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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올린 글에도 많은 추천 해주셨네요.
그거 보시고 어학연수 경험담 올려달라신 선영님들 계셔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가 어학연수를 갔던 게 2003년 1월 초였어요.
원래는 12월 출발 예정이었는데 3개월을 준비했는데도 가려고 보니 정신이 없어서 delay ...
준비하실 분들은 시간의 여유를 좀 많이 잡고 최대한 많이 하세요.
다시 돌아와서 어학연수를 준비하던 때 갑자기 환율이 엄청 오르고
미국으로 가려던 사람들이 대거 캐나다랑 뉴질랜드, 호주로 빠져서 정작 저도 계획하던
뉴질랜드랑 호주에 대한 갈등이 생겼지요, 전 정말 짧게 6개월 정도 생각한터라 솔직히
그 정도 가서 한국 사람 바글바글 거리는데서 영어 실력이 늘거란 확신이 없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어학연수 준비하는 분들이 제일 많이 걱정하는게 이 부분 일꺼에요.
그런데 제 경험으로는 확실히 일단 한국사람 없는데가 젤 유리한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나라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인데요.
마침 주변에 다녀오신 2분이 강추하셨어요, 그게 큰 동기가 되었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영국령하에 있어서 영국 영어를 배울 수 있었고 물가 싸고 자연환경 끝내주고
뭐 그런 장점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안 좋은점 많지요, 그건 아래로 더 가서 쓸께요..
agency 통해서 수속하고 비자받고 (3개월까진 없어도 됩니다) 학원 결정하고 등등
암튼 그렇게 수속하고 5개월 만에 떠났구요...
제가 떠날 당시 영어 수준은 정말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어학에 소질이 있는 편이라 고등학교 때까지 듣기는 거의 만점이었고
문법이나 단어도 잘하는 편이었는데 대학와서 2학년때까지 그러니까 4학기 동안은
영어 수업을 하나라도 꼭 넣어서 들어서 그런지 좀 나았는데,
제가 3학년 때부터 복수전공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교양을 거의 안들었더니 영어 수준이 완전 바닥이었지요.
4학년 1학기 끝나고 가는 연수였는데 다른 분들은 저 시기면 토익 준비 거의 다 되어있고
회화도 많이 할때인데 저는 토익책도 한번 못 본 상태고 듣기나 회화도 중학교 수준은 됐을까요?
암튼 그렇게 떠나서 처음 학원에 도착하기도 힘들었네요.
24시간 비행기 타야하는데 난생처음 해외여행을 남아공으로 갔으니....
거기다 독감을 비행내내 지독히 앓아서 밥 한끼도 못 먹고 잠만 잤어요.
엄청난 이민가방에 캐리어까지 하나 들고 공항에 내렸는데 픽업 나온 사람이 늦어서
옆에 같이 탔던 노부부께서 도와주셔서 공항 안내 방송까지 하고 겨우 학원에 도착했습니다.
남아공은 그 당시 학교에서는 어학 프로그램이 거의 없었어요. 사설 학원이 전부였지요.
암튼 그렇게 학원에 내려서 level test 받았는데 밑에서 2번째 반에 들어갔지요.
advance / upper-intermediate / intermediate / pre-intermediate / begginer
요 중에 pre~ 였으니 뭐 의사소통 거의 바디 랭귀지가 반입니다.
암튼 그렇게 학원에서 연결한 홈스테이에서 1달을 머물며 시작된 연수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습니다.
test 받아서 들어간 general class도 알아들을 수가 없고 30분 듣고 딱 이건 안되겠다 싶었지요.
그래서 상담하시는 분 찾아가서 1:1 private 로 돌려달라 했습니다.
이 학원을 자신이 원하면 자기가 지불한 수업료를 개인교습으로 돌릴 수가 있었어요.
수업이 없는 선생님들이 1:1로 붙어서 과외를 하는 건데 일반 강습료의 1.5배 정도였지요.
그치만 들리지도 않은 수업을 마냥 듣고 있을 수가 없어서 바로 담날부터 개인과외 시작했습니다.
