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은 한글을 사랑하고 우리말을 걱정하는 시민운동 모임이다. 이 모임은 1998년 1월 24일에 서울 지식산업사에서 준비모임을 한 뒤, 5월 27일에 창립모임을 열고 공동대표로 이오덕(한국글쓰기연구회 회장), 김경희(전자출판협회 회장), 이대로(한말글사랑겨레모임 대표)를 뽑았다. 처음에 오랫동안 국어교육과 국어운동을 하면 사람들, 50여 명이 시작해서 지금은 전국에서 모인 농민과 교수, 학생에서부터 할아버지까지 회보 받는 회원 600여 명, 누리통신 회원 400여 명이 열심히 우리말을 지키고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 순전히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하기 때문에 살림이 어려워 제대로 된 사무실과 사무원도 없이 활동하지만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이라 자신감을 가지고 똘똘 뭉쳐 최대한 힘을 내고 있다.
우리 모임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지난 10년은 짧지 않은 세월이었고, 힘든 나날이었다. 세계화 태풍과 함께 몰려온 영어 열병이 우리말을 짓밟고 있어 더욱 힘들었다. 돈이 생기는 일도 아니고, 자기의 희생만 강요하는 일인데도 많은 분이 열심히 참여하여 오늘까지 잘 버텨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우리말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말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니 안타깝다. 그 사이에 우리 모임을 만드는 데 가장 앞장섰던 이오덕 선생님은 하늘나라로 가셨다. 아마 이 선생님은 하늘나라에서도 우리말을 걱정하고 계실 것이다. 이오덕 선생님이 돌아가신 뒤에 공동대표로 김수업(전 대구 카돌릭대 총장), 김정섭(우리말바로쓰기모임 회장) 선생 두 분을 더 모셔서 지금은 김경희, 김수업, 김정섭, 이대로 네 사람이 맡고 있다.
모임을 만든 까닭과 배경
1988년 우리나라의 유명한 안과 의사이며 한글기계화 개척자이신 공병우 박사는 미국에서 한글기계화 연구를 하고 돌아오셔서 종로구 와룡동에 한글문화원을 열고 한글기계화운동을 시작하실 때 그 건물에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회장 이대로), 한글글쓰기연구회(회장 이오덕), ?글을 만든 이찬진, 정래권 들 젊은이들에게 사무실을 공짜로 내주고 함께 한글사랑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그때 정부가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는 것을 보고 공병우 박사는 앞으로 우리말과 한글에 더 큰 위기가 올 것을 걱정하면서 이오덕과 이대로가 힘을 모아 함께 좀 더 강력한 모임을 만들어 활동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우리말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전국의 모든 분들이 모인 단체를 만들려고 했으나 개성이 강하고 운동방법을 합의하지 못해서 뜻을 이루지 못했었다. 그 뒤 1997년 국제통화기금의 경제 식민지가 되는 위기를 맞으면서 다시 모여 우리말과 얼을 지키는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그때 우리는 나라살림이 거덜나서 국제 투기자본의 밥이 된 것은 1990년에 정부가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고, 영어 조기교육을 강행하면서 세계화를 외치다가 얼빠진 나라가 되었기 때문으로 보았다. 공병우 박사께서 우리말과 얼을 지킬 수 있는 강하고 힘찬 모임을 만들자고 제안했을 때 우리가 제대로 모임을 만들고 그에 대처했다면 이런 불행을 막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했다. 우리말과 한글을 업신여기며 남의 말과 글을 우러러 받들다가 얼빠진 국민이 되었고 국민정신이 약하고 병들어 외세에 쉽게 짓밟혀서 국제통화기금의 경제 식민지가 되는 것을 보고 우리말과 우리 얼을 지키고 살려서 튼튼한 나라를 만들어 또다시 그런 불행을 겪지 않게 하자고 모임을 만들었다.
