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평강이 섬기시는 가정과 사역위에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기도해 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에 저희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아이들과 더불어 함께 행복한 삶을 나누고 있습니다.
저희는 7개월간의 짧은 안식년을 보내고 다시 선교지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 보니 우리가 없던 시간들의 공백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있는 동안에 하영이는 많이 커서 이제는 엄마와 같은 정도로 자랐고 기준이는 키는 많이 크지는 않았지만 자신감과 정체성이 있는 아이로 축구를 좋아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감사한 것은 저희 부부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같은 사역의 동역자로 드려진다는 사실입니다. 저희들보다 아이들이 그레이스 홈에 가는 것을 더 좋아하여 오히려 저희가 말릴 정도여서 더불어 함께 하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안식년에서 돌아와 보니 사랑스러운 그레이스 홈 아이들은 키도 마음도 부쩍 커 있었습니다. 전에는 130-140cm이던 아이들이 이제는 150-160cm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몸무게도 큰아이는 60kg에 이를 정도입니다.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도 여전하지만 그래서 가끔은 예상하지 못했던 충돌이나 다툼들이 일어나곤 하지만 그래도 서로 화해하며 많이 성숙해진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아이들은 학교에 갔다오면 숙제와 축구 등으로 하루를 보내며 저녁 먹고는 아침에 기록한 큐티와 삶을 나누고 어린 아이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고 상급생들은 더 공부하다가 잠이 듭니다. 평안한 일상 외에도최근에는 사춘기를 맞은 몇 명의 아이들의 감정의 변화가 심하여 마음 고생을 하기도 합니다. 어느 날은 자와라는 아이가 스텝들과 말다툼을 하고는 처음으로 가출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비록 6시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두 한 가족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스텝과 자와는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였습니다. 이후로도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의 크고 작은 일들은 항상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자신들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주는 것이 감사할 뿐입니다. 바라기는 이 아이들이 그레이스 홈에 있는 동안 하나님의 특별하신 사랑을 알고 그 사랑에 감격하여 동족들에게로 가서 그 사랑을 나누는 그런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안식년에서 돌아오자마자 사회복지 법인설립 허가의 문제를 처리하여야 했습니다. 법인의 이름은 Grace & Mercy's Partner 은혜와 긍휼의 동역자로 가난하고 연약한 자들을 돕기 위한 단체입니다. 한국에 들어가기 전에 법인 설립을 신청하여 놓고 갔었는데 설립허가가 나왔습니다. 돌아오자마자 이사회를 열어 그레이스 홈의 땅이며 건물 등의 재산을 법인에 등기 이전하였습니다. 이사회의 멤버로 세분의 태국인들을 동역자로 세웠는데 한분 한분 다 귀하신 분들입니다. 대표로 섬겨주시는 북부지역 복음주의 연합회의 대표이신 타왓 옌짜이 목사님과 파야호 지역에서 기독학교를 세워서 인재를 양성하시며 사업을 하시는 장로님, 사업보다는 성경을 배포하는 일과 사역에 더 열정을 쏟으시는 암낫 장로님, 제가 행정상으로 잘 모르니까 자신의 일처럼 관청을 다니시면서 손수 일을 처리하시는 분들을 보며 참으로 좋은 현지인들을 붙여 주셨음을 인하여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역의 기초가 될 법인을 통해 더 많은 사역들이 일꾼들이 키워지기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안식년에서 돌아온 후에 저희는 같은 동네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타운 하우스가 오래된 것이어서 쥐가 자주 출몰하여 전에도 다섯 마리나 잡았던 적이 있었는데 돌아와 보니 쥐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이사할 마음을 주셨는데 마침 그레이스 홈 옆에 새집을 짓고 있는 쏨분 아줌마네를 우리가 잘 알고 있었는데 처음 집을 지을 당시에는 우리에게 싼 가격으로 임대하겠다고 하였었습니다. 이분은 작년에 코람데오 팀이 왔을때 복음을 전하였고 그후에는 성경책을 전해주었으며 우리가 매일 만나는 사람중의 하나입니다. 우리가 한국에 있을 때에도 그레이스 홈 아이들을 잘 섬겨주었고 빨리 태국으로 돌아오라고 한국으로 일곱 번이나 국제전화를 하신 분입니다. 이분이 집을 다 짓고 나자 많은 서양 사람들이 이분에게 찾아와 비싼 가격을 줄 터이니 새를 놓으라고 하여 외국인에게 비싼 가격에 세를 놓게 된 것입니다. 세를 놓고 난 후 우리에게 미안했는지 찾아와 세를 놓았다고 하였지만 우리는 잘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계약을 잘 마치고 난 후 얼마되지 않아 일이 어그러졌습니다. 집을 얻은 미국 선교사는 집안 시설들을 모두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고처 놓았습니다. 처음에는 자신들이 와서 살겠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유아들을 위한 기숙사로 하겠다고 하자 아줌마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자기집에는 의대에 다니는 첫째딸이며 중학교 2학년이지만 전교에서 1등을 하는 둘째딸에게 방해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아줌마는 자신들이 들어와 살든지 아니면 아이들이 사는 것은 안된다고 하여 결국 약속은 파기되었고 아줌마는 미국인이 얻으려고 하였던 가격의 절반에 이르는 가격으로 우리에게 주었던 것입니다. 바로 그레이스 홈이 지근 거리에 있어 언제든지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비록 작은 것이지만 하나님의 세밀하신 인도하심을 경험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바라기는 쏨분 아줌마와 가족들이 속히 예수님을 믿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바뀐 주소와 전화번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178/132 World club Land Chiangmai-Hod Rd., Nongkwai HangDong Chiangmai 50230 Thailand 전화 번호는 001-66-53-131-052/핸드폰은 여전히 같습니다.