오전에 3시간씩 듣고 오후에는 여기저기 다운타운도 돌아다니고 거기 계신 한국분들도 좀 만나고 그랬네요.
다들 남아공에 한국 사람이 있긴 있냐 물으시겠지만, 길거리엔 동양 사람도 찾기 힘들지만,
어학학원에 가면 한국 사람 꽤 많습니다. 저희 학원은 그나마 70%이상이 유럽인 20%가 한국인,10%가 기타
였지만 다른 학원은 한국 사람이 70% 이상인 곳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어딜 택하느냐도 매우 중요하죠
그런데 저는 가능하면 한국 사람이랑 안 어울릴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거기 가면 한국 분들 엄청 도움도 많이 주시고 잘 놀아주십니다.
그렇지만 그러다 보면 돈버리고 시간 버리기 따악 좋지요.
그래서 저는 그 치안 안 좋은 남아공에서도 저 혼자 여기저기 구경다니고 걸어다니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렇게 생활을 하니 너무나 무심한 홈스테이와 외로움에 한달은 거의 울다지쳐 잠들었지요.
매일매일을 짐을 싸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이민가방은 풀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 한국분의 도움을 받아서 싼 홈스테이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이게 제 어학연수의 행운이었습니다.
너무너무 친절하고 한국사람을 좋아하는 아줌마, 아저씨!!
일을 하시는 아줌마 대신에 아저씨가 항상 집안일을 돌봐주셔서 집에 계셨고
아저씨는 영어를 가르친 경험도 있으신 분이었으니 모르는거 있음 언제나 가르쳐주십니다.
그리고 다 자라서 독립한 딸이 3명 있는데 돌아가면서 찾아와서 대화도 하고 집으로 초대도 해주고
항상 평일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으니 언제나 새로운 말 상대가 생깁니다.
거기다 주말마다 바베큐에 만찬을 열어서 함께 즐기게 해주셨고 소풍을 가도
쇼핑을 가도 항상 데리고 다니셨어요. 심지어는 전화 영어도 연습해야 한다고
우리에게 오는 전화가 하나도 없음에도 항상 전화를 먼저 받게 하셨지요.
(참고로 저희 집에 한국 사람만 홈스테이가 3명 이었었습니다)
같이 있을 땐 절대 한국말 못 쓰게 하셨지만, 아저씨 아줌마가 침실로 들어가시면
우리끼리 모여서 또 한국말 하면서 재밌게 놀수 있어서 외로움도 훨씬 덜했구요.
아마 이 집을 못 만났다면 저 한국으로 짐 쌌을 겁니다.
여기까진 제가 운이 좋았구요, 구체적으로 영어 공부한 방법과 제 하루 일정을 알려드릴께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저는 2달 동안 개인레슨 받았습니다.
그렇게 1:1 붙어서 하니 정말 하루하루 느는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계속 그럴 수는 없었지요, 언어는 같이 해야 하는거잖아요
그래서 2달 만에 다시 general class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2주만에 intermediate 로 가라시더군요.
그래서 오전에는 general class 듣고 오후에는 점심 먹고 2시간씩 계속 개인레슨 받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한달 반 후에 다시 upper-intermediate 로 올라가서 1달 정도 더 듣다가
마지막 2주 동안은 business class 까지 같이 이수해서 끝냈어요.
6개월 짜리 강습이 4개월 반이 되었지요, 개인수업 때문에...
학원에서 말하길 제가 최단기간 level up 된 케이스라고 놀라셨어요.
하지만 그 뒤에는 정말 엄청난 노력이 있었습니다.
제 하루 일과는 얘기해 보면...
먼저 남아공은 한국과 9시간 정도의 시차가 있습니다. 저는 돌아올 쯔음 되서야 겨우 시차에 적응했지요.
그러니 저녁에 엄청 일찍 자고 아침에 정말 꼭두새벽에 일어납니다.
평소 기상 시간이 4시 30분 정도였으니 학원갈 준비 시간을 생각해도 2시간 30분 정도의 여유가 있습니다.
그런 그 때 일어나서 오늘 공부할 부분을 먼저 예습 합니다.