그때 나라를 지배한 정치인 학자, 언론인과 기업인이 외국말과 글자를 아는 것만이 똑똑한 것이고 권위가 서는 일이라고 떠들면서 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농민이나 우리말과 우리 한글을 사랑하는 어질고 착한 일반 국민은 무식하고 미개하고 불결하다고 여겼다. 그리고 영어 조기교육과 일본식 한자혼용을 주장해서 우리말밖에 모르는 착한 국민의 기를 죽였다.
이렇게 줏대없는 사대세력이 설치니 겨레 얼이 병들어 줏대없는 나라가 되고 외세에 쉽게 먹혔던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오랫동안 중국 한자말과 일본 한자말과 서양말법에 우리말이 상처투성이가 되고 엉망진창인데 외환 위기 이후엔 더 외국말과 외국 문화가 판을 치게 될 것으로 보고 뜻있는 한국인들이 뭉친 것이다.
우리가 그때 겪는 모든 어려움, 어지러움, 어느 구석 하나 제대로 되어 있는 자리가 없는 난장판, 사람들의 어처구니없는 이기주의, 민족을 배반하는 사람답지 못한 짓거리들, 도덕이 아주 송두리째 무너진 세상 풍조……이 모든 것은 결국 우리가 우리 것을 헌신짝처럼 버려서 일어났다.
바로 이 사실을 깨닫지 않는다면, 가령 우리가 앞으로 온갖 어려움을 참고 이겨내어 다시 좀 숨통을 트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아니 얼마 전보다 더 잘 살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뿌리 없이 벼락치기로 만들어 보이는 가짜 세상이라, 다시 또 낭떠러지로 달려가는 길밖에 안 될 것으로 봤다. 그래서 또다시 그런 위기를 겪지 않으려면 우리말과 우리 얼을 지켜서 튼튼한 나라를 만들자고 모였다.
우리 모임이 한 일
우리는 온 국민이 날마다 입으로 하는 말, 읽고 쓰는 글을 누구나 잘 알 수 있는 쉬운 우리 말과 우리 글로 하도록 하여 서로 생각을 올바르게 알리고, 서로 깨끗한 마음을 주고받고, 저마다 하는 일을 바로 하게 되고, 잘못된 말로 남을 속이지 않고 남에게 속지 않으며, 어려운 말을 몰라서 세상을 불편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없도록 하고, 어려운 말을 몰라서 죄를 짓게 되는 일이 없게 하고, 유식함을 자랑하거나 겉치레하는 풍조와 남의 것 부러워하여 우리 것을 멸시하는 태도를 바로잡아, 온 국민이 나라와 겨레를 사랑하는 한마음으로 정답게 살아가는 참된 민주 통일된 나라를 세우는 바탕을 다지는 데 목표를 두고 활동을 했다.
우리말에 어려운 일본식 한자말이나 영어를 섞어 쓰지 말자고 했고, 우리 글은 우리 글자인 한글로만 써서 우리 국민 모두 누구나 쉽게 읽고 서로 정보와 지식을 빨리 주고받자고 했다. 그래서 국민 지식수준을 빨리 높이고 우리의 자주 문화를 만들어 세계 누구나 어디에 서도 어깨를 펴고 살자고 했다.
우리가 그런 생각으로 지난 10년 동안 많은 일을 했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우리말 우리얼'이라는 회보를 통해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펴고 그때의 우리 말글살이를 바로 잡으려 애썼다. 처음엔 회보를 다달이 내다가 모임 살림이 어려워 두 달이나 석 달에 한 번씩 내고 있다. 지금 58호째 내고 있는데 우리 회보에 지난 10년 동안 우리 모임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말글살이 역사와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일은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만들면서 "어린 백성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글을 몰라서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서 새 글자를 만드니 잘 쓰라."고 하신 말씀을 철저하게 실천한 일이다.