한가지 마음이 아팠던 일은 기준이가 잠시 학교 생활에서 한 눈을 판 일이었습니다. 한학기를 한국에서 마치도 돌아와서 하영이는 오히려 공부에 더 재미를 느끼고 더 열심히 하였습니다. 반면 기준이는 본래 젊고 활발한 사람들을 좋아하는데 기준이 선생님은 70이 넘은 할머니 선생님이셨습니다. 기준이는 마음에 차지 않았는지 선생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수업시간에도 집중하지 않고 떠들었던 것 같았습니다. 반학기의 성적표가 집으로 왔는데 F가 세 개나 있었습니다. 성적표를 본 순간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매일 학교 가기 전 아침마다 성경을 읽어주며 공부에 집중하도록 기도해서 보냈는데 F가 셋이라니...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한번만 더 F를 맞으면 4학년을 올라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는 생각하기를 아마도 선생님이 무엇을 잘못했거니 생각하고 선생님과 면담을 요청하였습니다. 선생님과 면담후 우리는 일이 크게 잘못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를 면담하는 선생님은 우시면서 기준이가 선생님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기준이에게 사실을 확인하여 보았더니 사실 문제는 기준이에게 전적으로 있었던 것입니다. 기준이는 선생님이 너무 늙으셔서 선생님의 말씀을 듣질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기준이를 타이르기도 하고 겁을 주기도 하고 기도하기도 하면서 만일 기준이가 잘못되면 우리는 태국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엄마아빠는 누구보다도 기준이를 사랑한단다고 하며 수업시간에 학교에 가서 지켜볼 거라고 하였습니다. 다음날부터 기준이는 달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저와 선생님은 편지를 써서 기준이의 학교 생활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저도 마음을 다잡고 학교에서 돌아오는대로 기준이를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하루는 아침 8시에 기준이의 교실로 출근을 하였습니다. 아빠가 학교에 오는 것을 부끄러워 할 줄 알았던 기준이는 오히려 너무 좋아하며 점심때까지 더 있어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아픈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침 저녁으로 기준이가 잠자리에서 투정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빠 내일 새벽에 또 고아원 가는거지 ? 고아원 가지마. 새벽에 일어나면 기준이는 아빠 고아원 가지마라고 합니다. 아마도 아빠가 새벽마다 고아원 가는 것이 싫었는지 기준이는 또 투정을 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준이가 커서인지 아니면 가까이로 이사를 와서인지 고아원 가지마라는 소리는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준이가 더 좋아하며 먼저 가서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습니다.
안식년에 돌아와서 또 한가지 의미있었던 일은 지난 11월 8일부터 17일까지 한국에서 코람데오 발건강협회에서 오셔서 한국인들과 현지인들을 섬겨주신 일입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듯 바쁜 선교사들이 마음을 합해 모이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한국에서 아무리 좋은 의사가 오고 많은 팀이 와도 선교사들을 전적으로 섬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팀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선교사들의 건강을 전적으로 도와주었기에 여러 선교사님들이 모처럼 만에 섬김을 받으며 마음을 나누는 교제를 할 수 있어 너무 감사했습니다. 발을 만지시는 분들이라 힘든 노동임에도 불구하고 오신 분들이 너무 기쁘게 섬겨주셨고 선교사님들은 이들에게 각자가 식사와 선물로 감사를 표현하였습니다. 참으로 부족한 저희들을 통해 도구가 되게 해주셨고 많은 이들을 섬길 수 있어 너무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한국 선교사님들과 한인들은 물론이고 이번에 은혜를 입은 사람들 중에는 웃 아주머니와 지팡이를 의지해야만 걸을 수 있던 할머니를 들 수 있습니다. 웃 아줌마는 쏨분 아줌마의 친구로 알고 지내는 사이였는데 약이 없이는 잠을 자지 못할 정도였는데 이번에 치료를 받고 약을 먹지 않고도 계속 잠을 잘 잔다고 합니다. 발 치료를 받으며 예수님을 영접하였는데 그 후에도 자주 만나며 교제하고 있는데 200명 이상의 종업원이 있고 큰 사업장을 가진 바쁜 사람이긴 하지만 이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성경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또 한분은 산족에 갔을때 만난 분으로 지팡이를 의지하여야만 걸었는데 발을 만지고 나서는 지팡이를 버리고 걸은 것입니다. 이 두 분이 주님께로 돌아오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살고 있는 집에는 조그만 기도실이 있습니다. 예수원처럼 기도 노트에 적으며 기도하고 있는데 혹 여러분의 기도제목이 있으면 함께 기도하도록 하겠습니다. 늘 하시는 사역과 가정위에 주님의 기름 부으심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평안을 빌며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