모르는 단어와 문법이 있으면 한국에서 가져간 책도 찾아보고 수업시간에
막힘이 없도록 준비를 하지요, 그래도 시간 많이 남습니다.
그럼 어제 공부하고 정리했던 문법과 단어를 다시 한번 복습하고 단어장 꺼내서 또 봅니다.
그렇게 꼼꼼히 다 보면 저 시간이 다 지나가요, 대충보면 시간 남겠지요?
그러면 7시부터 준비하고 학원 갑니다.
8시 부터 12시 반까지 2~3번 break 갖고 general class 수업 듣습니다.
준비 철저히 해갔으니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하는 말 막힘없이 잘 들립니다.
이게 생각보다 참 중요합니다. 중간에 나혼자 막혀서 흐름을 놓치면 그 뒤로는 선생님 말이 잘 안들리거든요.
그러다 보면 혼자 당황하게 되고 뭐 그러다 꼬이고 악순환의 반복이지요.
그러니까 모르는 단어 하나라도 다 알고 가면 별 무리없이 따라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오전 수업이 끝나고 나면 점심 먹고 개인과외 들어갑니다.
이 시간은 굉장히 자유롭게 선생님과 단둘이 대화만 합니다. 주제는 뭐 편하고 일상적이지요,
어려운 얘기하면 말이 잘 끊기고 재미가 없으니까요...
암튼 그렇게 수업이 끝나면 보통 4시 정도 됩니다.
근데 남아공은 4시가 퇴근 시간이라 6시가 넘으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고 거리고 완전 싸할 정도로
무섭고 사람도 없습니다. 동양여자 혼자 돌아다니면 백발 백중 쳐다보는데 놀수가 없지요.
기껏해야 마트가서 구경하거나 쇼핑몰에서 구경하는 정도가 혼자 할 수 있는 다입니다.
아니면 한국 사람이랑 어울려야 하는데, 그건 싫었어요.
암튼 그렇게 대충 끝내고 집에가면 늦어도 6시 정도 됩니다.
그럼 씻고 옷 갈아입고 오늘 배운 부분들을 공부합니다.
거실 탁자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으면 아저씨가 오셔서 뭐 배웠나 봐주시고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보충해 주십니다. 모르는 것도 물론 알려주시구요.
저는 말하기가 젤 자신 없었고 문법은 그래도 잘 아는 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선생님들보다 문법 더 잘아는 한국학생들 많습니다. 저도 그랬구요.
그런데 반이 올라갈수록 영어를 굉장히 세분화 해서 가르칩니다.
미국식 영어로 배운 우리는 가령 have to = must = should 뭐 이렇게 알고 있는게 보통인데,
거기서는 이 3가지 경우가 쓰이는게 다 다르고 의미도 다르다고 예문을 들어서 그 미묘한 차이를 가르쳐요.
이게 제가 영국식 영어를 배우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가 작년에 영국문화원에서 하는 영어회화를 들은 적이 있는데,
거기 선생님들의 수준이 굉장히 좋습니다. 그런데 거기서도 저런식으로 자세하고 미묘하게 다르게 쓰이는
것들을 구분해서 가르치더군요, 처음 들으면 굉장히 생소하지만 아주 유익합니다.
그러니까 문법을 꽤 안다고 자신했던 저도 수업 끝나면 새롭게 공부해야 할 것들이 수두룩 합니다.
복습을 하면서 다시 보면 그걸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해요.
그렇게 수업시간에 한거 다 복습하고 몰랐던 단어들을 공부하고 마무리하면 저녁 시간이예요
그럼 아줌마가 돌아오시고 낯선 손님들이 오셔서 이야기 상대가 되어줍니다.
그렇게 저녁 먹고 10시 정도까지 대화할 시간을 갖구요..
금요일 저녁 같은 경우는 영화를 빌려서 같이 보거나 한국 사람들끼리 모여서 와인도 마시고
술도 한잔 하면서 재밌게 놀구요, 보통은 그 시간에 각자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럼 후딱 씻고 12시까지 혼자만의 자율학습 시간을 갖습니다.
