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모 콤플랙스 >>
- 외모 콤플랙스란 무엇인가 -
우리 나라 속담에 "여자 나이 삼십이면 눈먼 새도 돌아보지 않고, 여자 나이 사십이면 장승도 돌아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는 젊고 아름답지 않으면 이미 여자로서 의미를 잃었다는 말이다. 이와는
반대로 "남자 나이 삼십에 는 꽃이 핀다"고 하여 아름다움을 잃고 폐물이 되어 가는 여자와 달리 남자는
지적 성숙과 완숙미를 더해 간다고 말한다. 이 속담처럼 남자의 의미는 사회적 성취에 있고 여자의
의미는 아름다움에 있다는 생각이 역사 이래 남녀 관계를 지배해 왔다.
여기서 아름다움이란 여성다운 태도, 성격, 용모를 말하는데, 특히 외모는 여인의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거의 절대적인 지표이다. 누구나 주목받는 삶을 살고 싶어한다. 따라서 여성은 자신이 미인이길
바란다. 실제로 여성들이 외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외모를 중시하는
현상은 쉽게 드러난다. 외모 때문에 고민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한 여성 200명 중에서 75.5% 인
151명이 그렇다고 대답하였는데, 이는 네 명 중에 세명은 외모에 고민한 적이 있다는 얘기다. 외모가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중요하다 60.5%, 그저 그렇다 30%, 전혀
중요하지 않거나 관심 없다 는 사람이 9.5%로 나타났다. 이 결과로 보아 여성들 중의 삼분의 이 정도는
여자에게 외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보다 여자에게 외 모가 더 중요한 이유는
"뭐니뭐니 해도 여자는 예뻐야 한다"에 응답한 사람이 58.9%나 되어 많은 여성이 여자는 아름답게
태어나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취업 등 사회
활동을 하 는 데 여자는 실력보다 외모가 중시되기 때문"이 33%, "시집을 잘 가는데 필 요하기 때문"이
8.3%로 나타나 사회 생활이나 결혼에 외모가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는 반응을 보였다.
외모가 자신의 생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더 예뻐지고 싶어한다. 예를 들어 황신혜의
십분의 일이라도 닮았으면, 최진실의 입만이라도 닮았으면.... 하며 선망의 대상을 세워놓고 그를
부러워한 다. 이것을 흔히 외모 콤플랙스라고 말하는데, 외모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열등감으로
표현되든 우월감으로 나타나든 여성들의 의식과 생활에 중대한 작용을 한다. 특히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외모를 가꿔야 한다는 부담과 현대 사회에서 요구하는 실력 있고 성실한 사회인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 사이에 서 여성은 갈등에 빠진다. "책을 살까, 옷을 살까", "불고기를 해 먹을까, 화
장품을 살까", "리포트를 쓸까, 파마를 할까"등등 살아가는 곳곳에서 여성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한다.
외모를 가꾸고 싶은 욕구와 현실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부담감으로 고민하 는 한 여고생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거울을 잘 보지 않는다. 내 짝은 여자인 내가 봐도 정말 예쁘다. 어쩐지 선생님들의 시선도
그 아이를 향하는 것 같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데 내 짝을 쳐다보는 마음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거울을 보고 있으면, 내 작은 눈은 천이 모자라 뜯어진 것 같다. 쌍꺼풀 수술을 하면 훨씬 나을 텐데.
하지만 고등학생이라 그것도 어렵고 속이 상한다."
외모 콤플랙스는 이렇게 생활 속에서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 앞에서 소극적이고 의기
소침하게 만들기도 한다.
미팅을 하기로 한 날이면 아침부터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왠지 불안 하고 잘 될 것 같지 않다.
친구들을 따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나가지만 제일 구석 자리에 앉아서 내 마음대로 헤아려 본다. 멋진
남자들을 우선 훑어보고 내 상대에서 제외한다. "나하고는 어울리지 않아." 멋진 남자와 함께 걷는
모습을 생각하면 괜히 흐뭇해지지만 이내 머리 속에서 지워진다. 그러고는 못 생긴 남자를 점찍는다.
그러다가 정작 잘생긴 남자와 파트너가 되었을 때 나는 그와 나의 생긴 모양 차이만 의식하느라고
어색해 하다가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는 알아보지도 못하고 헤어진다.
