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 : 헉헉..이 학교는 왜 이리도 넓냐? 하필이면 또 꼭대기에 있는
건물에 있을건 뭐냐구..올라가다 지쳐서 쓰러지겠네..
투덜대며 이리저리 둘러보며 언덕을 오르던 지민. 의아해서 발거음
멈추면..태훈으로 보이는 듯한 남학생과 친구들 몇명이서 지나가는데
지민 : ? 아냐..아니겠지..그 녀석이 여기 있을리가 없자나..
언덕이 높으니 이제는 헛게 보이는구나..
진짜 늦겠네..어휴..저기던가?
2씬 신화, 정연 동아리
동아리 문 벌컥 열리며 들어오는 지민..
지민 : 애들아!!
신화 : 어 지민아 어서와
정연 : 정확히 1시간 10분 지각이다..이젠 배고픈 감각도 없다..
지민 : 미안..미안..어제 뭐좀 마무리하느라고 깜박했다..그래도야..
이 마의 언덕을 뛰어 올라온 성의를 봐서라도..
정연 : (말 끊으며) 밥 사..
지민 : 야..왜그리 찬바람이 부냐..무섭다..
정연 : (애써 냉정하게) 그럼..네 부탁 생각해볼게..
신화 : (웃으며) 정연아..그만 장난쳐라..지민이 진짜인줄 알겠다.
지민 : (무안해하며) 그래..정연아..내가 밥산다..사..까짓것..
3씬 학교 근처 패스트푸드점.
신화 : 그래서..무엇을 부탁할려고 그렇게 급하게 온거야?
지민 : 어~ 내가 이렇게 좋은 대학 다니는 너희들 덕좀 볼까 해서..
어려운건 아니고..
정연 : 지민아..너두 우리도 3학년이다..이제 공부해야지..
지민 : 어..간단한거라니까..(초대권 꺼내며) 짜잔~ 내가 미리
수고비도 마련했다니까..니네..우리학교 연극 처음인거 알지?
앞으로 우리나라 영화, 연극계를 짊어지고 나갈 주역들이..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역사적인 무대에..
초대권을 가지고 들어올수 있는 막대한 혜택을 주겠다는데..
신화 : (역시 윤지민답다 싶어..웃으며) 우선 말이나 들어보자..
그 혜택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주면 되는건데?
지민 : 역시 신화는 말이 통한다니까..
알다시피 내가 우리과 창단멤버쟎냐..이런일 해야할 1,2학년
애들이 연극에 많이 투입되다 보니..인원이 좀 딸린다..
그래서 말야..(가방에서 포스터 꺼내며) 이걸 붙일 인원이
부족하다는거 아니냐..(웃으며) 부탁한다
정연 : (기막힌듯) 이걸 우리보고 붙여달라고?
지민 : 그게..니네 학교니까 니네가 더 잘알거 아니냐..
어디다 붙여야 하는지..어디가 제일 효과가 큰지..
(애교있게) 정연아..부탁한다..
정연 : (포기하듯 초대권 흔들며) 에휴..이거 앞자리 맞지?
지민 : 그럼..거기 특별석이라니까! (신화,정연 손잡으며)
해주는거지? 해주는거지? 난 너희들만 믿는다..
신화, 정연 : .........
4씬..편의점..문열리는 소리 들리며
흥수 : (어른 목소리로) 담배 주세요..
유미 : 네..어서오세요..(고개들다 흥수 보고) 어..박흥수
흥수 : 배유미..인사성은 여전하네..
유미 : 왠일이야..
애라 : (흥수 뒤에서 고개 내밀며) 나도 왔다..
유미 : 애라야~ 와..진짜 반갑다..
흥수 : 배유미 너 알바 잘하나 감시나왔다..매일 먹기만 하는거아니지?
유미 : 왜이래..여기 나 없으면 안된다니까..
애라 : 어머어머..지지배..허풍까지 여전하네..
유미 : 근데 정말 왠일이야..
흥수 : 우리의 들꽃 윤지민이 연출한 연극이 드디어 공연을 한다쟎냐..
초대권 돌리고 다니는 중이다..
유미 : 정말? 와..멋있다..
애라 : 멋있긴..우리도 손떼서 그렇치..우리가 했어봐 더 잘했을거야..
유미 : 맞어..우리랑 같이 했으면 정말 환상의 팀웍이었을텐데..
