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교육제도
배수옥 |서울대학교 강사, sobae67@hanafos.com
프랑스 교육제도는 1789년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의 통치시절 만들어진 공교육의 틀을 기초로 하고 있다. 교육의 자유, 종교의 중립성, 무상교육, 의무교육, 국가에 의한 자격과 학위 관리라는 5가지 원칙을 가지고 공립학교 교육에 우선을 두는 강력한 중앙집권형 교육체제로 정리할 수 있다. 프랑스 학제는 3-5-4-3-3의 형태로 1968년 학생혁명을 계기로 7세에서 13세이던 무상의무교육이 6세에서 16세로 확대되었다. 3년의 유치원 교육 후 5년의 초등교육을 거쳐 4년의 중학교, 3년의 고등학교 교육을 거친다. 대학은 3년제이다. 우리나라와의 차이는 대학이 3년제라는 것, 초등과 중등이 5.4제의 형태를 지닌다는 것과 3년제 유아 교육이 전적으로 국가 주도 하에 무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프랑스 사회에서 정규 교육은 만 3세 이상이 갈 수 있는 유치원인 에꼴 마떼르넬(Ecole maternelle)을 시작으로 본다. 그러나 0세부터 3세의 유아를 맡길 수 있는 기관도 모두 국가가 관장하고 있어 공교육기관의 성격을 보인다. 부모 모두 직장에 다니거나 학생인 경우 이용 가능한 클래쉬(creche)와 전업주부의 경우 이용 가능한 알트 가르드리(haltes-garderies)가 있다. 유치원인 에꼴 마떼르넬은 교육부 소속으로 정규학교의 시작으로 인정되는 반면, 클래쉬(creche)와 알트 가르드리(haltes-garderies) 같은 유아 보육기관은 보건부 소속이다. 클래쉬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클래쉬 콜렉띠브(creche collective)와 클래쉬 파밀리얼(creche familiale)이 있다. 클래쉬 콜렉띠브는 아담한 건물과 마당이 있는 가장 전형적인 유아보육기관이고, 이곳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메리에서 클래쉬 파밀리얼을 소개해 준다. 클래쉬 파밀리얼은 보육사 자격을 가진 유모들이 일인당 세 명의 아이들을 맡아서 자신의 집에서 돌보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 사람들에게 위탁된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두 번 클래쉬나 유치원에 가서 기관에 속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클래쉬가 취업 주부를 위한 기관이라면 전업주부를 위한 보육기관도 있다. 설사 엄마가 직장에 다니지 않고 집에 있다 해도 아이를 위해 단체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알트 가르드리를 운영한다. 알트 가르드리는 클래쉬보다 문을 늦게 열고 빨리 닫는다. 보통 8시 30분에 문을 열고 5시 30분에 문을 닫는다. 알트 가르드리 포뮬(formule)은 기본적으로 한 아이를 매일 한나절, 오전 또는 오후 동안 맡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칭한다. 한 아이를 최대한 5번 맡길 수 있는데, 엄마의 스케줄에 따라 오전·오후를 묶어서 이틀하고 반나절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
다음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급별 비교를 위해 한국과 차이가 많은 프랑스 정규학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프랑스 초·중등 학제를 간단하게 도표화한 것이다.
표에서 보듯이 프랑스는 한국과 달리 초등학교가 5년제, 중학교가 4년제이다. 특히, 모든 아동이 만 3세가 되면 입학하는 유치원 교육이 무상으로 실시되지만, 법적인 의무교육은 아니다. 의무교육은 초등학교에서 리세까지 해당한다. 유치원이 강제적 의무교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실제 1995년 기준 3세 아동의 유치원 취학률이 99.1%이고 4세, 5세 아동의 경우 100%이다. 지역에 따라 자리가 여유가 있는 경우 2세 아동도 입학할 수 있어 취학률이 35.2%에 이른다. 역사적으로 유치원 교육이 대중화된 것은 30년 전으로 1960년에 한 반에 43명 하던 학생이 현재 평균 28명으로 줄었으나, 이 역시 지역간 격차가 심하다.