23세의 이 여성은 외모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원만한 대인 관계가 어렵고 다른 사람을 대할 때도
외모에 집착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열등감이 심해지면 대인 기피증, 우울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편집증적으로 성형 수술에 매달 리거나 굶어 죽는 병적인 상태가 나타나기도 한다. 1990년 6월 동아일보 기사에서는 '살 빼다 목숨 뺏긴 여대생'이란 제목의 기사를 싣고 있다.
<숨진 황양은 살을 빼기 위해 지난 1월부터 하루 한끼씩만 먹고, 학교에서 보내 주는 일본 유학에
대비, 매일 새벽 3시까지 공부해 왔다. 황양은 일 주 일 전부터 코피를 흘리고 심하게 기침을 해
가족들이 병원에 갈 것을 권유했 으나 이를 거부했으며, 지난 17일에는 언니와 함께 목욕탕에 갔다 온 뒤
체중 이 6kg 이나 빠졌다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은 많은 여성이 시달리는 문제일 것이다. 실제 우리 나라 여성의
44%는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하여 신경성 식욕부진이 라는 신종 병까지 생겨났다. 신경성 식욕
부진이란 여성들이 다이어트에 지나 치게 집착하기 때문에 아무 음식도 먹을 수 없는 정신 질환을
말한다. 이미 미국의 여대생들은 80-90%가 이 병에 걸려 있다고 하며, 사망률도 30%에 이른 다고 한다.
숨진 황양의 경우처럼 최근에 우리 나라에서도 급속히 늘어나 문제 가 되고 있는데, 이러한 예는 외모
콤플랙스가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예라 하겠다. 외모 콤플랙스의 정도는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여성이 걸려 있는 점이 이 문제의 중요함이다. 아름다운 여성은 더 예뻐지기 위해서 멀쩡한
얼굴을 뜯어 고치고, 그렇지 못한 여성은 소외감이나 열등감을 벗어나기 위해 외모를 바꾸려 한다.
예쁘다는 것에 특별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나 여자들은 예뻐지려 고 노력하는 것이 마치 의무라도 되는
양 예뻐지기 경쟁에 몰두하여 콤플랙 스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왜 여성은 외모 콤플랙스에 빠지게
될까? 아름다움이 여성의 본질이기 때문 인가, 아니면 이 사회가 아름다움을 여성의 본질로 강요하기
때문인가? 그 원인을 규명하는 가운데 외모 콤플랙스를 극복할 수 잇는 실마리를 찾아보려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 무엇이 외모 콤플랙스를 조장하는가 -
여성에게 미인을 성장 모델로 끊임없이 강조하는 환경은 무엇일까? 아름다움을 파는 미용 산업과
신데렐라의 꿈을 파는 대중 매체, 미인을 상품화한 예술, 가정과 학교에서 교육되는 아름다움의 신화는
소녀에게 언젠가 '백조'가 되리라는 꿈을 심어 준다.
< 춤추는 미용 산업 >
1) 화장하는 여자, 화장하지 않는 여자
오늘날 화장은 여성이 갖추어야 할 예의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화장하지 않는 남성과 화장하는 여성이 사회적 규범이 되었다. 성인 여성이 화장을 하지 않는 다면 어딘가 이상하고 특별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된다. 여성이 아름답기 위해서 화장을 해야 한다는 관념은화장품 선전을 통해서 또는 화장법 어드바이스를 통해서 모든 여성에게 유포된다. 형형 색색의 화장품은 예뻐지기 마술이라도 부릴 것처럼 여성을 유혹하고 여성은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받아들인다.
많은 상품을 팔기 위해 여성의 외모가 강조되고 이것을 받아들이는 여성은 암암리에 남성을 장식해 준다.
