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10월 초에 뵐클 오가닉스 10 수퍼 G 325g 라켓을 새로 구매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페더러 RF97를 살까말까 하다가 뵐클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이게 맘에 들어서 또 다른 낮은 버전을 살까말까 몇 일 망설이다가 드디어 오늘 그 맘을 접었습니다.
전... 테니스 라켓을 따지지 않습니다. 제 포핸드는 라켓을 아예 던저버리는 스타일이라 제대로 맞추는 것이 중요할 뿐 라켓에 별로 의존하질 않습니다. 뒤에서 앞으로 미는 포핸드는 손으로 그리고 전완으로 라켓을 잘 지지해줘야 하기 때문에 라켓이 아마 아마추어분에게 잘 맞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던져버리는 스타일은 라켓이 거의 손에서 떠나 있으므로 라켓이 별 의미 없는 것 같습니다. 스윙스피드가 받쳐주기만 하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좋죠. 볼을 빠게버리듯이요....
제가 90대년 말부터 테니스 레슨을 받아왔는데... 그 때는 다크호스란 국내 브랜드 라켓도 써보고 헤드 라디칼도 써보고 윌슨 블레이드? 도 써 봤습니다. 2004년까지 이런 다양한 라켓들로 치면서 그야말로 포핸드 폼은 개판이었죠. 그러다가 2005년 윌슨 프로스탭(90빵 320g)을 써보았는데 부드러운 느낌이라서 좋아보여서 그 이후로 작년까지 계속 이 라켓을 써 왔고 중간에 미국 버전(340g)를 1년 정도 써 보았습니다. 이 320g짜리 라켓은 저에게 보물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왜냐하면 이 라켓은 스윙 스팟이 작고 빵이 작다보니 단지 뒤에서 앞으로 밀어서는 볼이 힘 있게 나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팔 힘이 약한 사람에겐 더구나 볼이 힘 있게 뻗질 않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몸통회전을 이용해서 후려칠 수밖에 없었죠. 후려치는 것이 숙달되면 숙달될수록 날라가는 라켓을 단지 손으로 살짝 잡고 있게 되더군요.... 아무리 돌덩어리 같은 볼이 다가와도 라켓 무게로 후려치니 전혀 팔 울림이 없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 라켓은 발리랑 서브를 배우기에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발리나 서브 원리를 제대로 몰랐고 그리고 연습도 충분히 안했기 때문입니다.
발리의 경우 임팩트 전후 전 과정동안 헤드를 밑으로 떨어뜨리면 안되는데.... 이게 좀 무거운 라켓은 자동으로 헤드가 밑으로 떨어집니다. 지금은 이유를 아는데... 그 때 약 5년 동안은 죽어도 모르겠더군요...
서브의 경우 라켓이 무겁다보니 어깨와 팔에 힘이 안빠집니다. 더군더나 서브 원리도 몰랐으니 어깨와 팔에 힘이 빠질래야빠질수가 없었죠. 또 과거에 전 상대랑 주고받으면서 땀 빼는 맛으로 테니스를 쳤으니 서브는 별로 신경 안썼습니다. 어쨌거나 이 무거운 라켓을 어깨 위에 장착하면... 어깨랑 팔에 힘이 들어가서 몇 번 연습하다가 포기했었습니다. 왜냐하면 몸이 좀 이상했거든요.....
올해 우연한 기회에 라켓을 바꾸게 되었어요. 던롭 M6.0인데 이게 무게가 283g 입니다. 매우 가볍죠. 빵은 102빵?입니다. 처음 이걸로 처보라고 Prof. 유께서 주셨을 때 좀 당황했어요. 항상 무거운 것으로만 쳐봐서.... 그런데... 2주 쳐보고 제가 하나 더 샀습니다. 발리가 잘되고... 서브나 스매싱시 라켓을 너무 쉽게 어깨 위로 올릴 수 있더군요. 그리고 포핸드도 2달 정도 되니 그래도 강하게 힘을 실을 수 있더군요...
물론 이 가벼운 라켓으로 320g 90빵이 내던 묵직하고 스피드한 볼은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단지 좀 덜 묵직하고 그렇지만 체중이 실린 그런 괜찮은 볼을 만들어내죠. 그러기 위해서는 손과 전완으로 좀 신경써서 후려쳐야 합니다. 물론 상대편은 좀 덜 묵직하게 날라오니 받아 넘기기 좋습니다. 팔에 무리가 별로 안가는 선에서요..... 그런데 이렇게 강하게 후려치게 되면 1시간 정도 지나면 전완이 얼얼 합니다. 왜냐하면 라켓 무게로 후려치기 보다는 몸통 회전 스피드와 손, 전완의 후려침으로 타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완에 피로가 오더군요.... 그리고 운동이 좀 덜 됩니다. 무거운 라켓은 아령 드는 효과가 있는데.... 이 가벼운 라켓은 효과가 조금 밖에 없더군요. 근육 붙는 정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근육 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보이더군요. 물론 많은 아마추어들은 폼이 올바르지 못해 근육을 소모하는 테니스를 치고 있습니다.