프랑스 유치원은 카톨릭이 사립 교육을 장악했던 프랑스 교육사와 같이 역시 사립의 비율이 적지 않다. 실제 프랑스 유치원 중 공립이 1만 8,646개이고 사립이 343개이다. 공립과 사립의 가장 큰 차이점은 비용 산출 문제와 수요일 수업 여부이다. 프랑스는 1789년 대혁명 이후 공화정을 운영하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정치적 이슈에서 제도로 고착된 문화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회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여 정권을 장악한 후 사회민주주의의 전통을 교육제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동일한 유치원에 다니면서도 부모의 소득과 집세 등에 따라 상이한, 크게는 세 배까지 차이나는 보육료와 점심값을 낸다.
프랑스 유치원 교육은 무상이지만, 점심값은 개인 부담이다. 따라서 공립 유치원에 다니는 아동들은 모두 상이한 점심값과 오후에 ‘가르데’1)시키는 비용이 차이가 있지만, 사립의 경우는 모든 아동이 동일한 비용을 낸다. 프랑스에서도 중상류층의 경우, 높은 비용을 내면서 공립에 보내느니, 조금 더 보태서 유치원, 초등학교 모두 사립에 보내는 것을 선호한다.
유치원은 크게 세 반으로 나뉘는데, 나이에 따라 가장 어린애반, 중간반, 큰애반으로 구분된다. 지역에 따라 자리에 여유가 있는 경우 채 만 3세가 되지 않아도 쁘띠쁘띠반으로 아동을 수용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공립 유치원은 수요일, 토요일에 쉬는 것이 원칙이다. 에꼴 마떼르넬은 교육부 소속으로 유치원 쁘띠반과 중간반은 사이클 1에 해당한다. 이어서 유치원 그렁반과 초등학교 1학년, 2학년은 사이클 2에 해당하고, 초등학교 3학년부터 5학년까지 사이클 3에 해당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유치원 그렁반이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1학년에 해당한다. 교육과정에서도 쁘띠반과 중간반이 말과 노래, 미술과 같은 ‘놀이’에 초점이 있다면, 그렁반은 모국어 습득을 위한 읽기와 쓰기, 셈하기까지 지도한다.
프랑스 사립은 주로 카톨릭 재단에서 운영하는 것이 많고, 엄격하고 전통을 고수하는 성향을 보인다. 그러나 모든 사립이 교육의 질이 높은 것은 아니며 천차만별이지만, 주로 오래되고 전통이 있는 사립일수록 인기가 높고 입학하기도 힘들다. 사립 유치원은 신청 순서에 따라 우선권을 주지만, 사립 초등학교 같은 경우 유치원 성적표를 보고 학생을 선발하기도 한다. 보통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중상류층 학생들이 입학하는 사립에서는 수요일 수업을 하지 않는 공립과는 달리 오전 수업을 진행한다. 프랑스 공립유치원이 주4일 수업인데 비해 사립유치원은 주5일제 수업을 한다.
전통적으로 프랑스 초등학교는 1833년 ‘기조 법(la loi Guizot)’에 의해 각 지역에 의무적으로 설립되기 이전 이미 카톨릭 재단에 의한 사립의 형태로 존재했다. 기조 장관은 프랑스 북쪽에 이미 설립되기 시작한 학교교육을 프랑스 전 지역에 보급하면서 일반 보통 교육의 길을 열었다. 후에 ‘줄 페리(Jule Ferry)’ 교육부장관은 50년 전 프랑소와 기조(Francois Guizot)에 의해 보편화된 학교 체제에 힘입어 1880년 모든 아동의 무상 의무교육을 법제화했다. 초등학교는 우리나라 초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CP, 기초과정인 CE1(우리나라 초등학교 2학년), CE2(초3), 중급과정인 CM1(초4), CM2(초5)로 5년제이다.
프랑스 초등학교 교육의 목표는 모국어인 불어의 정확한 습득과 시민 윤리 교육이라는 두개의 큰 축으로 집약된다. 중학교에서는 수학이 5시간인데 비해 불어가 주당 4시간에서 5시간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수학의 거의 두 배 수준인 최대 10시간까지 확보되어 있다. 초등교육의 목표는 지식적인 내용을 가르치는데 주력하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정에서 수행해야 할 과제도 많지 않다. 1995학년도부터 세계화 추세를 인정하여 외국어 교육을 도입했다. 초등학교 중 기본 교육기(Cycle des apprentissages fondamen taux)에 해당하는 초등학교 1학년, 2학년의 주간 시간표는 다음과 같다.
