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5년을 지나며 / 이시복(Freebell)...

<bgsound src=http://www.jobsa.com.ne.kr/gangsj/9-12.asf hidden=true loop="-1"> 이 글은... 두사랑회 카페, 투병기(이식전, 후 Talk) 1번과 전국간이식인협회 홈페이지(www.ltkorea.or.kr) 나의 투병기(간이식 2년을 지나며) 10번에 기고한 내용의 글을 첨삭(添削)하여 옮긴 것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간경화말기와 간암의 전이로 확진받고,1999년 11월 30일 아들의 간(우엽)을 이식받았으며, 거부반응으로 재입원하여 또 한번의 장(腸)유착 제거수술을 받는 큰 어려움을 겪고 2000년 2월27일 퇴원, 지금까지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이시복(李始馥)입니다. 제가 겪었던 병상 전,후의 사연들 입니다. 1983년 4월초순 동부이촌동 김재규 내과의원에서 5식구가 혈액검사를 받은 결과, 저 혼자만 B형간염 바이러스 양성반응으로 나타났습니다. 간염치료제인 레가론과 종합비타민을 1년간 복용하면서 주기적으로 혈액을 검사한 결과, GOT,GPT가 40U/l 이하로 조정되었으며, 약간의 증감은 있었으나 건강상에는 16년동안 별로 이상 징후가 없었습니다. 1999년 6월초 교회와, 지역 체육대회에서 축구시합을 마친 후에는 다리가 붓고, 발가락에 쥐가나고, 설사가 반복되었습니다. 동네 정형외과를 방문,진료를 받았으나 노화로 인한 퇴행성관절염 증상이며 물리치료가 최선이라고 하였습니다. 계속물리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별로 없었으며 며칠 후 한방의원을 방문, 침(針)을 맞으며 한방물리 치료를 병행하는것이 고작이었습니다. 며칠이 지나면서는 밤을 꼬박 지새울 정도로 설사가 심해지고 체중이 70kg에서 67kg 이하로 내려 갔습니다. 1999년 11월 8일 출근 길에 안식구와 같이 김재규 내과의원을 방문하여 소변을 검사하였으나 신장에도 이상 징후가 없고 당도 없다며 소화제를 처방받았습니다. 잠시 후 다리의 부종 증상을 보였습니다. 초음파검사를 받으라는 소견서를 받은 후, 강남역 근처의 방사선의원으로 갔습니 다. 초음파검사실로 들어가 검사촉을 대자마자 언제부터 복수가 찼느냐고 물었습니다. 복수가 찼으면 이미 간의 상태가 악화된 것 아닌가!? 초음파 검사를 끝내고 판독실로 들어갔습니다. 이미 간은 굳어저 있고 간 왼쪽에 있는 약3cm의 그림을 보여 주었으며 CT촬영을 한 후 큰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만약 종양이라면 악성인지 양성인지를 진단받아야 한다고도 말 하였습니다. 만성간염환자의 경우 간경화로 20%가 진행되며 그중에 5%정도가 간암으로 진행되고 약 80%는 자연치유되는 것으로 듣고 있었습니다. 건강은 건강할때 지켜야 한다는 말을 그냥 어깨 넘어로 흘려 버리고 살아 온 것입니다. (초진의원에서는 생존율을 10%(?)로 진단하였다는 후문). 말하고 듣기만 해도 섬뜩한 간경화와 간암에 걸리다니, 앞이 캄캄하여졌습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감각을 잃었습니다. 먼저 초진 내과의원으로 돌아와서, 가지고 온 초음파와 C,T필림을 보였습니다 간의 종양부위가 치료하기 좋은 좌엽 중앙이므로 걱정하지 말고, 큰병원으로 가서 치료받으라고 소견서를 써 주었습니다. 나오려는 순간 이시복 씨 교회 나가느냐고 물었습니다. 네 장로교회에 나가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신 내과 원장님께서 교회 나가느냐고 물은 의미는 이미 간경화말기와 간암의 전이로 진단, 천주교회에 입교하고 "영세"를 받으라는 메시지였던 것 같습니다). 차를 운전하고 부평의 회사로 내려 갔습니다. 거래처의 대차관계 등 중요한 서류들을 챙겨 가지고 직원들에게 대충 이야기를 한후, 분당 어머님 댁에 도착, 이제까지의 진찰 경위를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무 말씀도 못하시고 나 죽기전에 너 먼저 못 보낸다 라고 하시며 울기부터 하셨습니다. 어머님께서 구약성경 "여호수아서 1장 9절 "... 내가 네게 명한 것이 아니냐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두려워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시느니라"를 봉독해 주시고 기도를 드려 주셨습니다. 