원래 화장품은 종교 의식을 치르기 위해 분장하거나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대체로 금석 병용 시대부터 성행했다고 추정되는데, 이마와 뺨에 빨간 칠을 하여 태양에
복종한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것이 연지와 곤지의 원형이라 할 수 있으며, 시집가는 색시가
이마와 뺨에 연지와 곤지를 빨갛게 찍는 것은 시집에 대한 또는 신랑에 대한 '복종'의 뜻을 표시 하는
것이다. 화장이 여성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목적으로 사용된 것은 삼한 시대 이전으로 추정되며,
백분이 사용된 것은 약 2천 년 전으로 보인다. 종래의 소극적이던 여인의 화장이 적극적인 현대식
화장으로 바뀐 것은 '박가분'이 등장한 1920년대의 일이다. 일제 시대 우리 나라는 상품 경제 체제로
들어서는데, 이 때부터 화장품이 대중에게 상품으로 판매되기 시작하였다. 해방 후 미제 화장품이
들어오자 서구식 화장법이 등장했고, 1960년대에 이르러 화장품 공업이 발달하면서 파운데이션, 인조
눈썹, 아이라이너, 매니큐어 등 수많은 종류의 화장품이 쏟아져 나왔다. 오늘날 화장품의 종류는 셀
수도 없이 많으며, 숱한 광고에서는 화장품을 마법의 지팡이로 만든다. 게다가 아름다움 미인들이
텔레비전에서도 잡지에서도 화려한 모습으로 화장품을 선전한다. 정말 광고의 문구처럼 예뻐질까?
보통의 화장품은 정가의 8-10%만이 원료값 인데 그 원료라는 것도 기름, 석고, 글리세린, 파라핀, 피마자
기름, 곱돌, 고령토, 물감, 향유 같은 것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80-90%를 차지하는 가격 요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과대한 광고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 나라 여자들은 소득 수중에 비해
화장품에 가장 많은 돈을 쓴다고 한다. 그렇다면 선전비로 다 잡아 먹는 화장품 자체가 파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아름다움의 꿈이다. 그러나 앞서 연지와 곤지의 유래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화장이 복종의 의미에서 시작되었다는 점과 일하지 않는 계급이라는 신분 표시를 위해 짙은 화장과
매니큐어가 시작되었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화장의 본래 의미를 다시 생각 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화장이 남성에게는 금지되고 여성에게만 강조된다는 사실은 남성에 대한 여성의 복종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2) 미인 창조
최근 신문을 보면 성형 수술과 관련된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뚱보 고민 한 번 수술로 해결된다", "외모 열등감 없애 준다. 어머니들 극성", "신입 여대생 합격 선물로 성형 수술 대유행", "여성 4명중 1명 성형 미인", "성형 수술 생활화 됐다" 등 미용 성형 수술이 이제는 보편화되고 있다는 보도들이 미인의 사진과 함께 신문 지면을 장식한다.
성형 외과 전문의 김세영 박사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경기 지역 1천명의 여 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7.5%가 성형 수술을 하고 싶다는 충동을 받고 있지만, 부작용이나 자연미의 감소, 수술 비용 등의 이유로 망설이고 있다고 한다. 외모가 모든 생활에서 중요한 조건(연애, 결혼, 사회적 성공 등)으로 작용하면서 성형 산업은 광적으로 팽창하여 이제
성형 수술은 어린이들 세계에 서도 유행병으로 번지고 있다. 여고생들 사이에서 미용계가 성행하는가
하면, 놀림받는 딸애에게 쌍꺼풀 수술을 해주는 어머니도 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S양을 낮은 코 때문에 고민이다. "외모의 열등감으 로 고민하고 있다면, 이제 당신은 새로운 인생을 창조할 수 있다"는 성형 수 술 안내문을 보고 성형을 할까 망설이고 있다. 그러다가 성형 수술을 한 친구 의 권유로 그녀는 수술을 결심했다. 취직을 하려고 여섯 번이나 면접을 보았 지만 번번이 자신보다 성적이 낮은 친구가
합격하는 괴로움을 당했기 때문이다. 성형수술은 이제 일부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국민학생,
유치원생들을 포함한 전 여성들의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그 범위도 다양해 쌍꺼풀, 코 올 리기뿐만
아니라 뼈를 깎아서 얼굴 윤곽을 교정하기나 지방 제거와 지방 주입술, 처녀막 재생 수술 등 모든 신체
부위에 망라되어 있다.
원래 성형은 고대 국가의 형벌 풍습과 관련된다. 코가 잘린 노예나 죄인이 해방된 다음에 코를 다시 만들 필요가 있어 성형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성형은 거의 미용 수술로 이해되고 있다. 성형의 메카라고 불리는 명 동, 영동, 압구정동, 신사동 일대의 신흥 성형 병원촌의 환자들은 80% 정도가 미용 수술을 원하는 여성들이라고 한다. 게다가 비싼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여성들은 무허가 시술소에 몰리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성형 수술 자체 가 외모 콤플랙스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성형 미인들의 범람과 성형을 권하는 주변 사람들, 상담기사 등을 통해 여성들이 막대한 비용과 수술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미를 추구하는 쪽으로 빠져 들기 때문이다.