이 시간에는 한국에서 가져간 회화 테잎을 듣거나 단어장을 펴서 단어 공부를 집중적으로 합니다.
단어만 알아도 왠만한 건 다 알아듣는다는 말이 정말 실감 나잖아요
그래서 단어 공부 할 시간을 따로 두고 공부했어요.
그렇게 12시 정도가 되면 잠자리에 들었구요..
생각해보면 정말 자는 시간 말고는 20시간 가까이 영어에 묻혀지낸 시간이지요.
내 생애 그렇게 영어 공부를 원 없이 한 시간이 아마 다신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서는 정말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것 말고는 다른 잡생각이나 걱정이 없지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학원에 요구하는게 굉장히 많았어요.
첫날 수업을 듣고 개인교습으로 바꿔 달라 홈스테이가 맘에 안든다,
개인교습 선생님 발음이 맘에 안드니 백인 여자 선생님을 바꿔달라,
business class 를 듣게 해달라 등등 complain 의 연속이었지요...
그래서 나중에 끝날 무렵에 상담하시는 선생님이 꽤 힘들었다 하시더군요.
못하는 영어지만 제가 비싼 돈 내고 외국까지 가서 듣는 건데 자신이 요구할 건 당당하게 요구하세요.
아무도 뭐라할 사람도 없고 정당한 제 권리입니다.
그리고 홈스테이는 개인적으로 알아보는게 굉장히 값도 싸고 한국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저도 학원에서 연결한 것의 1/3 가격으로 저 집에 있었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쉐어나 독립하지 마시고 홈스테이를 하길 권해드리고 싶어요.
일단 영어를 쓰는 사람이 눈에 보이고 옆에 있어야 한마디라도 하게 됩니다.
저는 저렇게 6개월 예상하고 가서 거의 5개월 만에 돌아왔지만, 그래도 만족합니다.
아마 제 생에 대학을 서울로 온것 다음으로 잘한 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홈스테이의 좋은 좀이 생활을 같이 하면서 배우는게 정말 다릅니다.
아줌마가 요리하실때 옆에서 거들다 보면 데치다 삶다 굽다 볶다 같은 동사를 자연스레 익히게 되지요.
그리고 같이 마트나 장보러 가면 채소나 야채 이름들 양념들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수업시간에 책보고 그런게 배울일 아마 거의 없겠지요?
그렇게 익히고 배운 것들은 단어도 그렇고 표현도 그렇고 정말 몸에 익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취업 준비를 위해 토익 시험을 봐야했기에 준비를 했는데,
이때는 듣는데는 거의 문제가 없어서 바로 토익 전문 학원으로 직행했어요.
그리고 심화랑 중급반 끊어서 하루에 2시간씩 2달 꼬박 들었구요.
그렇게 2달 동안 2번 시험봐서 900점 받았습니다, 아마 6개월 전이었다면 꿈도 못 꿀 점수였겠지요?
토익 시험은 거기서 가르쳐준 공식과 유형을 익히면 별로 문제 될게 없었습니다.
그건 그전 5개월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죽어라 공부했던 것이 바탕이 되어서겠지요?
어학연수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또 하나 더 드리고 싶은 충고는 너무 공부에만 매달리지 말라는 겁니다.
저는 저렇게 평일에 공부했지만 주말에는 항상 가까운 곳으로 소풍을 가거나
가족들이랑 같이 파티하면서 막 놀았어요, 마지막 2주는 길게 아프리카 대륙 끝을 돌면서
긴 여행을 다니기도 했구요, 지금은 왜 그 좋은 자연환경을 더 누리지 못했나 아쉽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정말 생각하는거나 가치관이 넓어지는게 느껴지거든요.
그러니까 연수 나가시면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거기서 누릴 수 있는 것들 마음껏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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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재밌네요... 2010년에 남아공으로 연수가면 좋겠다 월드컵도 보구
역시 본인의 노력이 빛을 발했네요 대단합니다...^^
역시 본인의 노력이 빛을 발했네요 대단합니다...^^
좋은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