또 마음을 강하게 가져야 병을 이겨 낸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안식구와 같이 집으로 돌아와서 친,처가 형제들에게 병변의 자초지종을 전하고,차후 대책을 의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평화스럽고 조용하던 친,처가쪽 집안이 온통 초상집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1999년 11월 9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승운 교수님)에 초진의원 소견서를 제시하고, 혈액채취, 내시경검사, 초음파검사를 받고, 이뇨제와 몇가지의 약을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와서 저당, 저지방, 저염식사를 하며 1주일을 기다렸습니다. 1999년 11월 15일 아침, 혹시 오진일 수도 있겠지라는 실날 같은 바람이었으나, 소화기내과 재진결과는 초진의원 검사결과와 같았습니다. 곧바로 입원하여 CT와 MRI 등 각종 정밀검사 결과 B형 간염으로 간경화말기와 간암으로 전이 암조직이 4cm, 1.5cm, 1.8cm로 3곳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치료방법을 문의하고 대책을 의논하였으나 (간의 경화가 말기) 이식 외에는 다른 치료 방법이 없다는 진단이었기 때문에 가족들이 이식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이식을 신청한 대기자가 너무 많았습니다.(당시에 가족들은 간을 매매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뜬소문이고 헛 소문이었던 것입니다). 일가 친척들은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고 어린 아이들까지 다 다녀 갔습니다. 1941년 9월 셋째 이모에게 이끌리어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어린시절이 떠오르며 지난 온 시절이 필림처럼 지나갔습니다. 오랫동안 멀리했던 사도신경과 주기도문을 수도 없이 묵상하고 "하나님 살려주십시오!" 라고 기도를 셀 수도 없이 드렸습니다. 아마도 수술전,후에 수 백번,그 이상이 될 것입니다. 밖에서는 연로하신 어머님과 형제들이 섬기는 교회에서 목사님과 성도들이 철야로 기도드린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며칠을 지나면서 두렵고 떨리던 마음이 차츰 안정되고, 한없이 흐르던 눈물도 멈추었습니다. 이제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체력을 키우고 버티어야 살아 남는다는 생각이 들어, 밥과 과일(특히 당감, 귤, 사과)을 많이 먹었습니다. 병실의 커텐을 제치고 창밖을 내다 보았습니다. 저 멀리 고속화 도로의 차량 불빛이 수 없이 보이며 그 많은 불빛 가운데 여러교회 지붕의 십자가 불빛 6개가 보였습니다. 문병 오신 목사님이 여섯(6)분이고, 밖에 보이는 교회지붕 십자가도 6개인데..." 어떤 메시지(?)가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 "지나간 세월동안 성결게 살지 못한 허물과 죄와 그리고 마음속에 품었던 온갖 갈등과 원망들을 "다 용서하여 주시고 또 용서하여 주십시오" 라고 셀 수도 없이 기도를 드렸습니다." 수술하기 전, 소화기내과의 마지막 회진시, 백승운 교수님은 "기도 많이 하십시오!" 라는 위로를 남기고 병실문을 나갔습니다. 11월 20일 여동생(50세)과 아들(27세)이 입원하여 기증자 검사를 받고 두 사람 중 여동생의 간을 이식 받기로 하였습니다. 1999년 11월 25일 수술전, 여동생과 저는 12시간 전에 장 청소를 위한 약을 먹고 관장을 한 후 소독약으로 몸을 씻고 11월 26일 오전 7시 30분 수술실로 내려갔습니다. 혈압기를 왼 팔에 묶고 개복(開腹)을 준비하던중 여동생의 수술을 집도하던 의사선생님이 제 곁으로 와서 여동생에게 지방간이 50%나 발견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상태로는 도저히 수술을 할 수가 없으며 만일 수술을 강행하게 되면 두 사람의 예후를 장담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여동생은 간 절개를 중단하고 담낭( 검사시 담석이 있었다고함) 제거수술을 받았으며 저는 병실로 철수 하였습니다.(의료진의 소견은, 기증자 검사시 이상 소견이 없어도 수술도중 80명중 1명 내지 2명은 지방간이 발견된다고함). 