3) 여자는 치마, 남자는 바지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여성이 용모를 가꾸는데 옷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 다. 여성복의 유행은 고양이
눈처럼 수시로 바뀌며 백화점의 두세 층을 차지한 여성 의류들의 화려함은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성의
욕망을 자극한다. 남성복의 기본이 바지와 저고리하면 여성복의 기본은 치마와 저고리이다. 그러나
고구려 벽화나 옛 문헌을 보면 남성도 예복으로 치마를 입었으며, 여성도 기본적으로 바지를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 나라 외에도 중국, 인도, 이 란, 아프가니스탄, 터키, 아라비아 등에서는 여성이
바지를 착용하였으며, 일본, 중국, 이집트, 그리스, 스코틀랜드 등에서는 남성들이 치마를 입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남자는 '바지' 여자는 '치마'라는 고정관념이 생긴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러한 구분은
여성들의 활동 영역이 집 안으로 축소되면서 생겨난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여성이 남성을 내조하는
보조자 역할을 맡은 후 여성 은 남성을 위한 성적 대상으로 굳어졌다. 동서양의 차이, 시기별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복의 모드는 남자를 에로틱하게 자극하는 여러 가지 성적 특징, 이를테면 유방,
허리, 엉덩이, 허벅다리, 장딴지 등을 될 수 있는 한 눈 에 두드러지게 하는 것이었다. 곧 여성의
곡선이 썩 잘 돋보이게 하는 의상이 바로 치마였다.
오늘날에는 여성도 바지를 입는 것이 보편화되었지만, 일단 결혼을 하거나 취직을 하면 여성은 치마, 남성은 바지라는 공식에 맞춰 입고 살아야 한다. 이는 여전히 여성은 남성의 보조자, 성적 대상이라는 생각을 입고 있다. 넓은 어깨와
장딴지 근육 같은 성적 특징을 드러내지 않는 형태의 남성들의 옷은 어두운 색조를 기본으로 하여
이성적이고 지적인 일을 하는 사람임을 강조한다. 이에 비해 여성들은 곡선과 각선미를 드러내는
화사한 색의 옷을 입음으로써 감성적이고 성적인 대상임을 강조한다. "옷을 그 사람을 담는
그릇"이라고 한다. 여성다운 옷을 입으면서 여성은 자연스럽게 다소곳하고 예뻐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한편 현대 여성들은 미니 스커트, 소매 없는 웃옷 따위로 과감하게 몸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흔히 이러한 노출은 편리함이나 성적인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이는 코르셋과 긴
치마로 억압되었던 여성에게 신체의 자유와 해방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이다. 물론 형식적으로 그러한
의미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성적인 자유와 무관하다. 미니스커트와 과다한 노출을 한 여성이
침대에서는 남성에게 아무것도 묻는 일 없이 그저 몸을 내맡길 뿐이라면, 결국 여성의 신체적 자유를
주장하는 의상들조차 남성을 기쁘게 하려는 여성의 미적 강박관념이상 은 아닌 것이다.
- 신데렐라의 꿈을 파는 대중 매체와 대중 예술 -
미용 사업의 팽창은 대중 매체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를 둘러싼 대중 매체는 여성의 외모를
강조하는 거의 직접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아침이면 신문이 배달되고, 텔레비전에서는 주부들을 위한
아침프로가 시작된다. 청소년들은 주로 라디오를 들으면서 공부하고, 저녁이면 온 가족이 텔레비전의
오락 프로 앞에 모여 앉는다. 더욱이 집 안에서만 주로 생활하는 주부들은 거의 모든 정보를
텔레비전에서 얻거나 틈틈이 보게 되는 여성 잡지를 통해 전해 듣게 된다. 이렇게 거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중매체는 불특정한 대중을 향해서 일방적으로 정보를 주입하게 되고 수용자는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위치에 선다는 문제 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중 매체의 주수입원은 광고이므로 상품
광고는 갈 수록 늘어나고 있다. 텔레비전은 한 프로가 끝날 때마다 거의 오 분 정도를 현란한 광고로
채우며, 여성 잡지도 거의 절반 정도를 광고로 메우고 있다. 그 광고는 어딘가 부족한 여성들의 외모를
지적하고, 아름다운 모델들에 좇 아 여성들이 분발할 것을 촉구한다.