우리는 먼저 우리 스스로 우리말을 바르게 쓰고 깨끗하게 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우리 모임 회보를 통해서 정부나 기업, 언론과 학자들이 잘못하는 것을 알려주고 바로잡았다. 정부에 말글 정책 건의도 하고 성명서도 발표했다. 한자혼용단체가 한글전용법을 폐지하고 한자혼용법을 만들겠다고 나섰을 때 여러 한글단체와 함께 그 서명운동에 앞장서서 막았다. 조선시대에는 중국 한문에, 일제시대에는 일본말에, 오늘날은 영어에 밀려서 진짜 우리말이 병들고 죽어갔다. 그 우리말을 살리려면 가장 먼저 우리말을 우리 글자인 한글로 적어야 한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다. 그런데 한글이 태어나고 500년 동안 한글을 쓰지 않았고 오늘날도 그 한글을 빛나지 못하게 하는 이들이 있어 바로잡는데 힘썼다.
또 정부가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고 영어 조기교육을 하려고 해서 그 반대운동에 앞장섰다. 국어교육과 우리말 바로쓰기를 먼저 하고 중, 고교 영어 교육부터 잘한 다음에 그래도 안 될 때 영어 조기교육을 해야 하는 데 그렇지 않아서 반대했으나 막지 못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말은 더 병들고 그 피해가 막심하다. 기러기 아빠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가정도 흔들리고 파괴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나라살림에 엄청난 돈을 영어교육에 퍼붓고 있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무리까지 나왔다. 이 문제는 참으로 심각한 한국 문제여 병이다.
이 밖에도 우리는 국회의원 이름패를 한글로 바꾸는 일, 한글날을 국경일로 만드는 일에도 앞장섰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우리말을 바르게 쓰려고 애쓰고 그 공부를 열심히 했다.
오늘날 영어가 우리말을 죽이고 있다. 영어로 국사와 국어까지도 교육하겠다고 하고, 정부기관이 영어로 회의를 하겠다고 하고, 영어마을을 만들려고 수천억 원을 쓰면서 우리 국어교육과 발전을 위해서는 그 10%도 안 쓰고 있다. 지금 우리가 우리말을 지켜서 후손에게 물려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최근에는 "영어 몰입교육 반대, 우리말 지키기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함께 우리말을 지키고 빛내는 일에 참여해주면 좋겠다.
둘째로 해마다 한글날에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 뽑기'를 한 것이다. 어떤 것이 우리말을 살리는 일이고, 어떤 일이 우리말을 죽이는 일인지 알려주자는 뜻이었다. 누가 우리말을 지키고 있으며 누가 우리말을 짓밟고 있는지 밝히자는 것이었다. 우리는 정부나 언론기관이나 학자나 기업이라도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용기 있게 밝혀서 바로 잡으려고 했다.
1999년에 으뜸 훼방꾼으로 그 당시 국무총리 김종필씨를 뽑고 한승헌 감사원장을 으뜸 지킴이로 뽑았다. 이밖에 훼방꾼 명단에는 한자병용을 찬성한 심재기(국립국어연구원장), 진태하(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위원장), 이응백(한국어문회 이사장)씨 및 박원홍 국회의원,조선일보와 조갑제 월간조선 편집장, 우리 정부에 일본식 한문약자를 공식약자로 사용해 줄 것을 제안했던 고무라 마사히코 일본 외무장관과 일본 외무부도 훼방꾼으로 뽑았다. 소설가 복거일씨는 영어 공영어론을 주장한 것, 최태환 SK회장은 회사명을 영어 약자로 바꾸고 임원회의를 영어로만 진행하도록 지시하는 등 영어 우월주의 행동 때문에 뽑았고 신낙균 전문화관광부 장관도 혼란스러운 어문정책을 이유로 훼방꾼으로 뽑았다.
