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흐르는 세월에 눈금을 그어놓고 새해라고 부르는 것은 인간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것일 게다.언제부턴가 새해 설계를 위해 해돋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날마다 반복되는 일출의 의식이련만 새해 첫 아침에 맞는 일출은 남다르다.수평선 너머로 불끈 솟아오르는 해는 가슴 벅찬 희망이자 감동이다.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 온가족이 해돋이 여행을 떠나보자.동해의 일출명소 5곳을 소개한다.
◇거진항=강원도 고성군 거진읍에 있는 거진항은 동해의 최북단 항구로 명태잡이를 위한 출어장으로 유명하다.해뜰 무렵에는 고깃배들이 끊임없이 항구를 향해 몰려들고 항구 왼쪽의 작은 동산 철계단을 올라가면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준비된 해돋이 장소다.동산 위에는 하얀 등대가 있어 운치를 더한다.
오징어 등 금방 잡은 싱싱한 활어를 싼 값에 맛볼 수 있고,새벽 어시장의 경매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큰 재미다.주변의 화진포 통일전망대 건봉사 화암사 왕곡전통마을 청간정 등도 둘러 볼 만하다.
서울∼양평∼홍천∼인제∼원통으로 이어지는 44번 국도를 따라가다 진부령을 넘어 간성 대대삼거리에서 북쪽 7번 국도를 타면 거진읍이 나온다.강릉이나 속초에서는 7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간성 거진으로 이어진다.
◇정동진=TV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무명의 간이역에서 일약 관광명소로 떠오른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역.기차역중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플랫폼을 내려서면 바로 백사장으로 내려가 산책도 하고 해돋이도 볼 수 있다.
연말연시에는 철도청에서 운행하는 해돋이 열차를 타고 엄청난 인파가 몰려든다.인근에 모래시계 조각공원,안인진 안보전시관 등이 있다.안인해수욕장과 옥계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깎아지른 절벽의 해안단구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동해방향으로 내려가면 안인진을 거쳐 정동진에 이른다.
◇추암 해금강=동해시와 삼척시를 가르는 경계지점에 삼척해금강이라고 불리는 추암(湫岩)이 있다.오랜 세월 파도에 씻긴 기암괴석들이 해안을 막아서듯 절벽을 이루고 그 안으로 넓지 않은 백사장 옆에 인공적으로 쌓은 듯이 아름다운 작은 동산이 있다.동산 넘어 동쪽 바다에는 일부러 꽂아 놓기라도 한 듯 뾰족뾰족한 촛대 바위들이 무수히 솟아 있다.TV에서 애국가가 나올 때 보이는 일출장면도 바로 이곳에서 촬영한 것이다.
동산 서북쪽에 있는 해암정은 고려 공민왕때 삼척 심씨의 시조인 심동로가 1361년 공민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관직을 버리고 풍류를 즐기며 후학을 양성했던 곳이다.
부근에는 천곡천연동굴과 두타산,청옥산이 있어 등산도 가능하다.특히 두타산 기슭의 무릉계곡에는 무릉반석과 삼화사 쌍폭포 용추폭포 등이 절경을 이룬다.내년 국제동굴박람회가 열리는 삼척의 환선굴도 가깝다.
동해시내에서 삼척방향으로 7번 도로를 따라가다 동해와 삼척 시계를 바로 앞두고 바다쪽으로 2.1㎞ 들어가면 추암 해금강이다.
◇삼사해상공원=경상북도 영덕군 강구항은 새벽이 아름다운 곳이다.붉게 물드는 아침 노을 속에 귀항하는 고깃배의 집어등은 황홀하기만 하다.포구 주변에는 제철을 만난 영덕게를 파는 가게가 즐비하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1.6㎞ 떨어진 언덕 위에 자리잡은 삼사해상공원에 올라서면 강구항을 비롯하여 동해바다가 발 아래 펼쳐진다.공원은 TV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 드라마 장면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옥계계곡과 침수정,칠보산 휴양림,청송 주왕산도 멀지 않다.
중앙고속도로 안동IC에서 34번 국도로 갈아타고 진보 영덕을 거쳐 7번 국도를 따라 5.6㎞쯤 가면 된다.포항에서는 7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흥해 송라 강구로 이어진다.
◇호미곶=경상북도 포항시 대보면 대보리의 구룡반도는 한반도 모습의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형상의 꼬리부분에 해당된다 하여 호미곶으로 불린다.우리나라 내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명소로 기념비 등 다양한 시설물이 있다.
특히 이곳에는 장기곶 등대박물관이 있어 국내외의 등대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전시관에는 광파표지,전파표지,음파표지,공구 및 부품 등 160종 710점이 전시되어 있다.주변에는 내연산과 12폭포,보경사,오어사 등이 있으며,구룡포는 쫄깃쫄깃한 과메기가 한창이다.
포항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구룡포 방향으로 가다 925번 지방도로로 갈아타면 호미곶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