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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디어다음 세계엔 원문보기 글쓴이: 망나니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많은 이들이 시청하였을 ‘24시간’이라는 미국드라마가 있다.
이후 인기에 힘입어 ‘시즌 24’란 타이틀로 후속타를 연달아 내놓았는데 제목처럼 하룻동안에 일어나는 일을 구성한 것이다.
다음 주 정월중순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교환학생 커플이 바로 집 뒤에 이웃으로 산다.
시험도 끝난데다 페루를 떠나기전 남쪽은 대략 방문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북쪽을 여행지로 잡고 보름여 원행을 나섰다가 당한 봉변을 들을 기회가 있었고 에콰돌을 거쳐갈 다른 여행자에게 전하는 경험담을 종합해 옮겨본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이란 나라 이름과 비슷한 대통령인 ‘꼬레아’가 나서 디폴트 선언과 저번 한인납치건과 관련해서 최근 에콰돌과 관련한 생생한 소식같다.
하지만 항상 여행지에서 사건사고는 개개인에 따라 다르고 상대적임을 감안하며 봐주길.
시즌 1-A Loja(로하)행 버스에서 만난 돌 테러
오후 4시차를 탈까 4시반차를 탈까 하다가 결국은 반시간여 늦은 버스를 타고 출발하였는데 머피의 법칙은 그렇게 악재로 몰려 작용하는 것이리라.
지형상 산이 많은 나라지만 페루는 꾸스코, 에콰돌에는 Cuenca(꾸엔까)가 있다고 비견될 아름다운 도시를 벗어나 1시간여 꼬불꼬불한 산길을 가던 버스가 갑자기 멈춰섰다.
라틴 버스 특징중 하나는 정차 이유를 굳이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렇게 있다 경찰이 보이고 앞차들까지 정차하고 있어서 바로 운전자 뒤에 앉아있던 그들이 질문을 하였다.
“뭐 별거 아니고 인디오들이 광산봉쇄조치에 항의해 태업중인가봐요.”
그러나보다 하며 기다렸지만 군대를 마친 이군은 경찰정복과 확연히 다른 군인들에 이어 장갑차까지 보이자 순간 어 저게뭐지 하였다.
무작정 정차가 길어져 참을성 많은 이곳 승객들이 항의를 하자 운전기사는 8시까지만 기다리겠다며 변명을 한다.
“저도 돌아가고 싶은데 꾸엔까로 돌아가면 환불을 해줘야 해서 사무실에서 오지말고 기다리라 하네요.”
맥빠진 채 기다리다 결국 버스는 9시가 넘어 핸들방향을 틀었다.
그런데 돌아서서 가던중 5-10분이 안되어 동일회사 차량이 새로 오더니 도로가 풀려 통과해도 좋다는 사무실 연락을 받고 움직인다 한다 .
거기에 고무된 운전자는 원래대로 방향을 잡아 아까 통제하던 지점에 이르렀다.
“군인아저씨 우리 통과해도 되는 거예요.”
앞차가 이미 통과한 것을 보면서도 미심쩍은 기사가 묻자 부사관으로 보이는 나이 든 군인은 다급하게 버스를 치면서 빨리 달리란 신호를 보냈다.
진압이 된 거면 문제가 해결된 것인데 왜 저리 Rapido(라삐도-빨리)라고 말할까 다소 찜찜해하다 코너를 돌때 옆 좌석 현지인 커플중 여자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는 것을 보고 그들은 무언가 일이 잘못돼간다고 여겼다.
그때 힐끗 창가로 바라보던 이군은 태업광부들로 보이는 일단의 무리들이 무달려드는 것을 비로서 발견했고 이때 누군가가 힘껏 던진 돌이 바로 운전사에게 정면으로 날라들자 겁인 난 기사의 발에 힘이가면서 버스는 급정거를 하였다.
