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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두바퀴를 돌고나니 한시간 반 남짓이 걸린다.
사람이 너무 많아 그림에 집중하기도 힘들고 기대했던 그림들이 없어 실망했지만 그래도 역시 직접 실물 작품을 본다는 것은 프린트와는 달리 그림의 숨소리나 움직임을 느끼게 해 준다.
미술관에 들어서며 도데체 사람들이 왜 이렇게 고흐에 열광하나? 하다가 나오는 길. 약간은 그럴만 하다고 생각했다.
▷ 해바라기를 볼 수 있을거라고 잔뜩 기대를 하고 갔지만... 네델란드 국보라 전시가 불가능하단다... -_-;;
반고흐의 그림에는 유령도 없고, 환영도 없고, 환각도 없다. 그것은 오후 두시에 내리비치는 태양이 작열하는 진실이다. - 앙토냉 아르토 -
고흐전은 그림을 감상하기에 그닥 좋은 환경은 아니다. 빼곡히 들어찬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까치발을 하고서야 고흐의 작품이 보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용케 오랫동안 그자리를 지킨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고흐의 힘을 그의 초기 작품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하겠는데 초반부터 모두 열심히 관람중이시다. 그러나 역시 초기에도 고흐의 다른점은 시작부터 일하는 사람들을 화폭에 담았다는 것이다.
▷ 고흐가 파리시절 정물을 중심으로 색채를 찾는 과정의 작품 아이리스.... 고흐의 꽃은 예쁘다기 보다 삶에 대한 치열함이 나타나있다, .
하지만 파리에 간 고흐에게 더 이상 일하는 사람들은 없다. 파리는 일하지 않는 곳인가?
▷ 고흐가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 했다던 노란집이다. 사연 때문이였을까 유독 눈길을 끌었던 작품.... 노란집.
노란집 앞에서 참 예쁜 연인을 보다. 남자가 A4용지에 빼곳히 적은 설명을 보며 그녀에게 하나한 세심히 설명을 해 준다. 남자가 뭐 그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듯 보이지 않았다. 그녀와 함께 고흐전을 즐기고 싶었던 그 이쁜 마음이 보였다. 이상한 성우가 이어폰을 통해 설명해주는 그림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설명해주는 그림 그녀에겐 더욱 특별한 그림이 되었겠지?
▷ 고흐의 모델이 자주 되어 주었다는 우체부 아저씨... 아저씨의 곱슬 수염이 참 익살스럽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작품.
우체부 아저씨 옆에 있었던 남자의 초상 이라는 작품(이건 사진을 찾지 못했다.ㅜㅜ) 정말 남자같이 생겼다. 앙다문 입술, 거만한 턱, 고집스런 주름, 게슴츠레한 게을러보이는 눈 정말 그런 의도로 그린걸까? ㅋㅋ
▷ 프로방스 시골길 야경. 내 발을 가장 오랫동안 잡아 놓았던 작품.
지금 가방속의 지갑에 가득담겨있는 그림이다.
그 많은 사람들 틈에도 시골길 위에 달빛과 별빛이 그리고 그 사이를 힘들듯 구불구불 괴롭게 올라가는 나무 한그루 마음이 아련해졌다. 처음으로 그림을 왜 사는지, 왜 갖고 싶어하는지 이해하게 해 준 그림. 아~ 그리고 실화가 이런거구나 라고 깨달은 작품.... 이 그림하나로 전시회에 대한 불만이 아주 많이 사라졌다. ^^
위의 작품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다. 쓰인색체가 ,, 마음의 안식처와도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