이때 보호자 대기실에서는 이시복 보호자를 찾는다는 방송이 나왔으며 가족들은 들리는 소문대로 수술실에 들어간 후 잠시 뒤에 보호자를 부르면 이미 간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어 생존가망이 없어 수술을 포기하는 것으로 생각 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어려운 일들을 겪고난 후 1999년 11월 28일 다시 아들을(당시 27세) 입원시키고 11월 30일 오전 7시 30분 수술실로 이동하여 16시간 동안 수술을 받고 아들은 일반중환자실로 저는 무균중환자실로 옮겨 졌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누군가 볼을 때렸습니다. 의사선생님의 얼굴 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혼수상태로 빠져 들었습니다.그리고 또 시간이 얼마나 되었을까 눈을 떴습니다. 유리로 밀폐된 무균중환자실 이였습니다. 온 몸에 튜브가 주렁주렁... 코에 1개, 목에 1개, 수술부위 에 3개, 방광에 1개, 오른 팔목에 수액팩, 알부민병 등 10여개가 매달려 있고 몸은 꼼짝도 할 수가 없었으며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눈과 귀 뿐이었습니다. 사방에서 중환자들의 신음소리,알람 울림,옆에는 먼저 수술한 3사람의 이식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의사선생님이 입에서 산소 마스크를 떼어 주었습니다. "아멘"하고 소리를 크게 내어 보았습니다. 먼저 아들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아들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먼저 수술한 여동생도 경과가 좋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수술후 까스가 나와야 음식물을 제공하는데 3일후 까스가 연발되었고 미음과 음료수를(열처러리된 캔음료)조금씩 마시게 되었습니다. 신경과민과 불안감으로 인해 수면제 1알을 먹고 잠이 들었습니다. 이때 수술후 흔히 발생된다는 혼수가 일어났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 입니다). 잠간동안 잠이 든후 깨여나서 다시 수면제 1알을 더 청하여 먹은 후, 상체를 일르키면서 몸에 연결된 튜브와 주사줄을 뽑으며 퇴원시키라고 소란을 피웠다고 합니다. 손과 발을 묶고(?)안정제를 주사하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지났는지 눈을 떴을때 머리가 뻐근하고 머리에 엄지손가락 만한 혹이 하나 생겨 있었고 왼쪽 손가락에 까맣게 멍이 들어 있었습니다. 제가 누워있는 왼쪽 밑으로 영안실로 가는 계단과 통로가 선명히 보이고 그 옆에 만화에서나 보이는 것 같은 시커먼 뿔이 달린 도깨비(검은 고양이 같은 물체) 모습이 긴막대기를 들고 서 있었습니다. 7층 이식병동으로 올라가는 우측 통로쪽에서 뇌사자의 가족들이 서성거리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영안실로 가서 영결식을 치르면 되는데, 왜 내가 올라갈 7층 통로를 막고 서성거리고 있느냐 저리로 다 비키라며 잠에서 깨여났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혼수상태가 진정되면서 꿈을 꾸었던 것입니다. 교회 목사님과 안식구의 기도드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혼수 상태가 24시간 계속되고 깨어난 것입니다.( 시내 어느 병원에서는 약 2개월동안 혼수상태가 계속되었었다고도 들었습니다). 무균 중환자실에서 7일간을 치료받은 후 7층 이식병동으로 이동하여 치료를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병실 앞에 간을 제공한 아들이 환자복에 모자와 흰 마스크를 쓰고 링거 주사 줄을 매단채 서 있었습니다. 저 아들이 나를 살렸는데,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아들의 건강에 이상이 없어야 할텐데, 아들이 오른손으로 " V "자를 들어 보였습니다. 이때의 감회는 말과 글로는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7층 이식병동에서는 감염원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격리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매일 제공되는 3식은 저염,저당,저지방, 식(食)으로 고도의 열처리를 한후( 수저가 뜨거워서 만질 수가 없는 상태) 위생용 까운과 모자, 마스크, 장갑을 착용한 배식원이 제공하여 주었습니다. 반입되는 도서와 위문품은 철저한 공기소독을 받아야 허락이 되었습니다. 문병은 약 10m 거리에서 손과 눈으로 인사하는 것으로 대신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여러과정들을 겪으면서 여동생은 11일간, 아들은 20일간의 치료를 받고 퇴원을 하였습니다. 