기사쪽 통유리는 그나마 내구성 강했지만 측면 보호창살이 휘어지질 정도의 오랜 노동으로 근육이 다져진 광산근로자들이 힘껏 던진 돌은 아이라면 죽음까지 이를 커다란 충격으로 버스 곳곳의 나머지 유리창을 부수고 구멍까지 생겼다.
총기난사을 당한 것 처럼 죄다 바닥에 엎드린 사람들중 어린 아이를 세명이나 안고 홀로 탔던 엄마는 Nino(아이)를 연발하며 울부짖어도 투석은 멈춰지지 않았다.
“Hijo(아들) de Puta(갈보). 버스에 여자들과 아이들이 타고 있단 말이야.”
그나마 용기있는 승객들이 잠시 주춤거리는 틈을 타서 고개를 들고 욕을 해댔지만 아우성을 들은 군인들이 몰려오기전까지 버스안은 고함과 울부짖음의 도가니였다.
군인들이 100여미터도 안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도 경찰이나 대치하는 공권력이 아닌 민간버스에 위해를 가한 것이다.
그때 한국인 커플 여자는 처음보는 장갑차에도 겁을 냈었고 막상 돌들이 날라오자 공황상태가 되어 울면서 무의식적으로 절대자를 불렀다.
한국전체를 충격에 잠기게 했던 아프간 한인사태랑 김선일 사건까지 생각의 극단까지 오가면서 남자 머리를 숙이라고 누르고 한손으로는 자신의 머리를 감싸는지 뭔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지 총기류가 없고 버스 안으로 난입하지 않은데다 군인들이 바로 몰려와 그 상황은 일단 종료되었으나 엉뚱한 희생목표물이 된 버스 안은 말이 아니었다.
“꼬레아노, 두 사람 미안해요. 애들과 여자들, 당신들과 같은 외국인이 탄 버스에 사람을 죽이려고 작정한 것 처럼 저런 큼직한 돌들을 던진 지각없는 저놈들은 분명 이나라 사람들이 아녀요.”
사태가 다소 진정되면서 한인커플에게 자신들의 치부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 창피한지 몇몇승객들이 대신 나서 사과를 하였다.
운전기사가 그냥 계속 무시하고 달려버렸다면 그렇게까지 차량이 파손되고 사람들을 공황에 이를만한 사태까지는 안 갔겠지만 어쨌든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멎지 않는 가운데 1차조사들이 대충끝났고 승객중 한명은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사고가 났음을 타전했다.
자정이 얼추 다되어 터미널에 도착하니 이미 거기에는 신문기자들과 경찰서에서도 사람들이 나와 기다리고 있었고 또 한번의 상황설명들이 그대로 재연되었다.
산길에 유리창마저 깨져 바람이 차가웠을테지만 누구도 그걸 의식하지 못했고 그나마 깨진 유리창 파편들로 제대로 앉지도 못한 상태에서 승객 모두는 터미널에 돌아와 환불조치만 달랑 받았을뿐이었다.
시즌 2-과야낄 호텔에서 카메라를 훔쳐가고도 너무 당당한 직원
원래 페루 뚬베스 해안도로를 따라 과야킬을 거쳐왔던 이들은 로하 경유, 국경 마까라로 해서 페루 삐우라로 들어가려던 길을 수정해야했다.
국제버스는 Quito(끼또)와 한번 거쳐온 과야낄이 있지만 수도까지는 너무 멀어 그 시간까지 터미널에서 가슴을 진정하며 새벽3시께 다시 제2도시 과야낄항구도시로 향했다.
아침 8시 못되어 도착했지만 이미 페루행 Cifa(씨파) 국제버스는 반시간여전에 떠나 오후에나 있다고 하여 아침을 들고 너무 심신이 지친 짝꿍의 안정이 필요하다 여긴 이군은 여자친구를 위해 잠시 안정을 취할 숙소를 찾았다.