지킴이로는 판결문과 공소장 쉽게 쓰기에 앞장선 윤관 전대법원장과 김진환 서울지방검찰청북부지청장을 비롯해 한국방송공사(KBS)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회, 원광호(한자병용반대 비상대책위원장), 남영신(국어문화운동본부장), 진용옥(국어정보학회장), 조상현(하이텔 한글사랑모임 대표), 한국글쓰기연구회(회장 주중식), 한자병용정책의 문제점을 집중보도한 손석춘(한겨레신문 기자)님을 뽑았다.
그리고 해마다 우리말 지킴이와 훼방꾼 10명씩 뽑아 발표했다. 2000년 으뜸 지킴이로는 법률문장을 쉬운 한글과 우리말로 바꾸라고 국회에 청원한 출판사 현암사 전 대표인 조상원님을 뽑았고, 으뜸 훼방꾼으로는 영어 조기교육과 영어 공용어 추진을 주장하는 한국소설가 협회(회장 정을병)와 자유기업센터(소장 공병호)를 뽑았다.
2001년 으뜸 지킴이는 한글날 국경일 제정운동에 앞장서는 전택부 한글날국경일제정범국민추진위원장을 뽑았고, 으뜸 훼방꾼으로 영어 조기 교육과 영어 공용어를 주장하는 경제 5단체(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를 뽑았다.
2002년 으뜸 지킴이로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 쓰려고 애쓰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을 뽑고, 으뜸 훼방꾼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기업으로서 회사 이름을 한국통신에서 KT란 영문으로 바꾼 회사를 뽑았다.
2003년 으뜸 지킴이로는 한자혼용으로 된 법률문장을 쉬운 말과 한글로 바꾸기로 한 법제처를 뽑았고, 한글만 쓰기를 반대하는 한자진흥법안을 발의한 박원홍의원을 으뜸 훼방꾼으로 뽑았다.
2004년 으뜸 지킴이는 새로 만든 시민문화극장 이름을 '어울림누리'라고 우리말로 지은 고양시 문화재단(총감독 이상만)을 뽑았고, 으뜸 훼방꾼으로 직제 이름도 영어로 만들고 '하이 서울'이란 영문구호를 만들고 엄청난 선전비를 쓰면서 영어열병을 부채질하는 서울특별시(시장 이명박)를 뽑았다.
2005년 으뜸 지킴이로 누리통신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맞춤법 검사기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는 부산대학교 ‘우리말 배움터’ 누리집 운영자 권혁철 교수를 뽑았고, 으뜸 훼방꾼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기업으로써 고속철도 이름을 우리말이 아닌 KTX로 지은 철도청(청장 이철)을 뽑았습니다.
2006년 으뜸 지킴이로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국회(국회의장 김원기)를 뽑고, 으뜸 훼방꾼으로 영어 몰입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교육부(장관 김진표)를 뽑았다.
2007년 으뜸 지킴이로 잘났다는 사람들이 영어 이름짓기에 열광하는 시대에 온 식구와 점포 이름을 우리말로 지은 김텃골돌샘터님을, 으뜸 헤살꾼으로 '제주영어교육도시' 만들겠다는 정부의 제주지원위원회를 뽑았다. 2007년부터는 훼방꾼이라는 한자말보다 헤살꾼이란 순 우리말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 '훼방꾼'이란 말 대신 '헤살꾼'으로 바꿔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는 회사나 아파트 이름, 상품 이름을 우리말로 짓는 회사, 빙그레, 우리은행, 금호건설의 아파트 이름 '어울림' 들을 지킴이로 뽑고 한자와 영어 침투를 막으려고 애쓰는 여러분을 지킴이로 뽑아 칭찬했다.
한자와 영어 숭배자와 정부기관을 훼방꾼으로 뽑았다. 회사 이름을 영문으로 바꾸고 영어 바람을 부채질하는 SK, LG, KTF 같은 기업과 '글로벌 빌리지' 만들겠다는 부산시, '잉글리시 커뮤니티 광장' 만들겠다는 인천시, '리틀 유에스' 만들겠다는 밀양시와 경상남도, 영어 간판 강요하는 서울시 노원구 들도 훼방꾼으로 뽑고, 국어연구와 정책을 다루는 국립국어원(원장 심재기)도 뽑았다.