프랑스 초중고 교육체제에서 학기를 3학기로 운영된다. 1학기는 9월부터 12월 말 노엘 방학 전까지, 2학기는 1월 초부터 3월 중순까지, 3학기는 4월부터 6월 중순까지이다. 죠스팽 정권이 선포한 ‘1989년 교육에 관한 일반법(loi d'orientation de 1989)’은 교육부에서 결정하던 각급 학교의 학사일정을 각 지역 상황에 따라 융통성있게 운영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 또 이 법에서는 7주의 수업과 2주의 짧은 방학이라는 리듬을 갖고 학기가 운영되도록 권고되었다. 실제 프랑스 학생들은 두 달에 한 번 정도 일년에 총5번의 바캉스를 갖는다. 프랑스 파리 지역 학생들은 9월 초에 개학을 한 후 첫 방학은 10월말부터 11월 초까지 열흘간 하는 투상(만성절) 방학이다.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는 노엘 방학을 2주간 하며 겨울방학(스키방학)은 지역에 따라 2월초부터 3월초 사이에 2주간 실시한다. 봄방학(부활절 방학)은 4월 중에 2주간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긴 여름방학은 법적으로 6월 30일로 되어 있지만, 지역별로 자율적으로 가끔 일찍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 중등학교의 첫 단계인 중학교는 콜레주(college)로 4년제이며 6학년부터 3학년까지 있다. 공립의 경우 주거지 위주로 배정받는다. 중학교 첫 학년인 6학년(우리의 초6에 해당)은 ‘적응’과 ‘통합’을 위한 학습기간으로 명명된다. 이 시기에는 주로 불어, 수학, 외국어, 사회, 과학, 기술, 미술, 음악, 체육 등의 교과를 주당 25시간 학습한다. 중학교의 두 번째 학년인 5학년과 4학년은 ‘중심’에 해당하는 학습기간으로 명명된다. 학습영역은 크게 자연과 인체, 예술과 인문학, 언어와 문화, 과학과 기술로 나뉘면 주당 29시간 학습한다. 자세히 설명하면 4학년의 경우 제2외국어가 주당 3시간 추가되고, 물리·화학이 주당 1.5시간 추가된다.
공립 콜레주의 6학년과 5학년생들은 주로 수요일에 수업이 없다. 하지만, 수업시수도 늘고 과제도 늘어나는 4학년(우리의 중2)과 3학년(우리의 중3)의 경우 수요일 수업이 있는 학교가 많다. 다만, 자신이 속한 반의 수업 시간표에 따라 불과 세 시간인 수업이 오전에 몰려 있으면 오전에 끝나고, 오후까지 퍼져 있는 경우, 학교에서 기다렸다 수업을 들어야 하므로 오후에 끝나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는 주35시간 근무가 보편화되어 있어 교사들의 근무시간을 맞추느라 학생들에게 공강이 생기는 사태도 발생한다. 또 정신적 쇼크와 스트레스로 인한 결근을 합법화하여 이것이 교사의 결근으로 이어지고 학생들의 공강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교원노조가 힘을 갖고 있는 프랑스 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장면이다.
중학교의 마지막 학년인 3학년은 ‘진학’을 위한 반으로 이때 처음으로 인문과 실업으로 진로의 분할이 이루어진다. 인문계열과 기술계열 학생들은 일반고등학교인 리세로 진학하고 실업계열을 선택한 학생들은 실업계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된다. 모든 프랑스의 중학교 졸업생들은 국가고사인 졸업시험(DMB)을 치러야 한다. 이 시험에서 20점 만점 중 10점 이상을 받아야 통과가 되며 브레베(BREVET)라는 학위를 인정받는다. 그러나 실제 리세로 진학하는 학생들은 이 시험을 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반면, 실업계로 진학하는 학생들과 중학교 졸업 후 취업하는 학생들은 이 시험을 반드시 치르게 된다.
리세는 3년제 일반 고등학교로 바칼로레아를 거쳐 대학에 진학할 목적인 학생들이 진학한다. 고교 첫 학년인 2학년(우리의 고1에 해당)은 공통필수과목을 이수하고 그 학년 말에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이에 따라 1학년(우리의 고2)부터 수강 과목이 달라진다. 일반계열의 경우 문과계열(L), 경제 및 사회계열(ES), 이과계열(S)로 3개 분야의 바칼로레아를 응시할 수 있다. 기술계열의 경우 18개 종류의 시험에서 현재 4개, 산업기술학(STI), 실험기술학(STL), 경영 및 서비스(STT), 사회의료학(STMS) 분야로 축약되었다. 무용, 음악, 체육 등 예체능 분야도 이 기술계열에 속한다.