흥수 : 또 시작이다..실력차이 나서 같은 대학 못 간걸 왜 탓하냐..
유미,애라 억울하지만 아무말 못하고 입술만 삐죽이는..
5씬 다시 패스트푸드점..
지민 이야기가 잘 해결되자 배고픈지 햄버거 열심히 먹고..정연, 신화
그 모습에 웃고 있는데..
정연 : 참..나 걔봤다..왜 그있잖아..이름이 뭐였더라..
2학년때 우리반 황태자..
신화 : 한태훈?
지민 : (놀라 먹던거 멈추고 쳐다보는)
정연 : 아..맞다..한태훈..얼마전에 봤다니까..
신화 : 태훈이를? 어디서?
정연 : 학교 학부 사무실에 우연히 갔는데..
지민 : 확실한거야? 한태훈 맞아?
정연 : 그럼..그 얼굴이 어디 흔하니..확실히 맞다니까..
신화 : (걱정스럽게 지민이 보고 있는)
정연 : (멍한 지민이 보고 ) 지민아?
지민 : (햄버거 내려놓고 당황해서) 저기..아차..뭐 가서 마무리할거
있는데..깜박하고 있었네..내가 늘 이렇다니까..
나 먼저 갈게..계산은 내가 하고갈게..나 간다..미안..
지민 가방들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뛰어나가는..
정연 : (황당하다는 듯이) 뭐냐..
신화 : 무슨일이 있나부지..자 먹자..(걱정스럽다는듯이 지민이 나간쪽을 보는)
6씬 지하철 안 벤치..
지하철 여러대 지나가고..지민 그와는 상관없이 생각에 잠기는..
7씬 회상 (3년전 2월 2-5반 '교무실 습격사건' 마지막 파티때)
서로 울고 웃던 마지막 파티가 끝나고 교사들 돌아가고..학생들
교실 정리하는데..지민 얼굴에 묻은 케익 닦고 교실에 들어와서
눈으로 태훈이 찾으면..태훈은 없고..
지민..태훈을 찾아 교실 밖으로 뛰어나오면..
저만치 가고 있는 태훈과 형주..
지민 : 한태훈
태훈 : (돌아보고 무표정한 얼굴로 그저 보면)
지민 : (뛰어와서 무안함을 감추며) 야..교실 정리하는데 같이 해야지..
먼저가는게 어딨냐..황태자는 청소같은거 못한다 이거냐..
태훈 : 말했을텐데..
지민 : ?
태훈 : 너와 나 부딪히는 일 없을거라고..
형주 : (의아해 하며 쳐다보고)
지민 : 화 안풀렸냐?
태훈 : (대답할 가치가 없다는 듯이) 더 할이야기 없지? 간다..
지민 : (황당해하며 따라 일어서는) 뭐야..뭐가 됐다는거야..
아직 대답 안했자나..
태훈 : 니 마음을 알았으니..됐다고..
내 대답은 앞으로 들을날이 많을텐데..굳이 이 시간에
들을 필요가 있겠냐..
지민 : 무슨 뜻이야?
태훈 : 내일부터..보기 싫어도 다시 보게 될거라고..
지민 : ?
태훈 : 나 이학교로 편입했다..
지민 : 뭐어..? 니가..우리학교에?
태훈 : 한태훈이 수준좀 낮춰봤지..
지민 : 이유가 뭐야? 수준낮춰가며 우리학교에 들어온 이유가?
태훈 : 이유? 글쎄..이 학교 연극영화과는 신설이라..경쟁률이 낮아서
윤지민 같이 공부 안하던 애도 입학을 했지만..
정외과는 꽤 알아주는 학교잖아..
지민 : (비죽이며) 그래서 한태훈이 우리학교에 입학을 했다?
태훈 : 사실 신화네 학교에 편입하려고 가기도 했지..그런데 누가
이학교 다닌다고 하길래..마음을 고쳐먹었지..
곁에서 달달 볶다가 데리고 다시 유학가는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지민 : 야!! 한태훈..
태훈 : 아..귀따가워..이 학교 편입하는거 다시 생각해 봐야겠군..
태훈 말마치고..걸어가면..지민 울그락 불그락 하여 따라나서며..
지민나레이션
어쩌면..그 후로 오랫동안 내 감정의 시계는 멈춰있었는지 모른다..
그리고..지금 이순간..내 시계는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