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 없인 못살아! -화순 고인돌 지킴이 최종채(65세) 어르신 10월 12일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 화순문화원에 도착했다. 화순문화원 ‘땡땡땡! 실버문화학교’는 수료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물 네 분의 어르신들이 서울에서 온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모두 강의실에 모여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너무 반색을 하시며 서울에서 온 젊은 아가씨가 우리에게 무엇을 얘기해 줄까, 눈빛을 반짝이며 주시했다. 나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사업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하고,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고 했다. 여기저기서 쉴새없이 터져나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들이 생기 있게 통통통 튀어 오르며 강의실을 가득 매웠다. “우리가 관리부실한 문화유적지를 찾아 군청에 신고를 했더니 깨끗하게 청소가 됐어요. 안내판, 표지판 등 기록이 잘못 된 것도 고쳤어요. 전문가가 만든 것들을 우리가 스스로 공부해서 고쳤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워요!” “서울과 대전에 살다가 화순에 정착한지 7년 됐어요. 외지에서 손님이 오면 관광을 시켜드려야 하는데, 전혀 모르고 그냥 데리고 다녔지요. 그런데 이번에 화순문화원에서 ‘땡땡땡! 실버문화학교’ <세계문화유산 화순고인돌 및 역사문화 환경지킴이> 수업을 들으며 공부를 하고 나니 외지에서 오신 손님 관광시켜 드릴 때 내가 해설사가 된 것처럼 설명이 잘 됩니다. 남편 따라 온 화순이 좀 낯설었는데, 이젠 화순이 너무 좋아졌어요!” “나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어요. 여기 모인 사람들 중엔 오랫동안 문화유적 공부를 하신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제일 꼴찌예요. 외모도 제가 제일 못생겼지요. 그런데 나도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랬더니, 이제는 세상이 넓어졌어요. 운주사 든 어디든 모실 수 있어요. 같이 가실래요?” 24명의 어르신들은 교육 과정을 수료 후 다섯개의 팀을 만들어 다섯 개의 유적지를 지키신다고 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현장을 깨끗이 정화하고, 오는 관광객들에게 해설도 하고, 말그대로 ‘역사지킴이’로 봉사 활동 중이었다. 어르신들은 저마다 담당하고 있는 유적지에 함께 가보자고 목소리를 높이셨다. 오후 일정이 있던 나는 가장 가까운 ‘화순세계문화유산 고인돌 공원’을 가기로 했고, 나의 안내를 담당한 어르신이 이달의 실버스타 ‘최종채’ 어르신이다. “나는 고인돌에 미쳤어요!” 최종채 어르신은 자신이 미쳤다는 말과 함께 본인을 소개했다. 직접 만든 자료라면서 묵직한 문서도 건네셨다. 20페이지가 넘는 자료를 직접 작성하셔서 해설할 때 활용하신다고 하셨다. 최종채 어르신과 함께 지나가니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매표소 직원, 공사현장 인부, 자원봉사자 등 모두 반갑게 어르신과 인사를 나눴다. 시간이 없는 나를 배려해 짧고 굵은 해설을 들려주셨는데, 어찌나 흥미로운지, 오후 일정을 포기할까 싶어질 정도였다. “고창, 강화에도 고인돌 유적지가 있지만, 화순이 141개로 고인돌 개수가 가장 많고 보존이 잘 되었어요. 이 중 7개는 무개가 백톤이 넘어요. 민가, 농가에 포진해 있는데도 보존이 잘 된 것은 광물질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광물질이 있었다면 벌써 다 훼손돼서 남아있지 않겠죠!” 고향이 완도인 최종채 어르신은 교직에서 퇴직 후 화순고인돌에 미쳐 고인돌 공원에서 2년 동안 사셨다고 한다. 날마다 공부하며 공원 내 휴지줍기부터 시작하셨다고 했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이 좀 이상하게 바라보곤 했는데, 지금은 화순에서 최종채 선생님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한다. 이런 행동이 눈에 띄어 ‘VJ 특공대’, ‘인간극장’ 등 언론의 조명도 받으셨다. 언론을 통해 소문을 듣고 해설을 부탁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이번주 토요일도 의사협회에서 해설을 부탁해서 준비 중이라고 하셨다. 해설하시는 내내 최종채 어르신의 표정에는 아이의 천진난만함과 학자의 진지함과 젊은이의 열정이 모두 담겨 있었다. 그 표정을 마주 보고 있자니 가슴이 뭉클했다. “내가 교직생활에 있다 보니 좀 딱딱해요. 주변에서 내가 와이담을 못해서 해설이 재미가 없다고 했지요. 와이담 관련 책을 6권을 사다 밤새 읽으며 공부해서 요즘은 와이담이 좀 늘었어요. 허허!” 부족한 것은 끊임없는 공부로 극복한다는 최종채 어르신! 