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오전렛슨을 마치고 푹 쉬고는 시간을 맞추어 하남으로 달
렸다.
중간에 10여분 밀리고 하남 인터체인지 빠져서 조금 헤매고 거의 한시
간 걸려 하남고교에 도착했다.
라이트는 켜져있는데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파트너는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린 한 20분 몸을 풀었다.
근데 눈이 침침한 게 잘 적응이 안되서 좀 걱정이 되었다.
사람들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서도 코리안 타임은 기본....
16개 팀이 찰까 했는데 왠걸 한 명도 빠진 사람이 없었다. 광들은 세
계도처의 오지건 중심가 건 나 모르게 암약들을 하고 있었다. 나도 웬
만하지만 그들도 만만치 않은 광들이였다.
이밤에 이 구석까지 입김 날리며 달려들 오다니 거 참...
그 중 아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그냥 저냥 모이는 조직치고는 대단한 결집력이였다.
그들은 서로 아는 듯...
첫 게임은 타이블랙... 공하나로 졌다 분명 인이였는데..
두 번째도 또 타이블랙.. 또 졌다.. 이미 본선진출은 물 건너가고...
그래도 마지막 경기...일종의 서비스차원... 우린 신진 얼굴들 이였으
니까. 우린 또 타이에서 멋있게 깨졌다.
변명은 끝힘 부족, 우리가 제일 연장자로 보였다.
별볼 일이 사라진 후 총무 전화 번호만 두드려 넣고는 돌아 왔다.
10시30분... 8시에 시작해서 5개의 면에서 4개조가 리그전으로 예선
을 끝낸 시간치고는 노애드라 그런지 엄청난 순발력이였다. 가끔씩 라
인 시비가 있었긴 하나 게임 진행은 일사천리...
그 중간에 배고픈 사람은 밥통으로 달려가서는 육계장 국에 후루
룩... 커피나 컵라면 서비스도 있는 듯 싶었다.난 마누라 졸라서 일
찍 때워서는 밥 볼일은 없었슴...
본선을 구경하고픈 마음이 없던 것은 아니였으나 마누라가 수서에 들
려 짐을 가지고 오란 엄명이 있었던 터라 그냥 올 수밖에 없었다. 아
마 결선이 끝나면 한 12시정도 되는 가보다.
밤 12시에 시상식이라니...
일등 4만원 이등 2만원...3등 꽝... 그 이하는 당연히 참가비하고 기
름값만 날리고...
거참 재미있는 조직이였다.
별 군소리도 필요 없고 상호간에 잡다한 감정 대립같은 것도 자리할
여지가 없고...그저 조용히 공이나 토닥거리면 되는 그런 대회아닌 대
회였다.
그냥 싫으면 다음 주부터 안나가면 되고 괜찮다 싶으면 매주 만원 내
고 신청하면 된다.(선착순 16개 조)
사실 공 기술을 좀 늘릴려면 동네에서 맨날 보르륵 볼 쳐봐야 택도 없
고 그렇다고 어디 클럽에라도 들려고 하면 얼마나 어려운지 이건 무
슨 비밀결사 조직 내지는 조폭도 아니고...온갖 설움과 천사같은 인내
력 등 많은 것을 요구하지만 결국 누군가의 덫에 걸려 가입도 못하고
죄없는 라켓만 두들겨 패는 참상을 한 두번은 경험들 하셨을 거다.
그렇다고 동호인 대회라도 나가 본들 본전은 커녕 공에 맞지 않고 오
면 다행...
글쎄 요런 조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갑자기 고수가 되는 행운아도 있
기는 있는 모양이다.
테니스병 출신 이라든지 체육인 출신이나 대학 티시 출신이라든지 하
다 못해 아빠가 고수라든지...이도 저도 아니면 고수하고 결혼을 하던
지...
그러나 우리같은 늦출나기 허약체질의 어설픈 꾼들은 이것 저것 모든
과정을 다거쳐야 되니...
나가서나 들어 서나 누가 세세히 관심 기울여 주랴.
그저 애매한 라켓이나 두드려 댈 밖에...
그런 저런 문턱을 대충 넘고는 또다른 큰 문턱앞에서 머뭇거리고 있
는 사람들에게는 "수요 에이스대회"가 하나의 비젼이 아닐까?
여기 저기 그런 대회가 밥먹듯 만들어 진다면, 전국대회 전초전으로
다 그런 대회를 만들어 보고 참여해본다면 자연히 대회의 급수도 정
해 질거고 마음도 모으기가 수월 할 것같고...
암튼 우리 동호인 대회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고
실력배양에도 큰 도움 될 듯하고...
당장 성남이나 분당에 그런 대회 하나 생겼으면 좋겠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