"꼭 맞아서 편해요. 몸매도 훨씬 날씬--- 곡선 미인, 비너스 케미 거들. 편안해야 곡선미가 살아난다", "이제 당신의 걷는 모습은 예뻐집니다", "날씬한 몸매를 가꾸는 다이어트 체조", "피부가 아름다우면 표정도 아름답다" 등등. 거들 광고는 펑퍼짐한 엉덩이와 축 처진 배를 은근히 비난하며, 높은 신발 광고는 아름다운 걸음걸이를 만들어 준다고 유혹한다. 화장품 광고는 어느 것 이나 건조한 피부를 촉촉이 유지해 주며 영원한 젊음을 보장해 준다고 꼬드기며, 옷 광고는 세련되지 못한 여성의 촌스러움을 지적한다. 그리고 온갖 화장품과 의상으로도 미인이 될 수 없는 외모 열등생들에게는 마지막 대안으로 다 이어트 약품과 성형 수술을 권한다.
광고가 여성 외모의 부족함을 지적하고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이유는 더 많 은 상품을 팔고자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품 광고는 청결함이나 간편함, 아름다움과 같은 특정한 가치관을 강조하고 그 가치관을 퍼뜨려 많은 상품 소비를 만들어 내고자 한다. 특히 화장품, 의상, 구두, 심지어는 음식물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여자는 아름다워야 한다"는 가치관을 앞세워 상품을 팔려 든다. 이러한 가치관을 대중 매체의
내용에도 곧잘 반영된다. 여성 잡지가 전하는 화장법 어드바이스, 살빼는 요령, 섹시한 여자의 매력
100% 연출법, 사랑받는 여성 성공하는 여성이 되는 비결과 같은 기사가 그런 것들이다. 한 여성지의
기사는 "남편의 무관심, 멋없는 엄마"로 냉대받는 주부들의 고민을 진단하면서 매력 있는 여성의
조건으로 자신감을 가질 것을 충고한다. 그러나 이 기사는 역설적이게도 "우아하고 교양있는 여성이
되려면" 자신의 외모를 독특하게 포장해야 한다는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여성의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여성에게 더 많은 상품을 소비하고 스스로 도 남성을 위한 비싼 상품이 되라고 권하는 이러한
내용은 여성 잡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여성에게 외모를 강조하여 최대의 선전
효과를 얻는 것은 역시 텔레비전이다.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여배우는 특히 미인의 지표가 되고 있어서,
성형 외과를 찾는 여성들 주에는 탤런트 H양의 코처럼 해달라든가 C양의 눈처럼 해달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물론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남성들도 뛰어난 외모를 지닌 경우가 많은데 이들 남성들은
여성들보다는 훨씬 더 많이 일하는 삶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더욱 이 미모 때문에 인생이 좌우되는
인물로 그려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에 비해 여성의 미모는 인생의 승패를 좌우하는 재산이며
능력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텔레비전에서 여성을 미인으로 강조하는 가장 노골적인 것은 역시
미스코리아 대회이다. "꿈 속에도 그려 보는 미스코리아...."라는 주제 음악을 부르며 수십 명의
후보들이 수영복과 야외복을 번갈아 입고 등장하는 이 대회는 텔레 비전 쇼 프로그램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하였지만 미인 대회 는 미국의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으뜸으로 하기 때문에
서양의 가치관, 서양의 아름다움의 기준을 퍼뜨리는 것은 물론, 서구의 여성들과는 타고난 생김이 다른
우리 나라 여성들에게 열등감을 조장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미인 대회는 "여자의 몸은 아름답다"는
주장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게 만든다. 이번 조사에서도 미스코리아 대회를 좋다고 생각하는 여성 들이
"텔레비전 프로로 즐길 만하다" 또는 "미모는 장점이므로 표출하는 것이 당연하다", "아름다움이란
세상을 충만하게 해준다"는 대답을 하고 있어서 미인 대회가 여성들조차 여성의 몸을 상품으로 바라보게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미인으로 선발되어 화려한 인생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
다. 마치 복권에 당첨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미인으로 뽑힌 여성들이 그 미모 때문에 상을 받고 단번에
연예인으로 혹은 부호의 아내로 성공했다는 기사를 접할 때 미인이 아닌 많은 여성들은 우울해진다.