저의 병에 대한 무지와 방심으로 3사람이 한 병원에서 대수술을 받고 친, 처가 식구들이 경제적 으로 육체적으로 큰 고통과 어려움을 겪게 된 것입니다. 이식환자 병동으로 옮긴 후, 치료 경과가 좋아 1999년 12월 24일 1개월분의 복용할 약을 처방 받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정든 집으로 퇴원을 하였습니다. 퇴원시 결핵,감기,곰팡이균, 햇빛 자외선,알레르기,각종 생선회와 어패류, 술, 담배, 지하실 출입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의 출입등을 철저히 삼가하여야 하고, 악수를한 후에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고, 외출시에는 마스크를 6개월 동안 착용하여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당부를 받았습니다. 이제는 성경의 10계명(十戒命)과 병원에서 당부하는 수칙 10여가지를 합하여 20계명을 지키게게 된 것 입니다. 퇴원시 간호사 선생님들의 인사가 <다시는 들어오지 마세요!> 였습니다. 나중에 거부반응이 발생하여 재입원 할 때에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퇴원후 매주 1회씩 통원치료를 받던중 2000년 1월 14일 거부반응이 발생하여 (혈액검사시 GOT 204U/l,GPT 704U/l , T/b 13,7mg/dl) 재입원을 하였습니다. 재입원 즉시, 간조직검사를 받은 후 그동안 경구 투여하던 약을 주사약으로 바꾸고 1주동안을 치료하여도 각종수치가 정상치로 돌아오지 않고 오히려 황달수치가 15mg/dl로 상승되었습니다. 그리고 양발이 고무풍선처럼 퉁퉁부어 올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약의 적응과정이었든 것 같았습니다. 2번째의 간 조직 검사에서도 또 거부반응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중환자실로 이동하여 고단위 면역억제제인 O,KT3 주사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중환자실에서 주사)를 5일동안( 1일1회씩) 맞고 병실로 올라와 10회를 더 맞고 나서야 거부반응이 중단 되었습니다. 또 부어오른 양발도 정상으로 회복 되었으며 각종 수치도 점차 회복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치료를 받고 있던 중인 2000년 2월 5일 저녁 식사 후에 구토 증상이 심하게나타났습니다. 과식과 운동 부족으로 인하여 장이 움직이를 않고 유착 되었던 것입니다. 대,소변 배설이 않되고 까스가 나오지 않았으며 물만 마셔도 24시간 계속 토하는 일이 발생 하였습니다. 15일 동안 주사와 걷기운동으로 장을 움직이려고 시도했으나 안 되었으며, 물도 마시지 못하고 수액만을 주사 맞았습니다. 코를 통하여 튜브를 위에 집넣고 위액을 매일 1000cc-2,000cc씩 빼냄으로 제 기본체중 70kg이 52kg이하로 내려 갔습니다. 이제는 착시 현상까지 나타나고 정말 인체 표본처럼 뼈만 앙상하게 남았습니다. 얼마나 앙상했던지 친숙해진 간호사들은 이시복님 해골만 남았어요! 라고 걱정을 할 정도로 앙상하게 뼈만 남았었습니다. 매일 아침 식전 혈액검사와 X-ray 2장씩을 찍었으나 장이 작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입원기간동안 매일 식전 혈액을 채취하므로 양쪽 팔에 주사바늘 들어갈 자리도 없을 정도였습다. 주치의사 선생님은 다시 개복 수술을 하여야 하며 그냥 놔두면 장이 썩고 치명적일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이제 뼈만 앙상하게 남았는데 그 엄청난 수술을 또 해야했습니다. 의사선생님들의 말씀은 이번 수술은 대수술이 아니고 5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중환자실로 가지 않고 병실로 오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2000년 2월 21일 3층 수술실로 이동, 다시 개복한 결과 장유착상태가 생각보다 경미하여 50분만에 장유착 제거수술을 받고 병실로 돌아와 계속하여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며칠 후, 병실 앞에 붙어 있는 챠트를 보았습니다. 모든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약 3개월 이상을 입원해 있어 저염식사도 지겹고 또 치료비용도 엄청났습니다. 이제는 빨리 퇴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00년 2월 29일 오전 회진시에 퇴원 허락을 받고 재입원한지 46일만에 정든(?) 