프랑스는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대학입학 시험을 별도로 치르지 않는다. 대신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면서 치르는 고등학교 졸업 자격시험(바칼로레아)이 대학입시를 대신하게 된다. 모든 계열에 공통인 국어(불어)는 1학년(우리의 고2) 말에 시행되며 외국어, 수학, 철학, 역사지리는 공통 필수로 고교 졸업반 마지막 학기인 6월에 시행된다. 시험은 2주에 걸쳐 시행되는데 먼저 주에 모든 계열 공통인 철학을 치르고 난 후 그 다음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한 과목씩 시행한다. 자신이 응시하는 바칼로레아의 종류에 따라 또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선택 과목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문학계열은 외국어, 고어, 예술과 수학을 선택할 수 있고, 경제 사회계열은 언어, 경제사회, 수학 중 선택할 수 있다.
일반계열뿐 아니라, 예능·기술 계열 모두 철학과목은 의무적으로 치러야 한다.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의 경계선을 규정할 수 있는가’와 같이 정답이 없는 철학 문제들에 대해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채점 위원들은 학생들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견해를 개진했는가를 기준으로 채점한다. 그렇지만, 고교생들이 철학자들을 완벽히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서 바칼로레아를 앞두고 철학 과외를 받는 학생들도 상당수 있다. 철학뿐 아니라, 어려운 물리, 화학, 수학 등도 과외지도를 받는 경우가 있다. 그해 바칼로레아의 철학 문제가 사람들의 중요한 대화의 소재가 될 정도로 프랑스 사회는 철학을 추구한다. 프랑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그들이 ‘왜’라고 반문하는 것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모두 토론을 중시하는 교육을 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외국어 과목은 필기와 회화를 선택해서 볼 수 있고 수학은 주관식으로 출제되고 나머지 과목은 모두 논술형으로 객관식 문제는 없다. 필기시험 외에 구술시험은 국어, 사회경제, 외국어, 고어 등이 대상이 되며 계열당 2, 3개 과목이 대상이 된다. 구술시험은 25개에서 30개 정도의 도서 목록 중 시험관이 문제를 선택하고 내면 학생은 20여 분의 정리 시간을 가진 후 심사위원들 앞에서 설명해야 한다. 이 구술시험은 단순한 암기력의 측정이 아닌 지식의 활용과 학생의 사고력과 논리력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 계열에 따라 과목별로 필기시험, 구술시험, 또는 둘 다를 볼 수 있으며 구술시험은 20분, 필기시험은 4시간이다. 시험 결과는 7월 초에 나오며 평균이 20점 만점에 8점 이하면 낙제이므로 유급을 해야 한다. 평균이 8점에서 10점 사이인 사람은 7월 초에 재시험을 볼 수 있다. 과목 2개를 선택하여 구술시험을 치르고 평균이 1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1945년 3%에 불과하던 바슐리에(바칼로레아를 통과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의 비율이 1975년에 24%, 1992년에 50%를 거쳐 2002년 78.8%로 확대되었다. 프랑스 사회에서는 고교 졸업 후 바칼로레아를 기준으로 자신의 학력을 표시하는 통일된 방식을 사용한다. 바로 ‘BAC+1’과 같은 방식으로 바칼로레아를 통과한 이후 몇 년 교육을 받았는가를 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업 바칼로레아를 통과한 후 2년제 고등기술자 학교를 졸업했다면 BAC+2로 이력서에 자신의 학력을 표시한다. 박사를 지원하기 위해 이력서를 쓰는 경우 고교 졸업 후 3년의 학사와 1년의 석사, 1년의 데으아를 거쳤다면 BAC+5로 표시한다. 그랑제꼴 졸업생은 그랑제꼴 준비반 2년과 그랑제꼴 3년을 합하면 역시 졸업 후 BAC+5로 표기하게 된다. 비록 그랑제꼴 졸업생은 학사 출신이라 해도 다른 대학교의 데으아를 마친 학생과 같은 학력을 인정받게 된다.
