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발은 지치지 않았나요?
마라톤을 한 지 10년이 넘은 A(55)씨는 6개월 전부터 오른쪽 발뒤꿈치 아래가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엔 아침에만 잠시 통증이 있다가 그쳐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아픈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A씨는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운동화 바꾸기를 거듭했으나 잠시뿐, 마라톤만 하면 재발했다.결국 A씨는 병원 족부클리닉을 찾았고 “발이 약간 바깥쪽으로 쏠리는데다무리하게 운동을 한 탓”이라는 말을 들었다. 결국 그는 두 달간 아킬레스스트레칭을 받고, 발보조기를 착용한 후에야 통증을 덜게 됐다.
달리기로 건강과 몸매를 되찾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발이엄청난 노역(勞役)을 감내하고 있다. 발은 빨리 달리기같은 심한 운동을 할 땐 1시간 동안 5,000톤의 무게를 감당한다.
몸을 지탱하는 받침대인 발은 26개의 뼈와 33개의 관절로 이루어져 오묘하게 움직이지만 어느 한 곳만 이상이 생겨도 보행에 필요한 균형을 잃고 연쇄적인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한의학적으로 발에는 전신과 연결된 경락이흘러 발만 잘 다루어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발에 생기기 쉬운 질환과 발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알아보자.
발바닥 아픈 달리기족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흔한 발병은 발바닥, 특히 뒤꿈치쪽이 아픈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처음 걸을 때 아프다가 점차 나아진다면 발바닥의 질긴 근막에 염증이 생긴 족저근막염이기 쉽다. 또 운동을 할 때는 괜찮다가몇 시간 쉬고 나면 아클레스건이 뻑뻑하고 아프다면 아킬레스건염이 의심된다. 아킬레스건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힘줄이지만 충격을 받으면 끊어져 염증을 일으킨다.이밖에 엄지발가락이 꺾이면서 붓고 아픈 엄지발가락 활액염, 발가락 뼈사이를 눌렀을 때 아픈 지간 신경종 등이 달리기를 할 때 흔히 생기는 발질환이다.
발병이 생기는 첫번째 원인은 충분한 스트레칭 없이 달리기를 한 경우다.
A씨처럼 운동을 오래한 사람도 근육을 너무 많이 써서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운동으로 인한 발병으려면 15분 이상 충분히 하반신 전체를 스트레칭해주어야 한다. 또 운동량도 서서히 늘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통증이 생기면소염진통제와 찜질을 한다. 그러나 자꾸 재발한다면 A씨의 경우처럼 발의구조적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자꾸자꾸 생기는 굳은살노출의 계절, 예쁜 샌들에 어울리는 매끈한 발을 만들어야 할 때다. 굳은살이나 티눈은 신발과 마찰이 심하거나 압력이 몰려 생긴다. 이를 없애려면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 불린 후 버퍼나 타월, 면도기 등을 이용한다.
그리고 로션이나 크림으로 발에 유분과 수분을 충분히 공급한다. 피부과에서는 레이저나 각질용해제 등을 쓰기도 한다.그러나 이렇게 굳은 살이나 티눈을 제거해도 같은 곳에 다시 생기는 일이다반사다. 일산백병원 재활의학과 이홍재 교수는 “굳은 살은 발의 압력이쏠려있다는 반증”이라며 “굳은 살이 둘째 발가락 아래쪽에 계속 생기면평발, 새끼발가락 아래쪽에 있다면 오목발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는 보행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쳐 발목뼈, 정강이뼈, 무릎관절이 휘면서 근육통ㆍ관절통을 낳는다. 이 교수는 “단순히 굳은 살을 제거하는것보다 그 원인을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족부클리닉을 찾아 발에맞는 보조기를 착용하면 보행자세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붓거나 시린 여성발이 붓거나 시려서 고통을 겪는 여성들이 적지않다. 대표적으로 임신 중이거나 자고 일어난 아침에 발이 붓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는 질병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만 오래 서있지 말고 넉넉한 신발을 신으며 잠 잘 땐발을 올려 부기를 빼는 것이 일반적인 지침이다.
단 중년 이후 손가락 발가락 관절이 붓고 아프다면 관절염을 의심해봐야한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은 여성에게 많다. 단순히 나이 탓이 아닌 자가면역질환이므로 조기 진단해 병이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를 낳고 나서 손발이 유난히 차고 시리다는 여성도 많다. 몸 전체를따뜻하게 해주고 손발을 마사지해 주면 도움이 된다. 경희의료원 한방부인과 장준복 교수는 “영양을 잘 섭취하는 것은 순환의 핵심”이라며 “곡류, 제철 채소, 식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성질이 따뜻하면서 소화기능을 좋게 하는 생강차, 소화기능에 도움을 주는 대추차 등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당뇨환자 발은 보물처럼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발을 보물 다루듯 소중히 여겨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높아지면서 혈액순환이 안 돼 합병증이 생기는데 대표적인 부위가 발이다. 발에는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미세혈관이 많은데다가 늘 압박을 받기 때문. 혈관이 막히면 신경이 마비돼 감각도 없어지고, 작은 상처라도 쉽게 썩는다. 교통사고를 제외하면 다리 절단 환자의 대다수가 바로당뇨질환을 가진 사람이다.
때문에 당뇨환자는 맞지 않는 신발과 꼭 조이는 양말은 절대 신어선 안되며, 작은 상처나 굳은살이라도 반드시 의사를 찾아가서 제거해야 한다. 또발톱은 일자로 잘라 살을 파고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매일 발을 비누로씻고 건조시키며 베이비오일이나 크림을 발라 피부가 갈라지지 않도록 한다. 상처가 작을 땐 상피세포성장인자(EGF) 성분의 약물을 분무해 빨리 치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