병실문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1,2차 수술 흉터가 가로 30cm, 세로20cm로 복부 중앙에 열십자<+>모양으로 길게 그려져 있습니다. 1차 2차 수술를 합하여 3개월 5일(95일)만에 병원문을 나서게된 셈입니다. 수술을 근래에 하신 분들이나 준비하시는 분들께서는 수술후 움직일 수 있는 힘만 있으면 시간 시간마다 쉬지말고 운동을 해야 저와 같은 장유착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퇴원후 1개월간은 매주 1회씩, 1개월후 부터는 1개월에 1번씩. 1년이 지난후 부터는 2개월에 1번씩 외래진료를 받으며 혈액검사후 면역억제제를 처방받고 B형간염 항체주사 <헤파빅>를 맞고 있습니다. 지금 여동생과 아들은 건강하게 직장에 근무하고 있으며 저도 조심하며 건강하게 생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더 늦었으면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요즘 수술하기 전 마지막으로 본다고 문병 왔던 친구들을 만나면... "야! 정말 다시 살아났구나!... 네 아들과 여동생이 살렸다!... 네 와이프(wife)가 살렸다!... 참으로 신기하다!... 우리나라의 의술도 선진국 수준이구나!" 라고 말 합니다. 다 맞는 말 입니다. 그러나 저는 하나님의 은총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많은 분들의 기도와 격려와 위로가 큰 힘이 되었다고 확신합니다. 가족들도 간을 기증하기로 약속하고도 막상 각서를 쓰라면 이 핑계 저 핑계로 피하는 것이 다반사고 수술실에 들어 갔다가도 겁에 질려 뛰쳐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퇴원 후,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글귀를 음미해 보았습니다. 각종 의학적인 검사와 수술과 치료는 사람의 몫이지만 최종적인 생명의 치유와 연장은 하나님께서 주관하심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 할렐루야~!!! " 치료 초기에는 열이나 혈압이 상승하고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어디 또 이상이 생긴것으로 겁을 먹게도 되고 강박관념과 신경과민으로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낮과 밤이 바뀔때가 많았습니다. 또 약 먹는 시간을 잊을 때가 있으며, 간헐적으로 수술부위가 뻐근하고(땡기고), 편두통과 근골격 계통에 자주 통증이 수반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들은 1년이 지나면서 서서히 소멸 되었습니다. 제가 적기에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확진해주신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승운 교수님과 저희 세사람의 수술을 집도하신 장기이식센터 이석구 교수님과 조재원 교수님과 동역하신 스태프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주야로 대,소변을 받아내며 가족처럼 돌보아 주신 수술실과 중환자실, 7층 이식병동, 2층 외래주사실의 간호사선생님과, 수술전 후에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신 사회사업실과 영양관리실 관계자 여러분께도 충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아버지와 오빠를 살리려고, 자기의 귀한 생명을 내 놓고 간을 제공한 여동생과 아들에게 그 고마움을 말과 글로 다 전할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3사람의 병실을 오르내리며 병 수발을 한 안식구와 딸과 친, 처가 식구들에게도 그 고마움을 다 표현할 수가 없으며 남은 삶 동안 감사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또한 수술당시 아들과 결혼을 준비하든 며느리(수술 2년후 결혼)와 그 부모님의 수술동의와 간호에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병상을 찾아주신 목사님과 성도님과 선후배 여러분께 충심으로 감사드리며, 그 고마움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남은 삶동안 경성하며 성결하게 살아가려고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