실업 고등학교는 따로 존재하며 2년제이고 졸업 후 직업 적성자격증(CPA)이나 직업 교육 증서(BEP)를 취득할 수 있다. 2년 교육 후 본인이 원하면 인문계나 기술계로의 적응반을 일반계열이나 기술계열의 바칼로레아를 칠 수 있다. 또 본인이 계속 실업계열 공부를 직업적성자격증이나 직업교육증서 획득 이후 2년 계속 진행하면 1987년 신설된 직업 바칼로레아(회계, 비서, 요리 등 서비스 계열과 산업 기술계열)에 응시할 수 있다. 직업 바칼로레아를 통과하면 2년제인 고등기술자 학교(STS)나 단기 기술대학(IUT)에 진학할 수 있다. 2001년 기준 바칼로레아 응시생 중 일반계열이 51.3%, 기술계열이 29.9%, 실업계열이 18.8%로 나타나 있고 기술계열과 실업계열은 1990년 이후 계속 증가추세이다.
프랑스 고등학교는 원칙적으로 주거지 위주 배정이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 일반중학교 내신성적과 중학교 졸업자격 시험 점수 등에 의해 이미 우수한 학생들이 가는 학교는 확연히 구분된다. 그리고 학교 내에서도 우열반이 철저하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보다 더 철저히 유급제가 적용된다. 프랑스에서는 초등학교부터 유급제가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진급과 낙제는 과정별 교사협의회, 학부모협의회, 해당학부모, 학교의사, 교육전문가의 의견이 수렴되어 결정된다. 고1 10% 정도의 학생을 고2가 되기 전, 고3이 되기 전 일정 수준을 갖추기 위해 유급시킨다. 그 결과 프랑스 중등학교에서는 같은 학년에도 다양한 나이의 학생들이 존재하고 이것이 학생들간 학교 내 폭력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루이 르 그랑, 샤를르 마뉴, 라부아지에, 국립 명문인 앙리 카트르 같은 고교가 있는 파리 시내 5구는 학군이 좋은 지역이다. 전국에서 입학생을 받는 루이 그 그랑은 예외지만, 기본적으로 학군제가 적용되는 가운데 명문고등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서는 주거지가 5구로 되어 있어야 한다. 따라서 프랑스에서도 ‘8학군’ 증상이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다락방이라도 파리 5, 6, 16구에 사거나 임대해서 아니면 친척이나 지인의 주소를 빌려 거주지를 확보하여 학교를 배정받는다. 또는 유명한 고등학교에 입학을 허가받기 위해 그곳에서만 배우는 특정 외국어(예를 들면 러시아어)를 미리 중학교 과정에서 선택하여 이수하게 하는 방식도 택한다. 프랑스의 상류층들은 학군이 좋은 공립학교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학비가 비싼 미국학교나 영국학교, 두개 언어를 가르치는 사립학교를 선택한다.
프랑스 명문고등학교의 경우 그랑제꼴인 에꼴 노르말 출신 교사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고, 대학졸업 후 시험을 통해 교직에 나온 교사의 비율이 적다. 또 명문고등학교의 경우 전통적으로 바칼로레아 시험 합격률이 100%를 자랑하며 그랑제꼴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반인 ‘프레빠(preparatoire)’ 합격률이 80-90%(통계상 평균 바칼로레아 통과 학생의 10%가 프레빠에 간다)에 이른다. 물론 파리 시내 5구, 6구, 16구 모두 부자들이 사는 동네로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지위도 높다. 그와 달리 교육수혜지구3)로 꼽히는 빈민가 고등학교의 경우 프레빠에 단 한 명도 들어가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파리 근교나 북쪽의 아프리카 출신 흑인이나 아랍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는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도 기울이지 않아 결석률과 낙제율도 아주 높다.
프랑스 고등교육은 매우 복잡 다양하다. 먼저 기능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 기술대(IUT, STS)와 이론적 학문을 연구하는 진보적 경향의 일반 대학, 실무 중심의 전문지식을 교육하는 그랑제꼴과 특수분야의 각종 사립 에꼴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직업 전문교육을 통한 기능인력 양성을 담당하는 기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단기로 고등교육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단기 기술대학(IUT), 고등기술자학교(STS)에 진학할 수 있다. IUT는 기술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1960년대 세워진 2년의 국립 단기대학이다. 바칼로레아 소지자를 대상으로 생물학, 화학, 토목공학, 전기공학, 기계공학, 에너지학, 위생학, 물리학, 컴퓨터, 경영학, 행정학, 법학, 사회학, 통계학, 무역학 등의 전공과목이 개설되어 있다. 1년에 32주간 약 2,000시간의 이론 및 실기 수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IUT는 대학부설 교육기관으로 대학학위인 대학기술자학위(DUT)를 수여하고, STS의 경우 주로 고등학교 부설로 설치되어 있고 고등기술자 자격증(BTS)을 수여한다. 이들 학교는 등록금이 일반 직업 전문학교인 사립 에꼴에 비해 매우 저렴하고, 분야가 전문화되어 있고 빠른 취업을 보장한다는 면에서 고등학교 졸업생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직업계 고교졸업생들 외에 일반계 고등학교 졸업생들도 이 학교에 진학한다. 참고로 치대는 6년, 의대는 기본 8년 이상의 교육연수가 필요하며 일반 대학에 학과가 개설되어 있다.
