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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월 24일 (수요일) : 지금 혜린이는 38주하고도 2일째
오늘 저녁에 오빠가 퇴근하면 미아리 엄마집에 가기로 했다.
빨리 갔으면 좋겠다...
어머니가 저녁으로 떡볶기를 하고계신다...
아~ 드뎌 오빠가 퇴근하고 집에 왔다
오빠 떡볶기를 보더니만 그거 먹구 낼 나 혼자 집에 가란다....
허걱~~ 넘 하는군... 떡볶기가 그렇게 좋냐 인간아~
저녁을 먹구 오빠가 직장동료들이 진급시험을 본다고 찹쌀덕을 사러가잔다
난 운동겸해서 따라 나셨다...
어! 근데 이상하다..
산책할때 힘든건 있었지만 오늘처럼은 아니였던거 같은데....
가까운 거리인데 한손으로 허릴 붙잡고 걸음을 멈췄다 걸었다를 반복하면서 근 한시간을
걸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허리가 아픈지 모르겠네 의아해 하면서.... 집에 들어오면서 문구점
에 들러 예쁜 아기 앨범을 샀다.. 아주 예쁜걸루다가 ^..^
오늘따라 너무 피곤하다
피곤해서 9시경에 일찍 잠을 청했다...
10시 허리가 아파서 잠을 못 자겠다... 이리뒤척 저리뒤척....
11시 ㅠ.ㅠ
미수니 : 허리 아파 오빠....
오빠는 그냥 누워서 눈감고 자라고 타박한다. ㅠ.ㅠ
12시 여전히 허리가 아프다 옆에서는 오빠가 누워서 곤하게 자고있다
이렇게 임산부가 허리가 아프다고 하는데 저렇게 옆에서 곤하게 잘 수 있는 사람이
이세상에 몇명이나 될까싶다....
2. 9월 25일 (목요일) : 지금 혜린이는 38주하고도 3일째
계속해서 아픈 허리때문에 잠을 못자다가 깜빡 잠이들었다 눈을 떳다...
새벽 2시.... 이리뒤척...저리뒤척.... 또 깜박 ....
이제 4시다 허리 아프다고 신랑을 깨웠다 "허리 좀 두들겨줘" 오빠는 휙~ 함 처다 보더니
그냥 잔다.. 허걱~ ㅠ.ㅠ
5시 화장실을 다녀왔느데 이슬이 보이는거 같다... 아닌가 ? 모르겠다 !
"오빠 피가 나와 많이.... 그리고 허리 좀 두들겨 줘 아파" 신랑 일어나서 몇번 두들겨
주더니 졸구있다. <여러분 이런 신랑 봤어요>
이리뒤척 ..... 처리뒤척....
5시 30분 화장실을 또 갔는데 이번엔 아까전보다 더 많이 보인다 이슬인가 보다
"오빠! 피가 나와 많이 전에랑은 틀려... ㅠ.ㅠ 일어나... ㅠ.ㅠ"
신랑 휙~ 함 처다보더니 이번엔 코까지 골면서 잔다...
허걱~ 저럴수가..... ㅠ.ㅠ
6시 참다 못해서 흔들어 깨웠다
오빠는 일어나서 함 처다보더니 소변보러 화장실로 쌩~ 바람소리를 내며 나가번린다.
밖에서 어머니가 아침을 준비하고 계셔서 "ㅠ.ㅠ 어머니! 오 오늘 집에 일찍가서 병원에
가봐야겠어요... 저녁 내내 허리가 아파서 잠 못 자구 또 이제는 배도 살~ 아프기 시작
했어요 아까는 피같은것도 보였어요... ㅠ.ㅠ 오빠를 깨웠는데 잠만 잤어요...ㅠ.ㅠ"
어머니가 놀라시면서 그럼 일찍 출발을 하라고 하신다 그래서 6시 30분에 병원갈 준비를
해서 혼자서 택시를 타구 집으로 향했다... ㅠ.ㅠ
신랑은 출근을 한단다... 너무나 당연하게 나보구 조심해서 가란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엄마랑 언니들한테 전화했다..
