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달도 징허게 똥구락쿠만
아칙에는 보리죽 한 그럭 할타 생키고
뽀세케 설날 엄니가 사준 다우다스뽄지 누비고까 입고
시도꼬랑따라 신작로따라 눈깔빠지게 댕기다가
삘거케 녹슨 깡통 한나 주서부렀지요
술참에는 개떡으로 끄녁 포도시 때우고
성님이랑 동상이랑 양지쪽 토방에 쪼글테 안자
깡통에 못질을 해싼깨 구녕이 영판 뚤래불고
철싸줄 질게 매달아 연십삼아 돌래바쌌지요
해름참에는 장깡 보새기 오곡찰밥일랑
울엄니 늑엄니 몰래 종우때기에 싸서 게배에 너코
아그덜은 들판으로 대보뚱으로 한나 둘썩 모타서
성냥으로 지푸라기에 불부쳐 나무끌텅에 불덩그믄
깡통속에 넣고 시게 돌리고 걍 디지게 돌래쌌지요
아따야 영기 불깡통이 지일로 삘건거가튼디요
머시락허요 시방 기봉이 불깡통이 지일로 똥그락쿠만이라우
염병헐놈덜 머리쿠락 다 꼬실라묵을라고 자그마니혔으믄 조컷구만
방주간떡! 워매 쩌그 용바구짝 짬 바보씨요야
쇗땐양반! 징허게 똥그란 달이 환장허게 떠부렀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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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정월 대보름 전날
영산강둑에 모여 불깡통 신나게 돌리던 시절을 추억하려니
가슴이 다 메여 오고 눈가에 그리움이 흐를 듯 하더이다
객지에 홀로 떨어져 살아도 오곡밥은 먹고 싶어서
물어물어 오곡찰밥 돌솥밥집을 찾아
갖은 나물 얹어 고향생각 안주삼아 소주 한잔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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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26. 정월대보름날. 저 놈의 달이 내 고향 들녘에도 떠 있으련만...
첫댓글 여그 등장인물 중 방주간떡은 남식이 엄니요, 쇳땐양반은 성군이 아부지라는 것을 알랑가 모다 알랑가 몰르긋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