미인으로 성공하고 싶어하는 여성들을 부추겨 최근에는 미스 춘향, 감귤 아가씨, 인삼 아가씨, 고추
아가씨 등등 많은 미인 대회를 만들어 상품 판매 전략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미인 대회 출신들
대부분이 한때의 유행처럼 사라 진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미인 대회의 진정한 의미가 미인에게 상을
주고 성공을 가져다 주기 위한 것이 아님이 분명해진다. 여자의 몸매를 상품 판매를 위해 이용하고,
그러기 위해서 최상의 여성은 미인이라는 신화를 퍼뜨리는 것 이 바로 미인대회의 진정한 의미이다.
그러나 여성들의 자각이 높아짐에 따라 더 이상 여성들은 '종이 인형'같은 상태에 머물러 있기를 원하지
않게 되었다. 텔레비전에서는 이러한 여성의 욕구를 일정 정도 반영하기 시작하였다. 텔레비전
외화에서는 6백만불의 여자 ' 소머즈'와 '원더 우먼'이 등장했고, 드라마에서는 자기 주장이 강한 현대
여성이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연 긴 금발의 '소머즈', 미스 아메리카 출신 의 '원더 우먼'이
남성들과 동등하게 여성들의 힘을 반영했다는 긍정적인 면만 가지고 있는가는 회의적이다.
< 여성다움을 재생산하는 교육 >
지금까지 아름다움을 부추기는 미용 산업과 대중 매체를 살펴 보았다. 이러한 경제 문화적 측면 외에
한 가지 중요한 측면을 더 든다면 그것은 '여성다움'을 강조하는 교육 과정일 것이다. 여기서는
'여성다움' 즉 성품과 태도, 용모 중에서 여성적 용모를 어떻게 강조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한 여 학생은 이렇게 말한다.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께서는 "여자는 곱게곱게 자라야 해", "여자 아이들이 왜 그렇게 지저분하니", "좀
정숙할 수 없니", "여자는 여자답게 치마를 입는 것이 예쁘지 않니" 등의 말씀을 하시곤 했다. 또
여자라는 이유로 심한 벌을 받지도 않았다. 그럴 때마다 난 오히려 남학생들이 부러웠다."
이 학생의 경우 집에서는 '남자가', '여자가'하는 차이를 별로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이미
가정에서는 한 자녀 또는 두 자녀를 키우므로 가능한 독립적 이고 적극적인 성격을 형성해 주려는 쪽으로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히려 성별의 차이를 강조하고 이들을 구분 지으려는
경향은 제도 교육에서 더 강하게 드러난다. 특히 가정 교과서는 여학생의 옷차림 묘사에서 '아름다운',
'귀여운', '예쁜 ', '우아한', '부드러운' 등의 표현을 자주 써 일하는 여성의 모습이 아니라 치장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직선은 딱딱하고 강하며 지적이고 활동적인 느낌을 주어 남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장중, 위엄,
권위의 느낌을 준다. 곡선은 부드럽고 우아한 느낌 을 주어 여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온화하고
명랑하여 귀여운 느낌을 준다. 리듬은 의복에 질서 있는 흐름을 되풀이하여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주고
시선을 쉽게 유도시키는 효과가 있다...... 의복에 리듬감이 생길 때에 는 매우 우아하여 여성적이며
리드미컬한 느낌을 준다 (고등학교'가정' 교학사 1992 pp 189-196)
이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정 교과서는 한창 활동적인 여학생들에게 우아 하고 예쁘고 귀엽게 보이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더욱이 남학생들이 생활과 생산에 필요한 기계나 농업, 상업 등을 배우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여학 생들은 생산적인 일과는 분리된 소비적이고 장식적인 가치를 갖도록 교육되고 있다.
- 왜 여성들은 미인을 꿈꾸는가 -
앞에서 우리는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어떻게 미인의 신화가 모든사람에게 퍼져 나가는가를
보았다. 그러나 외부 환경에도 불구하고 여성 자신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외모 콤플랙스에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마치 자신의 본질처럼 아름다움을 가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적으로
말한다면 그것은 미모가 능력이며 재산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여성
스스로 외모를 중시하게 되는 과정을 보자.
