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원 ◆. 설이란 새해의 첫머리란 뜻이고, 설날은 그중에서도 첫날이란 의미를 지 닌다. 이러한 설날의 어원에 대해서는 대개 세 가지 정도의 설이 있다. ▶ 설날을 " 낯설다. "라는 말의 어근인 " 설 "에서 그 어원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설날은 " 새해에 대한 낯설음 " 이라는 의미와 " 아직 익숙하지 않는 날 "이란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한다. 즉 설날은 묵은 해에 서 분리되어 가는 전이 과정으로, 아직 완전히 새해에 통합되지 않았 기 때문에 익숙하지 못한 그러한 단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 설날은 " 선날 " 즉 개시라는 뜻의 " 선다 "라는 말에서 " 새해 새날이 시 작되는 날 " 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 " 선날 "이 시간이 흐르면 서 연음화 되어 설날로 와전되었다는 것이다. ▶ 설날을 " 삼가다 " 또는 " 조심하여 가만히 있다."라는 뜻의 옛말인 " 섧 다 "에서 그 어원을 찾기도 한다.이는 설날을 한자어로 신일(愼日)이라 고 표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일이란 " 삼가고 조심하는 날 "이란 뜻인데,이는 완전히 새로운 시간 질서에 통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 의 모든 언행을 삼가고 조심하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생긴 말이다. 한편 설날은 원일(元日), 원단(元旦), 정조(正朝), 세수(歲首), 세초(歲初), 세시(歲時), 연두(年頭), 연시(年始)등의 한자어로도 불린 다. ◆ 설날의 유래 ◆. 설날이 언제부터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로 여겨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설날을 명절로 삼기 위해서는 우선 역법 이 제정되어야만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설날의 유래는 역법의 제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가 나름대로의 역법을 가 지고 있었음은 중국인들도 진작 인정하고 있었다. < 삼국지 >에 이미 부 여 족이 역법을 사용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고, 신라 문무왕 대에는 중국 에서 역술을 익혀 와 조력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미루어 보더라도 우리민족은 단순한 중국 역법의 모방이 아니라 자생적인 민속력이나 자 연력을 가졌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짐작할 수 있다. 또 신라의 독자적인 명절이라 할 수 있는 가위나 수릿날의 풍속이 있었다는 사실에서도 우리 민족이 고유한 역법을 가졌을 가능성을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는 중국 전래의 태양태음력이나 간지 법 이외에 우리 고유의 역법 제정에 관한 기록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설날은 적어 도 6세기 이전에 중국에서 태양태음력을 받아들인 이후 태양력을 기준 으로 제정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설과 정월 대보름, 삼 짇날, 팔공회, 한식, 단오, 추석, 중구, 동지를 9대 명절로 삼았으며, 조선 시대에는 설날과 한식, 단오, 추석을 4대 명절이라 하였으니, 이미 이 시 대에는 설이 오늘날과 같이 우리민족의 중요한 명절로 확고히 자리 잡았 음을 알 수 있다.
◆ 설날의 풍속 ◆. 설날의 세시풍속으로는 차례, 세배, 설빔, 덕담, 문안비, 설 그림, 복조리 걸기, 야광 귀 쫓기, 청 참, 윷놀이, 널뛰기, 머리카락 태우기 등 그 종류 가 상당히 다양하다. 이 중에서 대표적인 몇 가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 다. ▶ 설날 차례 정월 초하룻날 아침 일찍이 각 가정에서는 대청마루나 큰 방에서 제사 를 지내는데, 제상 뒤에는 병풍을 둘러치고 제상에는 설음식을 갖추어 놓는다. 조상의 신주, 곧 지방은 병풍에 붙이거나 위패일 경우에는 제 상 위에 세워 놓고 차례를 지낸다. ▶ 세배 설날 차례를 마친 뒤 조부모, 부모에게 절하고 새해 인사를 올리며, 가 족끼리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절하는데, 이를 세배(歲拜)라 한다. 세 배가 끝나면 차례를 지낸 설음식으로 아침 식사를 마친 뒤에 일가 친 척과 이웃 어른들을 찾아가서 세배를 드린다. 세배하러 온 사람이 어 른일 때에는 술과 음식을 내어놓는 것이 관례이나, 아이들에게는 술을 주지 않고 세뱃돈과 떡, 과일 등을 준다. 세배를 할 때는 오른손이 왼손 위에 놓아서 큰절을 한다. ▶ 설빔 정월 초하룻날 아침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 일찍 일어나 세수하 고 새 옷을 입는데, 이것을 설빔(歲粧)이라고 한다.이 설빔은 대보름까 지 입는 것이 보통이다. < 열양세시기 > 원일조에 따르면 남녀 노소가 새옷을 입는 것을 " 세비음(歲庇陰)(설빔) "이라 한다 하였다. ▶ 덕담 덕담(德談)이란, 설날에 일가 친척들과 친구 등을 만났을 때 " 과세 안 녕 하셨습니까?" "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 새해에는 아들 낳기를 빕니다." 등과 같이 그 사람의 신분 또는 장유(長幼)의 차이에 따라 소 원하는 일로 서로 축하하는 것을 말한다. < 열양세시기 > 원일조에도 설날부터 사흘 동안 시내의 모든 남자들이 왕래하느라고 떠들썩하고, 울긋불긋한 옷차림이 길거리에 빛나며, 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웃으면서 " 새해에 안녕하시오.? "하고 좋은 일을 들추어 하례 한다. 예컨대 아들을 낳으시라든지, 승진하시라든지, 병환이 꼭 나으 시라든지. 돈을 많이 벌라는 말을 하는데 이를 덕담이라 한다고 하였 다. 또 < 동국세시기 > 원일조에 연소한 친구를 만나면 " 올해는 꼭 과 거에 합격하시오. " " 부디 승진하시오. " " 생남 하시오." " 돈을 많이 버 시오."하는 등의 말을 하는데, 서로 축하하는 이 말을 덕담이라 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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