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게요/ 할께요
엊그제 초등학교 1학년인 조카에게서 편지를 받았습니다. 요사이는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이 장난이 아니어서 피아노, 영어는 기본이고 과학이나 한자, 논술, 태권도에 미술까지 정신없이 학원을 돌리더군요. 책꽂이에는 읽어야할 책들이 쌓여있고 집으로 가르치러 오는 선생님이 두 분... 어떻게 생각하면 아이들이 참 안쓰럽기도 하더군요.
“고모 안녕하세요? 고모는 수원에 사는데, 텔레비전이 없다고 아빠한테 들었어요. 그래서 심심하면 햄스터를 주고 싶어요. 나는 햄스터처럼 작아져서 해바라기 씨를 먹고 햄스터와 놀고 싶어요. 고모 또 편지 할께요. 안녕히 계세요.”
저도 답장을 썼지요. 요즘 아이들이 까지고 버릇이 없다고 하지만 아이는 아이여서 즐거운 상상들을 하고 있더군요. 제게 오는 어떤 아이는 ‘토끼’를 좋아해서 토끼한테 시집가고 싶다고 하던데요. 그래서 당근도 나누어 먹고 싶다고요. 하하.
조카의 편지에서 ‘할께요’는 ‘할게요’가 맞습니다. 즉, ‘줄게요’, ‘갈게요’, ‘살게요’, ‘먹을게요’, ‘사랑할게요’가 맞는 말이지요.
☆ 한글 맞춤법 제 53항
다음과 같은 어미는 예사소리로 적는다.
-(으)ㄹ거나
-(으)ㄹ걸
-(으)ㄹ게
-(으)ㄹ세
-(으)ㄹ세라
-(으)ㄹ수록
-(으)ㄹ시
-(으)ㄹ지
-(으)ㄹ지니라
-(으)ㄹ지라도
-(으)ㄹ지어다
-(으)ㄹ지어다
-(으)ㄹ지언정
-(으)ㄹ진대
-(으)ㄹ진저
-올시다
다만, 의문을 나타내는 다음 어미들은 된소리로 적는다.
-(으)ㄹ까?
-(으)ㄹ꼬?
-(으)ㅂ니까?
-(으)리까?
-(으)ㄹ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