1. 뭐니 뭐니 해도 여자는 예뻐야 한다. (58.7%)
사회학자 쿨리는 '거울에 비친 자아'(thelooking-glass self)라는 개념으로 한 개인이 자아를 형성해 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이것은 각자가 타인의 눈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며, 타인이 그들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하는 것을 이해함 으로써 그 자신을 판단하는 것을 배우는 방법이다. 어린 아이들은 부모가 '나 '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친구들이나 친척들이 '나'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말 하는지, 그 판단에 비추어 자아를 형성해 나간다. 이러한 사회화 과정을 설명 하는 방식은 여성들이 스스로 미인이 되려고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도 유용 하다.
"거울아, 거울아, 이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니?"하고 물을때 거울이 되는 것은 부모나 친구, 친척들과
같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이다. 여자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예쁜 공주님'이라는 칭찬을
듣는다. 그러지 못 한 여자 아이는 '그래도 얼마나 얌전한데요' 또는 '그래도 참 착해요'등의 이차적인
칭찬을 듣는다. 여자 아이들을 칭찬하는 말로는 예쁘다, 귀엽다, 깜찍하다 등의 형용사가 사용되며,
남자 아이들을 칭찬하는 말로는 똑똑하다, 장군 같다, 씩씩하다, 개구장이 같다 등의 서술어가
사용된다. 남자 아이등에 대한 칭찬이 주로 그들의 행동이나 능력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여자 아이들에
대한 판단은 주로 타고난 외모에 바탕을 둔다. 칭찬은 아이들의 성장과 성격을 크게 규정 짓는데,
예쁘다는 칭찬은 예쁘다는 것이 옳으며, 여성의 본질은 아름다움에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이번
조사에서도 외모에 열등감이 생기게 된 계기 중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 한 것은 주위(부모, 형제,
친구들)에서 이야기해서, 자매나 친구와 비교해서, 이로써 주위 사람들이 내려 주는 예쁘다거나 밉다는
판단이나, 예쁘다는 칭 찬받는 사람과의 비교를 토해서 미인니지 아닌지 가늠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 다.
어려서부터 들어 왔던 예쁘다는 칭찬은 커서도 지속된다. 외모를 본질로 받아들인 여자 아이가 성장했을
때, 그 칭찬은 취업이나 결혼에서 실제적인 보상으로 이루어진다.
2. 취업 등 사회 활동을 하는데서 여자는 실력보다 외모 (33%)
미혼과 용모 단정으로 규정되는 취업의 문을 통과하기 위해 성형 수술까지 하면서 여성들은 미인이 되기를 바란다. 여자 상업고등학교에서 취업을 지도 하는 일선 교사는 성적으로 추천했을 때 어이없이 떨어지기 때문에 외모를 보고 추천하다고 그 고충을 털어놓았으며, 심지어는 미스코리아를 뽑는 기준처럼 키 165 cm, 몸무게 50kg 을 채용
기준으로 못박는 회사들도 있다. 이러한 회사들은 꽃이 시들면 버리는 것처럼 결혼과 동시에 여성들을
쫓아내 버린다. 그러나 대기업이나 전문직의 경우는 또 다르다. 이 경우는 공채를 통한 이른 바 실력
경쟁이므로 여성의 경우 실력이 없어서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일면적으로 사실이다. 하지만
아름다움이 여성의 본질이라고 교육하고 결혼이 인생의 황금빛 목표라고 떠드는 한편 남자들과 동등한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이중 규범은 여성을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완벽한 여성이 되어야
한다는 함정에 빠뜨린다.