6시 50분 친정에 도착했다...
엄마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네...
병원에 전화를했다
허리가 아파서 잠을 못 잤고 이제는 배도 좀 아프고 피같은것두 나왔다고 이슬인거 같
다고.... 간호사가 좀더 기다리다가 5분간격으로 아프면 병원으로 오란다...
그래서 주치의 선생님과 10월에 수술을 하기로 상담했다고 했더니
간호가 깜짝 놀라면서 그러면 빨리 병원으로 오란다...
엄마랑 병원으로 갔다...
7시 20분 병원에 도착했다
당직 간호사의 내진... 이슬이 보인거란다 그리고 진통때문에 허리랑 배가 아픈거구
<이슬이라네 .. 진통을 한거라네 오빠씨 그런데 그렇게 잠만 자다니..>
담당선생님은 출근 전 이고 당직선생님인 원장선생님께 수술을 하겠냐고 묻는 간호사
에게 그냥 담당선생님 출근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론 그런데 수술을 하려면 남편이 있어야 한다는데.... 우짜지
신랑한테 전화를 했다... 오빠가 온단다.. 바로 그래도 병원에 도착을 하려면 10시는
넘는데... 집에 전화했다 시어머니한테 그럼 오빠 퇴근하고 밤에 하란다... ㅠ.ㅠ
큰언니가 왔다
언니는 수술을 하니 시간을 잡아서 하란다. 역술가한데... ㅠ.ㅠ
내가 못 살아 정말 ... .ㅠ.ㅠ
역술가는 오늘 25일은 소날이라서 좋은 날이고 그중에 오전 11시에서 1시 사이가 좋
다고 했다... 수술은 11시로 해야겠다... 그럴 수 있을까. 그래도 그 시간이 좋다고 하니
아파도 참고 있다가 해야쥐.... 역시 난 엄마 자격이 있다니까!!!
9시
주치의 선생님의 내진
"양수도 터졌네.... 아가가 무지 효녀네 엄마말을 벌써부터 잘 듣고 .. 그런데 자궁문은
하나도 열리지 안았네..."
선생님께 부탁을 드렸다 수술을 11시에 하고 싶다고 선생님이 이리저리 전화를 하신뒤
그럼 11시에 수술을 들어가기로 했다
오빠랑 시어머니가 도착을 했다
오빠가 수술승낙서를 쓰고 난 수술준비에 들어갔다
관장을하고 헤어면도를 하고 ....
기다리는 시간 초조하다 ... 무섭다 ....
수술실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난다
오빠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한 아기가 태어났고 지금 또 한 아기가 태어났다
다음엔 나다.... 무서버.... .ㅠ.ㅠ
10시 50분 수술방에 들어갔다..
무서워 ... ㅠ.ㅠ
신랑.엄마.어머니.언니.형부... 나 무서워요 ㅠ.ㅠ
수술실은 좀 실망스러워다..
티비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수술실이 아니였다...
더 무서워졌다...
수술대 계단을 올라가 누웠다...
모기가 날아다닌다... 간호사가 모기를 손으로 탁~ 잡는데..
허걱~ 저~저럴수가! 저 모기가 내 뱃속으로 들어가는건 아닐까 무서우면서도
그게 더 걱정이 된다.
혹, 다음에 수술을 할일이 있으면 꼭 대학병원에서 해야쥐...를 다짐하면서
간호사가 폴리를 끼운다고 말하면서 끼우는데 상당히 따끔거리고 아프다. 또 창피
하기도 하고... ㅠ.ㅠ (어차피 마취하는데 이런건 마취후에 하면 좋을텐데..)
간호사가 두다리를 쭉뻣게하고 두팔을 벌린 다음 각각을 팔과 다리에 가죽밸트를
채웠다... 너무 무섭다...
난 지금 울고 있는거 같다 너무 무서워서...