프랑스 대학은 1968년 5월 혁명이후 대학평준화를 위해 전체 고등교육기관을 통페합한 결과 단과대를 폐지하고 계열별로 재구성한 대학제도(universite)를 채택했다. 13개로 나뉘어진 파리 대학의 경우 1,2대학은 법정, 3, 4대학은 인문과학, 5,6대학은 의학과 자연과학, 7대학은 사회과학, 기술, 8대학은 사회과학, 영화예술, 9대학은 경제, 경영으로 특성화되어 있다. 이러한 프랑스 대학이 최근 아주 큰 변화를 보였다. 유럽 공동체 내에서 학위의 유럽표준화를 목적으로 대학의 학사, 석사, 박사 과정 운영방식이 대폭 수정되어 “LMD” 체제를 채택했다. 유럽 공동체 회원국 간의 자유로운 학위 교환을 목적으로 학교 간 학점 교환과 학위를 인정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이 제도는 1998년 유럽의 4개국, 영국, 독일, 이태리, 프랑스에서 처음 계획되었고 점차 유럽의 36개국으로 확대되었다. 프랑스에서는 2005년 전국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했고, 모든 대학이 의무적으로 2007년에서 2008학년도까지 변경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현재는 대학별로 구제도와 신제도가 병렬적으로 운영되는 과도기이다.
기존 구제도에서는 더그(DEUG) 2년제, 리성스(Licence) 1년제를 합해 대학 3년을 구성했다. 더그 2년을 마치면 디플롬(학위)이 나오고 다시 말해 대학을 2년만 다니고 그만 다니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경우 중퇴에 해당하지만, 프랑스에서는 하나의 마침표를 찍는 국가학위를 주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했다. 더그 이후 다시 진학을 결정하여 리성스 1년(대학 3학년)을 계속하면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대학 졸업 후 석사 과정(Maitrise)은 1년제로 논문을 쓰면 학위 취득이 가능했다. 석사 이후 공부를 계속할 경우 데으아(DEA)에 등록했다. 데으아는 우리나라로 치면 박사 수업을 듣는 코스워크 과정으로 1년제이다. 그 후 다시 박사논문을 쓸 수 있는 떼즈(These)라고 하는 정식 박사 과정에 지도교수의 허락을 받아 입학을 해야 했다.
현재 변화된 새로운 “LMD” 체제는 더그 2년과 리성스 1년을 합해 리성스 3년으로 통일했다. 물론 리성스 2년을 마치면 국가 학위가 나오기 때문에 기존의 더그 디플롬에 해당하는 학위는 존재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제는 리성스 1년, 2년, 3년으로 보다 더 계열성을 강조했다. 가장 큰 변화는 메트리즈를 미국식 매스터(Master)로 전환한 것이다. 기존 구체제에서 석사 1년, 박사 준비과정인 데으아 1년을 묶어 석사를 2년제(M1, M2)로 통일했다. 현재는 M1, M2를 마친 경우 각각 학위를 주고 있지만, M2를 마치지 못하면 석사 인정이 안되고 박사 등록이 불가능하다. 박사과정은 3년제로 그 기간 안에 박사논문을 마쳐야 하고 만약 그렇지 못하면 다시 등록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3년제로 운영되는 대학 학사 리성스는 총 6학기 180학점 이수가 의무이다. 학업은 필수, 선택, 자유청강과목으로 구성되며 수업, 개인작업, 실기, 연구, 논문, 연수 등에 의해 평가된다. 리성스를 마치면 교사임용고시, 공무원 시험 응시 자격이 생기며 석사 과정 진학 자격도 생긴다. 매스터는 기존의 석사인 메트리즈와 박사준비과정 데으아를 합한 것으로 2년제, 총4학기이며 12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석사 1년차는 공통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고 석사 2년차는 연구석사와 전문석사 과정을 선택하여 공부한 후 논문을 제출해야 국가 학위를 받을 수 있다.