아무리 싸구려라 해도 호텔업소의 체면이 있을텐데 카운터사람만 정복을 입고 있었고 열쇠를 들고 있던 이는 반바지에 샌달을 입고 껄렁거리고 있었는데 이들이 방을 나설 때 그닥 호감이 가지 않는 이 친구와 또 한번 조우를 하였다.
여기에서 이군이 이미 이틀동안 머물렀던 데서 가까운지라 더 이상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하필 카메라를 방에 놔두고 놔온 것이 화근이었다.
점심을 먹고 조금 쉬다가 버스 시간때가 되어 짐을 챙기던 그는 디지털카메라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배낭을 뒤졌지만 애초 분리된 물품이라 그곳에서 발견될리 없었다.
급히 카운터에 내려와봤지만 거기엔 아까와 다른 종사자가 서있는 것을 발견했을 뿐이다.
“난 열쇠도 없고 여기 카운터 업무만 봐요. 객실담당자에게 물어보세요.”
각방 출입이 가능하다는 녀석은 역시나 그 반바지에 샌달차림의 불량스런 점원으로 열쇠를 손가락에 끼고 빙빙 돌리며 당당히 말하였다.
“응, 내가 열쇠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 그런데 나는 손님이 Ocupado(점유)하고 있는 방은 절대 들어가지 않거든.”
그러면서 유유자적히 뒷모습을 보이고 자리를 벗어나 버려 둘은 할말을 잊어버렸다.
알뜰한 이 커플은 카메라마저 한 대만 구비하고 와 여분이 없는데다 페루에서부터 찍은 자료들이 다 날라간 게 아까운지 돌테러때도 의연했던 남자가 버스를 타고나서도 두시간여 자책하는 것을 되려 여자친구가 달래느라 애를 먹었다.
청원경찰복장이나 경찰이나 매양 비슷하여서 호텔앞에서 서 있던 이가 경찰인지 경비인지 헷갈리지만 급히 터미널에 가려 택시를 타면서 돌아보니 그 반바지 점원과 제복이 같이 이야기하며 웃고 있는 것을 보고 이군은 더 열불이 난것이다.
이번 사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과야킬 비슷한 급의 호텔입니다
시즌 3- 밀입국자로 인해 여권도장을 찍지 않고 Peru로 넘어오다
빨리 에콰돌을 벗어나려 했지만 에콰돌 어느 곳에서 버스가 또 한참을 서버린다.
페루 뚬베스와 에콰돌 마찰라쪽은 여권업무가 다소 복잡하다.
양국 출입국 사무소가 붙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동일한 도로에 놓인 것도 아니어서 나같이 자주 국경을 넘어다니던 사람도 까딱 헷갈리기 마련인데 그때까지 두어건의 악재로 인하여 가슴을 쓸어내린 이들은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여유마저 없었다.
밤중이라 다른 사람들이 내려서 그냥 음료나 사고 볼일이나 보는 줄 알았는데 버스가 한참 달리다 페루 Tumbes(뚬베스) 지명이 나오자 그들은 당황했다.
어, 여권도장도 안찍었는데 왜 페루가 나왔지라면서.
역시나 출입국직원은 당연한 지적을 하였다.
“아니, 당신들 왜 에콰돌에서 출발한 기록이 없어요.”
“예, 우리는 아무 소리도 못들었는데.”
이들이 언어가 안 되어 이런 일들을 당한 것은 아니다.
에스빠뇰 관련학부생 현지교환학생으로 2008 페루 아펙 자원봉사까지 하던 전력의사소통으로 부재탓은 결코 아니었다.
이어 불러온 운전자는 이쪽 사람들이 미안하다는 소리는 죽어도 안한다는 관습에 비해 바로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였지만 다른 대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내가 당신들에게 안내를 못한 것은 내실수 맞네요. 하지만 이미 버스는 여기까지 왔어요.”
그러니까 자신이 의무를 안한 것은 맞지만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너희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것이었다.