본인이 가진 것으로 화순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화순에 대해 좋은 인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이냐며, 걸어서 움직일 수 있는 그 날까지 봉사의 정신으로 화순의 역사를 지키겠다고 하셨다. “내가 타고난 복은 건강한 몸입니다. 한여름에도 20km를 넘게 걸어다니니, 과로해서 아픈 거 말고는 감기도 잘 걸리지 않아요. 나중에 화순에 꼭 한 번 다시 놀러오세요!” 화순세계문화유산 고인돌 공원의 280톤짜리 고인돌보다 최종채 어르신의 뒷모습이 더 커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 ※ 사업담당자인 저의 눈엔 화순문화원 <땡땡땡! 실버문화학교> ‘세계문화유산 화순고인돌 및 역사문화 환경지킴이’ 수강생 24인 모두 실버스타로 보였습니다! 그 분들의 열정에 감탄하며,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활동하시길 마음속으로 빌어봅니다! -땡땡땡! 실버문화학교 사업담당 최화성
광주서석고에서 퇴직하신지 몇년이 안되신 교육자로서의 일생을 지금은 고인돌이라하면 손꼽이는 저명인이 되시기 까지 열의와 관심의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강의와 현장설명을 통해 즐거움도 주시고 환경지킴이가 되신것을 감사드림니다
- 2006-10-25 ,
최동윤
어르신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不狂不及(불광불급)이라고,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는 말이지요, 재직하실때와 같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열정을 다하시는 모습, 많은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건강하십시요.
- 2006-10-25 ,
박재곤
선생님의 열정적인 고인돌 사랑에 제자로서 지역민으로서 늘 감사하는 마음 잊지 않고 있습니다. 언제나 건강한 모습으로 늘 그자리에 함께하는 선생님의 아름다움을 간직하세요~~
- 2006-10-25 ,
전미경
어디서나 빛을 발하시는 선생님이시군요^^* 제가 선생님을 만나뵐수있었던것은 문화관광해설가협회에서입니다 화순에서 회장님을 맡고계시는 선생님께 고인돌에 대한 자료를 부탁드렸더니 그 많은 자료을 화순군 답사때 가져오셨습니다 작은약속도 정말 크게 지키시는 선생님을 보면서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고인돌을 열정적으로 사랑하시는 선생님. 고인돌에 대해서 열정적인 강의 꼭 한번 부탁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영광군 문화관광해설가 회장..
- 2006-10-26 ,
전고필
선생님 고인돌공원에서만 뵙다가 여기 실버랑에서 뵈니 더욱 반갑습니다. 젊은 후학들에 대한 열강에서 이제 온 세상 사람들을 제자이자 친구로 사귀니 늙으실 틈이 없을 것 같아 기쁩니다.
- 2006-10-26 ,
정형돈
학교 선생님이.... 보증 문제로 당신의 집을 여러번 날리셨습니다. 인생은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광주 양동 시장에서 새벽부터 배추, 무 등의 야채를 리어카에 가득싣고 험한 고갯길을 두 번 넘어서 월세집 구석에 만들어 놓은 야채 가게에 물건을 풀어놓고 학교로 츨근하시던 그 모습......,
식지 않는 열정으로 가득찬 그 때 그 모습 입니다.
- 2006-10-26 ,
양해숙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60대노인처럼보여도 30대젊은 생활나이라시더니 선생님의 그 열정은 화순 뿐 아니라 전국에 까지 문화의 향기가 물들고 있네요^^* 좌충우돌 최종채선생님 항상 감사드립니다. 준비해주신 그많은 자료덕분에 공주(공부하는 주부)가 되었습니다. 지금처럼 늘 건강하시고 문화에 관심과 홍보하시는일마다 잘되시기바랍니다.
- 2006-10-27 ,
오영순
최종채 선생님 반갑습니다. 선운산에 답사오셨을때 저의 배우고자 하는 모습이 예뻐서 자료를 주시겠다며 우편으로까지 보내주신 덕분에 도움이 많이 되었답니다. 끊임없이 연구하시는 열정을 존경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2006-10-27 ,
정 일
홍길동 선생님 최종채 선생님 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언제나 바쁘게 사시면서 할것은 다하시는 욕심쟁이 선생님. 어제 그냥 저의 제자들 모임 서 암 회에 오셨다가 또 일찍 가셔야 한다고 가시는 선생님, 가시는 모습이 왠지 아쉼을 남기지만 인생이란 아쉬움이 남는것이 인생이라고 이야기 해 주시는 것 같아 가슴이 찡 합니다. 선생님 언제나 젊게 그리고 활기찬 모습으로 고인돌 지킴이로 하루하루 행복하게 사시기를 바라면서 언제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 2006-10-28 ,
이연숙
선생님. 선생님을 뵐때마다 나눔의 자세를 배우게 됩니다. 상대를 배려하고 아끼시는 그 사랑을 닮아가려 합니다. 끝없는 사랑에 감사드리며 건강하셔서 문화의 전도사가 되시길 ..........건강하세요. 그리고 그 열정을 사모합니다.