박사과정인 독도라(Doctorat)는 연구 석사 출신으로 지도교수의 승인이 있어야 지원 가능하다. 3년 내에 매우 두꺼운 분량의 박사 논문을 쓰고 ‘수뜨넝스(soutenance)’라는 논문 발표회를 지도교수와 심사교수, 그리고 학생들 앞에서 가져야 한다. 심사 결과는 4단계(매우 우수, 우수, 보통, 통과) 중 하나로 채점되어 그 자리에서 학생에게 통보된다. 심사자는 보통 교수와 학생들을 위해 감사의 표시로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준비하여 심사 후 작은 파티가 열린다.
그랑제꼴(Grandes Ecoles)은 제3제정 시대인 나폴레옹 시대 세워진 프랑스에만 존재하는 전문 고급엘리트 양성학교이다. 현재 프랑스에는 150여 개의 국립과 사립의 크고 작은 그랑제꼴이 존재하며 국립의 경우 등록금과 기숙사비가 무료인 것은 물론 매월 상당액의 장학금까지 받는다. 반면 사립 그랑제꼴의 경우 아주 비싼 학비를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학문을 연구하는 일반 대학이 이론지향이라면 그랑제꼴은 실무지식을 가르치고 해당 분야 전문가를 길러내는 것이 목표이다.
그랑제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준비반(CPGE)에 들어가서 2, 3년 정도 아주 힘든 과정을 따라가야 한다. 이 준비반은 고등학교에 설치된 경우도 있고, 그랑제꼴 자체에 부설된 경우도 있다.
일단 그랑제꼴 지망생들은 바칼로레아 이후 이 준비반 입학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한다. 고등학교에서 성적과 교사의 추천서, 바칼로레아 점수가 기준이 되며, 집안 배경과 같은 요소도 고려된다고 한다. 고등사범학교인 에꼴노르말, 국립행정학교(ENA), 시앙스 포, 에꼴 폴리테그닉, 파리 광산학교, 파리 보자르, INSA, 고등상업학교(HEC) 등은 분야별로 훌륭한 학교이며, 그랑제꼴 중의 그랑제꼴이다.
1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에꼴 노르말은 고등학교, 그랑제꼴 준비반 교사나 대학교수, 기초분야 연구원이 되도록 4년 동안 교육받는다. 국립행정학교는 행정부의 고급간부가 될 공무원을 양성하는 학교로 3년 동안 배운다. 시앙스 포는 1872년 세워진 사회과학 전문 그랑제꼴로 프랑스 정체,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이끄는 엘리트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국립행정학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사전에 거쳐가는 학교로도 유명하다. 2001년 국립행정학교 입학생 60명 중 54명이 시앙스 포 출신이었다. 최근 국립행정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의 비율이 감소하고 졸업생들의 진로가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에꼴 폴리테크닉은 군관계 그랑제꼴로 1794년 개교하여 200년 이상 고급 장교 양성 외에 프랑스 산업계와 학계, 행정부의 과학 기술부서 엔지니어 양성을 담당하고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1학년 때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해야 한다. 상경계열 그랑제꼴인 고등상업학교는 정부가 공인한 사립학교로 학생들은 기업경영, 재무분야를 전공할 수 있으며 3년제이다.
프랑스 교육제도의 특징 중 하나가 정규 대학이나 그랑 제꼴과 달리 특수 분야(패션, 화장, 미술, 건축, 무용, 통·번역, 향수, 보석, 요리, 문화재 복원, 영화)의 유명한 사립 에꼴들이 존재하는 점이다. 분야에 따라 학비, 교육기간 등이 매우 다양하며 대학이 순수학문을 지향하는 데 비해 에꼴은 전문 기술을 익히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여 대부분 실기 위주 수업을 한다. 우리나라 숙명여대에서 분교로 유치한 꼬르동 블루 같은 요리학교도 이 에꼴 중 하나이다. 1895년 세워진 이 학교는 1950년 오드리 햅번이 주연한 ‘사브리나’라는 고전 영화에 등장할 정도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프랑스 전통요리, 제과제빵에 관한 한 최고의 학교이므로 학비도 무척 비싸다. 9개월 과정의 단순한 제과제빵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프랑스 현지 기준으로 1,000만원 정도의 수업료를 내야 한다.