3. 시집을 잘 가는데 필요 (8.3%)
이번에 조사된 결혼관을 비교해 보면, 남자는 성격, 외모, 나이, 학력, 집 안 순으로 신부의 조건을 판단하는데 비해, 여자는 성격, 직장, 학력, 집안, 외모 순으로 신랑의 조건을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격을 남녀 모두 첫 번째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신분적 결혼이 해체된 이후 현대 사회의 '자유 연애'의 이상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그러나 각 개인의 낭만적 사랑에 따른 결합은 우리 시대의 이상으로 그친다. 실제로는 성격이라는 명분보다 는 두 번째
조건으로 나타난 여성의 외모 및 남성의 직장이 너무나 자주 결혼의 조건이 된다. 직장이라는 의미에
생활의 안정, 즉 금전의 소유가 담겨 있 다고 볼 때, 결국 재산을 소유하고 남편을 얻기 위해 여성은
미모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논리가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개선하는 방법으로는 '돈', '결혼', '교육', ' 정치적 압력', '인상'등을 들 수 있다. 이중에서
결혼으로 사회적인 위치를 상승시키는 방법은 남자보다 여자의 경우 훨씬 더 쉽다. 미인으로 태어난
중산층 여성은 미모를 상류층으로 상승하는 발판으로 삼으려 들 것이며, 일반 여성들은 사무직
여성이거나 생산직 여성이거나 간에 결혼이 행복의 문을 열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자기보다 좋은
조건의 남자를 얻 기 위해서 여성들은 남보다 돋보이는 미모가 필요하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 미인이 아니라 해서 잃은 것은 없다 -
지금까지 "여성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통념에 젖는 사회와, 여성이 그런 통 념을 받아들여 콤플랙스에
빠지게 되는 이유를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미인의 꿈이 여성들의 삶들의 삶을 어떻게 왜곡시키고 있는지
여성이 처해 있는 조건을 파헤쳐 보면서 알아보자.
첫째, 여성 각자를 개성있는 주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육체로 그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여성의 창조적인 활동을 가로막는다. 외모가 여성의 가치를 좌우할 때 사회적인 성취는 마치 특별한 일로 일로 여겨지거나, 무언가 부족한 여성이나 마지못해 하는 일처럼 생각한다. 따라서 여성은 동등한 직업인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남성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고 만다.
둘째, 역사가 이루어지는 동안 여성은 일하고는 분리된 장식적인 성에 지나지 않았다. 실제로 소수 특권층의 여성을 제외한 모든 계층의 여성은 언제나 가사 노동에 종사하거나 아니면 가사 노동은 물론 생계비까지 벌어야 하는 이 중의 일 속에서 생활해 왔다. 그러나 여성의 가치를 외모로 판단한다면, 여성들의 일은 무의미한 것이 될 것이며, 오히려 일하지 않는 연약한 손이 일하는 여성의 건강함을 부끄럽게 만들 것이다.
셋째, 미인은 한 시대 권력층의 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에 오늘날 세계의 패권을 쥔 서구 남성들의 시각이 미인의 기준을 좌우한다. 그러므로 서구적 미인상을 선망하는 우리 나라 여성은 열등한 인종, 열등한 여성으로서 이중의 열 등감에 빠진다.
이렇게 여성의 삶을 열등감에 빠지게 하는 외모 콤플랙스를 극복하는 방법 은 무엇일까? 미하일 마르코비치는 여성
스스로의 주체적인 자각이 우선 필요하다고 강조 한다. 여성이 반드시 여성 그 자체 또는 예쁜 외모
때문에 성적 대상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남성이 여성을 비인간화하고 격하시키도록 내버려
둘 때 성적 대상물이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여성이 외모에 관심을 두지 않는 다고 해서 반드시 성의
주체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특정한 미화 과정에서 잘못된 점은 여성이 미의 법칙에 따라 행동하는 게
아니라 주인(남자)의 취미에 따라 행동한다는데 있다. 미를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질일 수는 있지만
여 성만의 본질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여성들의 성적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자각은 여성의 주체성을
회복하 는 하나의 시작이 될 것이다. 맹목적으로 외모를 가꾸거나 무조건 무관심하다 고 해서 외모
콤플랙스를 벗어날 수는 없다. 외모란 아무리 가꾸어도 완벽할 수 없는 것이며, 무관심 역시도 여성의
가치가 육체에 있다는 통념을 버리지 못한다면 단순한 회피 이상은 아니다.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라는 생각은 자신의 소유물로 보는 순종적이고 의존적인 여성을 구속하는 성별 고정 관념임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여성 스스로 남성들의 보호 속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이를
받아들이게 했음을 깨달을 때, 비로소 아름답기만을 바라도록 몰아 부치는 이 뿌리 깊은 상식의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개인적으로 아름다움을 원하는 것 또한 자기 성장의 욕구중의 하나라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겉 껍데기만을 치장하고 거짓을 포장하는 것이 아닌 내외면의 진짜 아름다움을 갈고 닦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자립심이 없으면 수도든 건강이든 정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다시금 느낍니다...
좋은정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