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8일 중앙일보에는 "부동산 때문에 교육제도 못 바꿔"라는 부제가 붙은 윤덕홍 교육부총리의 기자 간담회 기사가 나왔다. "자립형 사립고 설립은 시범운영이 끝나는 2005년 이후 성과를 평가한 후 강북을 포함하여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앞으로 2년간은 어떤 일이 있어도 강북에 자립형 고교 설립을 불허 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평준화 제도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고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보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너무나 답답한 교육부총리의 현실 감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부동산 문제부터 생각해보자. 부동산 때문에 교육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잘못된 교육제도 때문에 부동산 폭등이 일어난 것이다. 지금이라도 대치동 부동산 중개소를 가보라. 중개사들이 대치동 아파트 가치의 첫 번째 요인으로 교육여건을 드는 것을 모르는가? 그것도 학교가 좋아서라고 하지 않고 좋은 학원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육제도 잘못으로 기인된 집 값 폭등이 대치동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확대됨으로써 애꿎은 집 없는 서민들을 울리고 잇다는 사실을 모르는가? 물론 집 값 폭등의 원인은 주택 부족, 저금리 ,유동자금의 과다 등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교육 문제가 상당 부분 차지함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대치동으로 상징되는 교육 수요를 전국적으로 분산시키지 않고 무슨 수로 오늘의 교육 문제를 해결한단 말인가? 교육부총리는 평준화 정책을 무슨 금과옥조처럼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돈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8학군이니 대치동이니 하는 특수 별천지를 만드는 것은 평준화 정신에 맞는단 말인가?
교육개발원 고교체제연구팀장 윤종혁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OECD 32개 회원국 대상으로 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15세 학생들은 과학 1위, 수학 2위, 읽기 6위 등 상위를 차지하지만, 상위 5%만 대상으로 하면 과학 5위, 수학 6위, 읽기 30위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평준화는 결정적으로 우수 학생의 학력 저하를 가져왔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우수 인력 육성에 적지 않은 허점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대적인 상황이 모든 분야에서 차별화로 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교육도 예외 일 수 없다. 평준화란 이름으로 일부 학생들만 특정 지역에 모이게 해서 이들에게만 주류 의식을 갖게 하는 것보다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고교를 전국적으로 분산시켜서 지방의 우수 학생들이 자기 고향에서 교육받아도 손해 본다는 생각을 들지 않게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평등이 아닌가?
고교가 입시 기관화 하는 것이 나쁜게 아니라 학교에서 정상적으로 공부한 학생보다는 과외나 학원에서 공부한 학생이 유리하도록 되어 있는 대학입시 제도가 문제다.
교육부나 대학 당국은 학생 선발을 주입식 학원 교육이 아닌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받은 학생이 유리하도록 개선해야 한다. 그리하여 학생들이 학교를 신뢰하게 하는 것이 교육개혁이다. 그 첫 단초가 평준화 제도 개선이다.
정부의 경제부처와 서울시가 평준화 보완책이라고 할 수 있는 자랍형 사립고를 강북에 세우겠다는데 정작 교육부총리와 서울시 교육감이 반대하겠다니 정말 답답하다.
(10월 28일 인타넷 중앙일보게재)
첫댓글 윤교수 윤길수 윤박사 길수...그동안 많은 글을 써서 발표도 하고 책도 여러번 낸 것으로 아는데...? 윤박사의 생각 윤박사의 인간 맛을 접하게 되니 복이 아닐까.
박쳔규, 이 친구야 너무 띄우지 마. 그러다가 떨어지면 큰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