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청주시가 서민생활의 터전인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머레이즈라는 곤충학자는 곤충중에 일만 하는줄 알고 있는 개미를 자세히 관찰한 결과 20%만이 근면하게 일하고 80%는 인근에서 빈들대며 놀고 먹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어서 전체 주어진 일의 80%를하는 20%의 사람을 섬보디(Somebody)라 하고 20%의 일을하는 80%의 사람을 에니보디(Anybody)라고 한다는 것이다.
재산의 소유도 20%의 사람이 80%를 소유하고 80%의 사람은 20%만을 소유한다는 것이니 이것을 보면 도시의 재래 시장이라는 곳이 20%의 부를 가지고 80%의 사람들이 아귀다툼을 벌이는 생활의 현장임이 분명하다.
그러니까 시는 시민다수의 생계의 터전인 재래시장 활성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일은 당연하기도 하고 반가운 일이다. 더욱이 주변의 대형 할인마트와 쇼핑몰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어서는 판에 일부 서민들은 생계에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등에서도 보면 개인 사업시설은 보기 드물었으며 교외의 넓은 주차장과 함께 초대형 쇼핑 몰들이 들어서 있는 것을 보면서 이것이 세계적 추세임을 직감하게 되었다.
그러나 외국의 예와는 달리 우리나라 재래시장은 근대문명의 유입과 함께 보부상 시절을 거쳐 오늘의 초현대식 대형마트의 탄생까지 숱한 민족의 애환이 서린곳이다.
최근 시에서는 선진사조에 밀려 하루가 다르게 위축 되어가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비가림 시설과 화장실을 비롯해 시장 주변 정화 및 주차시설 확대와 상품권 발행등 재정적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면에서 보면 경제원칙이 무시된 무분별한 투자가 되어 일반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적지않다.
일부 시장에는 전혀 상권이 형성되지도 않고 곧 철거되어야 할 지역에다 시민의 혈세를 쏟아 붇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와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양 속담에 ‘말을 냇물까지 끌고는 갈수 있지만 안 먹는 물을 강제로 먹일수는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시가 아무리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하드라도 외형은 갖출수 있지만 상인들의 자구 노력이 없으면 말에게 강제로 물을 먹일수 없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면 왜 시민들이 재래시장을 외면하고 외지인의 쇼핑몰을 선호하는가 하는 원망에 앞서 원인을 찾아 보아야 할 것이다.
우선 오늘날은 마이카시대인데 재래시장에는 주차시설이 없다 복잡한 시장주변에 불법주차라도 했다가 과태료를 물거나 빠저 나오기가 쉽지 않은점을 들수 있다. 주변의 대형 할인점에는 넓은 주차시설로 거리의 원근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두째는 주변의 환경문제를 들 수 있다. 재래시장은 우선 불결하다는 인상이 든다.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시장은 위생상 불결하면 식중독은 물론이고 전염병의 우려가 크다.
세째는 상품의 신뢰성이다 봄이 오면 각종씨앗과 채소묘등이 허다하다 그런데 우량종묘를 사서 심었더니 정품이 아니고 잡종이었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시장의 신뢰성을 떨어 뜨린다.
네째는 불량품 문제다 재래시장의 주 고객인 주부들의 유인책이 되는 것은 식자재인데 유효기간이 잘 지켜지지 않은 것 또는 채소류나 양념류 중에는 중국산을 국산으로 둔갑시키거나 하여 신뢰성이 없는 것이 소비자를 외면시키고 있으며
다섯째는 조직적이지 못한 다수의 상인들이 소비자들의 심리파악이 부족하여 불친절한 경우가 많고
여섯째는 상품이 소위 말하는 비메이커 제품이 다수 이어서 항간에는 재래시장 상품을 싸구려로 표현하는 이도 많다는 점이다.
물론 모두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바라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몸에 이롭다는 입에 쓴 약 쯤으로 생각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 문제를 논해 본다.
물론 재래시장에는 좋은 점도 많다 옛부터 생활에 활기가 떨어지고 권태를 느끼면 시장을 가 보란 말이 있다. 가까운 이웃과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활기찬 삶의 현장에서 생활의 의미를 재 발견하는 멋과 맛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질에 따라 값의 차이를 느끼며 전통적인 한약재에서부터 짭짤한 밑 바찬과 온갖 채소등 조상들이 살아온 숨결을 느끼며 이 봄철 때이른 봄채소의 풋풋한 봄내음을 맡으며 20%의 재화를 가지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80%의 우리 이웃 시장상인들의 삶의 현장을 찾아 격려의 박수를 한번씩 보내심이 어떨는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