앞으로 할 일
우리 말을 버리고 남의 말 남의 글에 빠져서 입으로 유식하게 지껄이고, 알 수도 없는 글을 써서 학식을 뽐내면서,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일반 국민의 기를 죽이고 우리 말 우리 삶을 더럽히는 짓을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우리가 우리말은 우리 얼이고 뿌리이니 튼튼하게 살려야 우리가 잘 산다고 아무리 외쳐도 듣지 않는다. 우리말이 죽어도 돈만 벌면 상관없다는 기업이 우리말로 된 회사 이름을 버리고 영문으로 바꾸더니 이제 정부까지 그 짓을 앞장서는 판이니 어찌한단 말인가?
조선시대까지는 중국 한문이 우리 토박이말을 밀어내고, 일제시대엔 일본말이 우리말을 잡아먹더니, 지금은 미국말이 우리말을 몰아내고 있다. 일제시대엔 일본 식민지여서 그들이 강제로 우리말을 못 쓰게 하니 그랬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우리 스스로 우리말을 버리고 미국말 식민지가 되겠다고 수십조 원이란 나랏돈을 들이기까지 하고 있으니 한탄스럽다.
이제 정신을 차리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 차리면 산다고 했다. 중국 한자와 미국말로부터 독립하자. 어려운 중국과 일본 한자말이나 영어를 우리말에 섞어 쓰지 말고 될 수 있으면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 쓰자. 우리말에서 영어 말투나 일본 말투를 빼 버리자. 우리말로 좋은 글, 노벨상을 받을 만한 문학 작품과 과학 논문을 쓰자. 우리말과 한글 속에 우리가 살길이 있다. 한글 글꼴도 개발하고 잘 활용하자. 영어 섬기는 데 바치는 힘과 돈을 우리말을 다른 나라에 펴는 데 쓰자. 한글과 우리말이 돈이다.
우리말은 수천 년 동안 중국 한문과 한자에 눌려 제 빛을 보지 못했고 힘을 쓰지 못하다가 이제 겨우 우리 나라말로서 행세를 하고 대접을 받으려 하고 있다. 우리 한글은 태어나고서도 600년 동안 나라의 글자로 제 몫을 다하지 못하다가 이제 겨우 나라 글자로 인정받고 국민의 사랑을 받고 그 빛이 나려는 판이다. 그런데 수천 년 만에 온 이 우리말 독립 기회를 영어 숭배자들이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빨리 이 얼빠진 짓을 그만두고 우리 겨레와 나라가 잘 사는 데 그 무엇보다 더 크고 근본이 되는 일, 그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인 우리말을 지키고 살리고 빛내는 일임을 깨닫자. 이 일은 우리 마음, 우리 얼을 살리는 일임을 알자.
지금 이 시간에도 가는 곳마다 짓밟히고 죽어 가는 우리 말을 일으켜 세우자. 국민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분이라면 모두 이 일을 함께 하면 좋겠다. 이 일은 이 땅을 지키고 이 겨레와 나라를 살리는 거룩한 일이다. 이 일은 한글단체나 한글학자만 할 일도 아니고 우리 국민 모두 함께 할 일이고 그럴 때 우리말을 지킬 수 있다. 뜻있는 많은 분이 우리와 함께 이 일을 하길 간절히 바란다. 이 일은 평화 시에 나라를 지키고 겨레를 빛나게 만드는 민족독립운동이고 애국 운동이며, 경쟁에서 이겨 혼자만 잘 살자는 이기주의를 배척하고 우리말로 온 겨레가 함께 잘 살자는 만민 평화운동이고 홍익인간 정신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