프랑스 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에꼴 드 루브르는 1882년 ‘고급예술교육’과 ‘박물관 행정교육’을 목표로 프랑스 문화성 산하에 설립된 학교이다. 현재 청강생을 포함하여 2,800명의 학생이 루브르 박물관 내에 위치한 학교의 장점을 살려 생생한 문화유산을 대상으로 문화보존법과 기술 등을 공부하고 있다. 루브르 학사과정 3년, 석사과정 1년, 연구박사과정 3년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연구코스에는 박물관학 박사학위가 주어진다. 이 학교를 졸업하면 프랑스뿐 아니라 세계 유수한 박물관과 문화유적에 대한 고급 행정관이나 전문 큐레이터 등으로 활동할 수 있다. 프랑스는 문화재 보전교육을 위한 인재양성을 위해 파리 1대학, 보르도 1, 3대학과 같은 일반 대학의 전문가 과정과 석사과정에 학과를 개설해 놓고 있다. 또 문화재 학교(에꼴 파트리모니)는 대졸자를 대상으로 선발하여 18개월간 고대 문화재, 고문서, 박물관, 역사적 기념관, 도서관 등의 보전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프랑스에서는 이상과 같은 문화재 관련 대학학과나 특수 학교를 통해 미술작품과 고대유물의 복원과 보존을 담당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프랑스에서는 100년, 200년 이상 된 문화재들이 철저히 보존되고 관리되고 있다. 이를 위해 모든 유적지를 유료화하는 정책을 병행한다. 유럽 내에서도 프랑스는 최고의 휴가지로 꼽힌다. 에펠탑과 세느 강이 있는 파리 시내 외에도 ‘프랑스의 정원’이라는 별명을 가진 루와르 강가에 위치한 30여 개의 고성들을 보기 위해 여름휴가를 오는 유럽인들이 줄을 선다. 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입장료가 10유로 전후로 한화로 12,000원 정도이다. 이 비용은 다시 문화재 관리를 위한 비용으로 재투자되어 프랑스는 유럽 중에서도 문화재보존과 관리가 가장 잘 되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프랑스 교육의 특징은 결국 프랑스 사회에서 도출된다. 1989년 조스팽 정권이 발표한 ‘교육에 관한 법’은 5가지 교육목표를 밝히고 있다. 첫째, 유아교육부터 중등교육, 고등교육에 이르는 연속성을 보장한다. 둘째,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셋째, 모든 학생들이 최소한의 자격증을 갖고 학교를 떠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넷째, 바칼로레아 소지자는 어떤 형태로든 교육 기회를 가져야 한다. 다섯째, 교육과정과 교수방법의 혁신을 통해 유럽 발전에 기여하는 교육을 지향한다.
이러한 교육방침에 의거하여, 프랑스에서는 굳이 비싼 사립학교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유아기부터 대학교육까지 거의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직업계 고등학교를 선택한 이후에도 일반계나 기술계로의 이동이 가능하도록 통로를 열어 놓았다.
대학교육이 ‘LMD’체제로 변화한 것도 유럽 발전에 기여하는 교육을 지향한 결과이다. 교육의 공공성을 지향하는 프랑스 교육 체제에서 프랑스에 거주하는 유색인종이나 외국인들도 본인이 원하면 얼마든지 열려있는 교육기회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그 졸업장이 사회에서 얼마만큼 통용될 수 있는가 하는 새로운 문제가 노동시장에서 제기될 수 있다.
아프리카 출신 흑인도 파리 5대학 의과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취업을 앞두고 그는 프랑스 사회의 ‘조용한 차별’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개업을 선택한다 해도 흑인 의사에게 진료받기를 원하는 백인들이 별로 없는 현실을 맞게 된다. 형식적으로 프랑스 대학은 평준화되어 있지만, 일단 그랑제꼴로 상류층 자녀들이 빠져나가고 대학 내에서도 암묵적 차별은 존재한다. 평준화된 파리 대학 내에서도 학생들의 출신 성분, 대학 시설, 운영 방식 등에서 각종 차이는 존재한다.
학생들 중 유색인종의 비율이 확연히 적은 대학이 있는가 하면 유색인종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대학도 있다. 또 파리 시내 5구에 위치하고 200년 넘은 석조 건물을 쓰며 수위가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파리 외곽에 위치한 가건물로 이루어진 대학도 있다. 차별과 차이의 선이 명확하지 않지만, 극심한 차이는 차별로 인식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첫댓글 http://www.bref.co.kr/France/allez.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