오빠는 지금 밖에서 예전에 말한것처럼 담배를 피면서 기다리고 있을까
어유~ 얄미워 소원대로군....
11시
마취선생님이 오셨다...
내 배를 보고 놀라는 눈치다... 하긴 내 배가 좀 나왔어야지 아마 셋쌍둥이를 가진
임산부도 내 배보다 조금 나왔을거야... 훗훗
주치의 선생님이 오셨다...
선생님이 웃으신다.. 걱정말라고 하신다..
그래도 무섭다...ㅠ.ㅠ
천장의 수술실등이 희미해진다.
아~ 무서워.. ㅠ.ㅠ
오빠... ㅠ.ㅠ
엄마 .... ㅠ.ㅠ
ㅠ.ㅠ .................................ㅠ.ㅠ.........................................ㅠ.ㅠ
정신이 들었다.
너무 어지럽다.. 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 목소리다.. 엄마... 엄마... 어지러워...
간호사 목소리도 들린다... 엄마.. 아기 젖주세요..
싫어 싫어... 다 싫어.. 엄마... 엄마....
큰언니 목소리도 들리다... 엄마 목소리도...
어지러워 죽겠는데... 무슨 아기한테 젖을 주라는거야
언니도 아기한테 젖을 주라는데... 무슨 아기
.
.
.
.
얼마나 시간을 흘렀을까
혜린이가 보인다..
넘 예쁘다
아까 젖주라는 아기가 우리 혜린이 였구나
혜린이는 11시 10분에 태어났다고 한다..
이렇게 나는 혜린이를 출산하였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수술이 힘들었다고 응급상황이였다고 간호사들이 말해주었다
그래서 원장선생님도 수술 마지막 단계에서 같이 계셨다고하신다
또 마취가 깨고 정신이 돌아 온 순간에는 무지하게 괴롭고 아파하면서 간호사들을
꼬집고 머릴 잡아당기고 그래서 무지 당황하고 힘들었다고 간호사들이 말해주었다
어찌나 미안하던지... 손톱도 길었는데.. 자르고 올걸그랬다...ㅎㅎㅎ
난 그런건 생각이 안나고 정신이 들었을 땐 천장이 빙빙돌고 어지러운데 간호사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라고 하는데 정신이 있어야지 싫다고 그러면서 엄마만 찾은 생
각이 난다...
혜린아 미안해 그땐 정말 힘들었어
그래도 오후 3시에는 널 봤을 때 얼마나 예쁘고 귀엽던지....ㅎㅎㅎ
사람들이 있어서 표현은 못 했지만 난 정말이지 천사를 보는거 같고 너무 평화롭게
자고 있는 널 보았을땐 두눈에서 눈물이 흐를뻔했단다.. 그리고 엄마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너의 탄생의 알렸단다...
다들 너의 탄생을 축하해줬고 다음날에는 널 보러 오겠다고 했어 정말로 그 약속들을
지켰단다.. 앞으로도 항상 예쁜 마음 간직하며 건강하게 자라다오.. 사랑한다..
그리고 나중에 혜린이가 커서 이 글을 읽고 이해를 하게 되거든 아빠 혼내줘
아빤 엄마가 아파서 울고 있을때 혜린이만 보고있었다고 큰이모가 말해줬거덩..
아빤 엄마에게 넘 나빴던거야 알았쥐...
첫댓글 당신이 임신후 거의 매일 배아프다고 했고 또 한번은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이상없으니 그냥 데리고 가라고 의사한테 핀잔받고 그리고 예정일이 10월 13일이니까 그냥 매일하는 엄살인줄 알았지.... 그리고 나 밖에서 담배 피우지 않고 묵주반지 돌리며 당신위해 기도했다. 내가 무심한건 지금도 무지 무지 반성한다.
반성하는 사람이 왜 그래요... 맨날 반성을 입으로만 하는가봐... 마음으로 해야쥐... 당신이 넘 무심해서 난 마음이 너무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