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식] 耕山宗法師 취임법문
도미덕풍(道味德風)
오늘 대사식(臺詞式)을 빛내 주시기 위해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참석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과 재가 ․ 출가 교도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교단 안에 법력과 덕망을 두루 갖추신 원로대덕(元老大德)이 많이 계시는데 지혜와 법력이 부족하고 덕이 엷은 사람이 교단을 이끌어갈 대임(大任)에 당하게 되오니 과중하고 송구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위로 법신불 사은님과 소태산 대종사(少太山大宗師)님을 비롯한 삼세 제불제성(諸佛諸聖)의 명철하신 가호와, 정산 종사(鼎山宗師)님과 대산 종사(大山宗師)님 성령의 명호(冥護)가 함께하실 것이며, 또한 좌산(佐山) 상사(上師)님께서 늘 큰 가르침을 내려 주실 것이요, 교단의 원로숙덕을 비롯한 호법동지님들께서 한결같은 정성으로 협력해 주실 것을 마음 깊이 신뢰하기에 다시 태어나는 마음으로 감히 이 자리에 섰습니다.
새 부처님 소태산 대종사님께서는 구원겁래(久遠劫來)의 대서원으로 우주와 인생의 원리인 일원대도(一圓大道)를 대각하시어, 그 대각의 혜명(慧命)으로 미래 세상을 전망하시고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기치 아래 새 회상 원불교를 여시었습니다. 대종사님께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연원불(淵源佛)로 하시고 불법(佛法)에 주체를 둔 결함 없는 회상을 여시고자 염원하셨습니다. 이에 구인선진(九人先進)님께서 남 먼저 대종사님께 귀의하시고, 도탄에 빠진 창생들을 건지고자 자신의 목숨마저 희생하려는 사무여한(死無餘恨)의 대봉공(大奉公) 정신으로 새 회상 창립의 터전을 일구어 주셨습니다.
우리 회상은 이처럼 구인선진님이 보여 주신 혈성과 단결, 봉공과 근검 정신을 본받아 헌신적인 삶을 살아온 전무출신 여러분의 지극한 정성과, 재가교도 여러분의 크신 합력에 힘입어 국가와 일반사회로부터 두터운 신뢰와 기대를 받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널리 주목받는 모범적 종교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오늘과 같이 공고한 교단을 만들어 주신 대종사님과 역대 종법사님을 비롯한 열위 선령의 노고와 은혜, 재가출가 호법동지님들의 낱 없는 합력에 깊은 감사를 올리는 바입니다. 저는 이와 같은 우리 교단의 대법통(大法通)과 창립의 얼, 화합동진(和合同進)의 교단 전통에 추호도 어긋남이 없도록 정성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원불교를 아끼시는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교단의 주인이신 재가출가 호법동지 여러분! 우리 교단은 앞으로 10년이면 개교 백주년이 됩니다. 그 때가 되면 교단의 위상과 역할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교 백주년성업은 대종사님께서 일찍이 말씀하신 ‘사오백 년 결복(四五百年 結福)’을 향한 토대를 더욱 굳건히 다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중차대한 시기에 대임을 맡게 된 저는 여러분과 함게 다음과 같은 공부표준(말씀)으로 원기(圓紀) 백년 대를 열어 가고자 합니다.
첫째, 도미(道味)를 즐기며 심낙원(心樂園)을 누리자는 것입니다.
일원대도의 진리는 이 우주와 일체생령, 일체만물을 남김없이 길러 주시고, 살려 주시고, 끝없이 변화시켜 주시고 있습니다. 이 진리는 소태산 대종사님, 석가모니부처님, 노자님, 공자님, 예수님이 밝히신 진리이며 대도입니다.
이처럼 위대한 성자들께서 밝혀 주신 일원대도는 하늘 저 멀리, 땅속 깊은 어느 곳, 먼 옛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존재하는 삼라만상과, 일체생령들 속에 함께하고 계시면서 춘하추동과 생로병사로 변화시켜 가고 있으며, 우리들 마음속에 함께 계시면서 끝없는 마음작용으로 온갖 조화를 나토십니다. 억만 가지 조화(造化)를 나타내면서도 그 모습은 보이지 아니하고 그 흔적은 찾을 길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마음 공부인들은 내 마음에 지금 이 순간에도 늘 함께하고 있는 일원대도를 찾고 찾아서, 그 도의 맛을 보고 또 봄으로써 도미(道味 )를 즐기며 심낙원(心樂園)을 이루는 극락생활을 하도록 합시다.
둘째, 은혜를 베풀며 덕풍을 불리자는 것입니다.
일원대도의 작용은 삼라만상과 육도사생과 일체생령을 빠짐없이 살펴주시고, 키워 주시고, 영원히 그 생명을 보존하게 하는 일원대덕(일원대덕)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마음공부하는 수도인들은 이 건곤에 넘치는 은혜의 물결인 대덕을 발견하고 깨달아서 나의 몸과 입, 마음을 사용할 때에 은혜와 사랑과 자비를 흠뻑 베푸는 삶을 가꾸어 가도록 합시다.
재가․ 출가 호법동지 여러분과 원불교를 아끼시는 모든 분들이 다 함께 대도를 닦아 도의 맛(道味)을 즐기며, 덕의 바람(德風)을 불려서 이 사바세계를 낙원세계로 인도하는 힘찬 역군이 되시기를 심축합니다.
하늘은 공허하고 땅은 침묵하며
산천초목은 푸르고
짐승들은 산야를 달리며
세상의 흥망 물결치도다.
여기 그 어느 곳에 도(道)가 있는가!
말해 보라!
진실로 도의 정체 묘연하여
그 자취를 찾을 수 없고
그 모양 또한 볼 수가 없도다.
그러나 대각자의 가르침을 본받아
찾고찾고 또 찾아 심안(心眼)이 열리면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 태허중(太虛中)에
일원(日月)은 왕래하고
광막한 대지 위에
만물은 모두 자기의 자태를 뽐내며
길고 긴 무궁한 세월 중에
세상만사 순리대로 출몰(出沒)하니
모두 도(道) 아님이 없고 덕(德)스럽지 아니함이 없도다.
그대는 보는가, 여기에 도(道)가 있도다.
그대는 알겠는가, 여기에 덕(德)이 있도다.
원기 91(2007)년 11월 5일
耕 山 宗 法 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