 무리라는 판단이었다. 일단 사자두봉쪽으로 진행하다 활공장에서 장흥공설공원묘지 방향으로 내려섰다. 긴 내리막과 임도가 끝날 즈음 가지고 있던 식수도 모두 떨어졌다. - 월간 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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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5월 정기산행 일정이 올라왔네요.일림산,사자산,제암산 철쭉에 멋지게 한번 취해봅시다.
몇년전에 다녀 왔는데 국내에서는 제일 멋진 철쭉 군락지라 생각이 듭니다.회원분이 아니 드라도 주위에 시간이
있으신 직원분들은 모두 모시고 오십시요.
이번에는 철쭉의 군락지를 탐방하러 가시네요.. 전 1근이라 아마도... 힘들듯 ㅠ.ㅠ
김대표님 휴가 하나 내고 같이 갑시다. 몸매가 장난이 아니던데.....
5월 정기산행이 기다려 집니다.
많이 참석하여 꽃 향기 취해 봅시다.
5월12일 정기산행 참석 여부를 카페에 등록해 주십시요(저는 참석)
일림산 철쭉 군락지 산행 이변이 없는한 함께 참여토록 하겠습니다. 상상만 해도 철쭉군락이 머리속 그림으로 쫘~악 펼쳐지는 것이 아~후!!!
함께하여 즐거운 산행이 되도록 할께요(그외2~3명더)
철쭉사진이랑 너무 멋있네요, 그날 어머님하고 함께 산행 가기로 되어있어서요 모시고 갈까 물어보았더니 불편할까봐 걱정되시는지 둘이 가자고 하시네요^^ 이번산행 너무 기대되지만 6월 산행에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안전산행하고 더 건강해지셔서 오세요
혜민씨 어머님하고 산행 잘다녀 오세요.6월 정기 산행때 뵙겠습니다.
저도 산행 다녀와서 이쁜 사진 올릴께요~~^^
상주 양창일 마스터님께서 추진하여 정기 산행을 하도록 해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