- 2006-10-30 ,
류제철
사진속의 모습이 정말 건강하고 무척 행복해 보이십니다. 선생님의 많은 활동이 정말 부럽습니다. 선생님! 더욱 더 열심히 활동하시기 바랍니다.
- 2006-10-30 ,
이준영
우리들의 모임에서만 보다가 이렇게 웹상에서 대하게되니 무언가 색다른 반가움과 친구가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항상 젊음마음이 가득하고 열심히 연구하는 당신은 늘 친구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지요. 열정적인 활동을 늘 기대하면서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2006-10-31 ,
장재영
저번에 아프셨다는 친구들의 말을 듣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사진으로 보는 선생님의 건강하신 모습을 보니 마음이 훨씬 가볍습니다. 실버스타 넘 좋습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2006-10-31 ,
김주례
늘 선생님을 뵈면서 용기를 갖습니다 넘치는 열정과 세상을 보시는 따뜻한 마음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2006-11-03 ,
엄재상
역시! 최종채!!! 지치지않은 그 열정...어디서 나오나...
- 2006-11-06 ,
이승민
오호.. 말씀은 많이 들었지만 홈피까지.. 역시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돌아다니셔야 제격입니다요. 앞으로도 많은 활동 부탁드립니다. 건강하세요~~
- 2006-11-14 ,
정혜정
선생님께서 실버스타라는 사실은 이곳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보다 더 열정적이고 자유분방함이 실버라는 말을 잊게 해줍니다. 손수 모든 문화해설가들의 모범이 되어주시는 선생님!! 올해도 더욱 건강하신 모습으로 좋은 가르침 주시기 바랍니다. 매번 감사드리고, 늘 행복하세요.
- 2007-01-21 ,
유순희
며칠전 화순 고인돌 공원 방문하고 참 많은것을 배워 왔습니다.세월을 이기는 장사 없다고 우리(40.50)도 노후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것입니다. 젊은 사람들 보다도 산행을 더 잘 하시고 발빠른 걸음에 내심 탄복하면서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도 생겨났습니다. "노장은 살아있다" 세월속에 물들이지 않은 저 푸른 노송들처럼 아름다운 인생 되시길 바라면서 많은 가르침과 문화관광 해설가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게 되어서 감사드립니다. 건강한 웃음과 좋은날 되시길 기원합니다.
- 2007-08-22 ,
박경자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시며 다정한 아버지처럼 따뜻함이 묻어나는 멋진해설이 감동이였던 그날을 떠올려봅니다 아이 처럼 순수한데 어울리지 않는 열정의 근원이 어디일까 생각해보니 역시 선생님의 열정의 기본은 순수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항상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시는선생님 모습 선생님 날마다 즐거운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부끄러운 옛날 보도문을 새삼스럽게 추억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내용중 전국문화원 연합회 실버담당 최국장이 잘못 기록한 세계에서 가장 밀집분포를 보인 곳은 화순 춘양면 대신리쪽 감태바위 고인돌군으로서 141기이고, 세계문화유산인 화순고인돌유적지(화순고인돌공원은 잘못된 명칭) 고인돌은 총 596기이고, 고창-442기, 강화-82기 입니다. 다들 알고 계시는 상식을 염려스러워 고쳐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이곳저곳 항해하다 이 글을 발견했습니다. 보아하니 저도 댓글이 달려 있군요. 여러분들께 소개 해 드립니다. 여러분들도 아름다운 미담사례가 있으면 올려 주세요.
부끄러운 옛날 보도문을 새삼스럽게 추억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내용중 전국문화원 연합회 실버담당 최국장이 잘못 기록한 세계에서 가장 밀집분포를 보인 곳은 화순 춘양면 대신리쪽 감태바위 고인돌군으로서 141기이고,
세계문화유산인 화순고인돌유적지(화순고인돌공원은 잘못된 명칭) 고인돌은 총 596기이고, 고창-442기, 강화-82기 입니다.
다들 알고 계시는 상식을 염려스러워 고쳐 올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