전 운이 좋게도 올해 서브를 완성해야 될 시기였는데...(40대에 완성 안해놓으면 영영 못한다고 조기테니스회 고수형님이 저에게 충고하셨거든요...)... 이렇게 가벼운 라켓이 반강제적으로 저에게 할당되어... 하여간 서브를 완성 중입니다. 가벼운 라켓을 어깨에 올리니 전혀 힘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어깨에 힘이 빠지고 팔에도 힘을 뺄 수가 있더군요. 물론 라켓이 가벼우면 손과 전완으로만 칠려는 욕구가 강하게 일 수 있습니다. 이걸 참아내야죠....(눈에 보이는 이익을 취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유혹을 버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 무거운 라켓이 어깨의 수직적 회전에 딸려오게 하는 느낌을 더 쉽게 가질 수 있죠. 그러나 이런 느낌을 알기 전에 무거운 라켓을 이용하면 아마... 몸 버릴 것입니다.
이렇게 올해 9월까지 283g짜리로 치다가 내년부터 좀 무거운걸로 치려고 던롭 M3.0을 몇 달 전부터 가지고 다녔습니다. 이걸 한번 시타해본적이 있는데.... 이게 298g짜리이고 98빵인데 빵이 원에 가깝습니다. 30여분 휘들러보는데... M6.0이랑 좀 다르더군요. 그렇지만 무게가 좀 나간다는 느낌이 없더군요. 그렇지만.... 조기테니스회 고수형님이 '너도 나이가 있으니 가벼운 라켓을 쓰는게 좋겠다'라고 하고 그 형님이 275g짜리 라켓을 쓰는데 볼이 좀 묵직하게 날라오는 것을 항상 경험하니.... 저도 가벼운 라켓을 앞으로 써야 겠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죠. 그래서 좀 무거운 라켓을 찾은게 298g M3.0였던 겁니다. 왜냐하면 M6.0이 너무 가벼우니 체중 실어서 장시간 후려치면 전완이 약간 얼얼해서죠.....
그렇지만 M3.0 타격 느낌이 M6.0이랑 달라서 제 마음에 딱히 들지가 않더군요. 또 너무 원형인게 별로 저에게 다가오지 않더군요. M6.0은 과거 90빵 프로스탭이랑 느낌이 거의 동일합니다. 가볍다뿐이지....
그러다가 약 3주 전부터 페더러 라켓 97 빵이 판매되기 시작하더군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던롭 M3.0보다 기존 익숙했던 페더러 라켓이 훨 괜찮겠다고 생각해서 입고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RF97를 살까 프로스탭 97살까 망설이면서요.... '내 스윙은 라켓을 아예 던저버리는 스윙이닌까... 차라리 나이 먹어도 근육 운동 되고 좋지 않을까'하는 판단을 하면서....
1주일 정도 고민하다가 RF97 340g을 사기로 마음 먹고 입고 되길 기다리다가.... 우연히 미국 테니스웨어하우스에 접속하게 되었습니다. 누가 거기서 직구를 했다고 해서 그 방법 알아보다가 테니스웨어하우스에 접속하게 되었죠.... 그래서 여기 저기 눌러보다가...... 각 라켓에 대한 고객 리뷰가 있어서 눌러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쓰고 있는 던롭 M6.0이 평균 정도더군요. 그리고 M3.0을 봤더니 이건 평가가 더 낮더군요. 그리고 프로스탭 97를 봤더니 평균 정도더군요. RF97를 봤더니 매우 높더군요. 그런데... 이게 조작성이 매우 안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프로스탭97도 그렇더군요.... 그래서 이것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다른 라켓들 평가 좀 보다가 뵐클 325g를 이번에 구매하게 되었어요.
테니스웨어하우스 평가를 보니 바볼랏이 엄청 평가가 좋더군요. 물론 거기서도 힘 조작성 등 좋지만... 좀 딱딱하다라는 코멘트는 항상 있더군요.
헤드는 안봤어요. 전 라켓 소유 욕망이 크지 않아서....
테니스웨어하우스 평가 읽으면서 이번 윌슨 97빵은 결국 페더러 라켓 RF97이 진짜베기라는 것을 알았어요. 점수가 엄청 높더군요. 조작성 빼고요... 페더러에겐 껌이겠지만 아마추어에겐 당면 문제죠....
아류작인 프로스탭97은 아류작일 뿐이죠.
이번에 뵐클 325g 쓰면서 테니스 라켓 엄청 다양하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저한텐 너무 좋아서.... 던롭M6.0 버리고 하위버전인 295g짜리를 살까말까 1주 정도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쓰고 있는 M6.0이 저한테 지금도 편한데... 이게 뭐하고 있는 짓인가 생각되더군요..... 그래서 단념했습니다.
전 앞으로 메인 라켓을 던롭 M6.0으로 하려고 합니다. 아니면 다른 가벼운 비슷한 라켓으로 할려고 합니다. 이 가벼운 라켓이 나이 지긋하신 상대분에게 충격을 덜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뵐클 325g은 각자 취향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어쨌든 미국 유수의 테니스 전문 기관에서 좀 더 객관적인 자료를 읽어서 기분이 좀 좋았습니다.
제 결론은.... 폼이 좋으면.... 라켓 종류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폼을 좋은 폼을 갖기가 어렵죠. 이 당연한 사실을 이젠 받아들이겠더군요. 그래서 각 폼마다 이에 맞는 라켓을 찾는 분들이 그렇게나 많나봅니다.
P.S. 아직도 뵐틀 290g 대를 인터넷 접속 때마다 보고 있습니다^^... 참 어렵습니다. 구매욕을 억누른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