“오케이, 이 문제는 예상외로 간단히 풀 수 있어요.”
지켜보던 공무원은 상황이 다 이해된다는 듯 대안을 제시해오자 솔깃해진 한인 커플은 그게 뭔데요 하면서 반색을 하다 이내 실망스레 바뀌었다.
한 사람당 50불씩 내면 여권도장을 찍어줄 수 있다고 하자 학생들이 무슨 100달러란 돈이 어디있느냐 항의하자 당연하지만 그럼 돌아가서 도장을 받아오라는 말에 그들은 30불짜리 택시를 타고 어찌어찌해서 다시 페루로 돌아왔다.
국경이 너무 허술해 짐검사도 하지 않고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곳이라 중국인들이 한국여권을 위조해 넘어가는 코스로도 알려져 있지만 이들의 실수 주원인은 다른데에 있었다.
옆 좌석에 앉은 에콰돌 여자의 불법밀입국으로 인한거라 사건경황이 설명될 것 같은데 2번좌석인 여자는 자신이 창가가 아닌데도 창가쪽 1번만을 앉겠다고 억지자리다툼을 벌였었고 남들이 다 내릴 때도 좌석을 끝까지 고수하였다.
그러니 그니만 바라보고 있던 한인커플은 저리 안내리는 사람도 있으니 설마 여권업무가 진행중일거란 생각을 못한 것이다.
그 여자가 밀입국자란 것은 페루 뚬베스에서도 내리지않는 것으로 여실해졌다.
마냥 그 여자만 바라보고 있다가 하필 그날 안내언급마저 없어 이들이 당한 낭패였다.
우리의 한인 학생들 어떻게 되었냐구?
특별히 봐준 배려로 팁을 요구하는 관리에게 20솔(현 우리돈 8천원정도)을 주긴했지만 그나마 그 공무원이 나서서 국제버스를 다섯차례나 탑승 부탁을 하면서 편의를 봐주더랜다.
그러나 다 만석이라고-실제 그랬는지 공짜 손님 태워주기 싫어서 버스마다 그랬는지 모르지만-죄다 허탕을 치자 바로 뚬베스 시내로 들어가려는 커플에게 위험하니 예서 기다리다 새벽 첫 콤비를 타고 가라고 하여 계단에서 모기를 뜯기면서 그들은 하얀밤을 지새운거다.
"페루에서 1년을 있으면서도 단 한번도 불미스런 경험을 가진 적이 없는데 에콰돌에서는 무슨 악몽같은 날이었어요. 볼리비아에서는 라파스에서 기억 빼놓고는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에콰돌에서 왜 그렇게 꼬였는지.“
그냥 집으로 가자는 연인의 말에도 이군은 이 상태로 돌아가면 여행이 완전 잡쳐서 돌아가는 것이니 만회를 하고 가야한다고 주장해 치클라요, 까하마르까, 우아라스등을 거쳐 12월 29일 들어왔다가 바로 나와 저녁에 지인 막내딸 생일에 다녀온것이다.
에콰돌 관련 사건은 만 하룻만에 동시에 이어진 일이고 터미널과 이민국앞에서 밤을 새운 경험들이 나중 웃으며 이야깃거리가 되겠지만 역시나 아쉬운 것은 그 사진자료들 아닐련지.
첫댓글 중국인 조선족들이 한국여권 위조로 남미까지 진출했습니다.
유럽에도 조선족과 중국인들이 한국인행세를 한다더니 남미까지 가는군요..기가차네요
이 조선족들 진짜 문제요!
갈라파고스라는 닉을 쓰시는 분께서 에콰도르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니 참 조화롭습니다.
다문화도 일정수준이상이 되는 한국사회에 문제없이 융합될수 있는 사람들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일정수준이하의 개발도상국가와 인신매매의 형태로 강제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건 뭐 개 접붙히는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