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강사 학력위조 사건을 보며
동국대 교수였던 신정아씨는 예일대 박사 학위를 받은 것처럼 행세 해왔고,
KBS 굿모닝 팝스를 2002년부터 진행해 온 이지영씨는
영국 브라이튼 대학 석사 학위를 받은 것처럼 행세해오다
허위임이 밝혀지며 사람들을 씁쓸하게 만들었습니다.
대학 교수와 학원 강사들의 학력 위조 내지는 과대포장은 사실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닙니다.
여기서 과대 포장이라 함은 호주나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그냥 어학연수 1년 다녀온 것을
마치 학위라도 받은 양 홍보하는 것이죠.
심지어는 외국 어학연수 기관을 ~~ University[College]라고 이력서에 적기도 합니다.
영어 실력이 있는 수강자들은 쉽게 무능한 강사를 가려낼 수 있지만,
입문이나 기초 과정 수강자들은 무능 강사의 무능을 간파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마치 테니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동네에서 테니스 몇 달 친 사람의 실력에 감탄할 수 있듯이요.
무능 강사일수록 강의가 요란하고 (이지영씨는 강의시간에 음악 틀어놓고 춤을 춘 것으로 유명합니다)
홍보가 요란하고 물질적 공세가 대단하게 돼 있습니다.
실력이 부족한 수강자일수록 ‘포장’에 쉽게 넘어가기 때문이죠.
요란한 강의는 일단 졸립지 않아서 좋습니다.
또한, 실력이 부족한 강사는 절대로 어려운 문장의 해석은 강의 시간에 하지 않기 때문에
머리를 싸매고 강의를 들을 필요가 없죠.
문제는, 실력이란 것이 어려운 문제를 놓고 머리에 쥐가 나도록 진지한 고민을 할 때 느는 법인데,
요란한 강의는 졸립지는 않지만, 정신 차린 후에는 뭘 배웠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항상 실력은 제자리입니다. 조금이라도 어려운 문장은 평생 해석이 안 되죠.
물론 강의는 재미있어야겠지만,
공부에 있어서의 재미란
‘고민’이라는 고통의 틈바구니에서
잠시 머리를 식힐 시원한 바람 정도의 개념이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허위 학력자라도 인기 있으면 그냥 내버려두어도 되는 것 아니냐 고요.
하지만, 잘못을 알고도 벌하지 않으면
모든 대학교수와 학원 강사들이 허위 학력을 양심의 가책 없이 써먹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럼 누가 밤새워 공부하려고 할까요?
일단 속이려고 들겠죠. 안 속으면 말고요....
“신정아, 이지영 학력 위조”라는 사건이 생기게 된 데는
별볼일 없는 미국, 호주, 캐나다의 어학연수원인데도
영어 이름으로 돼 있으니까 대단한 교육기관인 줄 알고
사족을 못 쓰고 믿어버리는
일부 사람들의 천박함도 한 몫 했습니다.
이번 사건들을 단순한 그들만의 문제로 여기지 말고,
깊은 반성 속에서
이제는 겉껍데기에 현혹되지 않는 혜안을 갖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첫댓글 공부에 있어서의 재미란 ‘고민’이라는 고통의 틈바구니에서.... 라는 말씀에 저도 동의 합니다. ^^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 글을 제 블로그에 담아가도 될까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우리나라는 듣도 보던 외국 학위면 뭐 대단한 것인 줄 아는 경향이 아직도 있어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외국 3류를 선호하다니... 오히려 국내 2류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이 하루빨리 세계말이 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참고) '하루빨리'는 하나의 단어로 붙여 써야 맞습니다. 의문나시는 분은 국어사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